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민얄라에 솟아난 ‘생명의 물’

출산을 앞둔 산모조차 왕복 2시간을 걸어 물 100리터를 길어오거나 오염된 웅덩이 물에 의존해야 했고, 산모와 신생아 사망이 다반사일 만큼 식수난이 극심했던 탄자니아의 한 마을에 한국 후원자들의 사랑으로 마침내 ‘생명의 물’이 솟아나고 있다. 국제개발협력단체 한국희망재단은 2025년 8월 25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한 ‘생명의 물’ 캠페인 후원금으로 올해 4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주 민얄라 마을 보건소에 태양광발전 식수시설을 완공했다. 시설은 주민 3000여 명에게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인성 질병과 출산 중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고, 물을 긷는 데 많은 시간을 써야 했던 어린이들도 학교에 다닐 여건을 갖추게 됐다. 건조·반건조 지대인 민얄라 마을은 연중 강수량이 적은데 5~10월 건기마저 이어지고, 마을에 자체 식수시설도 없고 마을 유일의 물탱크마저 고갈돼 주민들은 개울, 얕은 댐, 수질이 나빠진 우물과 웅덩이의 흙탕물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수인성 질병을 만성적으로 앓고 산모와 신생아가 함께 숨지는 비극이 잇따랐다. 한국희망재단은 현지 협력단체 ‘더 그레일 탄자니아(The Grail Tanzania)’와 약 6개월 동안 식수시설 건립 공사를 진행했다. 지하 210m 깊이의 관정을 파 건기에도 이용할 수 있는 지하수를 확보하고, 태양광 패널과 펌프를 이용해 물을 2만 리터 규모의 물탱크로 끌어 올리는 시설을 설치했다. 물은 마을 보건소와 초등학교, 여성경제센터 등 3곳에 마련된 식수대로 공급되고 있다. 식수시설이 들어서면서 산모와 어린이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아미나 오마리 씨는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올해 4월 보건소에서 무사히 딸을 낳을 수 있었다”고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민얄라초등학교 학생들은 물을 구하러 먼 길을 오가는 대신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면역력이 약한 5세 미만 아동들이 감염성 질병에 노출될 위험도 줄었다. 깨끗한 물은 주민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주민들은 바나나나무와 채소를 재배하고 나무 심기에도 나섰다. 아홉 자녀를 둔 여성경제센터 회원 율리아 조지 씨는 “가장 힘든 시기에 손을 내밀어 많은 생명을 구해 주신 후원자들에게 같은 어머니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식수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액의 이용료를 걷어 수질검사와 태양광 패널 관리, 시설 점검과 수리에 사용할 계획이다. 위원 10명 가운데 다수가 여성으로 구성돼 지역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여성들이 참여할 기회도 넓어졌다. 한국희망재단 이사장 서북원(베드로) 신부는 “절망만이 흐르던 민얄라 마을에 이제 생명의 물이 흐르는 이 변화는 후원자 여러분의 나눔이 맺은 열매”라며 “앞으로도 물이 없어 고통받는 지역 어디든 찾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적시겠다”고 밝혔다. 한국희망재단은 40년째 물 부족을 겪고 있는 탄자니아 팡가로 마을에도 태양광발전 식수시설을 조성하고자 올해도 ‘생명의 물’ 캠페인(https://campaign.do/uz1T)을 이어가고 있다. ※후원계좌 농협 301-0375-6339-11 (사)한국희망재단 ※문의 02-365-4673 한국희망재단

부천종교인평화회의, ‘제19회 부천종교인 평화통일 기도회’ 8월 9일 개최

부천종교인평화회의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8월 9일 오후 2시30분 인천교구 부천 중3동성당(주임 김영욱 요셉 신부)에서 ‘제19회 부천종교인 평화통일 기도회’를 개최한다. ‘평화의 노래, 하나되는 기도’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도회에서는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4대 종단 종교인이 모여 한반도 평화와 화해, 생명의 가치를 위해 기도할 예정이다. 기도회에서는 부천종교인평화회의 20년 발자취 회고, 4대 종단 대표들의 평화 메시지와 기도문 낭독, 평화 주제 공연과 합창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로 종교와 세대, 이념을 넘어 평화의 가치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부천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의원, 각계 인사도 함께한다. 부천종교인평화회의 공동대표 허원배 목사와 영담스님은 “평화는 특정 종교나 개인의 과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공동의 가치”라며 “창립 20주년을 맞은 올해 기도회가 시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평화를 노래하고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천종교인평화회의는 부천의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종교인들이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종교의 벽을 넘어 지역사회에 참 진리를 전파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2006년 설립한 단체다. 20년 동안 평화통일 기도회와 생명·인권·화해를 위한 연대 활동을 이어오며 지역사회에 평화의 문화를 확산해 왔다. 부천종교인 평화통일 기도회는 종교 간 대화와 협력을 위한 열린 공간을 내어주기로 한 중3동본당 신자들과 본당 주임이자 부천종교인평화회의 공동대표인 김영욱 신부의 적극적인 협력에 따라 2024년부터 올해까지 중3동성당에서 열리고 있다. 김 신부는 “종교는 달라도 평화를 향한 마음은 하나”라며 “함께 드리는 기도와 노래가 우리 지역과 한반도에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8-02 제3502호 4면

서울 금천노인종합복지관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노년층 호응

무인 단말기와 모바일 앱의 보편화로 주문·결제부터 행정·금융 서비스 이용까지 어려움을 겪는 ‘디지털 소외’ 고령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생활 밀착형 교육으로 노인의 디지털 자립을 돕는 가톨릭 사회복지기관의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금천노인종합복지관은 5월부터 디지털 취약계층 노인을 위한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이하 디지털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가 주최하고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와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가 주관한 공모 사업에 선정돼 마련한 생활 밀착형 교육이다. 복지관은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 어려운 노인이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실생활 디지털 교육을 마련했다. 행정·금융·복지 서비스까지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디지털 역량은 노인의 생활 자립과 직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의 71.8%로, 저소득층(97.0%)·장애인(84.1%)·농어민(80.6%)보다 낮았다. 서울 금천구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2.19%이고, 이 가운데 홀몸노인이 약 40%에 달한다. 상반기 디지털 스쿨은 5월 15일부터 6월까지 다섯 차례 진행됐으며, 카카오톡 영상통화를 비롯해 지도 검색, 택시 호출, 간편결제와 송금, 인공지능(AI) 활용 등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익히는데 초점을 맞췄다. 강사 4명이 노인들 곁에서 앱 설치와 본인인증, 인증서 발급 등을 도왔다. 간편결제를 불안해하는 노인들에게는 작동 원리와 금융사기 대처법도 반복해 설명했다. 복지 서비스 신청과 수급 누락을 예방하기 위해 마지막 회기에는 ‘복지로’와 ‘정부24’ 등 공공서비스 앱도 다뤘다. 변화는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톡 송금·결제 이해도는 교육 전 26.3%에서 교육 후 63.2%로 올랐다. 한 참여자는 수업 뒤 편의점에서 카카오페이로 직접 결제한 뒤 영수증 사진과 함께 “지갑 없이도 혼자 물건을 살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는 소감을 나눴다. 자녀에게 선물을 받기만 하던 참여자는 모바일 선물을 직접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수업 평균 출석률은 98%에 달했다. 디지털 격차가 세대 격차와 고립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노인에게 디지털 학습 기회를 보장한 이 사업은 레오 14세 교황이 올해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에서 지적한 노인의 ‘잊힘’에 응답하는 그리스도교적 사회복지 실천으로도 주목된다. 구자훈(프란치스코) 관장은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정보를 찾는 과정은 어르신들이 단순한 돌봄 대상이 아니라 지혜를 나누는 ‘선배시민’이라는 의식을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며 “어르신들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립하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전했다. 복지관은 하반기에도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해 ‘디지털 배움터’ 등의 교육을 이어간다. 일상생활 중심의 테마별 스마트폰 교육으로 호응이 높았던 ‘스마트폰 속 AI 놀이터’를 비롯한 AI 관련 프로그램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실무자 정유진 복지사는 “현장에서 체감한 진짜 복지 효과는 거창한 제도를 이용하는 것 이전에 있었다”며 “디지털 일상생활을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내는 자립의 회복이 이번 사업의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스마트폰 속 AI 놀이터’라는 정규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거두고 있고, AI 교육에 대한 어르신들의 관심과 수요가 높은 만큼, 앞으로도 관련 수업과 특강을 적극 개설해 더 많은 어르신이 디지털 세상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4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반신마비 몸으로 컨테이너집 생활하는 류동환 씨

왼쪽이 마비된 몸으로 인적 드문 컨테이너 집에서 홀로 생활하는 류동환(64) 씨는 높은 계단과 미끄러운 바닥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지난 설 연휴에는 원인 모를 어지럼증 등으로 갑자기 쓰러져 두어 달 병원 신세를 져야 했고, 지난해에도 늑막염으로 쓰러져 한 달간 깨어나지 못했다. 류 씨의 지난 삶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결혼 후 1남 1녀를 둔 류 씨는 17년 만에 말 못 할 사정으로 결혼생활을 끝내야 했다. 이후 두 자녀를 혼자 양육하며 힘들게 살아왔지만, 노력만으로 살아가기에 세상의 벽은 높고 단단했다. 2006년 심근경색으로 죽을 고비를 겨우 넘겼지만, 이때부터 왼쪽 몸이 마비된 채 살아야 했다. 신부전증으로 병원에서는 수술을 제안하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약 처방만 받고 있다. 당뇨를 앓으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인슐린 주사를 맞고 약을 복용한다. 자녀들은 몸이 불편한 아버지 손에 자라면서도 착실하고 건강하게 성장했다. 하지만 아들은 3년 전 교통사고로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형용할 수 없는 충격과 비통함에 류 씨는 그동안 자신의 삶을 지탱해 오던 희망과 의지를 한순간에 잃어버렸다. 결혼 후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딸은 생활 형편이 넉넉지 않고 아직 자녀들이 어린 관계로 자주 만나지 못한다. 우여곡절 끝에 류 씨는 수년 전부터 경북 성주에 작은 땅을 구해 컨테이너 집을 지어 살고 있다. 류 씨 입장에서는 겨우 마련한 집이지만, 마비된 몸으로 살기에는 매우 불편하고 위험한 장소다. 생활 공간은 폭염과 혹한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별도로 있는 세탁실과 화장실은 위생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간이 형태의 화장실은 계단이 높아, 비나 눈이 내리면 미끄러워 사고 위험이 매우 크다. 주거 환경 개선이 시급하지만, 주거지의 지목(地目)이 ‘밭’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는다. 쉽게 말해 ‘불법건축물’인 것이다. 지자체나 LH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으려 해도 관련 법과 제도상 지원이 불가능하다. 방법이 있다면, 현재 주거지의 지목을 밭에서 ‘대지’로 변경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이동식 주택이나 소형주택을 지어 합법적으로 정화조를 매설하고, 현대식 화장실을 설치해 생활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기만 해도 류 씨는 주거권을 보장받고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장애인이자 기초생활 수급자로 매달 80만 원씩 나오는 지원금이 전부인 류 씨에게는 그저 꿈같은 바람이다. 파티마재가노인통합지원센터 센터장 황정숙 수녀(엘리사·툿찡 포교 베네딕도수녀회)는 “안전하고 편리한 주거 환경만 마련되더라도 어르신 삶의 질과 행복 지수는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어르신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이어 나가실 수 있도록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6년 7월 22일(수) ~ 2026년 8월 11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발행일 2026-07-26 제3501호 4면

취약계층 발굴부터 방문 돌봄까지…복지관·기업 ‘동행’

가톨릭 사회복지시설과 기업이 취약계층 발굴부터 후원, 임직원 봉사까지 유기적으로 연계한 생활 밀착형 돌봄을 펼쳐 주목받고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등촌7종합사회복지관은 통합을 앞둔 LCC 3사(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이하 통합 LCC) 임직원들과 7월 15일 서울 등촌주공7단지와 강서구 지역 저소득·취약계층 190가구를 방문해 냉감이불을 전달하는 ‘통합 LCC와 함께하는 여름철 맞이 냉감이불 나눔’을 진행했다. 통합 LCC 임직원들은 복지사들과 함께 각 가정을 방문해 주민의 건강과 생활 상태를 살피고, 주민들에게 전할 편지를 손수 적어 지원 물품과 함께 전달했다. 복지관이 위치한 서울 강서구 일대는 저소득 1인 가구와 고령·장애·만성질환 주민이 다수 거주한다. 이들은 냉방비 부담과 건강 문제 등으로 폭염에 더욱 취약해 지속적인 돌봄과 생활 지원이 필요하다. 이에 복지관은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문제, 고립 등으로 폭염 대응 역량이 현저하게 낮은 주민을 중심으로 대상 가정을 선정했다. 복지관과 통합 LCC의 지역사회 협력은 2024년부터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노후시설 개보수와 장애인 식생활 지원을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식료품 꾸러미와 냉감이불 지원 등 주민들의 일상과 안전을 살피는 활동으로 지원 범위를 넓혔다. 복지관은 기업과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결해 취약계층을 위한 생활 밀착형 돌봄을 앞으로도 이어갈 계획이다. 통합 LCC는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실질적인 나눔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철우(요한 보스코) 관장은 “등촌7종합사회복지관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지역주민의 생활 안정과 사회적 고립 예방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복지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서로의 삶을 살피고 함께 살아가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입력일 2026-07-24

서울 신당종합사회복지관, ‘CS생명존중문화만들기’ 전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신당종합사회복지관이 취약계층 주민을 ‘생명존중활동가’로 양성해 홀몸노인의 고립을 예방하는 ‘CS(Caritas Seoul) 생명존중문화만들기’(이하 CS) 사업을 펼치고 있다. 복지 서비스의 대상이던 주민이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의 안부를 살피고 일상을 나누는 주체로 나선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방적인 지원 방식과 차별화된다. CS 사업은 2014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7개 종합사회복지관(등촌7·동작·상계·신당·유락·중곡·한빛)이 시작했다. 자살과 사회적 고립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보고, 주민들이 서로를 살피며 생명 존중 문화를 넓혀가는 사업이다. 복지관은 사업 초기부터 참여해 지역 특성에 맞는 활동을 이어왔다. 복지관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뚜렷이 구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일방적으로 베푸는 형태는 때로 상대에게 부담을 주거나 자신이 소외됐다고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동가들도 처음에는 복지관의 사례 관리 대상자였다. 우울증과 알코올 의존, 장애 등으로 사람들과 단절된 채 자신을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으로만 여겼다. 그러나 복지관 중장년 정서 모임에 참여해 함께 식사하고 반찬을 만들며 조금씩 의욕을 되찾았다. 이들은 매주 한 차례 이상 홀몸노인의 집을 방문하거나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 한 번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마을 프로그램에도 동행해 노인들이 자연스럽게 이웃과 어울리고 바깥 활동을 늘리도록 돕는다. 활동가 김혁재(가명) 씨는 “나도 외로움을 겪어 봤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적적함과 상처를 잘 이해한다”며 “처음에는 경계하던 분들이 손을 잡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립된 주민에게 다가가는 일은 쉽지 않다. 상대가 자신을 동정한다고 느끼면 오히려 문을 닫고 만남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활동가들은 자신의 삶을 먼저 솔직하게 들려주고 꾸준히 안부를 확인하며 천천히 신뢰를 쌓는다. 신앙 활동도 병행한다. 미술치료와 상담 교육을 받은 협력 수녀들은 노인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원할 경우 묵주기도나 화살기도를 함께 바치며 신앙 안에서 위로를 전한다. 홀몸노인 염영운(가명) 씨는 “처음엔 동정인 줄 알고 문도 안 열어줬지만, 매주 와서 자기 삶을 나누고 내 아픔에 눈물 흘려주는 모습에 진짜 이웃이라는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복지관은 CS 사업을 기존 사례 관리 사업과 연계해 고독사 예방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중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고립 위험이 있는 홀몸노인과 활동가를 연결한다. 사업을 담당하는 손일강 복지사는 “지역 사정을 잘 알고 비슷한 생활환경을 경험한 주민들이 직접 이웃을 살피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며 “주민들이 일상에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유기적인 생명망을 만들어가도록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신당종합사회복지관은 1994년 문을 열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인간 존중을 바탕으로 취약계층의 생활 안정과 자립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4면

평화삼천, 라오스에 ‘왕마이 직업기술교육센터’ 개소

국제개발협력 NGO인 사단법인 평화삼천이 교육과 취업 기반이 부족한 라오스 청년들을 위한 자립 터전을 마련했다. 평화삼천은 7월 6일 라오스 후아판주 현지에서 ‘왕마이 직업기술교육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개소식에는 평화삼천 운영위원장 박창일 신부(요한 사도·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와 후아판주 부주지사, 부교육청장 등 현지 주요 관계자 40여 명과 1기 교육생 20명이 참석했다. 후아판주는 산간 지역에 자리해 기반 시설과 일자리가 부족하다. 특히 기후와 지형 여건 탓에 농업만으로 충분한 소득을 얻기 어려워,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도 생계를 이어갈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 이에 청년들의 취업 역량을 높이고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직업기술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평화삼천은 이러한 지역 현실을 고려해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직업기술교육센터를 건립했다. 교육생들이 센터에 머물며 교육받을 수 있도록 기숙형 시설로 꾸몄으며, 1층 건물에 재봉실과 기숙사, 조리실, 사무실 등을 갖췄다. 센터의 첫 교육과정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재봉 교육이다. 1기 교육생 20명은 개소식 당일부터 7월 31일까지 센터 기숙사에 머물며 전문 재봉 기술을 익히고 자립의 꿈을 키우게 된다. 박창일 신부는 축사에서 “‘왕마이’는 라오어로 ‘새로운 희망(ຫວັງໃໝ່)’을 뜻한다”며 “왕마이 직업기술교육센터가 후아판주 청년들이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 새로운 희망을 키워나가는 소중한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평화삼천은 재봉 교육을 시작으로 컴퓨터와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직업기술교육 과정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지역 학교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후아판주 청년들의 취업 역량을 높이고 안정적인 자립 기반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평화삼천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평화’를 기치로 2003년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다. 초기에는 남북 간 교류협력과 인도적 대북 지원사업을 통해 민족 화해와 통일에 기여하는 데 주력했으며, 2008년부터는 베트남, 라오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로 활동 반경을 넓혀 빈곤 퇴치와 기초생활 보장, 교육 및 보건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오고 있다.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5면

인천교구 해양사목부, 세계 바다 주일 기념미사 “고립과 위협에 놓인 선원들과 연대”

인천교구 해양사목부는 7월 12일 인천 강화 동검도 채플 갤러리 경당에서 후원회원들과 함께 세계 바다 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참석자들은 중동 호르무즈해협의 무력 충돌과 봉쇄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선원들을 비롯해 전 세계 해양 노동자들의 안전과 치유를 청하고, 이들을 돕는 모금에 동참했다. 해양사목부 부국장 김현우(바오로) 신부는 강론에서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의 2026년 세계 바다 주일 메시지를 인용해 해양 노동자들이 직면한 고립과 위기 상황을 설명했다. 김 신부는 “오늘날 바다는 사람과 국가를 잇는 연결망이기보다 긴장과 불안, 전쟁의 터전이 되고 있다”며 “해양 노동자들은 오랫동안 불확실성과 어려움에 놓여 왔고, 이제는 무력 충돌로 사실상 선내에 갇힌 채 식량 부족과 생명의 위협까지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들이 뭍에 있는 우리에게 기억되고, 환영받으며,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 중 진행된 모금에는 총 3000유로(약 520만 원)가 모였다. 기부금은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산하 국제 해양사목 ‘스텔라 마리스(Stella Maris)’ 본부로 전해져 선원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쓰일 예정이다. 스텔라 마리스 사무국장 리첼레 살리나스 신부가 제안한 ‘전후 위기 상황에서의 사목적 돌봄과 정신과적 치료를 위한 도움’에 협력하는 취지다. 김 신부는 “디지털 시대에도 선원들은 줄어든 승무원 수와 짧은 육상 휴가, 빠듯한 운항 일정 등의 어려움 속에서 더욱 깊은 고립을 경험하고 있다”며 “효율적 시스템이나 피상적인 말 이상의 관심이 필요한 선원들에게 많은 분이 따뜻한 연대로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교구 해양사목부는 1988년 발족 이래 인천항에 정박한 상선과 도서지역 어선원들을 찾아가 방선(배 방문) 미사, 생필품 나눔, 상담 및 복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미등록 외국인 어선원들이 겪는 사고로 인한 사망, 부상 등에 대해 장례비 및 치료비 등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까지 손을 내민다. 교구 해양사목부는 동아시아 지역 해양사목과 국제 해양사목 네트워크 ‘스텔라 마리스(Stella Maris)’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후원계좌 신협 131-002-129108 해양사목 ※문의 032-765-6974 인천교구 해양사목부

발행일 2026-07-19 제3500호 4면

“주검 위에 건설 없다…‘건설의 날’을 ‘건설안전의 날’로”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 등 천주교를 비롯해 개신교, 원불교 등 4대 종교와 건설 산재 유가족들은 7월 9일 건설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앞에서 ‘주검 위에 건설 없다 – 안전한 건설 현장을 촉구하는 건설산재 유가족·성직자들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이날 유가족들은 ‘건설 산재 유가족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드리는 편지’에서 “우리는 산재 사고로 잃은 가족을 다시 만날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건설 현장으로 향하는 누군가의 가족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생명안전기본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장에서 실제로 사람을 살리는 법이 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게 보완해 달라”고 호소했다. 인우종합건설 산재 사고로 사망한 고(故) 문유식 씨의 딸 문혜연 씨는 유가족 발언에서 “이동식 비계에서 추락하신 아버지는 일주일간 사경을 헤매다 숨을 거두셨다”며 “현장에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모조차 없었고, 바퀴 달린 비계에는 난간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불운으로 돌아가신 게 아니라 생명보다 비용을 앞세우고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현장의 방치가 만들어 낸 명백한 인재”라고 전했다. 문 씨는 또 “오늘 이곳 건설회관에서는 성과를 자축하는 잔치가 열리고 있지만, 그 뒤편에 비용과 효율에 밀려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과 피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의 죽음을 외면한 ‘건설의 날’은 부끄러운 잔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유가족들뿐만 아니라 성직자들의 호소도 이어졌다. 천주교에서는 서울 노동사목위원장 김비오(비오) 신부가, 개신교에서는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모임 ‘고난함께’ 대표 전남병 목사가 목소리를 보탰다. 참가자들은 이어 ▲기념행사에 ‘산재 희생자 추모 묵념’ 순서 마련 ▲안전한 건설현장 조성을 위한 사회적 대화체 구성 ▲건설단체연합회와 국토교통부 차원의 산재 사망 근절 대책 수립 ▲‘건설의 날’을 ‘건설안전의 날’로 변경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천주교 측에서는 김비오 신부를 비롯해 서울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하성용(유스티노) 신부, 작은형제회 JPIC 위원장 양두승(미카엘) 신부 등과 수도자들이 참가했다. 최근 6년간 건설 산재 사고 재해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로 인정한 인원을 기준으로 보면 2020년 2만 6799명이었던 건설 산재 사고 재해자 수는 2025년 3만 6059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특히 2025년 건설업 분야에서 질병사망자 외 ‘현장 사고’ 사망자 수만 361명에 이른다.

입력일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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