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시노드 제2회기 의안집 토의 종료…교황 후속 문헌 토대 ‘최종 문서’ 단계 돌입

10월 2일 시작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는 3주 동안, 의안집에서 논의 주제로 다룬 세 가지 중 ‘과정’(Pathways)과 ‘장’(Places)에 대한 논의를 마쳤다. 의안집은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해 성찰해야 할 3가지로, 주님과 형제자매들, 그리고 교회들 사이의 관계를 다룬 ‘관계’(Relations)와 이 관계들이 구체적이고 역동적으로 이뤄지는 ‘과정’, 그리고 관계들이 구체화되고 뿌리내리는 맥락으로서의 ‘장’을 제2회기에서 다룰 논의의 세 가지 영역으로 제시했다. 의안집에서 논의된 세 주제 주님-형제자매-교회들 ‘관계’ 관계들 이뤄지기 위한 ‘과정’ 관계들이 뿌리내리는 ‘장’ 이에 따라 시노드는 의안집 토의를 마치고 본격적인 최종 문서 작성 단계로 들어갔다. 이에 앞서 비주교 참석자들은 18일과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시노드 대의원은 2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시성식에 참례하고 21일에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된 미사에 참례한 후 최종 문서 초안을 발표하는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이어 22일과 23일 소그룹 토론과 전체회의에서 최종 문서 초안을 검토,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24일과 25일 최종 문서 작성 마지막 작업을 거친 후 26일 오전 회의에서 발표되고, 오후에 항목별로 투표를 거쳐 최종안이 확정된다. 확정된 최종 문서는 교황에게 제출되고 교황은 이를 바탕으로 실천을 위한 후속 문헌을 발표한다. 제2회기 시작 열흘째인 10월 14일 기자회견에서는 ‘과정’과 관련해, 교회 지도자들의 의사 결정 과정에 초점을 맞췄던 며칠 간의 논의 내용을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상황과 환경에 처한 지역 교회들의 각자의 경험을 깊이 성찰해야 할 필요성이 제안됐다. 교회 내 여성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서 재차 그 중요성이 강조됐는데, 교회 내에서 여성에게 더 큰 역할이 부여돼야 한다는 점, 특히 신학교 양성 과정에서 여성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5일부터는 ‘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교회는 복음이 선포된 장소와 문화의 뿌리와 맥락에 대한 고려가 없이는 제대로 이해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장소와 문화의 깊은 상호 연관성을 강조했다.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진행된 논의에서는, 시노드 정신에 따른 교회 운영에 있어서 교회의 일치와 주교회의의 주요 활동 영역에 대한 성찰이 포함됐다. 교황청 홍보부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대륙별 주교회의는 각 대륙별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하기 위한 적절한 자리”라고 말했다. 루피니 장관은 교황은 “가톨릭교회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 타종단들에게도 최고의 도덕적이고 영적인 권위로서 일치에 봉사한다”고 말했다. 이후 과정 어떻게 진행되나 최종 문서 초안 검토와 수정 투표로 최종안 확정되면 교황은 후속 문헌 공개 17일 기자회견에서는 이주민과 난민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이 다양하게 나타났다. 또한 젊은이와 장애인, 교황청과 지역교회의 더 강한 유대에 대한 희망 등이 표시됐다. 특별히 교황청과 지역교회의 주교회의 사이에 건전한 분권화에 대한 제안들이 많았다. 루피니 장관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더 많은 권한을 지역교회에 부여하는 문제가 오랫동안 성찰돼 왔다고 지적했다. 18일 기자회견에서도 분권화에 대한 보다 더 구체적인 제안들이 나타났다. 이날 기자회견의 중심 주제는 분권화는 확고한 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면 ‘건강한 것’이라는 것이다. 루피니 장관은 지역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지역교회의 ‘고유성’은 일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특별한 은총’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제2회기 기간 동안 로마로부터 변방으로의 분권화는 매우 자주 언급되는 주제였다.

‘지역교회와 보편교회의 관계’ 시노드 포럼 열려

10월 16일 ‘지역교회와 보편교회의 상호 관계’와 ‘교황 수위권의 행사와 주교 시노드’를 주제로 한 2가지 포럼이 열렸다. 이는 ‘사명의 주체로서의 하느님 백성’과 ‘시노드 교회에서 주교의 역할과 권위’에 대한 포럼에 이어 시노드 부대 행사로 열린 포럼이다. 지역교회와 보편교회의 관계를 다룬 포럼은 로마의 교황청립 교부학연구소에서 열렸다. 시노드 참석 대표들이 두루 발표에 참여한 포럼에서 교황청 주교부 장관 로버트 프리보스트 추기경은 “지역교회들은 보편교회의 ‘단순한 일부’가 아니며, 특정 지역교회는 서로 다른 공동체들로 이뤄진 ‘신비로운 존재’의 일부로서 보편교회에 고유성과 풍요로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나폴리 교구 소속 신학자인 안토니오 아우티에로 신부는 “지역교회는 전체 교회의 시노드적이고 선교적인 삶을 체험할 수 있는 장(places)”이라며 말했다. 또 네덜란드의 교회법학자인 미리암 위즈렌스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교구 및 본당의 사목평의회에 초점을 맞추고, “하느님 백성은 자신들을 시노드 교회의 참된 전달자로 변화시켜 줌으로써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도록 해주는 교회법적 개정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로마 예수회 총본부에서 열린 교황 수위권에 대한 포럼에서는 교황의 직무와 주교 시노드의 관계를 성찰했다.

2024-10-27

대학생들과 시노드 지도자들, 교회 미래에 대해 질의응답

10월 18일 교황청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 시노드 지도자들과의 대화’에는 북미 지역 대학생 140여 명이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 등 4명의 시노드 지도자들이 참가했다. 이 모임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시노드 본회의와 마찬가지로 7~8명씩 원탁에 자리잡은 학생들은 시노드와 교회의 미래, 젊은이들과 신앙의 문제 등 폭넓은 질의응답의 시간을 보냈다. 그레크 추기경은 “교회가 어떻게 더 많은 하느님 백성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이번 시노드는 이전과 비교해서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성령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교회는 훨씬 더 시노드적인 교회가 되어 하느님과 우리들 서로를 경청하는 만남의 문화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은 오늘날처럼 양극화된 세계에서 다른 이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 자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극화는 시노달리타스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며 “다른 의견을 지닌 사람은 적이 아니라 같은 인류이기에 공동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10-27

“한일주교교류모임, 이해·평화 추구한 시노드적 협력 모델”

한국과 일본의 두 교회 지도자가 30년 가까이 이어온 양국 교회의 평화를 위한 노력을 시노달리타스 실천을 위한 모범적인 사례로 제시했다. 한국의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와 10월 6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추기경에 임명된 일본 도쿄대교구장 기쿠치 이사오 추기경은 최근 한일주교교류모임을 언급하며, 이를 시노드적인 협력의 ‘모델’이라고 말했다. 양국 주교단은 지난 28년 동안 양국을 번갈아 오가며 상호이해와 평화 협력을 위한 대화 모임을 열어왔다. 기쿠치 추기경은 한일주교교류모임은 양국의 역사적 관계,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의 뼈아픈 상처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양국 교회 주교단은 1996년 양국 역사에 대한 공통 인식과 미래의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결정했다. 기쿠치 추기경은 최근 주교대의원회의 인스타그램에서 공개된 영상을 통해 “그때 이후로 우리는 한국과 일본에서 함께 만나면서 미래를 위해 함께 일하고 걸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그것은 한국과 일본 주교들 간에 1996년에 시작된 시노달리타스의 구현”이라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결코 역사적인 상처가 새로운 관계,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의 일본에 대한 새로운 관계 정립을 위한 노력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두 교회 지도자는 양국 주교들의 협력은, 시노달리타스가 치유와 이해, 평화를 위해 나아가는 길을 어떻게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확신했다. 정 대주교는 “두 주교회의 간의 이러한 교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좋은 모범”이라며 “이런 모임은 미래를 향한 협력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4-10-27

“주교도 하느님 백성 일부…사제·평신도와 온전하게 협력해야”

공의회 「교회 헌장」 중심으로 교회 가르침 속 주교 직무 검토 “주교 직무의 시노드적 해석은 군주 방식의 통치 막을 수 있어” 10월 9일 교황청 콘퍼런스홀에서는 대중에 공개된 포럼 ‘시노드 교회에서 주교의 역할과 권위’가 열렸다. 포럼에서는 4명의 신학자와 1명의 교회법 학자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교회에 관한 교회 헌장」(Lumen Gentium)을 중심으로 주교 직무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발표했다. 발표자들은 평신도들의 협력을 요구하는, 주교의 권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있어서 시노달리타스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교회법 학자 마테오 비시올리 신부는 “교회를 통치하는 어떤 권한이 평신도들에게 부여될 수 있는가?”는 시노드에서 논의될 중요한 주제 중 하나로서 이는 더 깊은 신학적 연구가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즉 어떤 직무가 성직자에게 주어져야 하고 어떤 직무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문제다. 이탈리아 신학자이자 토리노대교구장인 로베르토 레폴레 대주교는, 사제 및 평신도와의 온전한 협력 안에서 봉사하는 것으로서, 주교 직무에 대한 ‘시노드적’ 해석은 모든 주교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고립과 압박감을 ‘해소’할 수 있고, ‘군주제적’ 스타일의 통치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의 저명한 신학자인 카를로스 마리아 갈리 신부는 주교는 주님의 봉사자이지 교회의 ‘주님’이 아니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최고 미덕은 하느님 백성을 교회의 교계제도에 주어진 존엄성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하느님 백성에 대한 「‘교회 헌장」 제2장은 교회론에 있어서 ‘거대한 혁명’이었다며, “이러한 신학적 토대가 우리를 사고방식과 인식의 변화로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질레스 루티어 신부는 사제와 주교는 「교회 헌장」에 쓰인 대로 하느님 백성에 속한 하느님 백성의 일부라며 “사목자의 자율성은 나머지 하느님 백성과 따로 데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주교의 직무와 성직자, 수도자, 사제와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주장들이 제시됐다. 씨토수도회 마우로 주세페 레포리 신부는 주교들은 ‘슈퍼맨’이 아니며 평신도들은 자기 주교가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날 예수회가 주관한 ‘선교의 주체로서 하느님 백성’ 포럼에서는 신학자들이 교회 통치와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성찰을 나눴다. 로마 예수회 본부에서 열린 이 포럼에서 호주의 신학자 오몬드 러쉬 신부는 시노드의 개혁을 다수결 원칙이나 단순한 자문으로 격하시켜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교회의 신적, 인간적 요소들의 균형을 이뤄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노드 기간 총 4회의 포럼이 열리는데, 이날 2회 외에 10월 16일에는 2개의 포럼이 동시에 열렸다. 포럼 주제는 ‘지역교회와 보편교회의 상호 관계’와 ‘교황 수위권의 행사와 세계주교시노드’였다.

2024-10-20

시노드 최종 문서 작성 14인 명단 발표…非주교 5명 포함

10월 2일 개막한 세계주교시노드 제2회기는 10월 7일부터 12일까지 2주째를 맞았다. 매일 진행되는 시노드 브리핑과 회견에서 발표되고 보고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2주차를 맞은 시노드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살펴본다. 2주째 첫날인 7일은 가자 전쟁이 발발한지 1년이 되는 날로 교황청은 이날을 평화를 위한 기도와 단식의 날로 지냈다. 8일에는 시노드 최종 문서 작성자 명단이 발표됐다. 교황청 홍보부 파올로 루피니 장관은 이날 최종문서작성위원회 위원 1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7명의 대륙별 대표자와 함께 교황이 직접 지명한 3명, 당연직 위원4명이 포함된다. 14명 중 6명은 추기경, 3명은 주교, 3명은 사제, 1명은 수도자, 그리고 1명의 평신도 신학자가 포함돼 있다. 9일에는 일반 대중들에게 공개된 시노드 포럼들이 열렸다. 시노달리타스의 전망 안에서 바라보는 주교의 권위와 평신도들과의 관계, 교회 통치와 시노달리타스 등에 대한 포럼들이 마련됐다. 독일 교회의 ‘시노드의 길’을 주도하는 평신도 기구의 부위원장 토마스 쉐딩은 포럼에서 “주교들은 사도직을 통제하거나 명령하려하지 말고 신앙의 다양한 표현들을 격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의 교회법학자인 도나타 호락 교수는 현재 로마 가톨릭교회의 구조를 ‘군주제적’이라고 비판했다. 10일에는 여성사제와 기혼사제, 그리스도교 일치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최근 추기경에 임명된 브라질 하이메 스펜글러 대주교는 아마존 지역에 특화된 미사 전례의 시범 실시 계획을 확인하고, 사제가 극히 부족한 일부 교회 공동체들을 위해 봉사할 기혼 사제 제도에 대한 열린 자세를 촉구했다. 시노드에 참석한 비가톨릭 대표들은 시노드의 가장 중요한 초점 중 하나로 그리스도교 일치 문제를 제기했다. 3명의 비가톨릭 그리스도교 종단 대표들은 10일 기자회견에서 그리스도교 일치 노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1일 저녁, 프란치스코 교황과 시노드 대의원들은 로마의 첫 번째 순교자가 탄생한 자리에서 함께 기도를 바쳤다. 교황과 대표들은 바티칸시국 안 광장에서 ‘Mater Ecclesiae’(교회의 어머니)라고 쓰인 15세기 성화가 새겨진 초를 들고 저녁 기도를 바쳤다. 이 광장은 성 베드로와 로마의 여러 순교자들이 네로 황제 치하에서 순교한 곳으로 믿어진다. ■ 교황, 새 추기경 서임식 12월 7일로 앞당겨 12월 7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서 서임식 8일엔 감사미사 봉헌 예정 교황청은 12월 8일로 예정됐던 추기경 서임식을 하루 앞당긴 7일 거행한다고 10월 12일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6일 새 추기경 21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서임식은 12월 7일 오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거행되고 8일에는 교황과 전체 추기경들이 감사미사를 봉헌한다. 교황은 10월 12일 새 추기경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 자주 기도하고 모든 이를 사랑하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자비와 사랑의 마음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교황은 또 아르헨티나의 시인인 프란치스코 루이스 베르나르데즈가 십자가의 성 요한을 묘사할 때 사용한 표현을 인용해 “눈을 들고 손을 맞잡고 신발을 벗어라”고 권고했다. 이는 즉 눈을 들어 멀리 보려고 노력함으로써 더 멀리 내다보고 더 넓게 사랑하라는 것과 기도 안에서 서로 깊이 연결되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함께 노력하라는 의미다. 또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라는 권고는 사람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현실을 깊이 공감함으로써 전쟁, 차별, 억압, 굶주림, 가난 등 온갖 형태의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함을 의미한다. ■ “남녀 균형 이룬 시노드 통해 교회 의사 결정 이뤄져야” 이탈리아 저명 여성 교회법학자, 포럼서 주장 이탈리아의 저명한 여성 교회법학자가 가톨릭교회는 남녀 성비의 균형을 이룬 시노드에 의해 통치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나타 호락 교수는 10월 9일 로마 예수회 총본부에서 열린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이 시노드는 단지 건의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시노드는 건의와 자문 기구에 그침으로써 교회 구조를 ’군주제적‘으로 존재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호락 교수는 시노드들은 그것이 속한 교회 공동체를 반영해야 하며, 직업적 배경, 능력, 특히 성별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래의 시노드 조직은 하느님 백성에 대한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교회가 군주제가 될 수는 없지만, 그것이 반드시 교회가 민주주의적 모델을 채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즉 “시노달리타스는 군주제나 민주주의보다 더 심오한 것”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특히 시노드 개혁을 위한 제안으로서 교황은 시노드 최종 문서에 모든 참가자들의 이름을 병기해, 교도권적인 것으로서 시노드에 의해 승인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4-10-20

“시노드, 친교 안에서 경청하는 자리…성령 안에서의 조화가 중요”

3년 갈무리하는 마지막 회의 시노드 교회 건설 위한 구체적인 방법 논의에 집중 평신도 의사 결정 과정 참여…특히 여성·젊은이 역할 강조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가 10월 2일 개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노드 개막미사를 주례하고, 강론을 통해 이 회의가 참가 대의원들이 각자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그럴 경우 “우리는 귀 먼 이들 사이의 대화처럼 서로를, 특히 성령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기 주장만을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7일까지 이어지는 제2회기는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회의로 368명의 대의원들은 회의를 마치고 그간의 시노드 여정을 담은 최종 보고서를 교황에게 제출한다. 교황은 강론에서 “시노드는 의회 회의가 아니라 친교 안에서 경청하는 자리”임을 재차 강조하고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다수의 의견인가가 아니라 오직 성령만이 이룰 수 있는 조화”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바오로6세 홀에서 열린 첫 회의 개막연설을 통해 다시 한번 성령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며 “성령은 완고한 마음을 굽어지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며 차가운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엇나간 발걸음을 인도해 준다”고 말했다. 특별히 시노드 여정에서 평신도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한 교황은 주교의 직무가 평신도의 협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며 “누구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듯이 구원의 선포는 모든 이를 필요로 한다”며 시노드적인 주교 직무 수행을 강조했다. 스터디 그룹 주제와 과제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과 교황청은 여성 부제와 성 소수자 등 첨예한 논란이 된 주제를 포함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제1회기에서와 달리 제2회기에서는 시노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논의를 집중한다. 교황은 특히 몇 가지 논쟁이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한 논의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 총 15개 주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할 스터디 그룹을 설치했다. 2일 열린 제2회기 첫 전체회의에서는 이들 스터디 그룹들의 연구 주제와 과제들이 소개됐다. 그 중, 여성 부제 서품의 가능성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주제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이날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할 때, (여성 부제 서품에 대한) 긍정적인 결론의 여지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여성 부제의 가능성에 대한 연구위원회를 2차례에 걸쳐 설치했고 두 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수차례에 걸쳐 여성 부제 서품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에 따라 개혁 성향의 진보적 계층에서는 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언어권별 발표와 자유 토론 4일 제2차 전체회의에서는 각 언어권별 그룹 회의에서 논의된 다양한 내용들이 보고됐다. 여기에서는 시노달리타스를 단지 기술적이고 방법적인 측면에서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방식과 신앙생활의 형태에 대한 성찰, 교회 안의 여성과 평신도의 역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경청의 자세 등이 공통적으로 논의됐다. 많은 발표자들이 세례를 통해 주어진 공통의 존엄성과 공동 책임성을 강조했다. 이는 특히 교회 내 의사 결정 과정에서 평신도, 특히 여성과 젊은이들의 참여를 강조하는 토대로 제시됐다. 언어권별 그룹 토의 결과 발표 후에는 모든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발언이 이어졌다. 총 36명의 발언은 평신도의 중요성과 여성의 역할 등에 집중됐지만 그 외에도 시노드 영성의 개발, 이웃 종교와 문화와의 대화, 성직주의의 문제, 전례 안에서 교회의 장막을 넓힐 가능성 등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평화를 위한 노력이 강조됐다. 기자회견에는 레바논 마로니트 가톨릭교회 바트룬교구장 무니르 카이랄라 주교가 전쟁으로 고통 받는 레바논의 현실을 전하고 평화를 위한 교회의 노력과 관심을 호소했다. 또한 아이티의 라우나이 사투르네 대주교가 만성적인 치안 불안 상태의 아이티 현실에 대해 전하고, 필리핀의 파블로 비르질리오 데이비드 주교가 생존을 위해 고향을 떠난 이주민과 난민 현실을 호소했다. ◆ 시노드를 보는 시각들 시노드를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희망과 의혹, 부정과 긍정, 지지와 비판이 엇갈린다. 가톨릭교회 매체들에서 나타난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 본다. 아봉키아메게 오로바토르 신부(나이지리아 예수회)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살아가는 여정” 시노드 대의원 오로바토르 신부는 예수회 잡지 아메리카지에 기고한 글에서 시노드 과정에서 많은 논란과 회의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스터디 그룹 설치의 타당성이 의문시되지만, 관련 주제에 대한 깊은 연구가 가능하다는 점도 인정된다. 시노드의 가치는 문제 해결 능력에 있지 않다.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이 함께 시노드 교회 건설을 위해 걸어가는 것이다. 그것은 교회가 되는, 하느님 백성으로서 살아가는 길이다. 안토니 란다조 주교(호주 브로큰베이교구장) “여성에 대한 논의보다 그들의 말 경청이 먼저” 란다조 주교는 여성 부제 논의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여성의 고통과 소외에 대해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구 교회에서 여성 부제 서품에 대한 ‘집착’할 때, “전 세계 교회와 세계에서 여성들이 2등 시민처럼 취급받고 있는 현실을 완전히 소홀하게 취급하게 된다”고 10월 4일 말했다. 그는 “여성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중지하고, 여성의 말을 경청하고 그들과 함께 대화할 수는 없을까?”라고 말했다. 제임스 마틴 신부(미국 예수회) “시노드 성과,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어” 저명한 문필자이자 영성가, 강연자인 제임스 마틴 신부는 예수회 잡지 ‘아메리카’지에서 결국 시노드 최종 회기의 성과는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제1회기 후 논란이 되는 주제들을 스터디 그룹에 맡겼다. 이에 따라 대의원들은 시노드 ‘자체’만 토론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찬반의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한다. 결국 시노드의 모든 성과들은 성령의 활동에 달려 있다.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독일, 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비주교 대의원 포함돼 시노드 정체성 불분명” 2012~2017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낸 독일의 뮐러 추기경은 제2차 회기 개막을 앞둔 9월 28일 시노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대의원들이 주교들뿐만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 모두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법적 위치가 분명하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4월 17일 시노드 총회 대의원 자격을 ‘비주교’, 즉 사제, 부제, 수도자, 평신도로까지 확장했다.

2024-10-13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은 복음 선포, 선교 향해 열린 교회 만들어야”

“제2회기 후 로마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지역교회에 나눠질 것입니다. 성령의 메아리가 지역교회에도 널리 울려퍼지기를 바랍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사도좌 정기방문 첫 일정으로 9월 16일 사무처를 방문한 한국 주교단에게 이같이 말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를 마무리하는 제2회기(10월 2~27일)를 앞둔 이날 방문에서 한국 주교들은 시노드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그레크 추기경과 함께 나눴다. 주요 대화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 손희송 주교(베네딕토·의정부교구장): ‘시노달리타스’의 개념이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것이 ‘친교’와 어떤 관련성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이하 추기경): ‘시노달리타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교회가 하느님의 백성’이라는 이해다. 시노달리타스는 교회의 구조와도 관련되며, 교회 안에서 함께 살면서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그리스도와의 일치, 교회의 일치가 중요하다. 시노달리타스는 단순히 교회의 혁신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본당에서 시작해서 모든 상황의 모든 사람과 일치를 이루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노드의 방법론, 특히 경청의 방법을 통해,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식별의 단계를 거쳐 함께 걸어간다면, ‘닫힌 교회’가 아니라 ‘열린 교회 공동체’를 지향할 수 있을 것이다. - 옥현진 대주교(시몬·광주대교구장): 교황청에서 생각하는 제2회기의 의미와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 궁금하다. ▲ 추기경: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노드 참석자들의 식별 과정, ‘경청의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경청을 통한 식별 과정을 통해 제2회기를 마친 후, 현재 별도의 위원회 등을 통해 연구하고 있는 10개의 특정 주제에 관해 심화된 논의 내용을 정리해서 발표할 예정이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각 지역교회의 시노달리타스 구현 노력에 대해서 일일이 개입하지 않는다. 시노드의 연속성은 각 지역교회와 교구에 위임되어 있고, 따라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지역교회 차원의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장신호 주교(요한 보스코·대구대교구 총대리): 시노달리타스 구현에 있어서 올바른 사제 양성이 중요하다.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처럼 지역교회에서 사제들이 신자들과 함께하는 모임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계획이 있는가 ▲ 추기경: 시노달리타스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지역의 문화 안에서 시노달리타스의 씨앗을 발견해야 한다. ‘성령 안의 대화’라는 방법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다양한 사례들이 보고됐다. 신학생 양성에 이러한 대화의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고, 사제단 전체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체험을 하기도 했다. 그런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고, 이런 방식의 대화를 이끌 사람들을 양성해야 한다.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한국교회에서는 대회를 준비하고 참여할 젊은이들을 적극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시노달리타스 구현을 위한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다. - 손희송 주교: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직자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는데, 성직자를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이해할 수 있을까? ▲ 추기경: 시노달리타스가 주교와 사제 등 사목자의 역할을 축소시킨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해다. 시노달리타스는 성직자들에게 있어서 공동체 안에서의 역할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식별을 도움으로써 오히려 더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사목자의 소명을 수행할 있도록 해준다. 공동체 안에서 특히 성찬례를 거행하는 사제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 사제만이 할 수 있는 역할, 사제의 선교적 역할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 - 김종수 주교(아우구스티노·대전교구장): 시노드적인 교회 운영에 있어서 ‘선교’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 추기경: 시노달리타스와 선교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3년 여의 시노드 과정을 통해 ‘시노달리타스’라는 개념을 이해했고, 이제 마지막 단계에서 선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은 복음 선포, 즉 선교다. 모든 이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것, 그것이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이다. 복음화에 있어 교회는 모든 이를 위해 열려 있어야 한다. 이는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주어진 메시지를 되뇌이는 선포가 아니라, 자신이 이해한 바를 선포해야 한다. 따라서 말하기 전에 함께 기도하고 함께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스도가 오늘날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식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노드적인 교회는 선교를 향해 열려 있게 된다.

2024-10-06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 개막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가 10월 2일 개막, 27일까지 열린다. 제2회기는 3년여에 걸쳐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진행된 시노드를 마무리하는 회의다. 제2회기 참가자는 총 368명으로 1회기(365명) 참가자보다 3명이 적다. 특히 이 중 96명은 주교가 아닌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다. 제2회기 개막에 앞서 모든 참가자들은 9월 30일 피정에 참여하고 10월 1일 저녁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 주례로 거행된 참회 철야기도에 참석했다. 이어 2일 오전 9시30분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개막미사로 27일까지 이어지는 제2회기가 본격 시작됐다. 총회 기간 중에는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는 신학 사목 포럼도 이어진다. 제2회기는 제1회기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시노드는 교구와 대륙별 단계를 거치며 순환 방식으로, 즉 회의의 결과를 하느님 백성의 다양한 계층으로 되돌리며 지속적인 피드백 과정을 통해 논의를 진행했다. 회의 진행 방식도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도입해, 긴 연설을 일방적으로 듣거나 주제에 대해 논쟁을 하기보다는 그룹 단위로 모든 참가자가 의견과 감정을 나누었다. 특히 각 그룹에는 주교와 사제, 수도자, 그리고 동등한 투표권을 지닌 평신도들이 함께 참여했다. 모든 참가자의 발표가 끝나면 자유 토론이 이어졌고, 그룹에서의 논의를 정리한 보고서가 공유됐다. 하지만 이번 제2회기는 몇 가지 면에서 제1회기와는 차별화된다. 전 세계로부터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제1회기에서는 여성 부제나 성 소수자 문제 등 ‘핫이슈’들이 폭넓게 다뤄졌다. 하지만 참가자들 사이의 첨예한 이견 등의 이유로 최종 문서에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한 직접적인 결론이 빠졌다. 대신 교황청은 10가지 주제에 대한 위원회를 설치, 시노드 폐막 이후까지 연구를 이어가도록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논란이 되는 주제들 때문에 시노드의 가장 중요한 주제, 즉 어떻게 선교에 있어서 시노드적인 교회가 될 것인가에 집중하지 못할 것을 우려했고, 핫이슈들에 대한 논의는 제2회기 의안집에 포함되지 않았다.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집중과 강조는 지난 3월 5개의 관련 연구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이들 연구그룹의 연구는 시노드 이후까지 이어진다. 따라서 2차 회기 중 각 위원회의 중간보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들이 위원회의 최종 결론을 담은 것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2024-10-06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첫 모임, 어떻게 진행됐나

9월 2일부터 4일까지 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열린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교황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 전 세계 대표 본당 신부들이 참가한 ‘본당 사제 국제 모임’을 마무리하며 참가 사제들을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로 임명하고 파견했다. 그리고 각 교구와 국가에서도 이 같은 모임이 계속될 수 있기를 제안했다. 이 제안은 각 지역교회에서도 ‘성령 안에서의 대화’가 활발해지길 바라는 교황의 뜻으로 읽힌다. 성령 안에서의 대화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의 첫째 날과 둘째 날에는 참가 사제 43명이 총 세 가지 주제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여기에는 성령의 이끄심을 따르는 가운데 성령의 음성을 들으며 함께 대화하고 경청하며 식별해 나가는 ‘성령 안에서의 대화’ 방법이 활발하게 적용됐다. 이번 모임에는 본당 사제 국제 모임에서 파견된 한국교회 6명의 시노달리타스 선교사가 봉사에 나섰다. 서울대교구 김종수 신부(요한 사도·성사전담사제)와 김영식 신부(루카·행운동본당 주임), 대구대교구 박용욱 신부(미카엘·교구 사목연구소장), 부산교구 노우재 신부(미카엘·서동본당 주임), 청주교구 최문석 신부(안드레아·배티성지 주임), 수원교구 박찬홍 신부(가브리엘·은행동본당 주임)의 안내에 따라 참가 사제들은 그룹별로 대화를 나누고 성찰했다. 노우재 신부는 “국제 모임에 참석했던 신부님들 대부분은 ‘형제 사제들과 깊은 영적인 우애를 선물로 받았다’고 말씀하셨다”며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성령 안에서의 대화 덕분”이라고 말했다. 노 신부는 한국의 형제 신부들과도 이 같은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지역교회에 시노드적 방법이 정착되길 원한 교황 제안으로 국제 모임 후 한국교회 첫 개설 대화 주제는 세 가지 주제에 대해 사제들은 그룹별로 성령 안에서 대화했다. 그리고 수합 과정을 거쳐 마지막 날인 4일 ‘종합 보고서’를 채택했다. 첫 번째 주제는 ‘본당과 교구의 삶 안에서 시노달리타스의 체험과 이해’에 대한 내용이다. 본당 신부로서 시노달리타스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으며, 개인적·교회적 체험 안에서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실현하는 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성찰했다. 사제들은 시노달리타스라는 용어의 생소함, 이에 더해 평신도의 소극성과 성직자에 대한 의존성 등을 어려운 점으로 꼽기도 했다. 그러나 사제들은 “앞으로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적극 활용하고 경청과 대화, 애덕 실천을 통해 시노달리타스를 성심성의껏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주제는 ‘본당과 교구의 삶에 다양한 은사와 성소와 직무의 참여’이다. 본당 신부로서 어떻게 신자들의 다양한 은사를 인정하고 격려할 것인지, 또한 각자의 다양한 은사와 성소와 직무는 어떤 상호적 관계를 이뤄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사제들은 “사목자들은 양성 단계에서부터 평신도들의 고유한 권위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그들의 열정과 헌신에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주제는 ‘본당과 교구의 삶에서 사명, 그리고 참여 기구를 위한 식별의 역동성’을 이야기한다. 특정 상황에 대해 하느님께서 본당 공동체에 들려주시는 부르심을 발견하게 하는 공동체적 식별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목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사제들은 공동체의 식별을 이루기 위해 “성령 안에서의 대화와 기도가 필수적”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사제들은 “성직자는 행정 관료가 아니라 영혼 구원을 위해 하느님 백성을 섬기는 사람”이라며 “사목자는 의사결정과정에서 성령의 인도를 따르고 평신도들 의견을 존중하며, 공동체의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모인 본당 신부 43명 성령 안에서 대화와 경청하고 사목 현장 실현의 희망 발견 주교들과의 대화 마지막 날에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와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요한 보스코) 주교가 참석해 사제들과 대화를 나눴다. 사제들은 평소 궁금했던 점, 이번 모임을 통해 깨닫게 된 점 등을 대화 주제로 내놓았다. 이 자리에서 옥현진 대주교는 “주교들은 사제들의 보호자”라고 강조하면서 “신부님들 협력이 없으면 결코 교구장 혼자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함께’라는 점에 방점을 찍어달라고 당부한 옥 대주교는 “어려움이 있으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신호 주교는 “앞으로 삶의 자리로 돌아가시면 동료 신부님이나 본당 신자들에게 ‘우리도 이런 모임을 한 번 하자’고 권유해 보자”며 “권위주의를 깨면서 다 함께 공동체 안에서 성령의 목소리를 경청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사제들은 주교들에게 ▲한국교회 차원의 시노달리타스 학교 설립 ▲사제들의 영적 휴식과 치유 기회 보장 등을 제안했다. 특히 참가 사제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본당 사제 모임의 후속 모임 마련 ▲본당 사제 모임 정기 개최도 건의했다. 인천교구 모래내본당 주임 이용현(베드로) 신부는 “시작할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마치고 나니 주님의 말씀에 응답하며 살아가면 어떤 상황에서든 하느님께서는 그 안에 은총을 담아주시는 것 같다”라는 신부들의 공통된 소감을 전했다. ◆ 인터뷰 - 춘천교구 김도형 신부 “피부에 와닿는 시노달리타스에서 희망 발견”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에 참가한 춘천교구 만천본당 주임 김도형(스테파노) 신부는 이번 모임을 통해 사제들의 삶에 시노드적인 노력들이 얼마만큼이나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이를 토대로 교회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갈 수 있는지에 대한 희망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라는 개념이 용어의 번역문제 등으로 처음에는 한국교회 모든 구성원들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 생소함은 시노드 과정에 임하는 데의 참여도에도 직결되는 문제였지요. 사제들조차도 시노드 실현을 하나의 부담감이나 숙제처럼 느끼는 경우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성령 안에서의 대화’와 ‘지역교회 모임’ 제안은 ‘실질적 차원의 시노달리타스’(Synodalitas Effectiva)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참여하였을 때 굉장한 감동과 희망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교황청립 라테라노대학교에서 ‘교구 시노드에서 평신도의 참여와 협력’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신부는 본당 신부이면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춘천교구 책임자를 맡고 있다. 앞으로도 김 신부는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 안에서 한국교회가 시노달리타스의 ‘토착화’를 이룰 수 있도록 꾸준히 구상하고, 또 실제로 적용될 수 있게 노력할 계획이다. 이는 춘천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의 사목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각자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신자들, 또 동료 사제들이 하느님 안에서 ‘함께 치유해 갈 수 있다’는 희망을 체험할 수 있도록 고민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김 신부는 오는 10월에 있을 춘천교구 사제연수에서도 동료 사제들이 ‘성령 안에서의 대화’를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제단 안에서 과연 가능할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번 모임을 토대로 가능성을 얻게 됐습니다. 이 모든 과정들이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시노드 여정의 새로운 발걸음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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