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경제적 고통 허덕이는 미혼모 김현주 씨

두 돌 지난 어린 자녀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 김현주(아가타·37·가명)씨는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었고, 아이 양육 조건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직장 또한 구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아 외롭게 자란 현주씨에게는 인생 그 어느 때보다 친정엄마 같은 손길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주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며 살아왔다. 늦은 나이에도 학위를 취득하고 자격증을 얻어 당당히 사회 일원이 되고자 했다. 그 시점에서 아이의 아빠도 만났다. 결혼 전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생기면서 현주씨는 행복한 성가정을 꿈꿨다. 그러나 그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아이 아빠가 해온 말들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불의한 행동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결국 그는 현주씨 곁을 떠났다. 현주씨는 홀로 출산 준비를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워야만 했다. 세상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비혼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 대한 사회적 벽은 여전히 높고, 사람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대다수 미혼모들이 그러하듯, 현주씨도 육아 문제로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녀가 어린이집에 입소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정부에서 매달 부모급여와 아동수당이 지급돼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교구에서도 한부모가정 지원사업을 통해 매달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자 부모급여는 못 받게 됐고, 교구 지원금도 기간이 만료됐다. 현주씨는 정부 지원금 약 30만 원으로 한 달 살림을 꾸려나가야 한다. 당장 직장을 구해 구멍을 메워야 하지만, 육아와 경제 활동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현주씨 입장을 이해해줄 만한 직장은 구하기 어렵다. 아르바이트조차 계속하기 힘들다. 얼마 전에는 아르바이트 일 도중 아이가 아파서 중간에 그만둬야 했다. 절망적 상황에서도 현주씨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로 한 결정이 최고의 선택이며, 아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아이를 보면 웃을 수 있어요. 비록 저는 힘들지만, 아이에게는 세상 가장 좋은 것만 물려주고 싶어요.” 아이가 유아세례를 받도록 하고,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주일미사만큼은 빠지지 않으려 하는 현주씨. 아이가 하느님 사랑 속에 행복하게 커나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기 때문이다. 현주씨가 속한 본당 공동체에서도 그의 아픔을 두고만 보지 않았다. 비록 경제적 도움은 한계가 있지만, 공동체는 물심양면으로 현주씨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고자 했다. 삶의 고통은 점점 더 강하게 현주씨를 짓누르고 있지만, 아이를 바라보며 현주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대구대교구 봉곡본당 주임 허남호(마르코) 신부는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매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고 있다”며 “이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7월 24일(수) ~ 8월 13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발달장애인 특성 반영한 통합지원 방안 논의

가톨릭 사회복지계와 중앙행정기관, 입법기관 공동 개최로 ‘발달장애인의 맞춤형 돌봄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제도개선 공개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7월 10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한국카리타스협회(이사장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와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열었다. 체계적 발달장애인 돌봄시스템 미비로 부모·보호자들이 ‘독박 돌봄’에 내몰려 있다는 인식 아래 통합지원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무조건적 탈시설로 인한 발달장애인 건강권 위험 요인 해소와 맞춤형 돌봄 지원체계 강구에 목소리를 모았다. 국민권익위원회 윤효석 전문위원은 주제발표에서 “특히 독박 돌봄의 현실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절망을 안겨준다”고 강조했다. 발달장애인들은 간단한 일상조차 타인 도움 없이 영위하기 어려워 일생 도움이 필요하다. 인지력·의사소통 능력도 부족해 자기 권리를 주장하거나 스스로 보호하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윤 위원은 이어 “발달장애인 이용시설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평생교육센터는 서울 25곳, 지역 13곳뿐인데 정원도 한 곳당 30명인 데다가 이용 기간도 5년이다. 주간보호센터는 다른 장애인도 이용 가능해 경쟁률도 높은 데다가 발달장애인을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 위원은 “이런 현실에서 탈시설 정책은 생활 대부분에서 타인의 동반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의 ‘특별함’을 존중하지 못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장애인들의 거주시설 입소 금지, 신규시설 설치 금지, 정원 감축으로 발달장애인 가정의 독박 돌봄은 가중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선 방안으로 ▲발달장애 특성을 반영한 주거·의료서비스 제공 ▲지원주택 운영사업자·돌봄서비스 책임성 강화 ▲장애인 유기·학대 등 권리구제기관 공공성 제고 ▲‘공공후견제도’ 활성화 법적 기반 마련을 제시했다. 공공후견제도는 의사결정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 수 있도록 법원으로부터 특정 사무의 처리, 재산관리, 신상 보호 등 업무를 지원하는 후견인을 선임해 주는 제도다. 사회복지계, 국회·법조계 등 관계자들이 펼치는 지정토론에서도 다양성을 고려한 지원 정책 필요성에 동감하는 견해가 모였다. 한국카리타스협회 교육위원장 김성우(이사악) 신부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서 보호자의 고령화까지 동반되는 만큼 생애주기에 따른 지원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공간적 분리에 초점이 맞춰진 탈시설 정책은 응급상황과 인권사각지대 노출 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덧붙였다. 조규만 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지키려는 교회와 사회 모두의 의지가 열매 맺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토론회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카리타스 피터 슈미트 장애인 교육국장이 발표자로 함께해 당사자의 자발적 의사에 받을 수 있는 오스트리아의 장애인 지원체계를 소개했다. ◆ 인터뷰 - 오스트리아 비엔나 카리타스 페터 슈미트 장애인 교육국장 “장애인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 권리 보장해야” 오스트리아 비엔나 카리타스 페터 슈미트(Peter Schmidt) 장애인 교육국장은 한국의 장애인 복지 분야 문제에 독일어권이 지향하는 ‘인클루지온’(Inklusion, 이미 포함되어 있는) 사회 비전을 전달하고자 7월 10일 열린 ‘발달장애인의 맞춤형 돌봄 지원방안’ 공개토론회에 나섰다. 슈미트 국장은 “발달장애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어떠한 방식으로든 삶에서 크고 작은 장애를 안고 한 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지원이 필요하게 된다”며 “어떤 장애를 지녔든 사회 구성원으로 권리를 보장하는 인클루지온 개념이 한국 사회의 복지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슈미트 국장은 이날 발표에 앞서 한국의 장애인 지원 시스템 종사자, 시스템의 지원을 받는 가족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당사자들의 실존적 고통에 반복적으로 들었다”고 강조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돌보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 됩니다. 오스트리아의 모든 사람은 지원·돌봄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제도의 변화는 우선 기본적 인권 보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그 실존적 불만부터 해소해야 합니다.” 슈미트 국장은 특히 “발달장애인의 거주생활시설과 같은 조직화한 지원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거주시설은 발달장애인 가족이 혼자서 해낼 수 없는 조직적 도움, 보조 지원이 이뤄지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이 자기결정을 할 수 있도록 자립부터 거주시설까지, 또 거주시설 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거주 유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지원 방법론과 원칙을 제시하는 태도가 필요하겠죠.” 슈미트 국장은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모든 행위자가 목소리와 공동 결정을 통해 소통·참여해야 한다”며 “교회 정신으로 움직이는 한국카리타스가 사회의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07-21

최저임금…‘심리적 저지선’ 넘겼지만 노사 모두 한숨

내년 최저임금이 시급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170원(1.7%) 오른 액수로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37년만에 1만원을 넘겼다. 이로써 내년부터 주 40시간, 월 209시간 근무하면 209만 6270원을 받게 된다. 7월 12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시급 1만30원으로 의결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각 최종안으로 시간당 1만120원과 1만30원을 제시했다. 표결 결과 경영계 안이 14표, 노동계 안이 9표로 경영계 안이 채택됐다.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만 원을 넘겼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시름이 깊어졌다. 인건비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은 고용 축소에 대한 고민이 커졌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물가 인상률에 미치지도 못하는 최저임금 수준은 물론 일자리 감소라는 이중의 걱정을 떠안게 됐다. 1.7% 인상률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6%에 못 미친다.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한 최저임금제는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자 시행됐다. 이는 사회교리가 말하는 정의로운 임금과 연결된다. 교회는 사회교리를 통해 적정한 임금은 ‘각자의 임무와 생산성은 물론 노동 조건과 공동선을 고려해 본인과 그 가족의 물질적·사회적·문화적·정신적 생활을 품위 있게 영위할 수 있도록 제공돼야 한다’(「간추리 사회교리」 302항)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정 구성원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자녀 양육과 교육에 충분한 임금을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저임금 1만30원으로는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은 물론이고 고용의 안정성도 보장하지 못하게 됐다. 고용시장 위축으로 노동자와 경영자 모두에게 부담이 커진 가운데 결국 이 문제의 핵심은 최저임금이 아닌 불균형한 사회구조에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교리는 경제생활에 있어서 국가의 보조성·연대성의 원리를 강조한다. “국가와 다른 여러 공공당국의 활동은 보조성의 원리에 따라 자유로운 경제 활동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연대성의 원리에 따라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당사자들의 자율성에 제한을 둬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351항) 또한 경제 문제에서 국가의 근본적인 의무는 경제 문제를 조절하기 위한 적절한 법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이때 공공의 개입은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효율적으로 수행돼야 한다고 밝힌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각각 “1.7%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이며, 사실상의 실질임금 삭감이다”, “한계 상황에 직면한 우리 중소 영세 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절박함을 고려하면 동결됐어야 한다”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올해 노동절 담화문을 통해 “최저임금은 단순히 시급이나 월급에만 관련된 것이 아닌 사회적 약자에게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제도”라며 “그 결정 과정은 인간 존엄성 원리에 비탕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2024-07-21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대장암 재발로 고통받는 부이반탕씨

베트남인 부이반탕(Bui Van Thang·40)씨가 배를 움켜쥐고 식은땀을 흘리며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을 찾았던 지난 4월을 이관홍(바오로) 관장 신부는 잊지 못한다. 대장암 재발로 너무 고통스러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가톨릭교회를 찾아왔다는 부이반탕씨. 이미 병원비로 많은 돈을 지출한 데다, 빌릴 만한 곳도 더 이상 없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부이반탕씨는 지난해 5월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대장을 절제하고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힘들게 모은 돈과 이웃들에게 빌린 돈을 그러모아 겨우 수술비를 마련했다. 그러나 더 이상 돈을 마련할 수 없어 항암치료는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올해 4월, 갑자기 대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고 왼쪽 복부와 옆구리가 심하게 아파 다시 병원을 찾았다.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이 재발한 사실을 알게 됐다. 항암치료를 미룬 탓이었다. 이번에는 수술도 받지 못한다. 종양 부위가 다른 장기와 겹쳐있고 파고들어 있어, 항암치료로 종양 크기를 줄여야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졌다. 부이반탕씨는 항암치료를 받더라도 건강상태에 따라 2~3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절망감에 부이반탕씨는 주저앉고 말았다. “제가 가족들을 책임져야 해요. 저 말고는 아무도 없어요.” 2004년 취업비자를 받고 한국에 온 부이반탕씨. 체류기간은 꽤 지났지만, 고향의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20년째 한국에서 혼자 살며 일을 해 돈을 벌어왔다. 젊은 날을 가족들을 위해 모두 바쳤다. 사실 부이반탕씨 조부와 삼촌도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부친 또한 대장암으로 오랜 시간 투병했다. 부친은 그나마 회복할 수 있었으나, 몸이 너무 쇠약해져 경제활동은 엄두도 못 낸다. 자신만 바라보는 가족을 위해 힘을 내고 싶지만, 고액의 항암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부이반탕씨는 절망에 빠진다. 미등록 체류자인 부이반탕씨는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다 보니 항암치료 약값만 한 달에 400만 원이 든다. 처음 암 진단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목재공장과 도금공장에서 일하며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었지만, 암 투병을 하면서부터는 재래시장에서 채소 다듬는 아르바이트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 받은 85만 원을 쪼개고 쪼개서 생활비를 쓰고 병원비를 마련해 왔으나, 이제는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살고 싶어요, 살고 싶습니다.” 친구와의 여행이나 이성교제 등 젊은 날 흔히들 누리는 경험조차 부이반탕씨는 포기하며 살았다. 생의 최고 순간들을 가족들을 위해 희생했건만, 남은 건 시한부 삶이라는 생각에 부이반탕씨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나 부이반탕씨는 “끝까지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며 살아갈 의지를 드러냈다. 이관홍 신부는 “타국 땅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병마와 싸우기까지 해야 하는 부이반탕씨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되어 달라”고 독자들에게 거듭 도움을 청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7월 3일(수) ~ 7월 23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7-07

5개 종교계 “죽음이 아닌 삶의 일터로” 촉구

건설의 날을 맞아 5개 종교 단체가 죽음의 일터를 삶의 일터를 바뀌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원불교, 대한성공회 등 5개 종교 단체 성직자들은 6월 1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건설 현장 만들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건설업은 산재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은 업종”이라며 “삶을 위한 일터가 위험과 죽음의 일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건설사와 정부에게 ▲‘건설의 날’을 ‘건설 안전의 날’로 바꿀 것 ▲건설의 날 기념식 행사에 산재 사망자를 위한 ‘추모 묵념’ 순서 배치 ▲실효성 있는 건설현장 안전체계 구축 ▲안전한 건설 현장 만들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다. 고용노동부 2023년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질병 외 현장 사고 사망자 812명 중 536명이 건설업 종사자다. 또한 건설업 사망자 중 75.9%가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포구 서교동 근린생활신축 공사(인우종합건설) 중 추락해 사망한 고(故) 문유식씨 유가족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해 “안전모만 지급받았더라면 누군가 비계(가설 발판)를 잡아줬다면, 비계에 난간만 설치됐더라면 아버지는 가족 곁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더 이상 건설현장에서 사람이 다치고 죽는 일이 없어져야 하기에 유가족들은 인우종합건설의 엄벌을 촉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김시몬(시몬) 신부는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누군가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 일터에서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함께 노력할 때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4-06-30

한국희망재단·한살림, 아시아 유기농업 생산자 초청 연수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서북원 베드로 신부)은 생활협동조합 한살림과 함께 6월 13일~18일 인도, 라오스 등 아시아 7개국 유기농업 농부 23명을 한국에 초청해 한살림의 친환경 농업 현장들을 방문하는 연수 프로그램을 펼쳤다. 프로그램은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에 기반한 경제 활동 비중이 높은 아시아 농부들이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할 수 있도록 한살림의 생명농업과 생산협동모델(도농상생)을 전수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참가 농부들은 견학과 일손 돕기 등 체험활동을 하고 지속가능한 농법에 대해 교류했다. 기후위기 시대에 유기농업은 아시아가 함께 걷는 녹색 순교이자 생태계와 지구촌 이웃의 공생의 길임을 익혔다. 충북 괴산 ‘눈비산마을공동체’에서는 닭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환기 잘 되고 건조하게 유지하는 양계장을 방문했다. 또 닭들이 낳은 유정란으로 전병, 구운 계란 등 가공품을 생산해 인간 몸에도 이롭고 소득도 창출하는 순환농법을 배웠다. 상추, 브로콜리, 토마토, 양배추 등을 온전히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텃밭도 구경했다. 사라져 가는 토박이 씨앗을 채종·보급하는 ‘우리씨앗농장’에서는 한국 토종 감자인 자주감자를 캐보며 종자주권의 중요성에 눈떴다. 토박이 씨앗을 심고 키우는 노력이 기후위기로 인해 세계적 식량 문제 발생 시 식량자급 실마리가 된다는 것, 다양한 품종의 콩을 심는 것이 지력(地力)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 등을 배웠다. 아시아 농부들은 각자 본국에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유기농업을 실천할지 아이디어를 계발하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발전된 유기농업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낌으로써 어떤 일부터 나서면 좋을지 구체적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다. 태국에서 온 수파와디 파트랏(Supawadee Petrat)씨는 “작은 유기농 노력이 모여 지역에 건강한 먹거리를 주면서 농촌 생계도 잇고 건강한 지구도 보전할 수 있음에 눈떴다”고 밝혔다. 이어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의 동참도 중요하다는 등 사람들 인식 개선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인도 출신 폴 라즈 크리슈난(Paul Raj Krishnan)씨는 “한살림 농장들의 땅을 낭비하지 않는 체계적 농업에서 많이 배웠다”며 “더 원칙을 잘 지키고 책임감 있는 먹거리를 생산하는 유기농 농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희망재단 이상준(알렉산데르) 상임이사는 “프로그램은 아시아 농부들에게는 풀뿌리 지역사회에서부터 유기농을 펼쳐갈 바탕이 되고 한국 농부들에게는 초심을 상기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희망재단은 2019년에도 한살림, 가톨릭농민회와 함께 라오스·캄보디아·태국 청년 농부 및 활동가들의 한국 초청 연수를 진행했다. 또 인도 남부 칸치푸람 지역에서 여성 달리트(불가촉천민)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2012년부터 여성 유기농업협동조합을 설립 및 운영 중이다. ※ 후원: 신한은행 140-007-193205 예금주 (사)한국희망재단

2024-06-30

캄보디아 시골 어린이들의 ‘꿈 향한 순례길’

사단법인 올마이키즈(이사장 김영욱 요셉 신부)는 6월 5일~10일 캄보디아 뿌삿 지역 어린이 30명과 함께 제2차 캄보디아 문화탐방 수학여행 ‘꿈을 향한 순례길’을 떠났다. 올마이키즈는 국내 여행 경험이 없는 캄보디아 시골 마을 아이들에게 첫 여행 기회를 마련해 주고자 수학여행을 기획했다. 아이들이 좁은 세상에 갇혀 아이다운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세상을 알아가는 흥미에 눈뜨고 성장기다운 성장기를 보내는 ‘존엄’한 삶을 경험하도록 지난 3월 제1차 여행에 이어 이번 여행을 펼쳤다. 뿌삿 지역 아이들은 수도인 프놈펜에도 가본 적이 없다. 올마이키즈는 그런 아이들이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아이들의 즐거워할 만한 문화 여정을 준비했다. 아이들은 문화 유적지 ‘앙코르와트’가 있는 도시 씨엠립, 관광 도시 바탐방, 땅꼭 순교자 성지 등 다양한 곳을 방문했다. 아이들은 처음 보는 낯선 음식을 맛보고 처음 타본 버스에서 멀미로 고생하기도 했지만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꿈을 품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맥주 광고 판만 보이던” 시골과 달리 깨끗하고 아름다운 캄보디아 도시를 보면서, “우리나라를 알릴 수 있도록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외교관이 되겠다”는 아이도 있었다. 이사장 김영욱 신부는 “자기 마을 외에는 나가서 세상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아이들이 자국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알게 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좁지 않은 세상을 맛본 아이들 마음속에 ‘호기심’의 불꽃이 심어져 하느님이 빚으신 세상의 아름다움에 눈뜨고, 또 그런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간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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