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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안에서 대화’ 하며 시노드 교회 실현해야

이승환
입력일 2025-02-25 14:06:05 수정일 2025-02-25 14:06:05 발행일 2025-03-02 제 3431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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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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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서울 마포 국제가톨릭형제회 전·진·상센터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에서 옥현진 대주교를 비롯한 친교조 참석자들이 ‘성령 안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전국 16개 교구 시노드 담당 사제와 수도자·평신도 대표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난 시노드 여정을 성찰하고,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최종 문서」의 이행을 위한 한국교회의 실천 방향을 모색했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2월 19일 서울 합정동 국제가톨릭형제회 전·진·상센터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을 개최했다.

‘어떻게 시노드 교회를 이루어 갈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선교하는 시노드 교회’ 실현은 미뤄서는 안 될 당위적인 사명임을 재확인하고, 현재 사제들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성령 안에서 대화’를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하는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시노달리타스 정신 확산의 주체이자 구심점이 될 전국 단위 기구 설립도 제안했다.

사제 중심 모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하느님 백성 모두의 시노드적 참여 필요성 확인
시노달리타스 정신 확산 위한 전국 단위 기구 설립도 제안

주제 발제에 따른 ‘성령 안에서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 전국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각 교구의 시노달리타스 실천 사항을 돌아봤다. 이어 2024년 9월 열린 ‘시노드를 위한 한국교회 본당 사제 모임’을 시작으로 최근 시노드 대화 방식의 사제 연수가 각 교구에서 잇달아 열리며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한 공감대가 교회 내에서 확산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노드의 개념조차 생소한 대다수 평신도가 ‘성령 안에서 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사목적 배려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각 교구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다수 신자는 ‘성령 안에서 대화’를 체험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본당 사제들 또한 시노달리타스 관련 내용이 여전히 어렵다고 전하고 있다. 시노달리타스를 통해 변화를 체험하고 공유할 만한 사례가 적은 것도 당면한 어려움이다.

이와 관련 참석자들은 사제 중심의 교육과 홍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직 시노달리타스의 개념조차 생소한 대다수 교회 구성원이 ‘성령 안에서 대화’를 보다 많이 체험할 수 있도록 사목적 배려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평신도사도직연구소 현재우(에드몬드) 소장은 “지난 시노드 과정에 참여한 평신도들은 ‘성령 안에서 대화’를 하면서 희망을 품고 성령의 현존을 깊이 체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중요한 출발점인 이 대화가 하느님 백성 모두가 참여하는 교회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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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서울 마포 국제가톨릭형제회 전·진·상센터에서 열린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이행을 위한 전국 모임’에서 시노달리타스 선교사인 박용욱 신부가 한국교회 시노드 여정에 대한 성찰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시노달리타스를 교육하고 홍보하는 전국 단위 기구를 설립하는 등 주교회의가 보다 적극적으로 시노달리타스를 소개하고 확산시키는 주체로서 활동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국 단위 기구는 사제 모임뿐 아니라 수도자와 평신도 모임,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모임 등을 주도적으로 개최하고,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의미 있는 사례를 나누는 ‘장’(場) 역할을 할 것으로 참석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국교회 차원에서 ‘성령 안에서 대화’ 형식을 통일하고 대화를 이끄는 ‘모임 진행자’(퍼실리테이터)를 효율적으로 양성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초교구 차원의 기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교회의 서기 옥현진(시몬) 대주교는 전국 모임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과거를 비판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대안을 만들며 희망을 이야기하는 시노드적 교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시노드 여정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고 참여하고 친교하며 복음화 사명을 실천하는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담대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밝혔다.

한편 주교회의는 3월 28일 오후 1시30분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강당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이행을 위한 연구 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서강대학교 최현순(데레사) 교수가 ‘최종 문서에 대한 신학적 이해’, 부산교구 노우재(미카엘) 신부가 ‘시노달리타스 실현의 장으로서 한국교회’ 주제로 각각 발제한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