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틀담 수녀회, 사별가족돌봄센터 ‘희망샘’ 개소

노틀담 수녀회(관구장 정봉미 마리 유스티나 수녀)는 3월 14일 서울 가회동 노틀담 교육관에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별가족돌봄센터 ‘희망샘’(담당 김희숙 마리 페르페투아 수녀) 개소식을 열었다. 희망샘 사무실은 교육관 1층에 자리하며, 2층 203호 등은 사별의 아픔을 지닌 가족들을 위한 상담과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주관의 8주 프로그램 후 계속 돌봄, 김희숙 수녀와의 소통 공간 등으로 사용된다. 축복 미사를 주례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는 강론에서 “가슴에 묻는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다”며 “이것은 그냥 잊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온전히 소화돼야만 해결되는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신부는 “희망샘은 세상을 떠난 분들과 화해를 온전하게 해 보고자 하는 취지의 장소”라며 “희망샘에서 나온 새로운 샘물을 나의 미래의 생명까지도 채워주는 샘으로 받아들여 새 마음 새 영으로 가득 찬 삶을 살아가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2023년 가족을 떠나보낸 이연호(소피아, 인천교구 갈산동본당) 씨는 “마음이 힘들거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찾아올 수 있는 친정집이 생긴 것 같다”며 “필요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가 생겨 아주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사별 가족 그룹 치유 프로그램은 다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기에 공감대가 형성돼 마음을 열고 나눔을 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희망샘을 통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희숙 수녀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라는 상실감과 슬픔, 고통 등 수많은 괴로운 감정들을 감당하고 있는 사별 가족들을 만나며, 이들에 대한 돌봄에 대해 수도자로서 소명 의식을 가지게 됐다”며 “사후에 존재하는 영원한 생명의 이해를 돕고, 소용돌이치는 여러 감정 문제에 심리적으로 접근하여 치유하며, 남은 이들이 자신의 삶까지 포기하지 않고 잘 돌보도록 관심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수녀는 “8~10명으로 구성된 그룹 작업 안에서 사별 가족들이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통해 재조정된 삶을 찾아가도록 이끌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구장 정봉미 수녀는 “다른 관계보다 가족은 내 곁에 가까이서 마음을 더 깊이 함께한 사람이므로 사별 가족들의 슬픔은 더 클 거라 생각한다”며 “희망샘이 슬퍼하는 그들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03-23 제3434호 5면

‘축성생활의 해’ 대구대교구 기념미사 봉헌

한국교회가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대구대교구 기념미사가 3월 3일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축성생활이란 수도회와 재속회 등 복음적 권고를 서원하는 축성생활회 회원의 삶을 말한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등 미사에 참례한 대구대교구 관할 지역 수도자들과 재속회 회원 등 1500여 명은 교회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축성생활자들을 기억하며 이 시대 진정한 신비가와 예언자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도했다. 조 대주교는 강론에서 “축성생활의 해를 지내는 이유는 축성생활자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님 안에서 그리고 하느님의 온 백성 안에서 기쁘게 살고자 하는 다짐을 새롭게 하기 위함”이라며 “우리 모두 복음적 권고를 충실히 삶으로써 이 세상에서 희망과 평화의 순례자, 기쁨의 증거자가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미사에 앞서 각 수도회 대표들은 세계 여러 나라 국기를 들고 입장해 제대 앞에 봉헌했다. 국기는 수도회들이 창설자의 정신을 이어받아 세계 곳곳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부르심과 사명을 되새기며 각 신분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협력하며 시노드적 교회를 향해 나아가는 다짐의 시간”이라며 “이 자리에서 받은 은총을 마음에 새기며 하느님의 부르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기를 다짐해 보자”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회장 나현오 수녀(현오 레지나·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도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축성해 주신다”며 “각자 자리에서 사랑을 나누며 함께 희망을 키워가는 축성생활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인류의 빛」 반포 60주년인 2024년 11월 21일부터 수도생활 쇄신 교령 「완전한 사랑」 반포 60주년인 올해 10월 28일까지를 축성생활의 해로 지내고 있다.

발행일 2025-03-09 제3432호 3면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 ‘톡! 성경읽기' 모임 인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쇼츠를 보거나 가십거리를 소비하는 대신, 매일 말씀을 읽고 나누며 진정한 쉼을 지향하는 청년 모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가 소비녀회 의정부관구(관구장 김영옥 예수의 데레사 수녀)에서 주최하는 ‘톡! 성경읽기’(지도 정복영 안젤로 수녀)에서는 2023년 8월부터 약 1년 6개월간 단체채팅방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구약의 시서와 지혜서, 신약 서간들까지 성경 73권 중 10여 권을 읽고 있다. 모임은 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하는 성가복지병원의 자원봉사자들로 시작해 현재 톡! 성경읽기 모임에만 참여하는 이들까지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청년들 약 10명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교회 내 소속감이 불확실하지만, 일상에서 열정적으로 자신의 일에 임하는 만큼 하느님 안에서 영육 간의 회복을 바라는 이들이다. 박지은(미카엘라·대전교구 세종성요한본당) 씨는 “말씀 안에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들은 내적으로 매우 끈끈한 신앙의 벗들”이라며 “성가복지병원 후원을 하며 알게 된 모임은 매일 오롯이 나로 살 수 있도록 주님께서 말씀을 통해 불어 넣어주시는 숨 그 자체다”라고 전했다. 톡! 성경읽기 모임은 대표를 따로 두지 않고 회원들이 돌아가며 ‘말씀지기’를 맡아 모임을 진행한다.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후 7시까지 정해진 분량을 읽고 편한 시간에 간단한 나눔을 단체채팅방에 올린다. 함께 성경 강의 동영상을 볼 때도 있으며 보통 한 권이 끝날 때 줌 미팅을 한다. 이지연(마리아) 씨는 “말씀지기라는 리더의 자리를 돌아가면서 맡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지만, 우리 모임은 꼭 해야 한다는 강요나 강제가 없는 것이 장점”이라며 “지도 수녀님께서 중심을 잡아주시는 중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가 중요하기에 큰 걱정은 없다”고 밝혔다. 톡! 성경읽기는 모든 교구의 30대 중반~40대 초반 청년에게 열려 있으며, 모임을 지도하는 정복영 수녀와의 면담을 통해 가입이 이뤄진다. 다양한 연령대의 희망자도 면담 가능하다. 박지혜(로사리아·원주교구 원동본당) 씨는 “평소 SNS를 하는 시간을 조금만 줄인다고 생각하면 시간을 내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며 “모임 참여를 통해 내가 주님께 드린 작은 시간과 노력이 큰 기쁨으로 돌아오는 경험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수녀는 “말씀은 우리 신앙을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다”며 “말씀은 살아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포인트에서 참가자들을 건들고 숨을 쉬게 해 우리 삶을 새롭게 하는 진정한 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2-23 제3430호 3면

예수회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 2025 기도의 사도직 청년 교육 프로그램 마련

예수회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한국 대표 손우배 요셉 신부)가 예수성심과 2025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도 지향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해 2월부터 7월까지 이어지는 ‘2025 기도의 사도직 청년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상시 모집한다. 프로그램은 크게 강의와 피정으로 마련됐다. 강의는 예수성심과 올해 정해진 프란치스코 교황 기도 지향을 주제로 ▲수도 성소의 난제와 어려움들(2월 22일 예수회 신학원) ▲우리의 상처와 예수성심(3월 15일 예수회센터) ▲기후 환경과 AI의 습격(4월 12일 예수회센터) ▲노동과 인간적 사회(5월 24일 김포 이웃살이) ▲사랑을 찾는 고독의 여정(6월 7일 예수회센터)이다. 강의는 손우배 신부를 비롯해 예수회 한현배(요셉) 신부, 조현철(프란치스코) 신부, 김주찬(알베르토) 신부가 맡는다. 모든 강의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이고 강의 후 미사를 봉헌한다. 단 4월 12일 강의는 야외활동이 있어 오전 11시에 시작한다. 강의 외에도 5월 2일부터 6일까지는 예수회센터에서 4박 5일간의 영신수련 피정도 마련했으며, 전례 시기에 맞춰 예수성심 대축일 미사, 예수성심 성시간 전례와 미사 등도 봉헌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상시 모집이지만 7월 이후 하반기에 열리는 ‘기도학교’에 참가하려면 위의 강의 중 3월, 4월, 6월 강의를 반드시 수강해야 한다. ‘교황님 기도 네트워크’ 부대표인 예수회 최준열(다미아노)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요청에 따라 교황님 기도 지향에 알맞은 강의들을 준비했다”며 “청년들도 활발한 대외활동뿐 아니라 기도와 성찰, 전례를 배우고 체험하는 영신수련이 필요하고, 또 이런 교육과 피정을 목말라하는 청년들이 교회 안에 의외로 많기에 지난해부터 시작한 청년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전했다. 교육 프로그램의 자세한 일정은 예수회 홈페이지 ‘예수회 소식’에서 볼 수 있다. ※문의 : 010-2403-4497(최준열 신부, 문자 메시지 문의만 가능) / 인스타그램 DM @pwpnap(교황님 기도 네트워크)

발행일 2025-02-16 제3429호 3면

‘제주를 사랑한 사제’ 에밀 타케 신부 헌정곡 발매

제주를 사랑하며 제주 사람들의 벗으로 살았던 파리 외방 전교회 에밀 타케 신부(Emile Taquet, 한국명 엄택기, 1873~1952)를 기리는 노래가 세상에 나왔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총원장 백남일 요셉 신부)는 에밀 타케 신부 헌정곡 <벚의 벗>을 최근 공개했다. 작곡은 한장호(베네딕도) 신부, 작사는 김성(요한 세례자) 신부, 노래는 추계예술대학교 외래교수이자 에밀 타케 신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강정아(소화데레사) 씨가 맡았다. 헌정곡은 에밀 타케 신부가 제주에서 펼친 사목자로서의 여정과 제주에 대한 사랑을 경쾌한 리듬 안에 담아냈다. 작곡자 한장호 신부는 “에밀 타케 신부님이 바다와 한라산, 왕벚꽃 등 제주의 자연을 어떻게 보고 계셨을까 고민하면서 멜로디를 청했다”며 “자연을 사랑하고 생태 다양성을 보존하는 것에 관심을 둬야 할 지금, 에밀 타케 신부가 지나온 여정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영성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벚의 벗>은 멜론이나 지니, 벅스 등 국내 음원사이트에서 스트리밍 혹은 내려받아 들을 수 있고, ‘BJBS 가톨릭 복자방송’ 유튜브(www.youtube.com/watch?v=PrptAKPWLik)에서도 강정아 씨가 노래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1898년 선교사로 조선에 온 에밀 타케 신부는 제주 서귀포 하논본당과 홍로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며 제주교구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 특히 제주의 자연에 관심을 둔 에밀 타케 신부는 식물 1만여 점을 채집하고 표본을 만들어 전 세계 박물관과 대학교에 보내 제주의 식물을 알렸다. 또한 한라산 해발 600m 지점에서 왕벚나무를 발견해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밝혔을 뿐 아니라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되는 구상나무도 1907년 포리 신부와 함께 한라산 해발 1400m에서 최초로 발견했다. 제주도가 현재 감귤의 주요 생산지가 된 것 역시 에밀 타케 신부가 1911년 일본 아오모리현에 있는 포리 신부에게 받은 온주 밀감 14그루에서 시작됐다.

발행일 2025-02-09 제3428호 7면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 창설 141년 만에 한국에서 첫 총회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이하 연합회)가 창설 14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총회를 열고, 연합회 소속 21개 수도원을 대표하는 신임 총재 아빠스를 선출했다. 연합회는 1월 15일부터 23일까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수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문화영성센터에서 개최한 제23차 총회 중 투표를 거쳐 18일 하비에르 아파리시오 수아레스 신부(Fr. Javier Aparicio Suárez OSB·55·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수도원)를 신임 총재 아빠스로 뽑았다. 하비에르 신부는 다음날인 19일 오후 4시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전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히지노) 대주교 주례 예식을 통해 아빠스로 축복됐다. 하비에르 신임 총재 아빠스는 “연합회 모든 회원들이 중요하고 또 앞으로도 저에게 중요하다”며 “당연히 그 모든 공동체에 방문하고 현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합회 회원들에게 “교회가 우리에게 봉사하도록 맡기는 일들을 능동적으로 열심히 해나가자”라고 당부했다. 1969년 스페인에서 태어난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는 1994년 7월 23일 사제품을 받고, 1999년 독일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수도원에 입회했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라바날수도원 설립에 참여했던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이곳 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독일로 돌아온 이후 2021년부터 연합회 선교담당총무로 봉사하던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는 이번 총회를 통해 연합회 총재 아빠스로 피선됐다. 연합회가 독일 이외 지역에서 총회를 개최한 것은 1884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연합회는 당초 이 기간 동안 왜관수도원에서 연합회 소속 수도원 아빠스와 원장이 참석하는 상급 장상회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총재 아빠스로 2000년부터 소임을 해 왔던 예레미아스 슈뢰더 총재 아빠스(Abbot Jeremias Schroder OSB)가 2024년 9월 성 베네딕도회 총연합 수석 아빠스에 당선되면서, 왜관수도원에서의 회의를 연합회 총회로 바꾸고 신임 총재 아빠스 투표를 진행했다. 예레미아스 수석 아빠스는 “새로운 총재 아빠스님께서는 성 오틸리엔 연합회의 경험과 지식, 수도승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세계 곳곳 수도 생활에 기여하실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기뻐하고 하느님께 대한 헌신과 우리의 소원, 공동체와 사명에 대해 새롭게 하는 날로 삼도록 하자”고 말했다. ◆ [인터뷰]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 하비에르 신임 총재 아빠스 141년 전통을 가진 성 베네딕도회 오틸리엔 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 21개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연합체다. 1909년 한국에 진출한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뿌리이기도 하다. 총회에 모인 연합회 장상들의 투표로 1월 18일 연합회 신임 총재 아빠스에 선출된 하비에르 아파리시오 수아레스 총재 아빠스는 “매우 형제적인 분위기 안에서 선출이 이뤄졌다”며 “무척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현대 가톨릭교회는 물질만능주의와 생명경시 풍조, 인공지능의 발달 등 다양한 도전과 맞닥뜨리고 있다.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가 맞이할 문제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는 어떤 상황에서든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시대를 살든지, 수도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부르심이 그리스도께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해야 하고, 기도를 통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오늘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연합회 역사상 독일 이외 지역에서 처음 총회가 열린 한국에서 총재 아빠스로 선출되고, 아빠스 축복식까지 치른 하비에르 총재 아빠스. 한국은 그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을까.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라바날 델 카미노라는 수도원에서 왜관수도원 소속 인영균(클레멘스) 신부님과 5년간 함께 살았습니다. 그때 인 신부님과 산티아고를 순례하는 한국인들을 통해 한국 문화와 영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럽과 한국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 차이가 오히려 관계를 더욱 깊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도 왜관 수도공동체와 다른 나라 수도공동체들이 서로 긴밀하게 교류하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특별히 정기 희년과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는 한국교회에 “용기를 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시대의 징표를 읽는다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불평 대신 희망을 간절히 바란다면, 반드시 희망을 찾게 될 것입니다.”

발행일 2025-01-26 제3427호 3면

“수도회 영성 더 깊이 이해하고 알릴 기회”

2025년 축성생활의 해를 보내고 있는 한국교회 수도자들이 각자가 이해한 축성생활의 해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했다. 이들은 축성생활을 비롯한 국내 수도회들의 영성을 한국교회에 더 알리고, 주님 부르심에 응답하는 ‘행복한’ 수도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회장 나현오(현오 레지나) 수녀는 “평신도뿐 아니라 성직자, 심지어 수도자들도 축성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더불어 스스로도 지금까지의 여정에서 해방되지 못한 것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고, 창조된 때 모습대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호명환(가롤로) 신부도 “한국교회가 특별히 축성생활의 해를 정해 기념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교회에 비해 축성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역사를 거치며 형성된 교회의 영성은 거의 수도회 영성에서 나왔다고 해도 무방한 만큼, 한국교회도 올해를 수도회들의 영성을 더 깊이 이해할 기회로 삼길 바란다”고 전했다. 성바오로딸수녀회 김미옥(빌지니아) 수녀는 “축성생활자는 아버지 뜻을 따라 순명의 길을 평화로 걸어가신 예수님을 더 철저히 닮은 사랑과 평화의 메신저가 돼야 한다”며 “특히 혼란과 어둠 속에 있는 이웃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한 해를 보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 주님께서는 세례받은 모든 이가 당신 사랑을 체험하길 바라시는데 축성생활자는 그 선구자 역할”이라고 정의했다. 갓 서품을 받은 수도회 ‘새내기’ 신부도 새 사제로서 맞게 된 축성생활의 해가 특별하다. 올해 1월 13일 사제품을 받은 작은 형제회 한요한(요한) 신부는 축성생활의 해가 “하느님께 정향되는 시간”이라며 “즉 새 사제로 서품받으며 하느님께 축성 받은 이 삶과 동시에 수도자로 불러주신 은총에 감사드리며 이 부르심에 사제이자 수도자로서 응답하겠다”고 전했다. 한 신부는 이어 “서품식 중 성인호칭기도 때 나의 인간적인 노력과 마음을 넘어 하느님 도움심으로,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수도자, 사제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며 “축성생활의 해에는 그 순간 드렸던 기도대로 살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

발행일 2025-01-26 제3427호 2면

가난한 이들 섬기며 살아온 60년 “모든 것은 주님의 은총”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총원장 문화연 마리아 가브리엘라 수녀, 이하 수녀회)가 한국에 진출한 지 60주년이 되는 경사를 맞았다. 수녀회는 1월 8일 본원 성당에서 수원교구 제2대리구장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의 주례로 수녀회 한국 진출 6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문희종 주교는 강론에서 “1960년대 초 전후 아무것도 없던 이곳에 들어온 수녀원은 특히 의료 시설이 부족한 한국에 당시 기준 최신 의료 시설과 진료소를 갖춘 180개 병상의 성 빈센트 병원을 개원했다”며 “지금도 어르신들에게 회자될 만큼, 성 빈센트 병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정말 고마운 병원이었다”고 말했다. 문 주교는 이어 “이렇듯 수녀회는 초창기 시작할 때부터 하느님의 자비를 사람들에게 베풀고 실천하는 분들”이라며 “자비와 사랑은 수녀회 존재의 목적이기에, 수녀님들이 이 정신을 잊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갈 때 우리 교회는 더 건강하고 살아있으며 생명력 넘치는 교회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총원장 문화연 수녀는 미사 중 인사말에서 “한국에 빈센트의 씨앗을 심어 주신 ‘독일 파더본 빈센트 수녀회’에 깊은 감사 인사를 먼저 드린다”며 “60년 역사를 이루어 주신 모든 것은 하느님의 은총이었고, 성령께서 친히 우리를 인도해 주고 계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현재와 미래에도 빈센트의 역사를 공동체가 함께 써 내려가는 성 빈센트 자비의 수도 가족으로 하느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온전하게 봉헌해 드리도록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수녀회는 성 빈센트와 성녀 루이즈의 삶을 본받아 ‘가난한 이들을 주님으로 섬기는 자비의 영성’을 바탕으로 초창기 독일 파더본을 중심으로 병원과 양로원, 어린이집, 특수학교, 교육기관 등 가난한 이들을 위해 활동해 왔다. 수녀회 영성은 크게 ▲가난한 이들에 대한 봉사 ▲하느님 섭리에 대한 신뢰 ▲보편적·통합적 사랑 ▲기도와 활동의 조화 ▲연대와 협력 ▲냉철한 현실주의이다. 수녀회는 수원교구 초대 교구장이었던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의 노력으로 1965년 1월 8일 한국에 진출했다. 수녀회는 전쟁의 상흔으로 식량과 의약품 등 물품을 해외원조에 의존하던 한국에 수녀회의 사도직 영성을 뿌리내렸다. 1990년 교황청으로부터 인준받으며 본원인 독일 파더본 수녀원으로부터 독립해 교구 설립의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로서 독자적인 카리스마를 갖게 됐다. 미사에는 문 주교를 비롯해 교구 사제들과 수녀회 수녀 등 200여 명이 참례했다.

발행일 2025-01-19 제3426호 1면

45년 된 수도원 건물, 온정의 손길로 수리 마쳐

45년 된 낡은 건물에서 누수와 악취 등으로 고초를 겪었던 말씀의 선교 수도회 광주공동체(본지 2024년 7월 7일자 3면 보도)가 수도원 수리를 마치고 건물 축복 미사를 봉헌했다. 12월 19일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축복 미사에는 사제와 수도자 등 120여 명이 참례했다. 옥 대주교는 강론에서 “선교를 위해 한국에 와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신부님, 수도자 분들이 참으로 존경스럽고 고맙다”며 “이제 새로 수리된 집과 경당에서 기도하시면서 하느님을 찾고 증거하며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수리는 마쳤지만 아직 모금 활동은 끝나지 않았다. 수도원 지원에 적극 나섰던 인근의 ‘성 요셉의 집’ 원장 이혜정 수녀(글로리아·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약 1500명의 후원자가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 축복식을 맞이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는 건물 수리만 완료된 상태로, 내부 집기 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따뜻한 손길을 요청했다. 말씀의 선교 수도회 한국 지부장 케네디 요한 신부는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이런 기적이 일어나 축복식이 잘 끝났다”며 “마지막 보금자리를 마무리하는 데 아직 정성이 필요하기에 도움 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전했다. ※ 후원: 하나은행 159-910020-59205 말씀의선교수도회

발행일 2025-01-01 제3423호 5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