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교회’ 정착 위한 한국교회 여정 본격화

한국교회가 ‘시노드 교회’를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의 방향성을 실제 사목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정례화한 본당 사제 모임을 중심으로 시노드 정신을 교회 안에 뿌리내리기 위한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딛고 있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관계와 소통’을 주제로 ‘2025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이하 본당 사제 모임)을 개최했다. 작년 개최된 첫 본당 사제 모임이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의 권고에 따라 마련된 것에 비해, 올해는 2024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정례화가 결정되면서 자발적인 흐름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결과가 한국교회 차원에서 필요에 맞게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올해 본당 사제 모임은 주교회의 사무처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로 구성된 주교회의 시노드팀,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사제들이 공동으로 준비했으며, 1차 모임보다 실천적 내용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성체강복과 기도, 미사를 일과의 중심에 두고 주님 안에서 친교하고 일치하는 시간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본당 사제 모임은 ▲제1주제 ‘관계를 돌아보기–보다’ ▲제2주제 ‘소통으로 나아가기–듣다, 그리고 말하다’ ▲제3주제 ‘시노드 교회를 살아가기–행동하다’ 등 공식적인 주제에 관한 대화와 나눔으로 진행됐다. 또 ‘신오두(Synodu) 신부의 고민, 시노드 스타일로 함께 풀어가기’에서는 공동체 내 갈등 등 본당에서 겪는 다양한 문제를 시노드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로 함께한 박용욱 신부(미카엘·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장)는 “한국을 비롯한 모든 지역 교회가 이행 과정에 들어서 시노드 교회로 향하는 과정을 부단히 밟고 있고, 3년 후에는 교황청에서 시노드 팀 모임이 열릴 예정"이라며 “이번 본당 사제 모임은 한국교회가 시노드를 이미 끝난 일회성 행사로 여기던 태도를 내려놓고, 교회 전체의 큰 흐름에 합류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견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강론에서 “시노드 교회를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 사제들은 봉사하는 권위와 사목적 리더십을 시노드 교회 안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각자 사목지에 돌아가면, 출발 전과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겠지만, 그 모습을 보며 고민하는 우리의 눈과 마음에서 변화는 시작됐다고 믿는다"며 “우리 공동체를 어떻게 시노드적으로 함께 걸어가는 교회로 만들어 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자”고 당부했다. 본당 사제 모임에는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 옥현진 대주교(시몬·광주대교구장)와 주교회의 시노드 대표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해 전국 16개 교구 사제 50명,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사제 6명이 참석했다.

본당 사제들, 사목 현장 ‘관계·소통’ 문제 성찰…“교회 체질 변화 필요성 체감”

‘동행’, ‘친교’, ‘변화의 시작’, ‘허심탄회’, ‘위로’, ‘희망’, '편견 없는 대화', ‘감사’, ‘함께하는 기쁨’, ‘보았습니다’ 주교와 사제, 봉사자에 이르기까지 6월 17일부터 사흘간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에 함께 한 50여 명은 2박3일의 여정을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나누며 모임의 마침표를 찍었다. 주고받은 단어와 문장에서는, 모임 동안 시노드 교회를 살기 위한 행동과 실천을 나누며 체험한 깊은 형제애가 묻어 나왔다. 이번 모임은 지난해 교황청 요청에 따라 열린 1차 모임과 달리,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공동 식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고, 그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며 나눈 이 시간이 한국교회 성장의 소중한 자양분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시노드 이행 단계의 응답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이번 모임의 의미를 키워드로 알아본다. 정례적·능동적 모임 지난해 열린 1차 모임은 교황청 주교대의원회(현 시노드 사무처)에서 공문을 통해 지역 교회 차원의 본당 사제 모임을 제안한 것이 가장 큰 배경이다. 2024년 5월 15일 공문을 통해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지역 교회에서 적어도 두 차례의 본당 사제들의 시노달리타스 모임을 제안하며 그 결과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와 공유하여 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를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특별히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 준비를 위한 ‘본당 사제 국제 모임’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던 사제 6명의 건의도 모임 개최에 영향을 미쳤다. 시노드를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인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생생하게 시노달리타스의 의미를 체험한 이들은, 그 경험을 한국의 사제들과도 나누고자 주교회의에 모임 개최를 제안하며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렇게 성사된 1차 모임에서 참석 사제들은 본당 사제 모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 차원의 공식적인 자리 마련을 요청했고, 이 건의는 주교회의 정기총회에 수용돼 매년 정례적인 모임을 개최하기로 결정됐다. 올해 개최된 2차 모임은 그 첫 번째 열매로, 한국 주교단의 결정에 따라 정례적이고 자발적으로 실시된 본당 사제 모임의 시작이었다. 관계와 소통 이번 모임의 주제 ‘관계와 소통’은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 「최종문서」 50항에서 비롯된다. ‘시노달리타스는 새로운 관계로 초대하고, 구원은 그 관계로부터 오기에 시노드 교회가 되려면 관계의 진정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이행하려는 뜻에서 정해졌다. 이런 차원에서 참석자들은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자신들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관계들의 진정한 회심을 이뤄 시노드적인 교회를 이룩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성찰했다. 이 주제는 「최종문서」에 나타난 시노드 정신의 핵심을 보여주고, ‘사목 현장에서 실제로 경험하는 문제’로 적절했다는 공감대를 얻었다. 6개 조로 진행된 주제별 대화와 나눔에서 참석자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고백하고, 그동안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상처받은 마음까지도 진솔하게 밝혔다. 참석자들은 제1주제 ‘관계를 돌아보기-보다’에서 평신도·수도자·동료 사제 등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어려움과 갈등을 풀기 위한 노력을 토로했다. 사제들은 대화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제2주제 ’소통으로 나아가기-듣다, 그리고 말하다'에서는 경청과 소통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자기 중심성에서 일어난 소통의 어려움을 나누고, 자신의 상처로 타인에게 상처를 줬던 것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듣고 공감하는 소통 방식의 중요성도 이야기됐다. 제3주제 ‘시노드 교회를 살아가기-행동하다’는 「최종문서」의 방향성을 사목 현장에서 어떻게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을지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제들은 “머리로만 알던 시노달리타스를 몸으로 체득했고, 이는 고정된 매뉴얼이 아니라, 교회의 체질 변화와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임을 깨달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노드 방식에 대한 혼란과 의심도 있지만 그럼에도 사고의 유연성과 개방성, 인내와 희망을 품고 지속적으로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했다. 함께 가는 길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참석한 사제 대부분은 “이런 모임이 상시로 열렸으면 좋겠다”, “성령 안에서 대화하고 함께 식별하는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는 “2024년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에서 모임의 지속적 개최를 결정한 만큼, 앞으로도 이 모임은 계속될 예정"이라며 "가능하다면 모임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가능하다면 규모를 확대해 내년에 한 차례 더 열고, 후속(심화) 모임도 계획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시노드 정신을 한국교회 안에 더욱 깊이 확산시키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아울러 모임을 동반할 ‘시노달리타스 선교사’ 양성의 필요성도 제안됐다. 최문석 신부(안드레아·청주교구 배티 순교 성지 담임)는 “현재는 2024년 국제 모임에 다녀온 사제들이 대화 진행자(퍼실리테이터)로 함께 하고 있지만, 다양한 모임을 지속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주교회의 차원에서 양성 과정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를 배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 옥현진 대주교 - “‘성령 안에서 대화’로 진정한 공감·유대 나눈 시간”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시몬,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에 동참했다. 첫 모임에는 격려 차원으로 찾아 일부 일정만 참석했지만, 올해는 조 모임을 포함한 2박3일 전 일정에 함께했다. 옥 대주교는 “‘성령 안에서 대화’ 동안, 사제단의 일원으로서 진정한 공감과 유대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뻤다"며 “교구와 본당을 뛰어넘는 만남 안에서 마음의 소리를 편안히 전할 수 있었던 점도 허심탄회한 나눔을 가능하게 한 큰 강점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사제들의 자유로운 대화를 방해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함께한 것이 위로와 격려가 됐다’는 반응을 들으며 서로에게 뜻깊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주교님이 함께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시노드 정신은 한 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한 옥 대주교는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스며들어 삶이 되고, 그 삶이 문화가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1차 모임에 참여했던 사제들의 체험과 성령 안에서의 마음 열림이 이번 모임을 여는 큰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옥 대주교는 “사제들을 통해 ‘기쁨’이라는 성령의 열매를 발견했고, 이를 더욱 넓고 깊게 확장해 많은 이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조직을 먼저 세우고 시작하기보다는 아래로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되고 스며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도 전했다. “시노드를 단지 한 번 경험해 보는 수준으로는 큰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고 재삼 역설한 옥 대주교는 "이번 1·2차 본당 사제 모임 역시 단순한 행사라기보다 체험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노력해 가는 여정이라 여긴다”고 전했다. “이러한 체험들이 재현되고, 새로운 만남을 계획하며 서로 연대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함께하기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발행일 2025-06-29 제3448호 12면

주교회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 위한 연구 세미나’ 28일 개최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3월 28일 오후 1시30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연구 세미나’(이하 ‘연구 세미나’)를 개최한다. 연구 세미나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돕고,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신학적 장이 될 한국교회 사목 환경을 돌아보며 「최종 문서」 적용 가능성에 대해 성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강대학교 최현순(데레사) 교수가 첫 발제자로 나서 ‘「최종 문서」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주제로 발제하며, 이에 따른 논평은 안동교구 정희완(요한) 신부, 예수회 박상훈(알렉산데르) 신부가 맡는다. 제2발제는 ‘시노달리타스 실현의 장으로서 한국교회’를 주제로 부산교구 노우재(미카엘) 신부가 발표한다. 광주대교구 김정용(베드로) 신부, 우리신학연구소 이미영(발비나) 선임연구원이 발제 논평자로 나선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통상 교도권 문서에 포함된 「최종 문서」를 교회 전반에 뿌리내려야 할 ‘이행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한국교회는 준비와 거행 단계에서 뿌려진 씨앗이 교회 내에 어떻게 열매 맺도록 할지 모색하는 자리를 잇달아 마련하고 있다. 주교회의는 지난 2월 19일 전국 16개 교구 시노드 담당 사제들과 한국교회 수도자·평신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을 처음 열었다. 2024년 처음 마련한 ‘시노드 교회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도 연 1회 2박3일 일정으로 정기적으로 열 예정이다. ※ 참가 신청 링크 : forms.gle/CY8KFBKyrCx8vDt49

발행일 2025-03-16 제3433호 4면

시노달리타스와 ‘성령 안에서 대화’…"교회 내 큰 흐름 될 수 있다는 기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통상 교도권 문서에 포함된 「최종 문서」를 교회 전반에 뿌리내려야 할 ‘이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준비와 거행 단계에서 뿌려진 씨앗이 교회의 다양한 차원 곧 본당과 교구, 수도회, 신심 사도직 단체, 교회 기관들, 주교회의 등에서 어떻게 열매 맺도록 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발맞춰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2월 19일 서울 합정동 국제가톨릭형제회 전·진·상센터에서 전국 16개 교구 시노드 담당 사제들과 한국교회 수도자·평신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을 처음 열었다. 한국교회의 지난 시노드 여정을 성찰하고 이를 토대로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실천 방향을 제안하며 ‘선교하는 시노드 교회’ 구현의 당위성을 확인한 이번 전국 모임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첫 전국 모임은 세계주교시노드 이행 단계를 걷는 한국교회 여정에 힘 보탤 것” 시노달리타스 선교사로 전국 모임에 참석한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장 박용욱(미카엘) 신부는 ‘한국교회 시노드 여정에 대한 성찰’ 주제 발표에서 “이행 단계로의 여정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별 국가나 지역이 자기 문화에 더 적합하고 전통과 지역의 요구를 잘 반영하는 해결책을 찾도록 권고했다”며 “그런 맥락에서 이번 전국 모임이 한국교회가 시노드 여정에 힘을 보태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를 전후해 시노드 여정을 지속의 잰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4월 이탈리아 로마 근교 사크로파노에서 열린 ‘본당 사제 국제 모임’에 6명의 사제가 참석했고, 이를 계기로 같은 해 9월 16개 교구 49명의 사제가 함께하는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이 처음 열렸다. 잇달아 열린 두 모임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에 직접 참여하며 위로와 형제애를 느낀 여러 신부는 각 교구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를 확산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실제 춘천교구와 군종교구, 대구대교구가 2024년 하반기와 2025년 상반기 각각 ‘성령 안에서 대화’ 방법으로 사제 연수를 개최했다. 박 신부는 “시노달리타스는 개념의 이해와 전달을 통해 실현되기보다 직접 기도하고 대화하는 가운데 터득하는 삶과 활동 방식”이라며 “각 교구가 시노드 방식으로 사제 연수를 연이어 개최한 것을 보면 시노달리타스와 ‘성령 안에서 대화’가 이제 한국교회 안에서 큰 흐름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기대를 표했다. 사제 중심 교육·홍보에 집중은 한계 대다수 신자 시노달리타스 의미와 ‘성령 안에서 대화’ 가치 체험 못해 기대와 더불어 풀어가야 할 과제 또한 산적해 있음을 전국 모임 참석자들은 확인했다. 각 교구별 시노드 담당자들이 발표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에 대한 성찰에 따르면, 시노드에 관한 노력은 주로 교구 사제들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 집중돼 있고, 전체 교구민들의 참여가 적극적으로 드러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시노드 회합 자체를 갖지 않은 대다수 신자는 시노달리타스나 ‘성령 안에서 대화’의 가치를 체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시노드를 통해 제기된 의견들이 「최종 문서」로 수렴되고 다시 신자들에게 전해지는 과정 자체가 수년에 걸쳐 진행됐기 때문에 시노드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점도 지적됐다. 의견을 내고 그 답을 듣기까지 소요된 오랜 시간 동안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관심과 열의는 식어버릴 수밖에 없다. 시노달리타스 실현 위한 한국교회 차원 기구 필요 각 교구 사례 홍보와 양성 교육의 구심적 역할 주문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의 시노달리타스 실천’ 주제 발표 자료를 점검하고, ‘성령 안에서 대화’ 방식을 통해 구체적인 시노달리타스 실천 계획과 하느님 백성 전체가 최대한 참여하도록 북돋울 수 있는 실천 방향에 관해 의견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주교회의 또는 주교회의가 설립한 전국 단위 기구가 시노달리타스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확산시키는 주체이자 구심점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교육과 홍보뿐 아니라 의미 있는 사례들을 서로 나눌 장(場)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아울러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처럼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가 주교들과 함께 원탁에 모여 ‘성령 안에서 대화’를 진행하며 경청하는 자리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이미 3년간의 시노드 과정을 통해 한국교회가 다양한 논의 주제를 마련했음을 감안, 본당 내 사목 평의회의 역할, 성직자 권위주의, 만연한 물질주의 쇄신 방안, 성직자와 수도자의 관계, 평신도의 공동책임성 등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논의가 이 자리에서 활발히 논의될 때 시노달리타스 실현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성령 안에서 대화’를 교회의 문화로 ‘성령 안에서 대화’를 활성화해 교회의 문화로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평신도 대표로 참석한 현재우(에드몬드) 한국천주교 평신도단체협의회 평신도사도직연구소장은 “‘성령 안에서 대화’를 통해 교회의 각 구성원이 상호 신뢰를 쌓고, 성령께서 어떻게 이끄시는지 체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노달리타스가 단순히 강의로 배우는 개념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해될 것임을 인식한 평신도들은 시노드 최종 문서에 나오는 보편 교회의 고백에도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춘천교구는 교구의 시노달리타스 실천 방향 발표에서 “교구 안에서 제도적이고 구체화 된 노력이 필요함에 따라 ‘시노드적 정서의 일반화’를 목표로 지속적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성령 안에서의 대화’가 지닌 ‘담대한 발언’과 ‘경청’의 요소를 교회 내 모든 대화법의 근간으로 삼아 공동체의 삶 안에서 ‘여론’이 아닌 ‘식별’을 지향할 수 있도록 시노드적 대화의 일상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 모임 참석자들은 ‘성령 안에서 대화’ 정착과 활성화뿐 아니라 시노드 교회를 이뤄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는 구성원들의 양성이라며, 시노드 정신 확산의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노력을 이어가기 위해 ‘시노달리타스 학교’를 개설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별히 ‘성령 안에서 대화’를 이끌어 갈 ‘모임 진행자’(Facilitator) 양성도 사제뿐 아니라 평신도와 수도자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발행일 2025-03-02 제3431호 12면

‘성령 안에서 대화’ 하며 시노드 교회 실현해야

전국 16개 교구 시노드 담당 사제와 수도자·평신도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난 시노드 여정을 성찰하고,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의 이행을 위한 한국교회의 실천 방향을 모색했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2월 19일 서울 합정동 국제가톨릭형제회 전·진·상센터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을 개최했다. ‘어떻게 시노드 교회를 이루어 갈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선교하는 시노드 교회’ 실현은 미뤄서는 안 될 당위적인 사명임을 재확인하고, 현재 사제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성령 안에서 대화’를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하는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시노달리타스 정신 확산의 주체이자 구심점이 될 전국 단위 기구 설립도 제안했다. 사제 중심 모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하느님 백성 모두의 시노드적 참여 필요성 확인 시노달리타스 정신 확산 위한 전국 단위 기구 설립도 제안 주제 발제에 따른 ‘성령 안에서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전국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각 교구의 시노달리타스 실천 사항을 돌아봤다. 이어 2024년 9월 열린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을 시작으로 최근 시노드 대화 방식의 사제 연수가 각 교구에서 잇달아 열리며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한 공감대가 교회 내에서 확산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노드의 개념조차 생소한 대다수 평신도가 ‘성령 안에서 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목적 배려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각 교구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다수 신자는 ‘성령 안에서 대화’를 체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본당 사제들 또한 시노달리타스 관련 내용이 여전히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시노달리타스를 통해 변화를 체험하고 공유할 만한 사례가 적은 것도 당면한 어려움이다. 이와 관련 참석자들은 사제 중심의 교육과 홍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직 시노달리타스의 개념조차 생소한 대다수 교회 구성원이 ‘성령 안에서 대화’를 보다 많이 체험할 수 있도록 사목적 배려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평신도사도직연구소 현재우(에드몬드) 소장은 “지난 시노드 과정에 참여한 평신도들은 ‘성령 안에서 대화’를 하면서 희망을 품고 성령의 현존을 깊이 체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중요한 출발점인 이 대화가 하느님 백성 모두가 참여하는 교회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노달리타스를 교육하고 홍보하는 전국 단위 기구를 설립하는 등 주교회의가 보다 적극적으로 시노달리타스를 소개하고 확산시키는 주체로서 활동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국 단위 기구는 사제 모임뿐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 모임,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모임 등을 주도적으로 개최하고,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의미 있는 사례를 나누는 ‘장’(場) 역할을 할 것으로 참석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국교회 차원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 형식을 통일하고 대화를 이끄는 ‘모임 진행자’(퍼실리테이터)를 효율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초교구 차원의 기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교회의 서기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전국 모임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과거를 비판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대안을 만들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노드적 교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시노드 여정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고 참여하고 친교하며 복음화 사명을 실천하는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밝혔다. 한편 주교회의는 3월 28일 오후 1시30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연구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서강대학교 최현순(데레사) 교수가 ‘최종 문서에 대한 신학적 이해’, 부산교구 노우재(미카엘) 신부가 ‘시노달리타스 실현의 장으로서 한국교회’ 주제로 각각 발제한다.

발행일 2025-03-02 제3431호 1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 (5)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제자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시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긴 여정이었다. 10월 2일부터 27일까지 교황청에서 열린 제2회기를 마치면서, 시노드 대의원들은 최종문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했다. 이어 교황은 별도로 자신의 사도적 권고를 발표하지 않고 이 최종문서를 그대로 승인해 보편교회가 실천할 수 있도록 즉각 공포했다. 3년간의 시노드 여정, 그 결실을 담은 최종문서의 자세한 내용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1.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2. 배 위에서 함께 – 관계의 전환 3. 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4. 풍성한 수확 – 유대의 전환 5.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제자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시다 최종문서의 마지막 부분인 제5부(140-151항)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사명을 부여하시는 장면에 대한 성경 말씀으로 시작된다. 부활하신 주님이 불어넣으신 성령의 숨결로 ‘선교하는 제자들의 백성’이 탄생했다. 문서는 선교하는 제자들의 양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이 모든 이에게 복음의 기쁨을 증거하고 시노달리타스 실천을 통하여 성장하려면 적절한 양성이 필요하다. 곧,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느님 자녀로서 자유를 누리고 기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관상하며 가난한 이들 안에서 그분을 알아보도록 하여야 한다.”(141항) 문서는 성체성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주님의 선교하는 제자들’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회심과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기까지’(에페 4,13) 사랑 안에서 키워지고 성령의 선물들에 마음을 열어 살아 있고 기쁜 신앙을 증거”해야 한다. 따라서 “주일 성찬례 거행이 그리스도인을 양성한다는 것을 새롭게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142항) 시노달리타스의 3가지 축인 “친교와 사명과 참여의 선물은 모든 성체성사 안에서 실현되고 새로워진다.” 복음 증거하며 시노달리타스 실천 위해 친교·사명·참여 ‘양성’ 필요 문서, 교회 내 현장들 짚으며 양성 방안과 방향성 모색 함께하는 양성 문서는 이어 “통합적이고 지속적이며 함께하는 양성의 필요성”(143항)을 강조하고, 양성이 이뤄지는 교회 안의 여러 현장과 자원, 기관과 방법들을 두루 짚어가며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위한 양성의 방안과 방향성을 모색한다. 무엇보다도 “세례 받은 모든 이를 위하여 시노드 정신으로 함께하는 양성은 개별 직무와 다양한 삶의 형태에 필요한 특정한 양성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지평을 구성”하며, 따라서 “이러한 양성은, 다양한 소명들 사이에서 은총들의 교환(친교)으로서, 수행하여야 하는 봉사의 관점(사명)에서, 그리고 분화된 공동 책임에 대한 참여와 교육 방식(참여)에서 실행”(147항)돼야 한다. 사실 교회는 선교하는 제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많은 장소와 자원을 이미 갖고 있는데, 이는 가정, 소공동체, 본당, 교회 단체, 신학교, 수도 공동체, 교육 기관은 물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장소, 선교와 자원봉사 체험 등을 모두 포함한다.(144항) 이러한 모든 영역에서, 공동체는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 간 만남을 통해 제자 직무를 교육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대중신심은 교회의 소중한 보화로서 하느님 백성의 양성을 돕는다. 교리교육은 양성을 위한 가장 유력한 실천의 방법이다. 사제 양성과 식별 과정이 시노달리타스 방식으로 구성돼야 한다는 요청이 시노드 여정 내내 강조됐다. 이는 “여성의 중요한 참여, 공동체 일상생활에의 포용, 그리고 교회 안의 모든 이와 협력하여 교회적 식별을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148항) 또한 주교들에게 주어진 “권위를 시노달리타스 방식으로 행사하는 사명”을 항상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주교들의 양성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양성의 특정 영역들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을 시노달리타스로 양성하는 데 있어서, 몇 가지 특정 영역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디지털 문화는 “우리 시대 문화 안에서 교회의 증언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차원이자 새로운 선교의 장”이므로 “그리스도교 메시지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관계망 안에 존재하며, 그 내용이 이념적으로 왜곡되지 않도록”(149항)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문서는 “교회의 교육 기관은 청소년들과 성인들이 온라인상에서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도록 비판적 사고 능력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중요한 영역은 “모든 교회 환경에서 보호 문화를 증진하여 미성년자와 취약한 이들에게 더욱더 안전한 공동체를 마련하는 것”이다. “교회가 미성년자와 취약한 이들에게 더욱더 안전한 공동체를 마련하면서 온 세상에서 예방과 보호의 문화를 활성화하고 촉진하는 일은 필수적”이다.(150항) 평화와 정의를 위한 헌신, 공동의 집 돌보기, 그리고 문화 간, 종교 간 대화 등 사회교리의 주제들 역시 하느님 백성에게 널리 전파해 선교하는 제자들의 행동이 더욱 정의롭고 형제적인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151항 참조) “생명과 인권의 수호, 사회의 올바른 질서, 노동의 존엄성과 공정하고 연대하는 경제, 통합적인 생태를 위한 노력은, 교회가 역사 안에서 살고 구현하도록 부름받은 복음화 사명의 일부”다. 시노달리타스 궁극적 의미는 교회가 받은 구원 사명의 증언 온 세상에 복음의 기쁨 전할 때 구원의 친교 살아갈 수 있어 모든 민족을 위한 잔치 고기잡이 기적 이야기는 잔치로 끝난다. 부활하신 주님이 제자들을 위해 마련한 식탁은 종말론적 잔치의 표상이다. 교회는 모든 이를 위해 마련된 은총과 자비의 식탁에 대한 놀라운 소식을 세상에 전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교회는 성찬례를 통해 길러지는 한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밖으로 나선다. 이처럼 “교회의 시노달리타스는 사회적 예언이 되고, 정치와 경제를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세상과 은총들을 교환하면서 형제애와 평화를 믿는 모든 이들과 협력한다.”(153항) 문서는 마지막 단락에서 시노드 과정을 통해, “우리가 받고 선포해야 하는 구원이 관계를 통하여 전해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며 우리는 이 구원을 “함께 살아가며 함께 증언한다”고 말한다. “역사는 전쟁과 권력 다툼과 수많은 불의와 억압으로 비참하게 얼룩져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성령께서 모든 인간의 마음에 진정한 관계와 참된 유대의 열망을 심어 주셨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창조 세계 자체는 일치와 나눔, 서로 다른 삶의 형태 간 다양성과 어우러짐에 관하여 말한다.”(154항) 시노달리타스의 궁극적 의미는, “교회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하느님, 곧 세상에 자신을 내어주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쏟아부은 사랑의 조화를 전하도록 부름받았다는 사실에 대한 증언”이다. 그래서 “우리의 소명과 은사와 직무가 서로 어우러져 시노달리타스 방식으로 걷고, 모든 이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하고자 만나러 갈 때, 우리는 하느님과 함께, 온 인류와 함께, 모든 피조물과 함께 구원하는 친교를 살아갈 수 있다.(154항)

발행일 2024-12-08 제3420호 17면

시노드 최종 문서, 통상 교도권 문서로 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2021~2024)의 ‘최종 문서’(Final Document)가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의 통상 교도권 문서에 포함될 것”이라며 보편교회 전체가 이 문서를 ‘통상 교도권 문서’로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 교황은 11월 24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에 서명한 ‘최종 문서에 관한 공지’를 통해,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주교들이 이 최종 문서를 바탕으로 21세기의 시노드적이고 선교적인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각 지역 교회와 교회 공동체를 이끌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상적으로 세계주교시노드가 폐막된 후 교황은 후속 사도적 권고를 발표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시노드 폐막 후 별도 사도적 권고 없이 시노드 대의원들이 제출한 최종 문서를 교황의 통상 교도권 문서로 승인했다. 한국 주교회의는 11월 22일과 29일 시노드 최종 문서와 교황 공지의 한글 번역본을 주교회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에서도 최종 문서의 교도권적 성격을 받아들여 시노달리타스에 바탕을 둔 선교적 교회 건설을 위한 ‘이행 단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11월 25일 공개한 이 공지에서 2021년 10월 시작돼 3년이 소요된 시노드 여정을 회상하며 “우리는 성령께서 이 시대의 교회에 말씀하시는 것을 귀 기울여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문서가 “하느님 백성에게 경청하고 목자들이 식별함으로써 형성된 여정의 결실을 모은 것”이며 시노드의 여정은 끝난 것이 아니라 “최종 문서를 소중히 여기며 지역 교회들과 그 연합들 안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최종 문서가 ‘엄밀한 규범’은 아니지만, “문서에 포함된 권위 있는 지침들을 ⋯ 다양한 맥락에서 이행하도록 불림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다양한 법적 및 교회적 절차를 통해 지역교회의 맥락에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수한 경우에는 새롭고 창의적인 사목 및 선교적 과제를 실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황은 각 지역교회 주교들은 5년 단위 교황청 정기방문에서 해당 지역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최종 문서의 이행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발행일 2024-12-08 제3420호 1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 (4) 풍성한 수확 – 유대의 전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긴 여정이었다. 10월 2일부터 27일까지 교황청에서 열린 제2회기를 마치면서, 시노드 대의원들은 최종문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했다. 이어 교황은 별도로 자신의 사도적 권고를 발표하지 않고 이 최종문서를 그대로 승인해 보편교회가 실천할 수 있도록 즉각 공포했다. 3년간의 시노드 여정, 그 결실을 담은 최종문서의 자세한 내용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1.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2. 배 위에서 함께 – 관계의 전환 3. 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4. 풍성한 수확 – 유대의 전환 5.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제자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시다 최종 문서 제4부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그물을 던진 시몬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이 많은 물고기를 잡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다른 제자들은 그 작은 배로 고기가 든 그물을 끌고 왔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배에 올라 그물을 뭍으로 끌어 올렸다. 그 안에는 큰 고기가 백쉰세 마리나 가득 들어 있었다. 고기가 그토록 많은데도 그물이 찢어지지 않았다.”(요한 21,8.11) 모든 제자가 함께 그물을 끌어올리고, 여기에서 베드로는 특별한 역할을 맡고 있다. 물고기를 잡는 일은 각자 다르지만 서로 조화를 이루는 고유의 임무를 통해 이뤄진다. 이는 곧 시노드 교회의 전형을 보여준다. 즉, 시노드 교회는 우리를 일치시키는 친교의 유대 위에, 모든 민족과 모든 문화의 장소(space)에서 세워진다. 제4부의 핵심은 첫 문단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말로 표현된다. “교회가 뿌리내리고 순례하는 ‘장소(place)’의 개념이 크게 변화된 오늘날, 우리는 은사의 교환과 우리를 일치시키는 유대의 새로운 형태를 계발해야 합니다. 이는 자기들간에, 그리고 로마 주교와 일치를 이룬 주교들의 직무에 의해 지속됩니다.”(109항) 교회 뿌리내리고 순례하는 ‘장소’ 공간 개념 넘어 관계·문화로 연결 유대의 새로운 형태 계발 요청 단단히 뿌리내리되 순례자로서 “단단히 뿌리내리되 순례자로서”라는 표현은 “교회는 구원하시는 하느님과의 만남이라는 공유된 경험이 이루어지는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서의 뿌리를 떠나서는 이해될 수 없다.”(110항) “뿌리를 내린다”는 경험은 오늘날 ‘장소’에 대한 이해를 변화시키는 사회문화적 변화와 관련된다. 즉, ‘장소’는 더 이상 지리적, 공간적 개념을 넘어, 관계와 문화적 네트워크와 연결된다. 문서는 이러한 변화의 요인으로서 ‘인구 이동’(112항)과 ‘디지털 문화의 확산’(113항)을 꼽는다. 오늘날 우리 시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인구 이동의 증가 현상이다. 이에 따라 “모두가 다양한 지리적, 문화적, 언어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인한 영향을 경험하며, 이를 통해 상호문화적인 공동체를 세우라는 부름을 받는다(112항).” 또한 디지털 문화의 확산은 “일상 활동, 소통, 대인관계뿐 아니라 신앙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는 이에 대해 충분히 준비되어 있지 않고, 따라서 “디지털 환경이 선교와 선포의 예언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113항).”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회는 “삶 속에서 ‘지역성’의 의미를 재고하고, 사명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 구조를 재검토”(114항)할 것을 요청받는다. ‘지역교회’인 교구는 “세례받은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친교를 가장 완전히 드러내는 기본 영역”(116항)이고 본당은 지역교회의 주요 조직 단위로서 “성찬례를 중심으로 모인, 관계, 환대, 식별, 선교의 특권적 장소”(117항)다. 축성생활회와 교회내의 다양한 단체 및 공동체들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장소와 환경을 연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118항 참조). 지역교회와 보편교회 사이의 ‘중간’ 공간에 위치한 관구, 국가 및 대륙 차원의 교회들에 더 높은 비중과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은사의 교환 다양한 카리스마와 사명을 지닌 예수님의 제자들로서, 우리가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함께 걷고, 교회들 간에 은사를 교환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보여주는 효과적인 징표”(120항)다. 교회는 만남, 사회 정의, 소외된 이들의 수용, 민족들간의 친교, 공동의 집인 지구의 돌봄 등의 문화를 증진하는 관계망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교회들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건강한 상호성에 바탕을 두고, 연대의 정신으로 자원을 공유해야 한다.(121항 참조) 대화는 단순한 아이디어의 교환이 아니라 항상 ‘은사의 교환’이다.(122항) 지역교회들 관계 이끄는 원칙으로 대화 통한 은사의 교환 강조 주교회의와 여러 교회 회의들 거론…교회 일치 위한 교황 역할 중요시 일치의 유대:주교회의와 교회 회의들 문서는 “교회들 사이의 관계를 이끄는 원칙은 은사의 나눔을 통한 친교”(124항)라며, 이를 바탕으로 주교회의와 다양한 교회 회의들을 설명한다. ‘은사의 나눔을 통한 친교’의 원칙은 보편교회의 일치를 형성하는 유대를 중시하면서도 역사와 전통을 포함한 각 지역교회의 고유한 맥락의 중요성을 인정한다. 주교회의는 교회 간 친교를 증진하고 사목적 요구에 효과적으로 응답하기 위해 주교단의 단체성을 표현하고 실행하는 도구로서, 교회 간 유대 형성, 경험과 사목적 모범 사례의 공유, 신앙 생활을 다양한 문화에 적응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125항 참조). 문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언급한 “‘건실한 분권화’(16항)와 효과적인 문화 적응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교회의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공의회 제도를 재발견하는 것이 필요하다”(129항)고 지적했다. 즉, 지역 및 전국 공의회는 정기적으로 소집돼야 하고, 공의회의 결론이 신속하게 공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로마 주교의 봉사 지역교회의 중요성과 다양성이 인정될 때, 교회 안의 일치를 위한 로마 주교, 교황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시노달리타스는 공동체적(모든 이), 단체적(일부), 개인적(하나) 측면을 결합한다(130항). 문서는 교황이 교회 일치의 기초이며, “교회적 친교 안에서 지역교회는 고유한 전통을 누리며, 교황의 수위권은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교황의 직무 수행의 쇄신 역시 ‘건실한 분권화’의 전망 안에서 이뤄저야 함(134항)을 일깨웠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문서는 “동방 가톨릭교회의 정체성을 보호하고 이들의 오랜 신학적, 교회법적, 전례적, 영적, 사목적 전통을 존중한다”(132항)고 확인했다. 주교 시노드는 시노달리타스와 단체성(collegiality)이 실현되는 가장 분명한 장이다. 오늘날 ‘단계적 과정’으로 변화된 시노드의 본질은 하느님 백성과 주교단, 교황 간의 본질적인 관계를 증진한다. 시노드 전체 과정을 통해 ‘모두(거룩한 하느님 백성)의 참여, 일부(주교단)의 사명, 한 사람(베드로의 후계자)의 주재’, 이 세 가지의 결합이다.(136항 참조)

발행일 2024-12-01 제3419호 16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 (3) 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긴 여정이었다. 10월 2일부터 27일까지 교황청에서 열린 제2회기를 마치면서, 시노드 대의원들은 최종문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했다. 이어 교황은 별도로 자신의 사도적 권고를 발표하지 않고 이 최종문서를 그대로 승인해 보편교회가 실천할 수 있도록 즉각 공포했다. 3년간의 시노드 여정, 그 결실을 담은 최종문서의 자세한 내용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1.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2. 배 위에서 함께 – 관계의 전환 3.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4. 풍성한 수확 – 유대의 전환 5.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제자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시다 최종문서 제3부(79-108항)는 고기가 잡히지 않아 상심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희망과 길을 보여주는, 권위 있는 예수님의 명령으로 시작된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요한 21,5-6 참조) 시노드는 여기에서 “기도와 대화를 통해 우리는 ▲교회적 식별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관심 ▲결정 사항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과 평가가 선교의 길을 보여주는 말씀에 응답하는 실천임을 인식했다”(79항)고 말한다. 이 세 가지 실천은 서로 깊이 연관된다. “의사결정 과정들은 교회적 식별이 필요한데, 이 식별은 신뢰의 분위기 속에서 이뤄지는 경청이 요청되고, 이는 투명성과 책임에 의해 지지된다. 신뢰는 상호적이다: 결정권을 가진 이들은 하느님 백성을 믿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하느님 백성은 권위를 지닌 이들을 신뢰해야 한다.”(80항) 시노드적 교회 촉진하려면 최대한 많은 하느님 백성의 의사결정 과정 참여 이뤄져야 여기에서 문서는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교회적 식별에 바탕을 두고 투명성, 책임과 평가의 문화를 반영하는 양성이 필요하다. 이 양성은 기술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신학적, 성경적, 영적 기초를 탐구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래서, “모든 세례 받은 이들은 증거, 선교, 성화 및 봉사의 측면에서 공동책임을 강조하는 이러한 양성이 필요”하고 이는 특히 “책임을 맡고 있거나 교회적 식별에 봉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형태의 양성”이 요구된다.(80항 참조) 선교를 위한 교회적 식별(81-86) 교회적 식별은 “주님이 교회에 주시는 모든 지혜의 선물과, 성령에 의해 모든 세례자에게 부여된 신앙 감각(sensus fidei)에 근거”한다.(81항) 이 식별은 “살아있는 신앙에 뿌리내린 영적 실천”으로서 “내적 자유, 겸손, 기도, 상호 신뢰, 새로움을 향한 개방성,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대한 순명”을 요구한다. 모두가 각자 양심에 따라 발언하고 의견을 나누어야 하며, 따라서 교회적 식별은 “모두의 기여를 요구하고 … 모두의 의견이 들려질수록 식별은 더 풍성해진다.” 여기에서, 식별의 출발점이자 기준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다. 그래서 시노드는 “교회적 식별은 양심을 지속적으로 돌보고, 신앙 감각을 성숙시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고 당신의 백성과 만나는 모든 장소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요구한다”고 일깨운다.(83항) 의사결정 과정의 구조 ‘의사결정 과정의 구조’(87-94), ‘투명성, 책임성, 그리고 평가’(95-102), ‘공동 의사결정과 참여 기관’(103-108)은 시노드의 경험에서 나온 최종문서의 핵심적 제안 사항이다. 문서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자유롭고 풍성한 다양성 속에서 기도하고, 듣고, 분석하며, 대화하고, 식별하고, 선교를 위한 사목적 결정을 내리는 데 조언을 제공”하도록 불리웠다고 규정한다. 그래서 시노드적 교회를 촉진하는 방법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이 가능한 한 많이 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87항)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동체의 각 구성원은 존중받아야 하고 공동 결정의 목표에 비추어 각각의 은사와 능력에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89항 참조) 특별히, 권한을 가진 자들은 현행법에 따라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자문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사목적 권한을 가진 이들은 자문에 참여한 이들의 말을 경청할 의무가 있으며, 자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처럼 행동할 수 없다. 그러므로 권위자는 자문의 결과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할 수 없다.”(91항) 문서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올바르게, 시노드적인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이는 하느님 백성이 참여적 방식으로 진보하는데 기여할 것이며, 특히 교회법에서 제공된 제도적 수단, 특히 참여적 기구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94항 참조) 투명성, 책임성과 평가 의사결정으로 식별 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하는 책임성과 평가의 실천이 동반돼야 한다.(95항 참조) 여기에서 ‘투명성’은 단지 ‘행정적’ 또는 ‘절차적 요구 사항’이 아니라, ‘성경에 근거한 근본적인 태도’를 지칭한다. 시노드 과정 안에서 투명성은 진리, 충실, 명확성, 정직, 일관성, 모호성이나 위선의 거부, 불순한 동기의 부재 등과 연결됐다(96항). 투명성, 책임성과 평가의 실천은 교회의 신뢰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97항 참조) 대의원회의와 사목평의회 등 지역교회 기구의 참여 장려 특히 여성과 청년·빈곤층 다양한 관점 식별 중요성 강조 이러한 실천들은 교회가 그 사명에 충실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이 부족하면 그것이 성직주의의 결과 중 하나가 된다. “성직주의는 교회 내에서 권위를 가진 사람들이 그들의 행동이나 결정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암묵적인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98항) 교회의 모든 수준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의 문화와 실천이 이뤄져야 하지만 특별히 “권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99항) 아울러 책임성과 평가의 효과적인 과정에서는 더 큰 전문성을 가진 이들, 특히 평신도들의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101항 참조)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제안이 구체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재정 위원회의 효과적인 기능 수행 ▲사목 및 재정 계획에서 하느님 백성의 실질적인 참여 ▲연례 재정 보고서 작성 및 공개 ▲지역 교회의 사명 수행에 대한 연례 보고서 작성 및 공개 ▲교회 내 모든 사목과 역할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 시노달리타스와 참여적 기구들 세례 받은 이들은 의사결정, 책임성 및 평가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는 주로 교회법에 규정된 지역 교회의 참여적 기구들을 통해 이뤄진다. 라틴교회에는 교구 대의원회의, 사제 평의회, 교구 사목 평의회, 본당 사목 평의회, 교구 및 본당 재무 평의회 등이 있다. 문서는 이들 참여적 기관들의 존재와 활동이 명목상으로만 머물지 않고 “모든 시노드 과정에서 요청된 대로 의무화되어야 하며, 다양한 지역적 맥락에 맞게 형식적이지 않고 그들의 역할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04항) 이들 참여적 기구들에는 “여성, 청년, 빈곤층 및 주변화된 사람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더 많은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106항) 이를 통해 “교회적 식별은 더 큰 개방성, 현실을 분석하는 능력,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다.”

발행일 2024-11-24 제3418호 17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문서 해설] (2) 배 위에서 함께 – 관계의 전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이어진 시노드 교회를 향한 하느님 백성의 긴 여정이었다. 10월 2일부터 27일까지 교황청에서 열린 제2회기를 마치면서, 시노드 대의원들은 최종문서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했다. 이어 교황은 별도로 자신의 사도적 권고를 발표하지 않고 이 최종문서를 그대로 승인해 보편교회가 실천할 수 있도록 즉각 공포했다. 3년간의 시노드 여정, 그 결실을 담은 최종문서의 자세한 내용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 ■ 글 싣는 순서 1. 시노달리타스의 핵심 2. 배 위에서 함께 – 관계의 전환 3.그물을 던져라 – 과정의 전환 4. 풍성한 수확 – 유대의 전환 5. “나도 너희를 보낸다” - 제자들에게 사명을 부여하시다 최종문서 제2부는 주님과 형제자매들, 사회와 교회, 교회들 사이에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다룬다. 더 큰 관계 형성의 능력을 갖춘 교회 문서는 2부 맨 앞에서 시노드 여정이 ‘더 큰 관계 형성 능력을 갖춘 교회’(50항)에 대한 요청이었음을 강조한다. 이는 곧 “주님과의 관계, 남녀 간의 관계, 가족 내 관계, 지역 사회 내에서, 사회 집단과 종교 간, 그리고 지구와의 관계를 포함한 것”이다. 많은 참가자들이 이 여정에 초대받고,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을 놀라워했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는 혼인 상태, 정체성, 성적 지향으로 인해 여전히 배제되거나 판단받는 고통”을 경험했음도 고백했다. 그래서, 시노드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진정한 관계적 전환을 위해 우리 자신을 열어야 하며, 관계에 대한 관심이 단순한 전략이나 조직적 효율성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복음으로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관계와 유대는 성부께서 예수님과 성령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신 수단”이다. “우리의 관계가, 비록 완전하지 못하다고 할지라도, 그리스도의 은총, 성부의 사랑, 성령의 친교를 빛나게 할 때, 우리는 삶으로써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고백하는 것이다.” 시노드 정신을 갖춘 교회 되려면 복음으로부터 관계적 전환 배워야 누구든지 만나 경청하고 대화했던 예수님 모습이 회개 여정 모범답안 다양한 맥락에서의 관계 문서는 복음 안에서 우리의 회개의 여정을 찾는다. 즉, 예수는 누구도 그냥 보내지 않고 모두를 만나 경청하고 대화했다. 그럼에도 “시노드 과정 동안, 모든 지역과 대륙의 평신도와 성직자, 여성들이 표현한 고통과 아픔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이 비전을 충족하지 못했는지를 보여준다”(52항). 특히 “주님 안에서 새롭게 된 관계를 향한 부름은 제자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맥락 속에서 꽃피며”, “문화의 다양성은 각 문화적 맥락의 고유성을 고려해야 함을 요구”하지만 다양한 문화적 맥락을 가진 사람들이 상호작용할 때 복음에 어긋나는 왜곡된 관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관계의 실패는 죄의 구조로” 변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구조를 직면해 “복음의 빛에서 관계의 전환의 길을 나서야 한다.”(53항) 문서는 “우리 세상을 괴롭히는 악들이… 이러한 역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며 “가장 근본적이고 극단적인 거부는 인간 생명 자체에 대한 거부로, 이는 태아와 노인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거부로 이어진다”고 밝힌다.(54항) 교회 안에서도 드러나는 악들 세상을 괴롭히는 악은 교회 안에서도 발견된다. 다양한 학대의 체험은 피해자와 생존자, 공동체에 고통을 안겨왔다. 여기에는 “성적, 영적, 경제적, 제도적 학대뿐만 아니라 성직자나 교회 내 역할을 가진 이들의 권력과 양심 남용이 포함된다.(55항) 경청은 치유와 회개의 여정에 본질적 요소이고, 교회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겸허하게 용서를 구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소외와 배제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상처받은 관계의 짐을 짊어지는 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자각하게 한다. 이는 살아계신 주님께서 그 관계를 치유하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것이 교회가 “하느님과의 친밀한 결합과 모든 인류의 일치를 위한 성사이자 도구적 표지”로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56항) 사명을 위한 은사, 소명과 직무들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은사와 소명, 그리고 교회 안의 직무들(57~67항)은 문서의 핵심을 이룬다. 여기에서는 특히 평신도 남성과 여성의 교회 생활 참여 확대에 중점을 둔다. 성직자의 직무는 ‘조화의 섬김’(68항)에 있고, 주교의 직무는 성령의 은사를 “식별하고 일치로 이끄는 것”(69~71항)을 목표로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개인과 공동체로서 은사를 나누고 복음의 증인이 되라는 부름을 받는다. 여기에서 문서는 여성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한다. “여성들은 교회 생활의 여러 영역에서 자신들의 은사, 소명, 역할이 더 완전하게 인정받는 데 여전히 장애물을 만난다.”(60항) 성직자 직무, 조화와 섬김에 있고 주교는 식별하고 일치로 이끌며 평신도, 특히 여성은 교회 참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 특별히 시노드는 “여성의 역할에 관해 이미 교회법에 제공된 모든 기회를 특히 미개척된 분야에서 전면적으로 실행할 것을 요청”하고 “성령으로부터 오는 것을 막을 이유나 장애물은 없어야 한다”(60항)고 규정한다. 또한 “여성의 부제직 접근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열려 있으며, 이러한 식별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서는 이어 어린이, 청년, 장애인, 부부, 봉헌 생활자 등 그리스도교 공동체 안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은사와 소명, 교회의 발전을 위한 공동 책임 등을 규명한다. 특히 문서는 “평신도 남녀의 첫 번째 임무는 복음의 정신을 지상 현실에 스며들게 해 변화시키는 것”임을 강조한다.(66항) “선교적인 시노드 교회는 더 많은 형태의 평신도 직무, 즉 성품성사를 요하지 않는 직무들을 장려하며, 이는 전례 영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도 적용된다.”(66항) 성직자와 주교의 직무 “주교의 과제는 지역 교회를 주재하여 그 교회의 가시적 일치의 원칙이 되고 모든 교회와의 결속을 강화하는 것”(69항)이고, “주교의 봉사는 공동체 내에서, 공동체와 함께,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봉사”다. 그 때문에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이 주교를 선택하는 데 더 큰 발언권을 가질 것을 원한다.”(70항) 사제와 부제는 “시노드 교회 내에서 성직자 간의 협력”을 위해 주교와 함께 봉사한다.(74항) 따라서 “시노드 영성”의 경험이 중요하며, “개인적 및 공동체적 차원에서 영적 깊이가 부족할 경우, 시노달리타스는 단순한 조직적 편의로 축소된다.”(44절) “‘성직주의’는 성직자들이나 평신도들에 의해 권력이 남용되는 형태로서, 이는 교회의 권위가 하느님과 백성을 섬기는 목적을 왜곡하는 행위이다.”(74항) “성직주의는 사제들 스스로나 평신도들에 의해 조장되었을 때 교회 몸에 단절을 일으키며, 우리가 오늘날 정죄하고 있는 많은 악행을 영속시킨다.”(74항) 모두 함께 사명을 위해 교회는 공동체와 선교의 필요에 따라 서품된 직무 외에도 다른 직무들을 채택해 왔다. 문서는 특별히 오늘날 남녀 평신도들이 새로운 봉사와 직무에 참여할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몇 가지 구체적인 필요를 제시했다. 이는 다음과 같다. ▲교회 식별 과정과 모든 의사결정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평신도 남녀의 참여 확대 ▲교구와 교회 기관, 연구소 및 신학 대학에서 평신도 남녀의 책임 있는 위치에 대한 접근 기회 확대 및 이와 관련된 기존 규정을 더 완전하게 실행 ▲봉헌된 남녀의 삶과 은사에 대한 더 큰 인정과 지원 및 교회 내 책임있는 직책에서의 활동 ▲모든 교회 법정 절차에서 자격을 갖춘 평신도가 판사로 활동할 기회 확대 ▲교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존엄성과 권리에 대한 실제적인 인정.

발행일 2024-11-17 제3417호 16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