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합병증 앓는 미숙아 키우는 태국 출신 파닛 씨 부부

갓 태어난 자녀를 처음 안는 순간 가슴에 밀려드는 애틋함을 부모라면 누구나 안다. “오직 사랑만 주기 위해 낳은 너를 우리가 혹시 아프게 하지는 않을까”라는, 간신히 씹어 삼키는 두려움이다. 태국에서 온 아기 엄마 파닛(37) 씨와 아빠 타마롱(46) 씨에게는 그 두려움이 현실이 되고 말았다. 파닛 씨는 10월 말 불명의 이유로 31주 채 되지 않은 1.49㎏ 아기를 조산했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호흡곤란, 파종성 혈관 내 응고 등 미숙아 증후군들로 고통받으며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산소 치료, 각종 약제와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파종성 혈관 내 응고는 혈관 내 작은 혈전들이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비정상적 출혈을 일으키는 병이다.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때로는 뇌나 위장관 등에 치명적 출혈, 신부전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안해, 아가. 태어났을 때 온몸으로 안아주지 못해서, 네가 아파하고 있는 인큐베이터 속이 처음으로 엄마 손길을 느끼는 곳이 되게 해서….” 어른에게도 버거운 병을 태어난 지 고작 1달을 넘긴 미숙아가 짊어진다는 건 얼마나 가혹한 일일까. 11월 29일 아기가 있는 순천향대학교 부속 부천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센터를 찾은 파닛 씨는 이날 위생 장갑을 끼고서야 아기를 처음으로 어루만질 수 있었다. 파닛 씨는 “아기가 ‘엄마가 내 곁에 있구나’ 하고 힘을 내게, 살결을 맞대 줄 수만 있다면 좋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2016년 한국에 와 공장 노동자로 성실하게 일해온 부부에게 현실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먹지 못하는 아기를 위한 위장관 삽관, 중심정맥관 삽입술, 합병증 모니터링과 각종 검사 등 지금까지 발생한 병원비만 1달 만에 눈덩이처럼 불어나 4800만 원에 육박한다. 목재 공장에서 일하는 타마롱 씨의 월급 200만 원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설상가상 타마롱 씨는 태국에 계신 노쇠한 어머니와 가족을 봉양하느라 매달 100만 원가량을 고향에 보내고 있다. 파닛 씨도 같은 이유로 태국 친정에 매달 40만 원씩 지원해 왔다. 임신 후 일을 그만 둔 파닛 씨가 경제 활동에 나서기는 어렵다. 그는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 하고 아기를 먹이기 위해 매일 모유를 짜서 병원에 가져가고 있다. 또 집 월세를 빼면 남는 푼돈으로 병원비와 생활비까지 충당하느라 불면증을 앓고 있다. 아기는 적어도 두 달 이상은 신생아 중환자 치료가 필요하다. 뇌실 주위 백질 연화증처럼 발병할지 모르는 합병증 등 추가 치료 기간을 고려하면 치료비는 지금보다도 감당 불가능할 크기로 늘 것으로 보인다. 노동에 치이듯 살던 외국인 부부가 한국에서 도움을 청할 공동체는 없다. 타마롱 씨는 “밤잠 못 이루고 몰래 혼자 흐느끼는 아내를 볼 때 억장이 무너진다”며 “가장으로서 버텨 보려고 하지만, 몸부림칠수록 늪처럼 감겨드는 현실이 사실 숨 막힌다”고 호소했다. 병원 원목 서상현(헨리코) 신부는 “이런 현실에도 파닛 씨 부부는 아기를 ‘은총’이라는 태명으로 부를 만큼 부처님 자비에 의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립된 상태로 아기 치료와 양육을 해결해야 하는 부부에게 초월적 사랑이 실로 존재함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12월 4일(수) ~ 12월 24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12-08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지적장애 자녀 5명 키우는 이원명 씨 가족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말이 늦거나 전혀 말을 하지 않기도 했고, 한 가지 습관에 집착을 보이거나 감정 표현이 너무 갑작스럽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자폐’라는 진단을 내렸다. ‘자폐’라는 병이 너무 무겁게 다가왔지만, 어떻게든 잘 키워보겠노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갔다. 첫째에 이어 둘째도, 셋째도, 넷째도, 그리고 막내인 다섯째까지도 정도는 다르지만 자폐에 지적장애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누구를 원망할까. 이 씨의 가슴은 무너졌지만, 정작 누구를 탓하거나 무너져 내릴 틈도 없었다. 지적장애인 아이 하나를 키우는 것도 힘에 벅찬 일인데, 다섯이나 되는 지적장애 아이를 돌보려니 ‘눈코 뜰 새 없다’는 표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한 아이에게 발생한 문제를 수습하고 있으면 또 한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다. 그저 정신없이 닥치는 대로 수습하고, 수습하고, 또 수습하다가 시간이 흘러버렸다. 하지만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자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가 돼버렸다. 밖에서 놀던 아이가 어디론가 사라져 실종신고를 하고 저녁 늦게까지 눈물을 머금은 채 아이를 찾아 헤매기도 했고, 아이의 폭력적인 성향이 강해져서 가족에게 칼을 휘두르는 일마저 일어났다. 정도가 심했던 넷째는 이웃집 차를 손상시키는 등의 사건으로 1년간 보호감호를 받고 강제 입원치료까지 받기도 했다. 이 씨는 “아이가 실종됐을 때는 너무 걱정되고 기도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어느 순간 주님께서 ‘네 자식이기 전에 내 자식’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고, 그러고 나서 아이를 찾았다”면서 “우리 아이들은 주님께서 주신 보석이고 보물”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아이들의 폭력적 성향은 호전됐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이들이 끼친 피해들을 아직 다 배상하지 못한 상태다. 이 씨 가족의 수입은 아이들의 아빠 대건 안드레아(65) 씨가 택시 운전으로 벌어오는 120만 원 안팎의 수입과 노령연금, 지적장애 1급인 막내에게 나오는 장애연금 40만 원 정도다. 막내도 21살이 된 지금, 성인 7명 가족이 살아가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다. 아직 아이들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생활비와 치료비 모두 도움 없이는 막막할 따름이다. 가장 큰 걱정은 집이다. 현재 월세로 살고 있는 낡은 집은 누전으로 집의 절반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보일러 배관이 낡아 물이 새는 데다, 집 곳곳에, 아이들 방까지도 곰팡이가 슬었다. 또 넷째와 막내가 폭력적 성향을 보일 당시에 창문들을 깨뜨려 창문에 임시로 비닐을 붙여놓았다. 게다가 집주인이 집을 팔려고 내놓은 상황이라 언제 나가야 할지 몰라 불안한 상황이다. 보증금도 없거니와 지적장애 아이들이 있다 보니 받아주는 집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주위에 지적장애 자녀를 둔 다른 부모님들을 보면 아이를 위해 대단히 많은 활동을 해주는데, 저희는 아주 부족해서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이제 저도 60살이 넘었고, 앞으로 얼마를 더 살지도 모르는데, 그저 아이들이 주님을 믿고 주님 자녀로 살아가길 기도할 따름입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11월 13일(수) ~ 12월 3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11-17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김가영 씨

김가영(루치아·57·가명) 씨의 하루 일상은 묵주 기도를 비롯한 기도로 거의 채워진다.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자비의 예수님상 앞에 앉아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는 5단 기도를 드린다. 매듭의 푸시는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 프라하의 아기 예수님께 드리는 기도, 소화 데레사 9일 기도 등도 빼놓을 수 없다. 바뇌 성모 액자를 비롯한 여러 성모상과 아기 예수상 등 성물로 가득한 집 내부가 그런 김 씨의 열심한 기도 생활을 대신 말해주는 듯했다. 김 씨가 한결같이 봉헌하는 기도 지향은 안전한 거처를 얻어 딸 은미(가명·아기 예수의 데레사)와 함께 사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정부 전세 대출로 사는 지금 집은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대 아파트 신청을 하고 싶으나 20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이 필요하다. 한 달 70만 원 정도 받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 수당으로는 생활하기에도 모자라는 실정에서 어떻게 구해야 할지 막막한 돈이다. 그는 ‘양극성 정동장애’라는 정신과 질환을 앓고 있다. 망상과 환청 증상이 있어서 남을 믿지 못하고 말도 안 되는 의심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정서적 상태 조절이 잘 안되어 심하면 자살 충동을 느낀다. 비가 오는 날이면 무조건 집 밖으로 나가는 이유다. 밤에는 약기운으로 잔다. 김 씨는 그러면서 “내 안에 있는 나 자신이 무슨 일을 벌일까 봐 제일 무섭다”고 했다. 거의 30년째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데, 다섯 달에 한 번씩 주사 치료도 받아야 한다. 비용을 감액받는다 해도 수당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부담이 크다. 심한 비만과 당뇨로 식단 관리를 해야 하지만 당뇨 조절을 못해 주기적으로 입원을 한다. 당근처럼 딱딱한 것을 씹지 못해 치과 치료도 받아야 한다. 어릴 적에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위탁 가정에서 자란 그는 고3 크리스마스 전야에 성폭행 사고를 당했다. ‘그때 생각이 지금 막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다’고 할 만큼 지금도 큰 충격으로 남아있다. 이후 그 일로 병의 조짐이 나타났고 위탁 가정에서도 외면당해 수도회 시설에서 20년 넘게 살았다. 40대에 사회에 나와 한 남자를 만나 딸 은미를 낳았지만, 남자가 떠나 가면서 쪽방에서 외롭고 힘들게 아이를 키웠다. 친엄마, 위탁가정, 아이를 함께 낳은 남자로부터 계속 버림받은 세월이었다. 은미와는 10여 년 전부터 헤어져 살게 됐다. 아이가 3살 되던 무렵 김 씨가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소리를 지르는 통에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가 강제로 정부 아동 시설로 보내졌다. 김 씨는 이때 정신병이 심해져 더 힘들게 지내야 했고, 은미도 어린 나이에 낯선 곳에서 지내며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지금 13살인 은미는 한 수녀회의 그룹홈에서 지낸다. 그는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언젠가 아이와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으로 힘을 낸다”고 했다. “아이를 낳아 놓고도 제 손으로 키우지 못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길에서 함께 걸어가는 엄마 딸을 보면 너무 부러워서 눈물이 나요.” 김 씨는 “아이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손을 잡아주시면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딸이 잘 교육받고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또 도움 주신 만큼 조금이라도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김 씨를 추천한 서울대교구 삼각지본당 주임 박홍철(다니엘) 신부는 “이 모녀가 꿈꾸는 삶을 위해서 후원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10월 23일(수) ~ 11월 12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10-27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불의의 사고로 힘든 시기 보내는 김태윤 씨

“빨리 나아서 식구들이랑 야구장에 꼭 가고 싶어요.” 김태윤(토마스모어·59) 씨가 스스로 일어설 수도 없을 정도로 몸이 쇠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장루(배변주머니)를 달고 있는 상황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선천적으로 중증 지적장애를 지닌 김 씨는 사실 가족이 없는 무연고자다. 그럼에도 이토록 희망에 차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장애인 거주시설 ‘바다의 별’ 식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김 씨가 바다의 별에 입소하게 된 것은 2009년. 길거리에 노숙하면서 거리에 버려진 음식 등으로 연명하던 김 씨를 지자체가 발견해 바다의 별에 인계했다. 무연고자에 지적 장애를 지니고 거리를 헤매오던 김 씨에게 바다의 별은 가족이 돼줬다. 김 씨는 바다의 별에 함께하는 신부나 직원을 ‘아버지’라 부르기도 하고, 시설 종사자나 시설에 함께 생활하는 장애인들을 형제처럼 여기면서 삶에 희망을 쌓아왔다. 이들과 함께 이따금씩 야구장을 찾는 것이 김 씨에게는 더없는 행복이었다. 또 장애를 딛고 직업 훈련을 받으면서 착실히 통장에 저금하는 것도 김 씨의 즐거움이었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중 7월 23일 갑작스럽게 난 교통사고는 김 씨의 일상을 산산이 무너뜨렸다. 특히 복부의 온 근막은 물론이고 소장과 대장이 파열돼 수술, 그리고 재수술을 거듭해야 했다. 50일가량을 중환자실에서 투병하면서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맸다. 천만다행으로 생명은 건졌지만, 건장하던 체격이 반쪽이 될 정도로 근육이 손실되고 외소해 졌다. 병원에서는 치료를 마치더라도 평생 남는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고 했지만, 김 씨는 그래도 살아있음에 감사했다. 생명을 건진 기쁨도 잠시, 곧 치료비의 무게가 김 씨를 짓눌렀다. 큰 수술을 여러 차례 받고, 입원 기간도 길었던 탓에 병원비만 5800만 원이 나왔다. 운전자의 사정으로 보험처리도 불가능해 병원비를 온전히 김 씨가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김 씨의 통장에 잔고가 800만 원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직업 훈련센터에서 일하며 받은 월 16만 원을 아끼고 아껴 착실히 모은 돈이었다. 바다의 별에서도 김 씨의 병원비를 지원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돈을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다. 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아 계속 병원 신세를 져야 하고, 대장이 회복되면 장루를 복원하는 수술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병원비는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바다의 별 남윤희(마리스텔라) 운영지원팀장은 “워낙 위험하다는 소견이 커서 장례까지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밝은 모습으로 와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면서 “내년에 건강한 모습으로 회갑잔치를 하실 수 있도록 회복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장기 치료가 필요해 많은 분들의 따듯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10월 2일(수) ~ 10월 22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10-06

[사랑나눌수록 커집니다] 대장암·직장암 등으로 고통받는 엄종흠씨

“하루하루 약해져가는 제 모습에 절망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제 옆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심을 알게 됐습니다. 신앙 안에서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하느님 자녀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온 몸에 번져버린 암. 엄종흠(62)씨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향한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 다짐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부산이 고향인 엄씨는 젊은 시절 스포츠 업계에서 종사하는 등 건강한 삶을 살아왔다. 병중에 있는 모친을 돌보면서도 주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임했다. 그러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19년. 몸에서 직장암이 발견돼 수술을 준비하던 중 대장암까지 발견된 것이다. 그의 정신적 버팀목이었던 모친도 세상을 떠난 뒤였기에, 너무나도 외롭고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다.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았지만 2021년에는 폐로, 지난해에는 간으로 암이 전이됐다. 병원에서 받은 최근의 검사에서는 뼈로도 전이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할 수 있는 것은 약물에 의한 기본적인 치료밖에 없는 상태지만 하루하루 부작용은 더 심해지고 면역력을 잃은 몸은 피폐해져만 간다. 가족 간의 왕래도 끊긴 상태, 길어지는 투병생활로 인해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그에게 일정한 수입은 정부 지원 기초생활수급자 생계급여가 전부다. 앞으로도 수천만 원이 넘을 치료 비용은 또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엄씨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의 연속이다. 하지만 그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계속 되새긴다. 그 시작이 바로 신앙이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지역 복지단체 (사)두리하나희망찾기복지회 이병규(베드로) 이사장의 권유로 부산교구 몰운대본당(주임 김기영 안드레아 신부)에서 최근 예비신자 교리 교육을 받았다. 비록 몸 상태 악화로 인해 도중에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는 조금이라도 더 회복하게 되면 반드시 ‘토마스’라는 세례명으로 주님의 당당한 자녀로 태어나리라 다짐한다. 엄씨는 “어머니께서는 세상을 떠나기 전 병원에서 세례를 받고 편안하게 하느님 곁으로 가셨다”며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을 할 때마다 신앙에 대한 간절함이 더한다”고 말했다. 몰운대성당을 찾은 엄씨를 위해 기도한 김기영 신부는 “힘겨운 투병생활이지만 반드시 이겨내고 신앙을 통해 구원의 희망을 얻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 성금계좌 -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우리은행 1005-302-975334 국민은행 612901-04-233394 농협 301-0192-4295-51 ◇ 모금기간: 2024년 9월 11일(수) ~ 10월 1일(화) ◇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가톨릭신문사(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 발행됩니다.)

202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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