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하느님 백성과 사제들, 각자의 은사로 더 충실히 살아가길

수원교구(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7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성유축성미사를 봉헌했다. 성유축성미사는 일 년 동안 사용할 병자성유와 예비신자성유, 축성성유를 축성하는 미사로 해마다 성주간 목요일 거행된다. 교구는 이날 축성한 성유를 모든 본당에 나눠 교구의 일치를 드러낸다.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된 이날 미사 중 교구 사제단은 사제서약 갱신식을 통해 서품 때 한 서약을 공적으로 새롭게 하고 사제직의 소중함을 상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축제적 전례거행에 대한 관심과 함께 생태적 회개를 위한 실천 계획을 수립하고 희망의 순례자로서 희년을 보낼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시노드 여정 이행 단계를 살아가는 사제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이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특별히 시노드를 이행하기 위해 하느님 모든 백성의 다양한 은사들을 신앙 감각으로 식별하고 사제들의 특별한 직무 은사를 더욱 충실히 살아갈 것을 당부하신다”며 “아울러 성령 안에서의 대화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나눔과 형제애의 정신을 모든 일에 기초와 바탕으로 삼으라고 사제들에게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며 청소년들의 신앙이 견고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사제들과 교구민들의 도움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사제 서품 25주년 은경축과 50주년 금경축을 맞은 교구 사제들을 위한 축하식도 마련됐다. 교구는 금경축을 맞은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방구들장(대건안드레아)·윤민구(도미니코)·김광남(프란치스코하비에르) 신부, 은경축을 맞은 김동진(다니엘)·이정우(루카)·김형태(바오로)·정경진(타대오)·현정수(요한 사도)·이그레고리오(그레고리오)·김태진(베난시오)·최규화(요한 세례자) 신부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최덕기 주교는 “부족한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저희를 사랑해주시고 당신 제자로 불러주셨으며 복음 전파자로 파견해주시고 지속적으로 축복과 은총을 베풀어 성직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셨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많은 분의 기도와 사랑 속에 살아온 50년이었기에 행복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평생 농민과 약자들 편에 서서 당신 삶의 모토처럼 기쁘고 당당하게 사셨고 또 마지막 순간 ‘감사했다’는 말씀을 남기신 고(故) 두봉 주교님을 조금이나마 따라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1면

“서로의 기도가 모여 ‘WYD’ 향한 풍요로움 되길”

수원교구가 기도를 통해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준비에 내실을 다진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는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영성운동을 5월 1일부터 시작한다. 영성운동의 핵심은 각자가 하는 다양한 기도를 모아 세계청년대회(WYD)로 가는 길에 풍요로움을 더하는 것이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는 2027년까지 이어지는 긴 여정에서 신자들이 지치지 않고 함께 걷기 위해 매일 기도지향을 제시한다. 각 본당 WYD 담당자는 기도지향을 SNS 및 카카오톡을 통해 공유해 많은 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기도지향을 확인한 신자들은 실천 항목 중 1개 이상을 선택해 실천한 뒤 매일 공유되는 링크 페이지에 접속해 실천 사항을 제출하면 된다. 영성운동 확산을 돕고자 자신의 실천 사항을 SNS에 공유하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영성운동의 방법을 묵주기도나 묵상기도가 아닌 실천으로 제시한 이유는 비신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한 함께한 실천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실천사항들은 2027년에 모자이크 작품으로 완성된다. 매일 각자가 바치는 다양한 형태의 기도와 실천은 형형색색의 모자이크 조각을 모으는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사람들이 성령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있는 교회 공동체는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모자이크 예술품이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교회 공동체 본연의 모습임을 상징한다. “서로의 다름은 제거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오히려 공동체의 풍요로움이 된다는 것을 영성운동을 통해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는 설명했다. 매일 제시되는 기도지향은 실제 젊은이들이 기도를 부탁한 내용이다. 이러한 형태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며 매일 함께 기도함으로써 기도를 통한 일치를 이룰 뿐 아니라 인격적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목표 퍼센트의 특정 구간을 돌파할 때마다 교구 해외선교지의 청소년들과 빈곤국 청소년들의 WYD 참여를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신자들은 묵주기도 봉헌을 통해 영성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각 본당에 묵주알을 구비해 놓고, 묵주기도 5단당 1개의 묵주알을 취합해 봉헌하면 된다.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2면

“달걀 대신 빵 나누며 부활 기쁨 누려요”

수원교구 제1대리구 대천동본당(주임 박한현 요셉 신부)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보전을 생각하며 뜻깊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보냈다. 본당은 4월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후 빵을 나누며 부활의 기쁨을 함께했다. 친환경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대량 생산되는 달걀 소비를 줄이고자 부활 달걀 대신 빵을 준비한 것. 지구를 생각한 작은 변화들은 신자들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본당은 2022년부터 안성자원순환가게를 운영하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제로웨이스트의 날에는 이러한 활동을 확장하고자 ‘성당내 일회용품 최소화 지침’을 발표하고 각 단체별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하도록 독려했다. 또한 재사용 옷 장터를 열어 의류 재사용에 대한 신자들의 인식을 개선하는데 힘썼다. 본당 사회문화복음화 위원장 장호균(다미아노) 씨는 “저희 본당에서는 매달 생태사도직 미사 후 왜 일회용품을 줄여야 하는지 교육하며 신자들의 인식개선을 돕고 있다”며 “그 결과 피조물을 보전하기 위해 조금 불편하지만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신자분들이 인식하고 생태사도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4-27 제3439호 1면

시대별 미(美)적 흐름 공부하며 신앙을 풍요롭게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소장 최영균 시몬 신부)가 운영하는 종교인문학교 다은학당 2025년 봄학기 강좌 ‘그리스도교와 예술철학’이 4월 10일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다은학당은 가톨릭 지식을 비롯해 가톨릭적 가치 및 사상과 관련 있는 인문사회과학 분야를 다루는 강좌로, 동서양의 여러 학문과 문화, 신학 안에서 신앙을 새롭게 일깨우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강좌는 미와 예술에 대한 서양철학자들의 다양한 생각을 그리스도교와의 관계 안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강의는 신현주(엘리사벳) 박사가 맡았다. 신 박사는 “아름다움에 대한 견해는 시대에 따라 그리스도교와 조화를 이룰 때도 있지만, 긴장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면서 “그리스도교와 입체적인 관계를 맺는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들을 보면서 예술 작품들뿐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 안에서 경험한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대해 나눴으면 한다”고 강의를 소개했다. ‘그리스도교와 예술철학’ 강좌의 첫 시간인 이날 강의 중에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의 「향연」을 읽고 그 안에 담긴 고대 그리스인들의 미 개념에 관해 살폈다. 신 박사는 “현대인들의 아름다움을 감각적인 면에서 찾는다면, 고대인들은 아름다움을 이성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고대인들은 아름다움 그 자체는 감각할 수 없고, 아름다움을 알고 싶으면 이성을 사용해야 한다고 봤다”고 고대의 미 개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그리스도인은 아니었지만, 이 철학이 아우구스티노, 토마스 아퀴나스 등의 사상으로 연결돼 그리스도교와 관계가 밀접해진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6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 총 10번의 강의에 걸쳐 고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는 시대별 미 개념을 살피고, ▲심미주의와 도덕주의 ▲도덕주의의 기원과 한계 ▲스스로 신이 된 예술가 ▲인공지능 예술가의 창조 ▲니체의 예술관 ▲종말론적 예술관 등의 주제를 다루며 미와 예술이 우리 신앙, 경험, 세계관, 삶의 태도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또 이를 통해 어떻게 신앙과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를 찾아갈 계획이다. 최영균 신부는 “아름다움은 하느님의 속성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강좌를 통해 피조세계 안에서 어떻게 아름다움을 찾아갈 수 있을지 발견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는 30여 년에 걸쳐 그리스도교 지식과 신앙 토착화를 위해 열어온 ‘토착화 신학당’을 2022년 다은학당으로 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연구소 설립자인 심상태(요한 세례자) 몬시뇰의 호인 ‘다은’은 ‘겸손하고 소박하게 나를 드러내지 않고 하느님의 진리만 생각한다’는 의미다.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2면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 주교는 메시지를 통해 교구민들이 “절망 속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 돼주고,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기도와 실천을 하며, 부활의 기쁨을 살아가는 희망의 순례자”가 되길 당부했다. 이 주교는 먼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가려져 있던 제자들의 눈과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어 부활의 신비를 깨닫게 하시고, 불신으로 꿈틀거리던 마음에 확고한 믿음을 주시어 옛 삶에서 벗어나 부활을 증거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하셨다”며 부활의 신비를 설명했다. 이어 이 주교는 “예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업신여김을 받던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빛과 희망이 되어 주셨다”면서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 곁에 함께하시며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시고 힘과 용기를 주시며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주신다”고 부활에 담긴 희망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말미암아 지금도 세상 곳곳에는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이 많다”면서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음에도, 또한, 환경파괴로 후손들의 삶의 터전이며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가 크게 신음하며 고통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들은 당장 눈앞에 놓인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이러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과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삶의 터전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연대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계엄령 선포로 우리 사회는 정치적 이념과 진영 갈등으로 극심한 분열, 불목, 다툼, 폭력을 마주해야 했고, 나라 안팎으로도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큰 시련과 난관에 봉착했다”고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 이후 사회상을 돌아보면서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기도와 실천”을 강조했다. 이 주교는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 국민을 위하여 봉사해야 하는 권력”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라를 위해 진정으로 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것”이라며 “다시 일어서야 하는 우리 사회의 건실한 미래를 위하여 교구민들께서 열성을 다해 기도해 주길”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이 주교는 “부활의 기쁨에 머무르는 신앙인은 주님께 희망을 둔 ‘희망의 순례자’로서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신앙을 증거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2027 WYD 교구대회’를 준비하며 청년들이 실천하는 영성운동에도 온 교구민이 동참해 주길” 청했다. 아래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전문. 2025년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루카 24,5ㄴ) † 경청과 식별로 동행하는 수원교구!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 친애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를 위하여 수난하시고 죽으신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주님 부활의 기쁨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기를 빕니다. 1. 부활의 신비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제자들은 예수님을 모셨던 무덤을 방문합니다. 하지만 무덤을 막아놓았던 돌은 이미 치워져 있었고 무덤 안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면서 믿고 따랐던 분을 잃은 사건으로 말미암아 슬픔과 고통 속에 잠겨 있던 이들에게 ‘빈 무덤’ 사건은 또 다른 충격과 놀라움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빈 무덤을 바라보며 놀라워할 뿐, 아직 주님의 부활을 믿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라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요한 20,9 참조).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가려져 있던 제자들의 눈과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어 부활의 신비를 깨닫게 하시고, 불신으로 꿈틀거리던 마음에 확고한 믿음을 주시어 옛 삶에서 벗어나 부활을 증거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하셨습니다(요한 20장, 루카 24장 참조). 2. 절망 속에 있는 이들에게 희망 예수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주지 않았던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고 고통 중에 있는 이들에게 먼저 손을 건네시며 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업신여김을 받던 죄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빛과 희망이 되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죽음 속에 머무르지 않고 ‘부활’이라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초대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 곁에 함께하시며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시고 힘과 용기를 주시며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주십니다. 3.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위한 관심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말미암아 지금도 세상 곳곳에는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별히 자국 중심의 첨예한 자본주의 계산법을 바탕으로 전쟁 무기, 첨단 기술과 경제력을 앞세운 강대국들은 전쟁과 환경파괴로 인하여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있음에도, 또한, 환경파괴로 인하여 후손들의 삶의 터전이며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가 크게 신음하며 고통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대국들은 당장 눈앞에 놓인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는 이러한 시대적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와 미래 세대를 위한 삶의 터전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실천은 예수 그리스도의 지체인 교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함께하시고자 하는 이들 곁에 머무르며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4. 평화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기도와 실천 우리나라와 온 국민은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큰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로 인하여 우리 사회는 정치적 이념과 진영 갈등으로 극심한 분열, 불목, 다툼, 폭력을 마주해야 했고, 나라 안팎으로도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큰 시련과 난관에 봉착하였습니다. 우리나라와 국민이 정치적으로 더욱 성숙해지고 민주주의가 보다 무르익기 위한 ‘성장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2.3 계엄령 이후 격동의 시간을 보내며 우리 국민은 양극으로 갈라져 탄핵 찬성과 반대 입장이 되어 극심한 불목과 분열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긴 숙고 끝에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였고, 우리나라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새 대통령을 잘 선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대통령의 권력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 국민을 위하여 봉사해야 하는 권력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라를 위해 진정으로 봉사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해야 할 것입니다. 조기 대선을 치르며 다시 일어서야 하는 우리 사회의 건실한 미래를 위하여 교구민들께서 열성을 다해 기도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5. 부활의 기쁨을 살아가는 희망의 순례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와 함께 우리는 정기 희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희년을 지내며 자비롭고 사랑 가득하신 하느님을 더욱 가까이 만나게 됩니다. 사순 시기를 마치고 부활의 기쁨에 머무르는 신앙인은 주님께 희망을 둔 ‘희망의 순례자’로서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신앙을 증거하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또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앞서 열리게 될 ‘수원 교구대회’를 준비하며 청년들이 실천하는 영성운동에도 온 교구민이 동참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인류의 빛이며 사랑 자체이신 주님께서 신앙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필요한 은총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희망의 순례자들’이 가고자 하는 길에 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함께 하도록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님의 전구(轉求)를 청하도록 합시다. 수원교구의 주보이신 평화의 모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25년 4월 20일 주님 부활 대축일에 수원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1면

입양 가족 공동체 ‘가톨릭생명사랑가족모임’, 남양성모성지 성지순례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 산하 입양 가족 공동체인 가톨릭생명사랑가족모임(회장 황보현 빈첸시아, 영성지도 유승우 요셉 신부, 이하 모임)은 4월 13일 남양성모성지에서 가족 성지순례를 했다. 모임은 가정의 달을 앞두고 회원 가족들이 자연 속에서 신앙을 체험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10년 동안 모임에 참여한 김정훈(가명) 씨는 “저희 모임은 신앙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꾸준히 이어져 왔다”며 “남양성모성지는 첫 방문인데 모임 가족들과 같이 미사에 참례하니 더욱 돈독한 신앙 공동체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를 따라 계속 모임에 나온다는 김민준(가명) 군은 “다른 가족들이랑도 친하고, 다들 예뻐해 주셔서 모임에 나오는 것이 좋다”며 “오늘 성지에서 다 같이 미사에 참례한 게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미사 참례에 앞서 순례에 참가한 이들은 성지 내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기도하고 묵주기도를 봉헌했다. 황보현 회장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충만한 가정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모임원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며 “지도 신부님이 아이들의 신앙교육도 살펴주셔서 모임 아이들도 신앙 안에서 건강하게 커가고 있다”고 전했다. 모임은 2014년 입양의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결성됐다. 매월 1회 교구청에서 월례미사를 봉헌하고, 공동 육아 프로그램, 봉사활동, 입양·육아 정보 공유 등 공통의 경험을 나누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발행일 2025-04-20 제3438호 2면

“사별의 아픔 혼자 껴안지 말고 함께 나눠요”

가족의 죽음이라는 이별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가까웠던 만큼 큰 아픔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아픔은 단지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저절로 치유되지는 않는다. 이 아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치유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이들도 많다. 이런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원교구 노인대학연합회(회장 이정숙 스텔라, 영성지도 허규진 메르쿠리오 신부) 사별가족돌봄모임 ‘치유의 샘’ 봉사자들이다. ‘치유의 샘’은 사별가족들이 미술·메모리·그림책 테라피, 힐링여행 등을 통해 사별로 경험한 슬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3월 27일 첫 모임으로 시작된 ‘치유의 샘’은 8주간에 걸쳐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음의 아픔에 돌보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준비에 많은 신경을 썼다. 특히 허규진 신부를 비롯한 봉사자들은 치유의 샘 봉사를 위해 적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10년 가까이 죽음과 사별에 관해 공부한 이들이다. 봉사자 모두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가 운영하는 사별가족 돌봄 전문가 교육과정인 ‘모현 상실수업’을 이수했다. 허 신부와 봉사자들은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의 도움을 바탕으로 3개월가량 매주 모여 8주간의 ‘치유의 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웰다잉 전문 강사로도 활동 중인 손희정(마리아·55·제1대리구 신봉동본당) 씨는 “웰다잉에 관해 공부했지만, 상실로 고통받는 분들을 직접 만난 적이 없어 조심스러웠다”면서 “서로 보듬어주면서 치유해 나가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고 밝혔다. ‘치유의 샘’은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사별로 마음의 아픔을 가진 이들이 찾을 곳이 부족한 사회 안에서 교회가 그 고통에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봉사자도 천주교 신자만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교구의 ‘치유의 샘’ 운영에 공감하는 개신교 신자도 참여하고 있다. 개신교 신자로 ‘치유의 샘’ 봉사에 함께하는 최승주(47) 씨는 “사별가족을 돌보는 활동은 그리스도의 섬김과 가장 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치유의 샘’이 누구에게나 열린 모습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은 듯하다”고 말했다. 허규진 신부는 “사별을 혼자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혼자 껴안고 그걸 표현하는 것도 조심스러워하시는 분들이 많아 사별가족 분들이 위로와 용기를 얻길 바라며 교구 차원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치유의 샘’을 소개하고 “다른 고통도 마찬가지지만, 사별의 아픔 앞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 곁에 함께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04-13 제343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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