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치과의사 권혁용 씨

이형준
입력일 2025-02-03 10:18:48 수정일 2025-02-04 10:24:06 발행일 2025-02-09 제 3428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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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해외 의료봉사 활동…“봉사로 부족한 신앙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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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 만난 치과의사 권혁용 씨는 "봉사를 하면 하느님과 가까운 삶을 살게 된다”고 말했다. 이형준 기자

“제가 초등부 복사단으로 활동하던 시절, 꽃동네 오웅진(요한 사도) 신부님이 본당 주임 신부님으로 오셨어요. 한창 꽃동네를 만들어가시던 시기여서 저도 자라면서 꽃동네가 성장하는 모습을 봐왔죠. 그 덕에 자연스럽게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에 관심이 커졌던 것 같습니다.”

지역봉사단체 ‘나사오사’(나누며 사는 오산 사람들) 창립자이자 오산지구 루카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치과의사 권혁용(라파엘·제1대리구 오산본당) 씨는 봉사의 삶을 살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어릴 적부터 꿈꾸던 봉사를 위해 권 씨는 2000년 즈음 본당 첫 활동으로 빈첸시오회에 들어갔다. 하지만 입단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봉사보다 회합이 위주였던 빈첸시오회가 맞지 않다고 생각해 탈퇴하기로 마음먹었다. 권 씨는 “공교롭게도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해 나간 회합에서 내가 총무로 추천됐다”며 “그 때 무언가 나를 계속 활동하도록 이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권 씨는빈첸시오회 총무를, 이후에는 회장을 맡으며 회원들을 이끌었다.

본당 활동을 시작으로 ‘봉사하는 삶’을 꽃피운 권 씨. 봉사할 수 있다면 수녀회, 지역의 단체를 가리지 않고 참여했다. 그중에는 가톨릭 의료인 봉사 단체인 ‘오산지구 루카회’도 있었다. 2012년부터 해외 의료봉사를 시작한 루카회에서 권 씨는 회원들과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요셉의원에서 매년 한 번 무료 진료를 하고 있다. 

권 씨는 “의료보험체계가 한국보다 열악한 필리핀에는 치아가 상해도 병원 진료를 받지 않는 사람이 많고, 무료 진료도 지속적인 치료가 아닌 단발성 치료라는 아쉬움이 있다”며 현지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권 씨는 봉사단체 경험을 바탕으로 2004년에는 오산시 지역 이웃들을 다방면으로 돕는 봉사단체 ‘나사오사’도 창립했다. 그는 “뜻이 있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눔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로 함께 시작했다”며 “어려운 가정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것에서 시작해 무료 공부방 지원, 지역아동센터 지원, 연탄 나눔 등으로 활동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어느새 ‘나사오사’는 오산을 대표하는 봉사단체로 자리 잡아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권 씨는 “봉사하며 신앙의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고 깊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사를 망설이는 분들은 본당의 어떤 단체든 우선 참여해보길 권유한다”면서 “시작이 반이듯 막상 들어가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고, 봉사하며 이웃 사랑 실천이 몸에 익숙해져 거리낌이 없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 주변에도 봉사, 나눔에 관심을 가지는 신자들은 많은데 실천하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첫걸음만 떼면 활동 자체가 자연스러워지죠.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가까운 삶을 살게 된답니다.”

이형준 기자 june@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