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에너지전환대회 준비위, 정부의 에너지 정책 대응책 모색 토론회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신규 핵발전소 건설 등 정부가 원전 최강국 건설을 향한 행보를 이어 나가는 가운데, 이로 인한 불평등한 현실에 놓인 지역주민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316에너지전환대회 준비위원회는 4월 25일 오후 3시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에너지 정책에 맞서는 탈핵·에너지·기후 운동 대응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정책위원은 “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계,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고준위특별법 제정 추진과 함께 최근 원전산업지원특별법 제정 통해 원전생태계 복원에 힘을 싣고 있다”며 “반면 온실가스 감축 정책, 재생에너지 확대는 미온적 접근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윤 정부의 기후에너지정책에 대해 평가했다. 에너지정의행동 이영경 사무국장은 “불평등한 기후대응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피해자는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라며 “기후정의 안에서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시킬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대응 방안에 대해 이 사무국장은 “윤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이 핵 진흥으로 폭주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공동의 인식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탈핵, 송전망, 재생에너지, 민영화, 탈석탄, 정의로운 전환 등의 의제를 어우르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석 정책위원도 “산재한 기후위기 문제를 우리 안에서 각자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기후시민의회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수술하면 살 수 있대요…이 아이 살려주세요”

카자흐스탄에서 온 올자스(33)와 알리마(28) 부부는 한창 태어날 아기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있던 임신 23주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산전 검사 결과 아기의 심장에 3.6mm의 구멍이 있다는 것이다. 이름도 생소한 아기의 병명, 심실중격결손증은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중간 벽에 구멍이 있는 질환이다. 엄마 알리마씨는 아기 인나야가 처음 병을 진단받았을 때부터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고 또 바랐다. 하지만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수술이 이어졌다. 올해 2월 3.2kg으로 태어난 인나야는 청색증도 관찰돼 호흡을 돕는 수술을 받았다. 알리마씨는 “아기를 처음 봤을 때 우는 아기를 보고 그저 괴로워할 수밖에 없었다”고 힘들게 말했다. 3.6mm인 심장의 구멍 크기는 심실중격결손이 큰 경우라 바로 교정 등의 수술을 하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었기에, 아기는 태어난 지 보름 만에 심장의 부담을 완화 시켜주는 폐동맥밴딩 수술을 먼저 받았다. 6개월경이 되면 2차 수술인 단심실 교정 예정이며, 만 3세경에는 3차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알리마씨는 “이 복잡한 수술들을 아기가 견뎌낼 수 있을지도 문제지만, 비자가 없기 때문에 비싼 수술비 걱정으로도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광주이주민지원센터의 허 발렌티나 수녀(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는 “이렇게 어려운 경우 안타깝게도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려는 사람들도 있다”며 “하지만 이 부부는 아기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여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엄마 알리마씨는 2017년, 아빠 올자스씨는 2018년에 카자흐스탄에서 돈을 벌러 여행 비자로 한국에 왔다. 외롭고 힘든 시간, 서로를 만나 의지하며 사실혼 관계로 지내다가 올해 아기를 낳게 됐다. 알리마씨는 임신 후 잦은 병원 검사로 경제적인 활동을 중단해야 했고, 올자스씨는 공사 현장에서 비정기적인 일용직으로 하루 8~10만 원 정도씩 월 200여만 원을 벌고 있다. 다세대 주택 원룸 월세에 공과금, 생필품과 본국 송금이 고정 지출되기에 아기가 퇴원 시 고지받은 8800만 원이 넘는 병원비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다행히 광주이주민지원센터를 만나 센터에서 모은 돈과 지인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지불해 병원비는 8000여 만 원이 남은 상태다. 아기가 6개월이 됐을 때 수술을 받으려면 건강을 유지하고 체중을 늘려야 하는데, 병의 특성상 아기 체중이 잘 늘지 않는다. 숨을 헐떡이며 모유를 잘 먹지도 못하는 아기를 볼 때면 엄마 알리마씨는 가슴이 미어진다. 병 때문에 호흡기 감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잦아서 아기는 퇴원 후에도 병원 입원과 퇴원을 다시 해야 했다. 허 수녀는 “아기가 열이 안 떨어지고 있을 때 아기 엄마가 앉아 있지도 못하고 많이 힘들어 보였다”고 전했다. 올봄엔 아기와 가족이 함께 벚꽃놀이도 가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화목한 가정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다는 올자스씨 가족. 엄마 알리마씨는 “딸의 빠른 회복을 위해 매일 주님께 기도한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허 수녀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가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 성금 계좌(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5월 1일(수) ~ 5월 21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5-05

노동사목, 변화 환경 발맞춘 사목적 접근 필요

가톨릭교회 노동사목은 1891년 발표된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로 시작됐다.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가 자리 잡으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기업인의 착취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레오 13세 교황은 회칙을 통해 가난하고 약한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분배정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한국교회의 노동자에 대한 관심도 산업화와 연결된다. 수출주도형 경제개발에 따른 저임금 정책과 외국인 투자 기업을 위한 특례법 제정 등으로 노동자가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자 한국 주교단은 「우리의 사회 신조」(1967)를 발표하고 노동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혔다. 이후 교회가 노동사목이라는 명칭으로 전담사제를 두고 노동자와 동행을 시작한 것은 1984년이다. 당시 교회가 만난 노동자는 경제적 빈곤에 놓인 육체노동자였다. 그들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고, 노동 현실을 분석하고 올바른 노동관을 교육하며 40년을 보낸 사이 한국의 노동시장은 급격하게 변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산업별 취업자를 살펴보면, 1985년 선두에 있었던 농림어업과 광공업은 17년이 지난 2002년 도소매음식숙박업과 개인·사업·공공서비스업에 자리를 내줬다. 1989년 이후 광공업 취업자 비중이 줄어드는 탈산업화가 진행됐고,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기업이 유연한 조직을 추구함에 따라 임시일용직 고용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심각한 고용불안 문제를 야기했다. 기술 발전으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도 등장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플랫폼 종사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크게 증가해, 2022년에 약 292만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1990년대 이후 유입된 이주노동자, 고령화로 인한 60세 이상 노인 노동자 증가도 한국 노동시장의 현주소다. 이는 생산직에 국한했던 노동자의 개념을 확장시켜 40년 전과 다른 사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시장이 변하면서 제도적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지난해 6월 마련한 이동노동자 쉼터는 이 시대 소외된 노동자와 함께 걷고자 하는 교회의 관심과 노력을 보여준다. 쉼터 개소 당시 노동사목위원장이었던 양성일 신부(시메온·인천 마니산본당 주임)는 “코로나 시기에 늘어난 이동노동자들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쉼터를 기획하게 됐다”며 “어떤 노동 형태든지 인간의 존엄함을 해치는 환경이라면 교회는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애써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의 초기 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육체노동의 존엄성에서 비롯됐다면 훗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인간 노동의 가치를 결정하는 근본은 우선적으로 노동의 종류가 어떤 것이냐에 있지 않고 노동을 하는 사람이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에 있다”(「노동하는 인간」 6항)며 보다 폭넓은 의미로 해석했다. 이는 교회가 사목해야 할 대상이 생산활동을 하는 사회 구성원 전체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40년 넘게 노동자와 함께하고 있는 서울대교구 주수욱(베드로) 신부는 “노동사목이 결코 특수 사목의 한 형태가 아니라 보편적 사목이라는 교회 구성원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교회의 노동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며 “교회는 지금의 현실을 똑바로 보고 소외된 노동자들과 복음적 가치를 나누며 사도적 공동체를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024-04-28

한국희망재단, 방글라데시 빈곤아동 위한 ‘따스한 밥 한 끼’ 캠페인

5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서북원 베드로 신부)이 4월 22일~5월 31일 ‘따스한 밥 한 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소수민족 빈곤아동이 대부분인 방글라데시 성안토니오박스텔라학교 학생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급식과 간식 지원을 목표로 하는 캠페인이다. 학교는 원래 산티 라니(Santi Rani) 수녀회가 고아들을 데려다 공부를 가르치며 보살피던 성당 베란다에서 출발했다. 한국희망재단과 방글라데시 카리타스의 협력으로 2013년 학교가 건축됐다. 보호자가 없는 아동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2017년 기숙사 건물을 지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남녀 아동 60명이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수녀들이 주축이 된 교사 5명이 가난한 아이들이 제대로 음식을 섭취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사랑으로 보살피며 학교를 운영한다. 영양결핍을 겪는 아동들을 위해 급식과 간식, 교복과 기초 교육 물품을 제공하고 있다. 재학생 150여 명 대다수가 고아나 편부모 가정의 빈곤아동이다. 학교가 있는 마을 주민들은 땔감을 줍거나 수레를 끄는 등 일용직 노동으로 생활한다. 대부분 문맹이라 자녀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지역의 많은 아동이 수업료, 교과서, 교구, 교복, 통학 비용 등 연간 20만 원가량의 교육비가 없어 학교를 등지고 부모의 문맹과 빈곤을 대물림한다. “저는 하루 한 끼밖에 못 먹거나 그마저도 못 먹는 날이 많았어요. 어릴 적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홀로 남매를 키우시는 어머니가 종일 공장에서 일하기 때문이에요. 주변에 돌봐줄 친척이나 어른은 없었습니다. 학교로 진학하면서 친구도 사귀고 급식을 먹게 돼 행복해요.” 빈곤 지역 아이들이 학업을 이어가고 건강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영양 지원이 필요하다. 캠페인을 통해 모인 기금 전액은 방글라데시 카리타스를 통해 학교 학생들 급식, 간식 마련에 사용된다. 이사장 서북원 신부는 “학교 어린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따스한 밥을 선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수업료만으로는 자체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신자들의 사랑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재단은 2007년 인도 첸나이 지역 달리트 공부방을 시작으로 현재 아시아, 아프리카 7개국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양질의 교육을 받아 빈곤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후원계좌 농협 063-01-206556 예금주 (사)한국희망재단 ※ 문의 02-365-4673

2024-04-28

삶의 행복한 순간 선물한 한 장의 ‘인생샷’

“사진 속, 생각보다 멋있는 제 모습을 보니 ‘나도 소중한 사람이 맞구나’ 하는 기쁨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내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노숙인 박길성(79)씨는 4월 19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영성센터 앞 운동장에 펼쳐진 ‘장수사진’ 촬영 텐트를 찾았다. “월남전 이후 누가 내 모습을 찍어준 적이 없다”는 그는 촬영을 마친 뒤 “나도 몰랐던 내 행복한 모습을 발견하니 무덤까지 간직할 소중한 선물을 얻은 기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노숙인 무료 급식소 명동밥집(센터장 백광진 베드로 신부)은 올해 노숙인 자활사업 일환으로 지난 3월 무료 ‘장수사진’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달 3회 이·미용 서비스, 긴급의료지원 및 심리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쳐왔듯 노숙인들에게 단순히 밥만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인간다운 삶을 지원하고자 기획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고 살기 쉬운 노숙인들에게 아무 대가 없이 ‘인생샷’(살면서 가장 잘 찍은 사진)을 남겨줌으로써 소중한 추억을 기록해 주고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자긍심을 높여주는 것이 취지다. 촬영기사는 명동밥집에서 3년째 봉사하는 전문 사진작가다. 그 사람의 가장 멋진 모습을 선사해 주고자 노숙인에게 의자 위 포즈를 취하거나 환하게 웃어보게 돕는다. 사진은 2주간 선별, 프로그램 보정 등 작업을 거쳐 전시용으로 쓰이는 아크릴 액자에 끼워져 노숙인 품에 안겨진다. 정영길 작가(타대오·서울 용산본당)는 “정형화한 증명사진과 달리 개인의 고유한 매력을 끌어내는 프로필 사진을 찍어 드리고 있다”며 “노숙인들이 사진을 통해 가장 행복했던 자신을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보세요, 웃으시니까 이렇게 화사하고 보기 좋잖아요. 앞으로는 많이 웃고 다니셔요~!” 흉터, 듬성듬성 빠진 이…. 자신도 소중한 사람임을 확인하고 싶지만 감추고 싶은 삶의 멍에 때문에 촬영을 주저하는 노숙인들도 있었다. 하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누구나 한 인격체”라며 편안히 대해주는 작가의 진심, 결과물에 듬뿍 녹아난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에 노숙인들은 크나큰 자아 긍정을 맛본다. 명동밥집을 찾는 어르신 손님이 많은 만큼 “죽으면 영정 사진으로 꼭 쓰고 싶다”는 반응은 이미 익숙하다. 친구의 ‘장수사진’을 보고 이날 촬영을 신청하러 온 김정주(88)씨는 “자기 존중을 모르고 살다가 죽음을 맞게 되는 사람들에게 아무 대가 없이 ‘소중함’을 안겨주는 봉사자·직원들께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센터장 백광진 신부는 “무연고자의 경우 임종 시 걸어둘 사진 한 장 없는 분들이 많다”며 “그들도 자기 사진을 간직해 ‘나도 세상에서 이렇게 살다가 간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수사진’ 서비스는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영성센터 앞 운동장에서 매달 넷째 주 금요일 오전 10시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촬영은 둘째 주 수요일에 진행한다.

2024-04-28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 ‘녹색 지구를 위한 나무 심기 캠페인’ 모금 활동

“지구야, 나무 줄게 희망 다오~” 한국 순교 복자 수녀회(총장 이순이 베로니카 수녀, 이하 수녀회)가 모금을 통해 몽골에 나무를 심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수녀회는 ‘찬미 받으소서 7년 여정’ 2년 차(2023년 5월 24일~2024년 5월 23일) 활동으로 전 회원 공동실천 목표인 국제 NGO ‘푸른아시아’와의 프로젝트 ‘녹색 지구를 위한 나무 심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수녀회 회원, 재속복자회 회원 등 총 1096명은 캠페인에 따른 ‘나무 한 그루 2만 원 봉헌’ 1, 2차에 적극 참여, 약 4600만 원을 푸른아시아에 기부했다. 1차 모금액 1900만 원은 몽골 다신칠링 지역에 나무 950그루를 심는 ‘복자 숲’ 조성에 사용했으며, 2차 모금액 2767만 원으로 구입한 나무 1380그루는 바양항가이에 심을 예정이다. 캠페인은 일상에서 생산·소비 과정을 통해 만들어 내는 탄소 발자국의 영향을 성찰하며 기후변화와 사막화로 인한 피해 지역에 나무를 심어 환경난민들의 환경적·경제적·사회적 자립을 돕고자 하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오기출 푸른아시아 상임이사는 “24년 전 몽골을 방문했을 때 급격히 사막화가 진행되는 모습에 충격을 받고 나무 심기를 통해 생명을 되찾아 주는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몽골은 대초원으로 유명했는데 기후변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아버리면서 국토의 80%가 모래밭처럼 황폐해졌다”며 “나무 한 그루에 황사와 미세 먼지, 온실가스를 삼키는 힘이 다 있어 몽골에 숲이 생길수록 한국과 일본의 공기가 맑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수녀회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발맞춰 탄소중립실천을 위한 ‘원내 생태돌봄의 날’을 정해 정원을 가꾸며 생태감수성을 키우고 있다. 또한 텃밭에서 각종 채소를 직접 길러서 밥상에 올리며 건강한 먹거리로의 전환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조를 구성해 수녀원 주변 골목을 청소하고 있으며, 생태 위기 속에 울부짖는 지구를 알리고자 거리 피케팅 활동을 하는 등 크고 작은 실천과 연대 행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4-04-28

신자 국회의원 80명, 교회 가르침 따라 현안 풀어가길 기대

제22대 국회에서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 80명이 의정활동을 하게 됐다. 본지가 4·10 국회의원 총선거 지역구 254명과 비례대표 46명의 당선자를 확인한 결과 천주교 신자가 80명(4월 16일 현재)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은 총 161석 중 53명이, 국민의 힘은 90석 중 16명이 천주교 신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자도 신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300명 중에 신자 비율은 27%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25%) 보다 상승했다. 총인구 대비 한국교회 신자비율(2022년 말 11.3%)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치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지역구 48석 가운데 신자인 당선자가 15명으로 31%에 달했다. 경기도의 경우, 60개 지역구 가운데 신자 당선자가 22명(37%)나 됐다. 대전광역시도 7개 지역구 가운데 4곳의 당선자가 신자다. 안양시의 경우 3개 지역구(만안구, 동안구 갑·을) 당선자 모두 신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비례대표는 46석 가운데 신자가 1명으로, 각각 더불어민주연합 2명, 국민의 미래 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총선 전, 주교회의가 각 정당에 보낸 노동, 민족화해, 생명윤리, 생태환경, 정의평화 등 각 분야와 관련된 정책질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힌 만큼 제22대 국회에서는 교회가 주목하는 사회적 현안을 그리스도교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풀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24-04-17

청년밥상 문간, ‘슬로우(SLOW)점’ 개점

“천천히 오래 끓여야 깊은 맛이 나는 김치찌개처럼, 조금 느리지만 더 따뜻하게 천천히 오래 함께해 보겠습니다.”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채용하는 ‘상생일터’ 청년밥상 문간(이사장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 이하 청년문간) 슬로우(SLOW) 대학로점(이하 슬로우점)이 3월 29일 서울 종로구 동숭3길 33 현지에서 개점했다. 이날 열린 개점식에서는 10주간 직무 교육을 마친 경계선 지능 청년 11명이 수료증과 채용장을 받으며 자립과 성장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사장 이문수 신부(글라렛선교수도회)는 사회 안전망에서 소외된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고용해 자립을 돕고자 지난해 1월 슬로우점 개점을 추진했다. 이들은 장애정도판정기준에 명시된 지적장애(지능지수 70 이하)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지능지수 100~105)에 미달해 보통보다 느린 학습 능력으로 인해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 아직 국가 차원의 지원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가 학령기 취업으로 연계되는 기술 습득 기회가 부족해 단기 아르바이트 경험 외에는 안정적 일자리를 가지기 힘들다. 이에 따라 청년문간은 2019년부터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발굴하고 취업 훈련 등을 지원한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관장 이성복)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1월 실습 교육에 착수했다. 경계선 지능 청년 20여 명이 청년문간 정릉점에서 서빙, 조리 보조, 홀 정리 등 다른 일터에서도 일을 할 수 있도록 업무 역량을 키웠다. 이성복 관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어려운 청년들에게는 따뜻한 밥을 제공하고, 그들보다 약간 느린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큰일을 해내신 이 신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의 많은 분야에 경계선 지능 청년들이 적응해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신부는 개회사를 통해 “대학로에서 개점한 첫 슬로우점이 잘 정착하면 앞으로 다른 슬로우점이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많은 분이 마음을 모아 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4월 1일부터 정식 영업하는 슬로우점은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오후 5시시부터 8시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계선 지능 청년들에게 안전한 근무 환경을 위해 주방에는 인덕션 화구가, 홀에는 인덕션 테이블이 배치됐다. 3000원에 김치찌개를 제공하는 청년문간은 후원과 기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지속적 운영을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 지점마다 월평균 600만 원가량 적자가 나고 있다. 슬로우점 이지혜(이스베리카) 점장은 “식재료를 썰고 뜨거운 냄비를 들고 서빙하는 등, 가르쳐주는 대로 열심히 잘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선입견을 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의: 02-741-6031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 후원 계좌: 농협 301-0272-7703-61, 신협 131-021-295883 예금주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2024-04-07

삼척시민 10명 중 7명, “석탄화력발전소 폐쇄하라”

삼척석탄화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삼척의 시민 10명 중 7명이 발전소의 가동율을 줄이고 조기 폐쇄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기후위기 정책과 공약 등 정치권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답변도 50%에 달했다.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와 기후환경연대 등 종교·시민단체는 3월 20일 삼척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삼척에 건설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는 현재 공정율 90%가 넘어섰다. 1호기는 3월 말, 2호기는 9월 말에 상업운전을 앞두고 있다. 가동이 시작되면 삼척 지역에 심각한 환경오염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시민·환경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동해·삼척·태백·정선 선거구 후보들에게 “삼척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 약속하고 기후공약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3월 17일부터 18일까지 삼척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9.6%의 삼척시민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율을 줄이고 조기폐쇄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52.2%는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기후위기 정책, 공약 등 정치권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답변도 49.2%에 달했다. 이에 따라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를 비롯한 종교·시민단체는 “기후위기 시대에 자격 있는 정치인이 되려면 지금이라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함께 정의로운 전환을 공약해야 한다”며 “삼척시민의 절대적인 여론에 귀를 기울이고 삼척시민의 요구에 즉시 응답할 것을 유권자의 이름으로 명령한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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