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노인사목 봉사자 동백성마리아본당 전명희 씨

“피정 기간 편안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만나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인데, 대접을 잘해줘 고맙다며 손을 꼭 잡아주시던 어르신이 기억에 남습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3국 노인사목 봉사자인 전명희(젬마·65·수원교구 제1대리구 동백성마리아본당) 씨는 봉사를 하며 느낀 보람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 3월 26일 열린 제1차 시메온과 한나처럼 피정. 70세 이상 신자를 대상으로 열린 피정에서 전 씨를 비롯한 교구 봉사자 8명은 어르신들이 피정에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폈다. 봉사자들은 참가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지원하며, 피정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교구는 2021년 70세 이상 노인 대상 피정을 시작했다. 피정 초창기부터 봉사에 참여한 전 씨는 사전 기획부터 피정 준비, 오리엔테이션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제정하시면서 교구에서도 노인사목에 관심을 두고 피정을 기획했고, 저는 담당 신부님과의 인연으로 봉사자로 합류하게 됐죠. 대구대교구에서 시작한 노인 대상 토빗피정을 다녀온 뒤 우리 교구에 맞는 피정을 기획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70세 이상 고령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피정이기 때문에 봉사자들은 각별히 신경을 쓰며 참가자들을 챙긴다. 아픈 곳이 있는지 먹는 약은 무엇인지 사전에 확인한다. 피정 중에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준비하고 유산균이나 과일 등 건강한 간식을 제공한다. 피정 장소는 이동이 불편하지 않도록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을 선정한다. 참가자가 고령이기 때문에 봉사자 한 명이 평균 두 명의 참가자를 담당하도록 했다. “70대 이상 어르신들의 경우 평생 남을 위해 헌신하며 사셨던 분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쓰고 누군가의 배려를 받는다는 게 큰 감동으로 다가오시는 것 같아요. 살면서 이렇게 좋은 대접을 처음 받아본다며 감사하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봉사자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노년의 삶과 신앙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봉사자로 동행해 온 전 씨는 봉사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나이를 먹는 게 두려워질 때가 있는데, 항상 기쁜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피정에 참가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제 신앙생활의 미래를 꿈꾸게 됐습니다. 삶에서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을 하느님에게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얻었죠.” 봉사를 통해 신앙과 함께 삶도 성장하는 은총을 얻었다. 전 씨는 “교구 노인 대상 피정에서 봉사자는 무언가를 가르쳐 드리는 게 아닌 따뜻한 눈길로 공감해 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2027 WYD 수원 교구대회 사무국 카니발팀 봉사자 김은수 씨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순례 봉사를 하면서 성격이 주도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신앙생활의 기쁨을 찾게 돼 행복한 마음으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2027 WYD 수원 교구대회 사무국 기획팀 중 카니발팀의 봉사자인 김은수(미카엘·24·수원교구 제1대리구 죽전1동본당) 씨는 3월 25일 춘천교구에서 순례를 마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싣고 교구에 왔다. “춘천교구에서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며 ‘청년들이 십자가를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내게 가까이 있는 인생의 버팀목이라고 생각하고 순례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신부님의 강론을 듣고 우리 교구 청년들에게 힘이 돼 줄 십자가를 가져간다는 기쁜 마음으로 왔습니다.” 2025년 5월 본당 주임신부의 추천으로 교구대회 사무국 봉사를 시작한 김 씨는 올해 초 카니발팀에 합류했다. 카니발팀은 순례 기간 십자가를 운반하고 각 본당 봉사자에게 십자가 설치 방법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순례 기간 초반에 봉사하게 된 김 씨는 교구 내 12개 본당의 순례를 도왔다. “여러 본당을 방문하면서 열정적으로 순례에 참여하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주로 평일 낮에 예식을 진행하는데도 연차 휴가를 내고 진지한 모습으로 십자가를 경배하는 청년들을 보면서 제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짧은 기간이지만 순례 안에서 깊은 신앙심을 보여준 신자들을 보면서 제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용기를 얻기도 했습니다.” 봉사 중에 하느님의 은총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학교와 직장에서 각자의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서로를 격려하며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된 봉사자들의 모습은 김 씨의 신앙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교구대회 사무국의 여러 봉사자가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순례를 돕고 있어요. 실수 없이 진행해야 하므로 경직되고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다들 웃으면서 감사하고 수고했다며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좋은 단체에서 좋은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낍니다.” 개인 사업자로 영상 촬영 관련 일을 하는 김 씨는 순례 기간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청년 시절에 한국에서 열리는 WYD에 참가한다는 것은 인생에 한 번밖에 없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에 봉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며 “봉사를 열심히 한 만큼 하느님이 제 삶을 더 큰 은총으로 채워주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봉사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김 씨는 신앙과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크게 달라졌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신앙과 일상이 명확하게 분리돼 있었는데 봉사를 시작하면서 그 경계가 모호해졌습니다. 하느님이 저를 지켜주신다는 것을 알기에 삶이 더욱 안정되고 행복해졌죠. 1년 동안의 봉사는 저를 행복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습니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상현동본당 생태환경분과위원 홍숙희 씨

“환경을 위한 실천이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 당연한 습관이 되도록, 신자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원교구 제1대리구 상현동본당 초대 생태환경분과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생태환경분과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홍숙희(체칠리아) 씨는 친환경 공동체를 만드는 노하우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본당 신자들의 생태환경 운동을 독려하며 공동체와 함께 걸어왔다. “본당 총무로 6년간 봉사하고 청소년위원장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생태환경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단체장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덜컥 생태환경위원장을 맡게 됐죠. 걱정이 앞섰지만,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때부터 환경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홍 씨는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교육이 있으면 빠지지 않고 참여했고, 「찬미받으소서」를 여러 번 완독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과 인터넷을 찾아 신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환경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신자들의 눈높이에서, 신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당은 2023년부터 매달 5가지 환경 실천을 이어 5년간 300가지 실천을 달성하는 ‘생태환경실천 300’을 시작했다. 3년째 매주 실천을 이어온 본당 신자들은 이제 환경 보호 실천에 익숙한 공동체가 됐다. ‘냉장고는 70%만 채우기’, ‘에어컨 적정 온도는 26~28도’, ‘차량 공회전하지 않기’, ‘우리 농산물 애용하기.’ 본당 생태환경분과가 제안하는 실천은 매우 구체적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때 실천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홍 씨는 “막연하게 전기를 아껴 써야 한다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냉장고를 얼마나 비워야 하는지, 사용하지 않는 전기밥솥 코드를 빼두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신자들이 큰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체 전체의 노력으로 본당에서는 종이컵과 손을 닦는 휴지가 사라졌다. 본당 행사에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식기를 설거지하는 것이 당연한 모습이 됐다. 본당 카페에는 텀블러를 빌려 사용한 뒤 반납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종이컵과 일회용품이 없는 공동체의 모습은 이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성당에서의 경험은 가정과 사회로 이어지고 있다. 신자들은 손수건과 텀블러를 늘 가지고 다니고, 식당에서도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 홍 씨는 “본당에서 생태환경 운동이 활발해지려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함께한다는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난 몇 년간 환경을 위해 본당 공동체가 함께 실천하며 얻은 기쁨이 앞으로 신앙생활의 큰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청년성서모임 봉사자 대표 김성희 씨

“성경을 공부하면서 하느님이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삶에 큰 힘이 됐습니다. 교구 청년들이 성경을 통해 제가 느꼈던 하느님 사랑을 알 수 있도록 말씀 봉사자로 오래 동행하고 싶습니다.” 교구 청년성서모임 봉사자 대표 김성희(요세피나·수원교구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 씨는 성경 공부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2017년 창세기를 공부하며 청년성서모임을 시작한 김성희 씨는 올해로 8년째 말씀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수원교구 청년성서모임은 창세기 연수를 수료한 뒤 말씀 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요. 저도 창세기 연수가 끝난 뒤 2018년부터 말씀 봉사자를 시작해 올해로 8년 차가 됐죠. 탈출기만 해도 그룹봉사 6번, 연수봉사 3번을 하면서 많은 청년의 성경 공부를 도왔습니다.” 김 씨가 말씀 봉사자로 활동했던 원동력은 성경 안에서 발견한 하느님의 사랑을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예전에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잘 모른 채 미사만 참례하다 보니 신앙생활이 즐겁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성경 공부를 시작한 뒤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 분인지 알게 되면서 성당에 가는 시간이 무척 기쁘고 기다려졌습니다. 성경이 딱딱하고 어려운 책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어 말씀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교구 청년성서모임은 창세기, 탈출기, 마르코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을 중심으로 본당 소그룹 모임과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그룹 봉사자와 연수 봉사자로 구성된 말씀 봉사자는 모임을 진행하고 성경 공부에서 중요한 부분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는다. “20대에서 30대에 이르는 청년들은 사회생활뿐 아니라 신앙생활에서도 성장하고 성숙해 가는 시기에 있는 세대입니다. 이 시기에 하느님을 알고자 공부하고 또래 청년들과 신앙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신앙의 뿌리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삶에서 흔들리는 순간에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 주시는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성경을 통해 알게 되면서 큰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27주년을 맞은 교구 청년성서모임은 많은 봉사자와 참가자, 체계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청년 신앙생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교구 청년성서모임은 전국에서도 가장 운영이 활발한 단체로 손꼽힙니다. 성경을 통해 청년들의 삶과 신앙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동행하고 있습니다. 청년성서모임의 시작인 창세기뿐 아니라 탈출기, 마르코, 요한, 사도행전까지 이어가며 새롭고 친숙한 하느님을 만나게 된다면 신앙의 참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발행일 2026-03-29 제3484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병원 원목실 20년 봉사한 이선근 씨

“나눔을 실천하며 제가 얻은 기쁨이 더욱 크기 때문에 20년간 병원에서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원목실 봉사자인 이선근(프란치스코·제2대리구 송산새솔동본당) 씨는 20년 근속 공로로 2월 10일 열린 세계 병자의 날 행사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20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환자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 씨는 “내가 가진 것을 나눔으로써 사랑이 커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시설팀 직원인 이 씨는 2004년 당시 교구 병원사목위원장 신부에게 원목실 설립을 추천했다. “우리 본당에 미사를 집전하러 오신 신부님이 고대 안산병원에 원목실을 만들고자 신자 중에 직원이 있는지 물으셨는데 마침 제가 그 말씀을 듣고 병원장님께 신부님을 소개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병원에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원목실이 설립돼 너무나 기뻤습니다.” 병원에 원목실이 들어선 뒤 직원이자 봉사자로 활동하며 이 씨의 일상은 바빠졌다. 근무가 없는 날에도 원목실 미사 준비를 위해 출근 아닌 출근을 하는 일이 많았지만 이 씨는 “20년 동안 쉬지 않고 봉사할 수 있게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교우회원 중 봉사를 겸하는 직원은 6명이다. 함께 기도하고자 자발적으로 교우회 레지오 마리애 활동에 참여하는 회원 모두가 원목실에서 봉사하고 있다. “근무 시간에 환자 방문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직원 봉사자들은 미사 준비와 전례 참여, 부활과 성탄 선물 준비 등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환자분들이 원목실까지 안전하게 오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몸이 아픈 환자를 위해 이 씨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밝은 미소로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이다. “미사에 오는 환자분들에게 늘 환하게 웃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병을 낫게 해드릴 수는 없지만, 원목실에서 미사에 참례하는 동안만큼은 편안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도 10년간 빠지지 않고 원목실 미사에 참례한 한 환자와의 기억은 이 씨가 20년간 멈추지 않고 봉사를 이어온 원동력이 됐다. “신장 질환으로 오랫동안 병원에 오셨던 분이었는데, 퇴원하시고도 꼭 원목실 미사에 참례하셨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병원 원목실이 그분에게 큰 위로가 되는 공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목실은 환자들에게 유일한 안식처이기에 그분들을 돕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병원 원목실에서 봉사한 20년을 되돌아보며 이 씨는 “하느님이 주신 사랑을 나눌 때 더욱 커진다는 것을 병원 원목실에서 경험했다”며 “은퇴를 한 뒤에도 계속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3-22 제3483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곽진상 주교 서품식 수어 통역한 농아선교회 신유미 씨

“예수님께서는 낮은 자리에서 가난한 이들을 섬기러 오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더 낮은 자세로 소외된 이웃들을 섬기기 위해 수어 통역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수원교구 농아선교회에서 수어 통역 봉사자로 활동하는 신유미(아녜스·수원교구 제2대리구 석수동본당) 씨는 ‘섬김’의 마음으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신 씨는 2월 11일 열린 곽진상(제르마노) 주교 서품식 때도 수어 통역한 베테랑 봉사자다. 장시간 거행되는 서품식을 대본 없이 통역해야 해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기도의 힘 덕분에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신 씨는 “10년 만에 새로운 주교님을 맞이하는 큰 행사에서 봉사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감사하다”며 “이런 특별한 전례에 농인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통역해 뿌듯했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부터 장애인 복지에 관심이 많았던 신 씨는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을 꿈꿨다. 이를 위해 대학에서 수어통역학을 전공하고, 학교 밖에서도 농인들을 만나기 위해 교구 농아선교회에 입회했다. 유아세례를 받은 신 씨에게 교회는 가장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농아선교회 활동을 하며 농인을 위한 예비신자·견진 교리 등에 통역 봉사자로 참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교구 유튜브 미사를 수어로 중계했다. 신 씨는 “농인 어르신들이 덕분에 미사 중계를 잘 볼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해 주셨을 때 마음이 뭉클했다”고 밝혔다. 농인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신 씨는 오히려 농인들로부터 받는 것이 더욱 많은 호혜적인 관계이며 모든 건 하느님의 사랑 덕분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봉사를 하고 돌아오면 농인분들에게 받은 사랑 덕분에 마음이 충만해져요. 제가 도움이 필요할 일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도움 주시는 분들도 농인들이고요. 하느님 사랑을 손짓으로, 수어로 전할 수 있어 감사하고, 덕분에 큰 사랑을 체험하고 있어요.” 신 씨의 바람은 시노달리타스 정신 안에서 농인도 함께 걸어갈 수 있도록 더 많은 청인이 수어를 접하는 것이다. 수어가 제1언어인 농인이 제2언어인 국어를 배워 청인과 소통하는 것처럼, 청인도 수어를 배워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소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구 내 각 지구에서 열릴 예정인 수어 교실에 많은 신자들이 참여해 줄 것도 청한다. “농인들은 방송에 자막이 있어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 수어 통역이 필수적이에요. 많은 분이 수어를 배움으로써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되면, 수어 통역이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러한 장벽을 하나, 둘 없애가면서 다가오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에 농인 신자들도 소통의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가톨릭미술상 젊은 작가상 수상한 정자영 작가

“세례받은 후에도, 고통받는 이들을 만나기 전까지의 작품은 오로지 미와 세속의 기준만을 따랐습니다. 이제는 고통을 통과해야만 예수님 사랑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타인의 고통을 제 영혼에 새기면서 당신의 사랑을 전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29회 가톨릭 미술상 젊은 작가상 회화(영상) 부문 수상자 정자영 작가(가브리엘라·수원교구 제1대리구 상현동본당)는 이와 같이 작품 세계가 달라졌음을 고백한다. 수상작인 <The Living Altar \ 살아있는 제대: 은총의 지형>도 가톨릭 전례와 신학적 의미를 현대 미디어 언어로 풀어내며, 예수 그리스도가 현시대 고통도 짊어지고 있음을 드러낸다. 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지에서 공부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융복합 예술가인 정 작가는 14년 전 미국의 한 성당에서 거행된 미사에 참례한 뒤 세례를 받았다. ‘미사’라는 의례에 온전히 감응하니, 신앙은 그에게 ‘선물’처럼 찾아왔다. 정 작가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 체험을 모두 주님의 ‘주권’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주님과 함께하는 일이면 아무리 힘들어도 내면에서 쏟는 힘과 평안이 있다”며 “항상 곁에서 힘을 주다가 마지막 순간에 화룡점정(畫龍點睛)처럼 영감을 선물해 주는 분”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과의 우연한 만남은 정 작가의 작품 세계에 또 하나의 변곡점이었다. 유가족과 맞잡은 손에서 그리스도가 고통받는 이들 안에 있다는 것을 체험했고, 그 뒤로 ‘고통’은 작업의 중요한 모티프가 됐다. 그리스도가 고통받는 존재들 곁에 빛으로 있듯이, 정 작가 또한 세월호 유가족, 5·18 민주화운동 열사, 형제복지원 피해자 등을 조명하는 작품 활동을 하게 됐다. “인간은 누구나 내면의 고통을 갖고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이 내면의 고통을 들여다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2000년 전 예수님께서는 오늘날의 고통까지도 끌어안고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성체 안에서 해처럼 모든 희망을 비추고 있다는 것을 느끼셨길 바랍니다.” 정 작가의 목표는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만질 수 없는 하느님 사랑을 ‘몸’으로 감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일이다. 정 작가는 “어떤 권세도, 죽음도, 삶도 우리와 갈라놓을 수 없는,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을 형상화하고 싶다”(로마 8,31-39 참조)며 “예수님께서 인간의 몸으로 행하신 일들을 우리의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제 막 수원교구로 전입한 정 작가는 교구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오랫동안 해외 활동을 하다 귀국하니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뜨거운 신앙심을 갖고 있는 곳이 한국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어요. 상현동본당 신자들도 열성적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계셔서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교구 안에서 예술이 주님의 사랑을 전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발행일 2026-03-08 제3481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단장 홍서희 양

“작년부터 합창단 단장을 맡게 됐어요. 그래서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단원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따뜻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요.” 수원교구 성음악위원회 산하 수원가톨릭소년소녀합창단 단장인 홍서희(라파엘라·수원교구 제2대리구 용호본당) 양은 올해로 5년째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베테랑’이다. 세계 병자의 날을 맞아 2월 10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열린 음악회에서도 그는 단원들의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챙기고, 긴장한 친구들에게 미소로 신호를 보내며 공연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중학교 2학년까지 합창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홍 양은 이제 합창단의 ‘최고참’이기도 하다. 그만큼 후배 단원들이 그를 의지하는 일도 많아졌다. 홍 양은 “그러다 보니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며 “저뿐만 아니라 임원을 맡은 친구들과 함께 단원들을 격려하고 도우며 모범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양은 “원래부터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는데 초등학생 때 주변 친구들이 합창단에 들어가 보라고 추천해 도전했다”며 “혼자 노래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것이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 입단 당시 처음 맞춰보던 화음의 울림이 아직도 기억난다며, 그때 느꼈던 감동이 지금까지 합창단 활동을 이어오게 한 동력이었다고 덧붙였다. “서로의 소리를 맞추고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늘 벅차고 감동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도 활동하는 게 즐거워요.” 홍 양은 합창단 활동 중에서도 2023년 제44회 세계 푸에리 칸토레스 합창제에 참가해 외국 합창단원들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하나의 화음을 내는 순간이 정말 인상적이었다”며 “갈라콘서트에서 우리나라 전통 음악을 선보여 기뻤고, 관객들의 박수 소리는 잊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2016년 창설된 합창단은 그레고리오 성가부터 현대 교회음악까지 다양한 전례음악을 노래한다. 또 전국 본당은 물론 병원 등 지역사회 여러 곳에서 마음 따뜻한 노래를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공연하며 성음악을 알리는 역할도 한다. 때문에 매주 두 번 이상 만나는 등 연습량도 적지 않다. 홍 양은 “학업과 합창단 활동을 병행하기 쉽지는 않지만, 선생님들께서 이를 잘 아시기 때문에 시험 기간에는 연습을 쉬는 등 학생의 사정을 배려해 주신다”고 말했다. 홍 양은 “하느님께 찬양을 드리는 성가를 부를 때와 일반 노래를 부를 때 마음가짐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성가는 일반 노래와 발성도 조금씩 다르고, 자기 음색만 주장하기보다 서로의 소리를 잘 듣고 맞출 때 음악이 더 잘 완성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부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저희가 마음을 모아 만드는 화음이 누군가에게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매주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어요!”

발행일 2026-03-01 제3480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아주대학교병원 교우회장 심주현 소아외과 교수

“병원에는 고통과 절망이 있지만, 그로 인해 우리가 예수님의 고통에 동참할 수 있고 한편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주대학교병원 교우회장이자 소아외과 교수인 심주현(유디트·제1대리구 원천동본당) 씨는 병원에서 아프고 절망에 빠진 환자들을 만나면서 종교가 주는 희망과 위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리고 의사이자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사명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권투 연습을 하다 뇌사상태에 빠진 아들을 보내지 못해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병원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어머니는 가톨릭 신자였는데 아버지는 불교를 믿고 있어 냉담 가정이나 다름없었죠. 뇌사자에게 의사로서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었지만 신앙인으로서 아들의 세례를 제안했죠. 원목실 신부님께 말씀드려 임종 전 세례를 받을 수 있었고 어머니가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셨어요. 많은 환자 가운데 그 가족의 일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생명이 탄생하기도 하고 생명이 사라지기도 하는 공간. 심주현 교우회장은 “생사가 오가는 병원에서 종교는 새로 태어나는 이들에게는 축복을, 다친 이들에게는 희망을, 삶이 끝나는 이들에게는 죽음 이후의 평화를 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학교병원은 원목실이 생기기 전 교우회가 먼저 만들어졌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을 추진했고, 원목실이 없는 가운데서도 교우회는 환자와 보호자를 위해 함께 기도했다. “뜻이 맞는 교직원들의 기도 소모임으로 시작했고 이후 원내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신부님을 파견해 주실 것을 요청해 원목실이 생겼어요.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하느님을 믿으면서 확산된 한국교회의 시작과 비슷한 점이기도 하죠. 지난해에는 원목실 개소 25주년을 맞아 교우회, 봉사자들이 함께 사용할 이름을 ‘카르디아(Kardia)’로 정했어요. ‘온 마음’이라는 뜻처럼 병원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고 응답할 수 있길 바랍니다.” 심 회장은 근무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원목실 미사 전례를 돕고, 기도나 병자성사가 필요한 환자를 원목실 담당 최원섭(요셉) 신부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교우회에 들어오기 전에는 신앙생활은 일상의 부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교우회를 하면서 제가 있는 모든 곳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환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교우회장이 되면서 가진 바람이 있다면 카르디아 회원들이 하느님 사랑을 마음에 품고 일하고, 그 사랑이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게 이끌고 싶습니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주일학교 교사들에게 환경 교육한 이부영 씨

“그리스도인은 환경 문제를 신앙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을 보호하는 사명을 우리에게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환경교육사 이부영(가타리나·제2대리구 군포본당) 씨는 환경 보호의 실천이 신앙의 본질과 깊이 맞닿아 있음을 이해하려면 교회의 가르침에 기초한 환경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그는 주일학교 아이들이 교리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환경 문제도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교재를 만들었다. 이 교재는 1월 10일, 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주관한 주일학교 교사 대상 생태환경 연수에서 소개됐다. “지역 사회에서는 EM환경교육센터를 운영하며 기후 환경 교육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 안에서도 하느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환경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교육에 참여하다 위원장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님과 인연이 닿아 이번 연수에서 강의를 맡게 됐습니다.” 교회 내 환경 교육은 ‘하느님의 창조 질서 보전’을 목표로 한다. 기후위기로 고통받는 기후약자에 대한 이해, 공동선의 원리 등 교회의 사회교리를 중심에 두는 점에서 일반 환경 교육과는 차이를 지닌다. “탄소중립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핵발전소가 나은 선택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교회는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방사선 노출 위험에 놓여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것이 곧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지키는, 그리스도인의 소명에 따른 선택이기 때문이지요.” 이번 연수에는 11개 본당 주일학교 교사들이 참여해 생태영성 바탕의 신심기도, 기후위기 특강, 환경 관련 기초 지식 습득, 수업계획안 작성 등의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연수에 참가한 교사들은 현장에서 “성당에서 왜 환경 교육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당황했던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이 씨는 “이런 인식을 바꾸려면 신앙과 환경이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을 교회 안에서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들이 환경 문제를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실천할 수 있도록 교재를 구성했고, 여기에 복음 말씀과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도 충실히 담았다. 기존에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환경 교육이 교재를 바탕으로 수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구체화됐고, 교사들은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특히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교재라는 평가도 받았다. “환경교육사인 평신도가 참여한 환경 교육의 첫걸음이기에 제겐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는 교구에서 활동하는 환경교육사들이 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육 인프라가 갖춰진다면, 신자들에게 ‘하느님의 피조물 보전’이라는 실천 과제를 더 구체적으로 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발행일 2026-02-08 제347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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