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앞둔 본당 역사·문화재적 가치 조명

전주교구 둔율동본당(주임 김병희 요셉 신부)은 4월 27일 제3회 학술 세미나를 열어 2029년에 있을 설립 100주년을 향해가는 본당의 역사와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는 개회사에서 둔율동본당의 역사를 돌아보며 “둔율동본당이 100주년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디며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아름다운 공동체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광(이냐시오) 고려대 명예교수는 ‘100년의 역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복음화의 여정’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조광 교수는 “둔율동본당 교회사가 복음화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의 위상을 찾아가길 바란다”며 “사회의 아픔을 품는 교회로 전진하는 노력이 드러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대전교구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성태(요셉) 신부는 ‘군산 둔율동성당의 발전과정’에 관해 발제했으며, 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장인 단국대 김정신(스테파노) 명예교수는 ‘군산 둔율동성당 원형복원’에 관해, 해미신앙문화연구원 권영파(베아트리체) 부원장이 ‘둔율동성당에서 바라보는 순례와 관광’에 대해 발제했다. 아울러 집중토론에서는 본당 공동체가 지역사회 안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역할을 성찰했다. 둔율동성당은 2015년, 본당의 ‘성전신축기’와 ‘건축허가신청서’는 2020년 국가등록재에 지정됐다. 이에 본당은 2017년과 2021년에 각각 학술 세미나를 열고 둔율동본당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조명한 바 있다. 오안라 명예기자

2024-05-05

“사각지대 노동자에게 관심을”

인천교구 노동사목부(부국장 김지훈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는 4월 28일 인천교구 원미동성당(주임 김성휘 요셉 신부)에서 김지훈 신부 주례로 제23회 노동자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모두에게 필요하고 염연히 존재하지만 법적 보호에서 멀어져 있는 ‘가려진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환기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교구는 전국 교구 중 유일하게 2002년부터 노동자 성 요셉 축일이자 노동절인 5월 1일 전후로 노동자주일을 기념하고 있다. 2001년 인천에서 일어난 노동자 대량 해고 사태와 심각한 노동문제 앞에 교회의 연대라는 영성으로 주일을 제정했다. 노동 관련법이 있으나 지켜지지 않고 비정규직, 간접 고용 등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소외에 귀를 기울이고 인간 존엄이 지켜지는 노동을 고민하는 취지다. 미사 중에는 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노동에 대해 연구·공부하는 동아리 밀알회(회장 황호준 시몬 부제, 지도 정천 요한 사도 신부) 신학생들이 노동자들과 연대의 의미를 담아 성가 특송 공연을 펼쳤다. 미사 후에는 ‘이동노동자 응원 캠페인’이 열렸다. 참례 신자들에게는 커피, 음료, 보리차 등이 담긴 선물 꾸러미가 제공됐다. 이 선물 꾸러미는 현관문에 걸어 두거나 현관 앞에 두어 택배 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이 음료를 편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마련됐다. 김 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우리 가족, 이웃일 수도 있는 가려진 노동자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동사목부는 요양보호사, 대리운전 기사, 배달 라이더 등 우리 주변의 가려진 노동자들을 위한 기도문 응모를 하고 있다. 선정된 기도문은 노동사목부에서 매월 기억하며 바치는 노동자 기도 중 6월, 7월, 8월 기도문으로 확정된다. 응모 기한은 5월 20일까지다. ※ 응모 링크: bit.ly/노동자기도문응모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2024-05-05

軍 사제단·신자 영적 쉼터 ‘군종영성센터’ 완공

군인 신자들과 군종 사제단이 영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는 쉼터인 군종영성센터(센터장 김지훈 미카엘 신부)가 완공됐다. 군종교구는 4월 23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대로307번길 17 현지에서 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 주례로 군종영성센터 축복식을 열었다. 1년여 공사를 마친 센터는 이날 축복식을 통해 교구 신자들과 후원회 회원들의 신앙심 증진 및 쉼을 위한 공간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교구는 다른 교구와 달리 군인이라는 신분 특수성이 있는 신자들을 고려해 지난해 6월 센터 건축 공사에 착수했다. 군인 신자들은 훈련 및 당직 근무, 부대 일정으로 인해 피정 계획 및 날짜를 잡기 힘들다. 또 피정을 진행하다가도 부대에 먼저 복귀하거나 참가를 취소해야 하는 등 변수도 발생한다. 교구는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한 유기적 피정 및 교육이 열릴 장소로 센터 개소를 준비해 온 것이다. 시설로는 친교실, 강당, 경당 등 교구 신자들의 피정 및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됐다. 주교관과 사제관도 있어, 전국을 누비며 장병 위문 등 사목활동을 펼치고 군에서 요구하는 교육 및 파견 등 업무를 진행하는 군종사제들이 잠시 편히 쉴 수 있다. 카페테리아와 게스트하우스 방 3개도 마련돼 있어 방문 신자들도 머물 수 있다. 건물은 영성센터 1개 동, 카페테리아가 있는 부속건축물로 구성돼 대지면적 1481㎡, 건물면적 918㎡, 지하 1층 및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축복식에서는 건물 각 층 성수 축복, 테이프 커팅식이 이어졌다. 교구 신자들을 위한 영성 쉼터와 기도의 집 필요성에 교구와 공감해 지원금을 보탠 전국 10개 군종후원회와 센터 설계 및 공사 관계자들에게는 공로패가 전달됐다. 서 주교는 축사를 통해 “교구에 신자 및 사제를 포함해 모두가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가 교구 신자 여러분이 번잡함을 덜어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영적 연료를 공급받는 영적 주유소로서 기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복식에 참석한 후원회원 허춘자(마르타·60·삼위일체본당)씨는 “타 교구 피정 장소를 쓸 때는 인원이 꽉 차 있는 등 불편한 적이 많았다”며 “마침내 교구 공동체만을 위한 쉼 공간이 마련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센터에서 신부님을 모시고 미사도 드리는 피정과 그룹 영성 교육 등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4-05-05

‘한티 교우촌’ 역사 체계적 조명

팔공산 중턱에 자리한 한티(현 한티순교성지)는 대구대교구의 탄생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성지로, 말 그대로 ‘대구대교구의 요람’으로 불릴만 하다. 한티 교우촌에서는 하느님의 종 서태순 베드로(1823~1867)와 이 알로이시오 곤자가(1838?~1868) 등이 살았다. 이곳 신앙 선조의 후손인 서상돈(아우구스티노·1850~1913), 김찬수(베르나르도·1882~1951) 등은 대구대교구가 설정되고 기초를 놓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한티는 무명 순교자들이 다수이고 교우촌에 대한 사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이유로 그 진면목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런 점에서 4월 27일 오후 3시 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교정 대강당에서 열린 ‘한티 교우촌과 순교자’ 심포지엄은 대구대교구 신앙 전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티 교우촌에 대한 체계적 정리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심포지엄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영남교회사연구소(소장 김정희 바오로 신부)와 한국가톨릭신학학회(학회장 곽종식 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펴낸 대구대교구 순교사 자료집 제3편 「한티순교성지 자료집」(238쪽/1만5000원)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제1주제 ‘한티 교우촌의 기원’에 대해 발표한 김정희 신부는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사료들과 기존 연구들을 바탕으로 한티 교우촌의 기원을 추적하고 정리했다. 김 신부는 “한티 교우촌에 관해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사료에는 1862년 당시 40명이나 성사를 받을 만큼 어느 정도 규모의 교우촌이 형성됐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며 “그 밖에 정확히 언제 (교우촌이) 시작됐는지는 확실하게 단정 지을 단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신부는 “한티 교우촌이 박해시대부터 존재했고, 대구대교구 시작점에서 가장 중요한 요람 역할을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제2주제 ‘무진박해와 한티 순교자’ 발표를 맡은 권동근 신부(요한 세례자·대구 월성본당 제1보좌)는 구전 증언뿐 아니라 순교자 묘 발굴 기록과 무진박해(1868년)에 대한 다양한 문헌과 기록 등 객관적 사료에 근거해 당시 정황을 추측하고, 한티 순교자들의 순교 시기를 가늠하고자 했다. 권 신부는 “한티 순교자들이 병인박해 중에서도 1868년 무진년 봄, 4~6월 사이에 순교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각 주제에 대한 논평은 부산교회사연구소 부소장 김덕헌(베드로) 신부, 대구가톨릭대 이경규(안드레아) 명예교수가 맡았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는 “이곳에 대해 처음으로 체계적인 정리 작업을 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뒀으면 한다”며 “이 자리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한티 순교자들의 현양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24-05-05

‘희망의 순례’ 전국적인 참여 요청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희망의 순례’에 보다 박차를 가하기 위해 배론성지(주임 박동규 마르코 신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충북 제천 배론성지는 최양업 신부 묘소가 자리한 곳으로, 희망의 순례는 배론성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배론성지는 지난 4월 15일 한국교회 본당 1784곳, 최양업 신부 관련 성지 13곳을 포함해 총 1803곳에 희망의 순례 참여를 독려하는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서한,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전구기도 안내서, 희망의 순례 안내 대형 포스터, 최양업 신부 약력과 소개 자료 등을 발송했다. 또한 희망의 순례 안내 책자인 「희망의 순례자」 최신 개정판도 동봉했다. 「희망의 순례자」 최신 개정판은 몸이 불편한 신자나 순례에 참여하고 싶어도 여러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신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희망의 순례 총 3650km의 여정을 묵주기도 1단에 1km씩 대신할 수 있도록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묵주기도 여정’을 새로 추가했다. 묵주기도로 희망의 순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최양업 신부 탄생지인 청양 다락골에서 선종지인 배론성지까지 총 30군데 목적지가 표시된 지도를 참조해 묵주기도 3650단을 바치면 희망의 순례를 완주한 것으로 정식 등재된다. 희망의 순례 완주자 등재 서류는 차후 교황청 시성부에 제출돼 시복 심사자료로 활용된다. 조규만 주교는 서한에서 “최양업 신부님 시복이 미뤄지고 있어 우리의 기도와 정성이 필요하다”며 “최양업 신부님이 시복시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망의 순례 안내 포스터를 본당에 게시해 주시고 이 순례에 동참해 주시길 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론성지는 희망의 순례에 참여하는 전국 모든 신자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2024-05-05

수원교구 남수단 해외선교지 쉐벳본당 성당 봉헌식

수원교구의 선교사제가 활동하고 있는 남수단 룸벡교구 쉐벳본당(주임 손명준 마르코 신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17일 남수단 쉐벳성당에서 성당 봉헌식을 주례했다. 이날 봉헌식에는 룸벡교구장 크리스티앙 칼라사레 주교와 교구 사제단, 수도자들이 함께했다. 쉐벳본당은 아강그리알본당의 공소였던 곳으로, 수원교구 해외선교사제들의 선교활동에 힘입어 2013년 공소에서 사제가 상주하는 본당으로 승격됐다. 이후 수원교구가 파견한 건축봉사자들의 노력으로 2016년 400여 명의 신자를 수용할 수 있는 쉐벳본당의 새 성당이 완공됐다. 그러나 남수단 내전이 심화되고,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짐에 따라 주교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봉헌식을 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쉐벳성당은 노후화돼 왔다. 이에 기존 벽돌로 된 벽을 철거하고, 건축용 패널을 사용해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진행, 지난 2월에 완공했다. 10년에 걸친 성당 신축과 개보수 작업은 수원교구와 교구민들의 후원과 봉사를 통해 이뤄질 수 있었다. 교구는 오랜 내전으로 건축 자재를 구할 수 없는 남수단 현지 사정을 해소하기 위해 교구민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건축 자재를 마련해 컨테이너로 남수단까지 수송하는 방식으로 건축자재를 조달하고, 한국에서 파견된 건축봉사자를 통해 성당 건축을 이끌어왔다. 개보수 작업 중 철거한 성당의 벽돌로는 새롭게 단장한 성당의 제대를 만들었다. 또 철거한 벽돌을 현지 학교 신축에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이용훈 주교는 성당 봉헌 미사 강론을 통해 “수원교구와 교구민들의 후원은 단순히 물질적인 후원만이 아니라, 쉐벳본당의 교우들과 수원교구의 교구민들이 하느님 안에 한 형제, 자매임을 드러내는 표지”라면서 “이 봉헌식을 통해 다시 한번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며, 쉐벳 본당의 모든 교우들이 한마음이 되어 이 아름다운 성전에서 하느님께 찬미와 찬양을 드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04-28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 설립 기념 심포지엄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원장 김광태 야고보 신부)은 4월 20일 전주교구청에서 설립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주교구 성지 조성 사업의 성찰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교구장 김선태(요한 사도) 주교, 총대리 김창신(아우구스티노) 신부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김선태 주교는 격려사에서 “물질만능주의와 극심한 개인주의를 순교자들의 신앙으로 극복하기 위해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을 설립했다”면서 “순교성지를 어떻게 보존하고 계승할지, 어떤 관점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이 심포지엄에서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해미 신앙문화연구원 서종태(스테파노) 원장은 ‘전주교구 성지 조성 사업의 성찰과 비전’을 주제로 교회의 성지 조성과 그 방향을 발표하고 전주교구의 성지 조성의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서 원장은 “성지를 조성하는 방향이 순교 터와 순교자 묘, 묘 터 중심에서 순교자와 직접 관련이 있는 장소, 순교자와 관련이 없는 장소 등으로 확대되어 나가는 경향을 보인다”며 “교구는 호남교회사연구소를 활성화시켜 교구 성지의 쇄신과 추가 조성에 이바지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강석진 신부(요셉,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전주교구 성지 조성 사업의 입체적 조망’이라는 제언을 통해 성지 영성화 작업과 전주교구만의 교회사 이야기의 발굴 및 활성화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전북특별자치도 의회 국주영은(수산나) 의장은 “도내의 성지와 종교문화유적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도의회의 문화유산과 종무팀을 종교유산팀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해 종교유산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전주교구의 독자적인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고 전북도는 교구의 경제파트너로서 연구작업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주가톨릭순교현양원은 5월 18일 토요일 오후 2시 순교자 현양 미사를 봉헌하고 본당 순교자현양분과 활성화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4-04-28

“군종교구가 늘 함께 합니다”…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백령도 첫 방문

“최전방에서 평화를 지키고자 헌신하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계신 흑룡부대 여러분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장병 여러분이 지치지 않고 영적으로 힘낼 수 있도록 군종교구가 늘 함께하고 있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군종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는 4월 17일 인천 백령도 해병대 제6여단(여단장 권태균 준장, 이하 흑룡부대)을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위문품을 전달했다. 이날 여정 중 서 주교는 건물 노후로 6~7월 철거와 신축을 앞둔 부대 내 흑룡성당(주임 안영근 다니엘 신부)도 방문해 성당이 신축될 부지를 축복하고 본당 공동체와 만나는 시간을 보냈다. 서 주교는 올해 1월 연평도 해역 포격 사건처럼 연이은 군사적 긴장 상태에 있는 서해 최북단 도서를 사수하는 흑룡부대 장병들의 신앙 전력을 고취하고자 2021년 교구장 취임 이래 처음으로 백령도를 찾았다. 인천에서 배로 4시간가량 걸리는 최전방 격오지(隔奧地)…, 뭍과 쉽게 왕래할 수 없는 장병들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를 바라며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회장 이병지 프란치스코)와 함께 위문품으로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 1000여 개를 준비했다. “군종병과는 평시에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시에는 빛을 발합니다.” 이번 방문은 병무 환경 변화로 종교에 무관심해진 장병들에게 교구와 군종신부들의 존재를 알려 영적 무장을 돕는 목적도 있다. 서 주교는 권태균 준장과의 접견에서 “평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군종병과는 실제 전시 상황에서 장병들이 공포를 극복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영적으로 단단히 무장시키는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권 준장도 부대 전력을 높이는 데 군종병과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면서 “종교와 멀어진 장병들은 물론 신자 장병들도 신앙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성당 재건축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돕는 등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늘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근무지에 있는 저희에게 교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니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몰라요.” 접견에 이어 성당에서 열린 새 성당 부지 축복식에는 오후 2시 시간에도 신자 장병들과 그 가족들 10여 명이 참례했다. 물이 새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1991년 지어진 낡은 성당이 마침내 새로 지어진다는 기쁨도 크지만 “교구장 주교와 교구 사제들이 먼 길을 와줬다는 기쁨이 더 크다”고 신자들은 목소리를 모았다. 본당 신자인 김영순(수산나)씨는 “‘한 손에는 총을 들었지만 다른 손에는 십자가를 든 가톨릭 군인임을 잊지 말아달라’는 주교님 말씀처럼 살아갈 힘을 얻었다”며 “새로 지어질 성당에서 본당 식구들과 더한층 영적으로 서로 격려하는 공동체를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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