종합

서울 김옥균 주교 선종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0-03-02 수정일 2010-03-02 발행일 2010-03-07 제 2687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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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서 장례미사 엄수 … 용인 성직자 묘역에 안장
“부족한 제 일생에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월 1일 85세를 일기로 하느님 품에 안긴 김옥균 주교의 선종 직후 신자들이 서울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안치된 고인의 유해 앞에서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며 기도를 바치고 있다. 문수영 (cpi88@catimes.kr)
“아멘.”

이 땅에서 남긴 최후의 목소리였다. 3월 1일 오전 3시 3분, 서울대교구 김옥균(바오로) 주교는 굳은 신앙고백과 사제로서의 겸손함을 뒤로 한채 향년 85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2월 12일 급격히 악화된 숙환으로 입원한 김 주교는 27일 오전 고해성사와 강복을 받은후 곧바로 의식을 잃었다. 마지막 고해성사 직후엔 “교회와 하느님, 나 자신에게도 너무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제 일생에 베풀어주신 모든 은혜에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김 주교는 선종 직후 생전에 서약했던 대로 각막을 기증, 마지막까지 생명의 빛을 전했다.

장례 일정은 고인의 뜻에 따라 3일장으로 검소하게 치러졌다. 김 주교는 생전에 “인공적인 장치로 생명을 연장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떠날 수 있도록 부탁한다”며 “장례도 소박하게 보통 신부님들처럼 해달라”고 당부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3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주례, 한국 주교단과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유해는 경기도 용인 성직자묘역에 안장됐다.

가톨릭대와 프랑스 릴가톨릭대를 졸업한 김옥균 주교는 1954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교구장 비서와 가톨릭출판사 사장, 교구 상서국장을 비롯해 사무처장과 관리국장, 총대리 등을 역임하며 행정사목에 뛰어난 기량을 보였다. 1985년에는 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 ‘이 땅의 빛을(LUCEM IN HANC TERRAM)’을 사목표어로 총대리와 재단법인 평화방송·평화신문 이사장, 축성생활 담당 교구장 대리 등을 겸임하다 2001년 12월 퇴임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