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구, 노동자 주일 기념 ‘독서·영화 감상문’ 시상식 열어

인천교구가 제25회 노동자 주일을 맞아 노동의 가치를 책과 영화로 성찰하며 노동자들과의 연대 의지를 다졌다. 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5월 7일 노동자센터에서 ‘제25회 노동자 주일 기념 독서·영화 감상문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 공모전은 플랫폼 노동자 등 법적 사각지대의 노동 의제를 알리고자 기획됐다. 감상문 대상 도서는 「사랑과 노동」과 「플랫폼은 안전을 배달하지 않는다」, 영화는 <미안해요, 리키>였으며, 총 43편의 감상문이 접수됐다. 대상은 임신과 출산으로 불가피하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낀 실제 경험과 라이더로 일하는 가족의 삶을 연결 지어 배달 노동의 존엄함을 신앙인의 눈으로 풀어낸 박하연(안나·부천 중3동본당) 씨가 받았다. 아울러 특수 고용 노동자로 자신의 산업재해 경험, 교육자로서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들에게 전하고 있는 노동의 가치와 희망, 예술 노동과 배달 노동 당사자로 겪은 현실과 소회 등을 다룬 감상문도 각각 우수상과 장려상을 받았다. 노동사목위원장 김지훈(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는 “플랫폼 노동도 노동권임에도 노동인권이 자리 잡지 못하고 AI 노동으로 노동자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현실에서, 노동 현장의 복음 실천은 최우선 과제”라며 연대를 강조했다. 교구는 이날 시상식에 앞서 5월 3일 고잔성당에서 제25회 노동자 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이동 노동자 응원 캠페인을 전개했다. 교구는 2001년 2월 1750명이 해고 당한 인천 부평 대우자동차 노동자들과의 연대를 계기로, 신자유주의 물결 속 노동 소외와 불평등 문제에 대응하고 노동자 권익을 보호하고자 2002년부터 전국 교구 중 유일하게 노동자 주일을 제정했다. 교구는 매년 5월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이자 노동절인 1일 전후로 노동자 주일을 기념하고 있다. 위원회는 교구 이동 노동자 쉼터 ‘엠마오’ 운영과 사회교리 학교 등 연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 제25회 노동자 주일 기념 독서·영화 감상문 공모전 수상작 모음집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4면

“단죄 대신 용서를”…주교회의 사폐소위, 사형제도 폐지 기원 음악회 개최

사형제도 폐지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음악이라는 보편적 언어로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전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이하 사폐소위)는 5월 7일 수원교구 용인 구성성당에서 2026 사형제도 폐지 기원 음악회 ‘평화를 말하다 생명을 노래하다’를 개최하고, 인격의 불가침성과 인간 생명의 가치를 되새겼다. 이번 음악회는 가톨릭신문사가 후원하고 사폐소위와 cpbc 가톨릭평화방송이 공동 기획했다. 행사 중에는 사폐소위 위원장 김주영(시몬) 주교와 위원 김형태(요한) 변호사, 장일범(발렌티노) 아나운서가 사형제도의 부당성과 복음에 담긴 생명의 가치를 나누는 특별 대담도 열렸다. 김 주교는 요한복음 8장의 ‘간음한 여인’ 일화를 인용해 용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김 주교는 “인간의 존엄성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수 있는 것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 기회까지도 박탈하는 사형제도는 부당하다”며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가르침처럼 죄와 죄인을 구분해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흉악 범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우리는 모두 죄를 짓고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용서에 대한 가치를 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등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요청도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인격과 존엄을 파괴하는 사형은 절대 안 된다는 교리서의 내용에 따라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며 “사형의 대체 형벌로 조건에 따라 석방 가능한 ‘상대적 종신형’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간이 존엄하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한국 사회의 마지막 남은 징표가 사형제도 폐지”라고 강조했다.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김순영, 오르가니스트 신동일, 오보이스트 이현옥, 피아니스트 정이와, 현악사중주단 ‘리수스콰르텟’, 팬텀싱어 출연자 ‘골든크로스’ 등이 출연해 위로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무대에서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칸타타(BWV 147)> 중 ‘예수, 인류의 소망과 기쁨’,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엔니오 모리코네의 <넬라 판타지아>, 김효근의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영화 <시네마 천국>의 OST <Love Theme For Nata>, 데이비드 포스터의 <기도> 등이 연주됐다. 이번 음악회는 5월 16일 오전 10시 cpbc 라디오 ‘장일범의 유쾌한 클래식’에서 방송됐으며, 6월 6일과 7일, 11일과 12일 cpbc TV에서 방영된다. 방송 이후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

발행일 2026-05-17 제3491호 3면

한국희망재단, ‘생명의 물’ 캠페인 전개…“오수 대신 생명수를”

“오염된 웅덩이가 우리 마을 유일한 수원지예요. 건기가 오면 이조차 말라버리죠.” 국제개발협력단체 한국희망재단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주 므왕가 지역 팡가로 마을의 극심한 식수난을 해결하기 위해 ‘생명의 물’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985년부터 40년 넘게 이어진 만성적 물 부족과 오염된 식수로 고통받는 주민 5000명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할 태양광 식수 시설 건립 기금을 모으는 캠페인이다. 팡가로 마을은 탄자니아 북부 반건조 저지대에 위치해 연중 강수량이 매우 적은 데다 기후 위기까지 겹쳐 수원지가 고갈되는 위기에 처해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우기에 저지대 웅덩이로 흘러드는 빗물을 모아 사용하며 버텨왔으나, 최근에는 11월만 되어도 웅덩이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완전 건기’가 반복되고 있다. 마을의 유일한 수원지인 웅덩이가 마르면 주민들은 진흙 바닥을 깊게 파 내려가 조금씩 배어 나오는 흙탕물을 모아 연명한다. 이마저도 구할 수 없는 시기가 오면 다른 마을까지 왕복 10km를 걸어가야 오염된 물이나마 얻을 수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질이다. 가축 분변이 섞인 오염된 물을 마시는 탓에 마을에서는 설사, 장티푸스, 피부병 등 수인성 질병이 끊이지 않는다. 자네스(68) 씨는 “흙탕물에 재를 넣어 가라앉혔다가 윗물을 따라 쓰는데,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식수를 길어오는 일은 주로 여성과 아이들의 몫이다. 20리터 물통 4~6개를 당나귀에 싣고 하루 두 번 길을 오가야 하는데, 당나귀조차 못 빌리는 사람은 머리에 물통을 이고 내내 걸어야 한다. 이는 아이들의 교육권을 위협한다. 코끼리와 사자가 출몰하는 위험한 숲길로 꼭두새벽부터 하루 2번 물을 길으러 다니는 아샤(11) 양은 “물 긷는 것 외에 장작도 주워야 하는데, 그러고 나면 너무 지쳐서 학교에 못 가는 날도 많다”며 “깨끗한 교복을 입고 매일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희망재단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후원금으로 팡가로 마을에 식수 시설을 구축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시설을 관리할 수 있도록 ‘식수관리위원회’를 조직해 지속 가능한 운영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재단 이사장 서북원(베드로) 신부는 “주민들은 이 순간에도 가축 배설물과 흙, 오염물질이 뒤섞인 물을 체념과 함께 목으로 넘기고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맑은 물로 씻고, 깨끗한 교복을 입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아이다운 하루를 되찾게, 우리 가슴속 ‘생명의 물’을 길어 올려 동료 인간의 가물어 붙은 영육에 단비가 되어 내려주자”고 호소했다. 한국희망재단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 구현을 목표로 가난하고 차별받는 이들의 자립을 실현하는 가톨릭계 국제개발협력 NGO다. ‘자립이 희망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주민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자립을 목표로, 현지 협력단체와 함께 식수·교육·지역사회개발·보건·인권옹호·긴급지원 등 삶의 근본 영역에서 마을 단위 사업을 전개한다. ※후원 계좌 농협 301-0375-6339-11 (사)한국희망재단 ※문의 02-365-4673 ※캠페인 페이지: https://campaign.do/uz1T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4면

바보의나눔, 우크라이나 현지 고려인 긴급 구호 나서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 (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함께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현지 고려인들을 돕기 위해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친다. 이번 활동은 바보의나눔이 올해 주력하는 ‘생명’ 주제의 첫 사업이다. 바보의나눔은 4월 28일 서울대교구청에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 긴급 지원금 1억8000만 원을 전달했다. 전달식에는 바보의나눔 상임이사 김인권(요셉) 신부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관계자, 우크라이나 고려인의 실태를 알려 온 김영미(오메드) PD가 참석했다. 지원금은 우크라이나 고려인 동포 단체 ‘아사달’을 통해 현지 고려인 920여 가구 2400여 명에게 전달될 생필품 마련에 쓰인다. 생필품 박스에는 쌀, 식용유, 통조림, 치약 등 17가지 필수 품목으로 구성됐으며,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전달된다. 1차 구호 물품을 받은 고려인 김 이스크라 할머니는 “한국에서 보내주신 도움 덕분에 어려운 시간을 견딜 큰 힘을 얻었다”며 “멀리서도 우리를 잊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동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PD는 전달식에서 “개전 초기에는 고려인들도 어느 정도 버틸 여력이 있었지만, 전쟁이 5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더 이상 지탱할 힘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고려인 아이들이 훗날 이 전쟁을 어떻게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어디선가 이들을 위해 마음을 쓴 기록은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 PD는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 전쟁포로 수용소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만나 인터뷰했으며, 관련 영상은 올해 1월 MBC PD수첩을 통해 보도됐다. 김인권 신부는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께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우리가 맨 앞에서 뛰어야 한다고 하셨듯이, 국경을 넘어 고통받는 이들을 지원하고 전쟁 이후 회복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4면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 교회가 보듬어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의회, 서울가톨릭데이케어협의회, 서울가톨릭노인종합복지관협의회, 서울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 서울가톨릭종합복지관협의회 등 산하 5개 협의회 세미나를 마련한다. 여성복지, 전인적 노인 돌봄, 장애인, 통합 돌봄서비스 네 가지 분야에서 복지회와 산하 각 분야 복지 주체의 미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 내용을 4회에 걸쳐 싣는다. 서울가톨릭여성복지협의회 세미나가 4월 28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렸다. 세미나는 다양한 폭력에 의해 위기로 내몰린 여성들을 위한 사목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김영선 수녀(루치아·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는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에 대한 성경적 돌봄의 유형: 연대, 정의, 그리고 회복’ 주제 발표에서 룻과 나오미, 수산나를 도운 다니엘, 간음한 여인과 하혈병을 앓던 여인을 회복시킨 예수의 이야기를 통해 성경 안에서 드러나는 보호와 돌봄의 의미를 짚었다. 김 수녀는 피해 여성이 단순한 희생자로 머물지 않고 삶의 주체로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성경적 돌봄으로 ▲경청과 공감·애도 ▲연대와 협력 ▲법적 지원 제공 ▲새로운 삶의 기회 제공 ▲사회 복귀와 공동체 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공감과 연대, 해방자이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지닐 때 폭력의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가정폭력, 성 착취 피해 여성, 여성 한부모가족 동반 시설·공동체 종사자들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돌봄의 실제 적용 방안을 나눴다. 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 소숙희(안나) 시설장은 위협, 경제적 의존, 낙인, 심리적 통제, 제도 불신으로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이 겪는 ‘침묵’의 문제를 짚으며 그들이 안전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그들의 이야기를 판단 없이 들어주는 공간 마련 등 “피해자가 자기 잘못이 아님을 깨닫고 존엄성을 찾을 수 있도록 교회가 경청과 회복 중심의 사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막달레나공동체 이옥정(콘세크라타) 대표는 성 착취 피해 여성들이 가족과 사회, 종교 안에서 다시 상처받는 사례를 전하며 “침묵 속에 묻힌 고통을 드러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동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음자리 임지현(엘리사벳) 사무국장은 5가지 돌봄 유형에 따라 마음자리가 펼치는 노력을 공유했다. 마음자리는 모든 입소 양육모를 대상으로 한 종합심리검사 기반의 맞춤형 사례 관리, 퇴소 양육모 가정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엄마와 자녀 유대 강화 프로그램, 사각지대 양육모를 위한 법적 개입, ‘한부모자립 지원 작업장’을 통한 근로·자립·취업 프로젝트, 퇴소자의 안정적 사회 복귀를 위한 사후관리 위기사례 개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임 국장은 “이곳에 오는 여성들은 단지 보호가 필요한 대상이 아니라, 하느님의 생명을 품고 있는 존재들”이라며 “생명을 돌보는 사람들로서 이 시대의 베들레헴 역할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4면

한국 첫 ‘자조적 주거 공동체’, 반세기 돌아보다

1970년대 경기도 시흥시 일대 철거민과 가난한 주민들의 터전에 자리 잡고 고락을 함께한 ‘복음자리’ 공동체가 50주년을 맞았다. 사회복지법인 복음자리는 4월 24일 작은자리종합사회복지관에서 50주년 기념대회 ‘공(共)Zone - 집·밥·평화, 주민의 힘으로 일구다’를 열고, 반세기 동안 지켜온 고유 가치를 되새기며 향후 비전을 나눴다. 복음자리는 빈민 운동에 앞장섰던 고(故) 정일우 신부(요한 사도·예수회)와 고(故) 제정구(바오로) 의원이 1977년 공동 설립한 한국 최초의 자조적 주거 공동체인 ‘복음자리 마을’에 뿌리를 둔다. 1996년 10월에는 사회복지법인으로 공식 출범했다. 신명자(베로니카)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스스로 희망을 찾고 공동체를 만들고 절차적 민주주의까지 익혀 나가던 주민들의 무한한 생명력을 기억한다”며 “눈비 맞고 비틀거리면서도 서로 손 꼭 잡고 함께 걸어온 세월, 그렇게 오늘날까지도 움틔워 온 또 다른 주민 협동·연대의 포도씨들처럼 향후 50년도 힘차게 걸어가자”고 전했다. 대회는 인천교구장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 기념미사, 복음자리 공동체 운동을 학술적으로 고찰하는 기념 세미나, 주민과 참석자들이 식사와 함께 소통까지 하는 ‘함께 나누는 비빔밥 잔치’, 50년 역사를 담은 특별 전시 등으로 이어졌다. 세미나에서는 복음자리 공동체를 중심으로 가난한 주민과 철거민들이 일궈낸 연대의 원형이 주민이 곧 주인이 되는 공동체적 해법으로서, 변화하는 시대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가치라는 데 공감대가 모였다. 제1발표에 나선 한신대학교 신명호 교수(모심과살림연구소 이사장)는 제정구 의원이 1987년 복음자리를 두고 “가난한 자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한 사업이 아니라 가난한 자들의… 인간성 자체를 함께 치유하고 성숙시키는 삶의 한 과정이었다”고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복음자리가 단순 주거 지원 사업을 넘어 주민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신뢰하며 자기 삶의 주체로 성장해 간 공동체 운동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서로에게 서로를 개방한 친밀함 없이 공동체는 작동하지 않는데, 이것이 오늘날 사회적 경제에서 협동·연대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이유”라며 “이러한 배경에서 복음자리는 복제 가능한 사회복지 모델이 아니라, 공동체 건설의 밑바탕이 되는 구체적 연대 지평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제2발표를 맡은 성공회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원오 교수는 “지난 반세기가 강제 철거라는 외부적 위협에 맞선 ‘생존적 연대’의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파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관계의 풍요’를 회복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이어 복음자리가 축적해 온 주민 조직화의 경험을 현대적 돌봄 체계와 결합할 것을 제안하며 “주민이 서로를 돌보는 ‘상호 의존적 관계망’을 통해 복음자리만의 공동체 모델을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복음자리는 단순 시혜를 넘어 주민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마을공동체 운동’ 모델을 정립해 왔으며, 과거 ‘복음자리 잼’과 신용협동조합 등을 통해 경제적 자립의 선구적 사례를 보여주었다. 현재는 작은자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적협동조합 작은자리를 비롯한 소속 기관·공동체를 거점으로 ▲생활자치 ▲협동경제 ▲주민연대 비전 아래 지역사회 통합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발행일 2026-05-03 제3489호 4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암 전이로 고통받는 양성금 씨

“어머니께서는 지금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고 누워만 계십니다.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 항암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어요. 이 고통의 시간이 언제 끝날지 지금은 예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병실에 누워 고통을 호소하는 어머니 양성금(마리나·62·대구대교구 군위본당) 씨를 바라보며 아들 김명한(야고보·38) 씨는 “기도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2024년 10월 유방암 진단을 받은 양 씨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수술과 항암 치료를 견뎌 왔다. 그러나 심한 어지럼증으로 추가 검사를 받은 결과, 암세포가 소뇌 쪽으로 전이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혈액종양내과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몸이 쇠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항암 치료는 중단한 상태. 몸이 언제 회복될지, 치료가 언제 다시 시작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 속에서도 양 씨는 힘겨운 시간을 버티고 있다. 양 씨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병마만이 아니다. 집에는 허리 협착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남편이 홀로 누워 있다. 남편은 청력이 좋지 않은 데다 당뇨까지 앓고 있어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 아들 김 씨는 아픈 부모를 돌보기 위해 직장은 물론 자신의 삶까지 내려놓았다. 한창 일하고 살아갈 나이에 부모 곁만 지켜야 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양 씨는 눈물을 참지 못한다.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오로지 부모 돌봄만 하고 있는 아들을 보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 제발 건강을 되찾게 해주시어 우리 가족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양 씨 가족의 수입은 남편의 장애인연금과 노령연금, 정부 지원금 등을 합쳐 월 100여만 원이 전부다. 살고 있는 집은 오래되고 낡아 곳곳을 수리해야 하지만, 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다. 남편의 고정적인 의료비에 더해 양 씨마저 입원과 치료를 반복하면서 가족은 실낱같은 빛도 찾을 수 없는 깜깜한 밤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김 씨는 “어머니는 평생 고생만 하며 사셨는데, 행복한 삶을 제대로 누려볼 기회도 없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병마와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중”이라며, “우리 가족이 마주 앉아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이 과연 올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 씨는 병중에도 주일미사를 빠지지 않기 위해 매주 아들과 함께 먼 거리를 이동해 성당을 찾는다. 군위본당 주임 마석진(프란치스코) 신부는 “어려운 상황에도 하느님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참 신앙인”이라며 양 씨 가족이 다시 희망을 붙잡을 수 있도록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가족이 이웃들의 사랑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2026년 4월 29일(수) ~ 2026년 5월 19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발행일 2026-05-03 제3489호 4면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범정부 자살예방 ‘천명수호처’ 위촉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이하 본부)가 국가적 자살 예방 사업 ‘2026 천명지킴 프로젝트’의 핵심 추진 기관인 ‘천명수호처’로 위촉됐다. ‘천명지킴 프로젝트’는 자살 사망자에게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고립’이라는 장벽을 깨고, 올해 자살자를 1000명 줄이기 위한 범국가적 사업이다. 국무조정실 생명지킴추진본부는 4월 2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천명지킴 발대식’을 개최하고, 정부서울청사 의전행사실에서 위촉장 수여식을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본부는 자살률이 가장 높은 7대 집단 중 ‘50대 남성’ 부문을 담당하는 수호처로 활동할 예정이다. 본부는 지난해 4대 종단과 함께 중장년층의 자살 위기를 진단하고 보호 방법을 제언하는 포럼을 진행하는 등 중장년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본부는 절망에 빠진 이웃에게 위로를 전하는 묵주기도 캠페인, 자살 유가족을 위한 애도 프로그램 등 가톨릭 영성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생명 살리기에 앞장설 계획이다. 본부는 그동안 자살 위기 대응 및 예방 캠페인과 유가족 애도·회복 프로그램, 종교 및 복지 네트워크 기반 협력 사업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다. 본부 자살예방센터 전안나(안나) 팀장은 “우리 사회의 높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절망의 끝에 서 있는 이들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깨닫게 해 주는 신앙 공동체의 따뜻한 위로가 절실하다”며 “천명수호처 위촉을 계기로 가톨릭의 핵심 가치인 생명 존중 정신을 현장에 더욱 깊이 실천하고, 소외된 이웃의 생명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입력일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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