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레시오회 제주 조천공동체 개설…‘숨비소리’ 새 보금자리 마련

살레시오회는 5월 7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신촌남8길 29-8 현지에서 ‘살레시오회 조천공동체 개설, 숨비소리 이전 축복식’을 봉헌했다. 축복식은 제주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가 주례했다. 조천공동체는 기존 단독주택과 부속 건물 등으로 구성됐다. 단독주택 1층과 부속 건물은 청소년회복지원시설 ‘숨비소리’로, 단독주택 2층은 남자 수도원으로 활용된다. 살레시오회는 그간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공동체에서 수도원과 청소년회복지원시설 ‘이시돌숨비소리’를 함께 운영해 왔다. 이번 조천공동체 개설은 ‘숨비소리’ 이전과 함께 이뤄졌으며, 조천공동체는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을 돌보는 6호 처분시설 운영을 넘어 향후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센터 등으로 역할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문 주교는 강론에서 “‘숨비소리’는 해녀들이 깊고 어두운 바닷속에서 숨을 참고 물질하다가, 마침내 수면 위로 올라오며 터뜨리는 생명의 외침을 의미한다”며 “우리 청소년들도 이와 같이 때로는 깊은 상처의 바다에 잠겨 외로움과 불안 속에서 숨이 막혔겠지만, 이제 이 따뜻한 공동체 안에서 다시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청소년들이 온 세상을 향해 자신만의 힘찬 ‘숨비소리’를 내뿜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축복식에는 관구장 백광현(마르첼로) 신부와 제주교구 청소년사목국장 이승협(다니엘) 신부, 선교국장 현요안(요한) 신부 등을 비롯해 제주지방법원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조천공동체는 축복식 후 새 단장을 마친 2층 수도원을 개방했다.

입력일 2026-05-12

예수성심시녀회 ‘청년달꿈’, “홀로 선 청년들에게 ‘용기’ 배달합니다”

자립준비청년 주거공간인 대구 삼덕SOS자립생활관에 매주 도시락이 도착한다. 처음에는 청년들이 각자 방으로 가져가 혼자 먹던 도시락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거실로 나와 함께 도시락을 먹고, 찌개를 끓이고, 서로의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유성식(요한 세례자) 원장은 5월 1일 생활관을 찾은 예수성심시녀회 ‘청년달꿈’ 수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수녀님들이 매주 갖다주시는 도시락 덕분에 이곳에 ‘식구(食口)’가 만들어졌어요.” ‘청년들과 함께 달린다’는 이름의 ‘청년달꿈’은 예수성심시녀회의 청년사도직 활동이다. 소임을 맡은 안현숙(제레미야)·배진숙(루이데레사)·지영연(안토니아) 수녀는 매주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어 대구 지역 자립준비청년과 은둔청년, 조손 가정 등 45가구 50여 명에게 전하고 있다. 도시락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다. 수녀들은 청년들이 문 앞까지라도 걸어 나올 수 있도록 밖에서 조용히 기다린다. 아직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어려운 청년에게는 문고리에 도시락을 걸어두고 돌아선다. 마음의 문이 조금씩 열리면 짧은 인사에서 대화로, 대화에서 외식으로, 때로는 수녀원 식사 초대로 관계를 넓혀 간다. 안 수녀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엄마들이 도시락을 만드는 것처럼 우리도 청년들이 사회에 건강하게 한 발 한 발 내디뎠으면 하는 바람을 도시락에 담는다”고 밝혔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 등의 보호를 받다 만 18세 이후 홀로서기를 시작한 젊은이를 말한다. 매년 2000~2500명의 청년이 보호 종료 후 사회로 나오지만, 일부 청년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고립, 관계 단절을 겪으며 은둔 상태로 내몰리기도 한다. 배 수녀는 “자립준비청년들은 내면의 힘을 충분히 기르기도 전에 울타리가 사라지는 듯한 경험을 한다”며 “작은 실패만 겪어도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락을 기다리는 청년들도 수녀들의 마음을 안다. 매주 도시락을 받는 정찬우(가명·27) 씨는 “양이 많다 싶을 때도 있지만, 수녀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시는지 알기에 절대 남기지 않고 맛있게 먹는다”고 말했다. 수녀들에게 가장 큰 보람은 청년들이 조금씩 사람 곁으로 나오는 순간이다. 지 수녀는 생활관 안에 ‘식구’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런 좋은 일이 있다니 큰 보람을 느낀다”며 “‘사랑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이라고 하신 설립자 루이 델랑드 신부님의 말씀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후원 계좌 하나은행 501-910008-75004 (재단)포항예수성심시녀회

발행일 2026-05-10 제3490호 1면

“형제교회와 한마음으로 세계 평화 기도”

“헤아릴 수 없는 고통 앞에 놓인 무고한 사람들에게 힘을 주시고, 우리가 그들을 결코 잊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프랑스 떼제공동체 원장 매튜 수사(Brother Matthew)가 한국을 방문해 천주교·정교회·개신교 신자들과 함께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기도회에서는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 중동 지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와 미얀마에서 전쟁과 내전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기억했다. 한국 떼제공동체는 4월 24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매튜 수사와 함께하는 ‘평화를 위한 일치기도회’를 개최했다. 기도회에는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김장환 주교, 정교회 한국대교구 임종훈 신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박승렬 목사 등 성직자와 그리스도교 신자 500여 명이 함께했다. 매튜 수사는 기도회에서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같이 평화를 위협하는 세계 정세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복음 속에 드러난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평화를 추구하는 우리는 자주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복음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결코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를 내려놓고 성령의 현존에 자신을 내어 맡길 때 예수님의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며 “이 평화는 개인적인 위로에 머물지 않고, 시련 속에서도 굳건히 설 수 있도록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우리 자신 안의 평화는 다른 이들도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와 평화를 발견하도록 돕고, 적대감의 장벽을 무너뜨릴 수 있게 한다”고 전한 매튜 수사는 “우리 각자가 예수님께서 남겨주신 평화를 추구할 준비가 됐다면, 함께 화해의 표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내신 곳이 어디든, 그곳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평화의 순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직자들은 전쟁과 분쟁 속에서 죽어가는 이들과 이주민, 난민들을 위해 기도했다. 구요비 주교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치를 강조하며 “각각의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하느님께서 주신 서로 다른 은사들을 알아보고 존중하는 가운데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달라”고 기도했다. 기도회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에서 봉사하는 청년들도 참석했다. 매튜 수사는 기도회 후 청년들을 따로 만나 한 명씩 인사하며 격려했다. 2023년 말부터 떼제공동체 원장직을 맡고 있는 매튜 수사는 한국 떼제공동체 수사들과의 만남을 위해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한국을 방문했다. 떼제공동체는 1940년 로제 수사가 프랑스 동부의 작은 마을 떼제에서 창설한 초교파 국제 수도회다. 현재 30여 개국 출신 80여 명이 소속돼 있으며, 창설 이래 갈라진 그리스도인의 화해와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젊은이 모임을 열며 청년들이 기도와 일치, 화해의 길을 찾도록 돕고 있다. 3명의 수사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 떼제공동체는 매월 둘째 주 금요일 오후 7시30분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지하성당에서 ‘평화를 위한 일치 기도회’를 열고 있다.

발행일 2026-05-03 제3489호 5면

“프란치스코 교황, 복음 정신 위해 ‘파격’ 택했던 지도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와 세상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복음 정신에 충실한 ‘파격’과 안주하지 않는 역동적인 교회상을 제시한 데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와 우리신학연구소, 가톨릭평론은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1주기인 4월 21일 서울 신수동 예수회센터에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유산’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심포지엄에서는 평신도와 수도자, 성직자가 각각 발제를 맡아 다양한 관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삶과 사목을 조명했다. 발제자로 나선 우리신학연구소 박문수(프란치스코) 소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 정신에 맞지 않으면 제도와 전통, 교리도 과감히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런 파격적인 모습이 바로 교황이 우리 교회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은 교황이 교황 명에 담긴 의미를 선종 때까지 한결같이 실천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교황이 재임 기간 내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만나고 대하는 모습에서 교회 지도자로서의 연출이 아닌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축성생활신학회 국춘심 수녀(방그라시아·성삼의 딸들 수녀회)는 교황이 축성생활자들의 소명과 정체성을 새롭게 일깨웠다고 평가했다. 국 수녀는 교황 자신 또한 복음과 멀어진 교회의 모습을 하느님과 백성 앞에 고발하는 예언자적 모습을 보여 줬다며, 이를 중요한 유산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국 수녀는 “교회 안에서 축성생활자들의 고유하고 특수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교황은 ‘예언자’라고 답했다”며 “예언직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해당하지만, 축성생활자들에게 ‘예언자적 현존과 증언’이라는 과제가 더욱 강력하게 부여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알렉산데르)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를 갈등이 없는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 진실이 드러나는 역동적인 공동체로 바라봤다고 평가했다. 박 신부는 “교황은 교회가 침묵과 합의로 갈등을 드러내지 않는 ‘가짜 평화’로는 유지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재임 기간 전통과 개혁, 교도권과 양심, 자비와 규율 등 사이의 긴장은 오히려 두드러졌지만, 교황은 교회가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진실이 아프게 드러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이러한 긴장과 대립을 통해 어떤 결론을 내리려는 게 아니었고, 오히려 대립을 남겨두며 성장을 견디는 방식을 택했다”며 “이는 교황이 교회를 ‘결정하는 기계’가 아니라 시간의 과정 안에 있는 역동의 공동체로 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발제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 준 ‘복음에 충실한 교회’의 모습이 선종 이후 충분히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소장은 “한국교회를 보더라도 교황 선종 이후 실질적인 변화가 많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럼에도 교황이 걸었던 교황직은 쇄신의 원천이자 동력으로 신자들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6-05-03 제3489호 2면

하삼두 화백, 스위스 수도원서 개인전 ‘창조주의 섭리’ 열어

한국 전통 수묵화와 문인화 기법의 ‘명상 그림’으로 영성을 심화해 온 하삼두 화백(스테파노·대구가톨릭대학교 유스티노자유대학원 외래교수)이 스위스 성 베네딕도회 마리아슈타인 수도원 인근 쿤스트라움라인(Kunst Raum Rhein) 갤러리에서 3월 21일부터 개인전 ‘창조주의 섭리(Die Vorsehung des Schöpfers)’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4년 한국을 찾은 스위스 기획자들이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등 방문 일정에서 하삼두 화백을 알게 된 인연으로 성사됐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열린다. 하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 자아를 비우는 ‘몰자아(沒自我)’와 자연 상생의 철학을 담은 명상 그림 32점을 선보인다. 작품 속에 두드러지는 ‘여백’으로 수묵화의 아름다움과 함께 생략된 공간이 주는 연장감을 주고, 감상자가 스스로 자유롭게 상상하고 영적으로 호흡할 수 있도록 안아주는 독특한 체험을 선사한다. 하 화백은 이를 통해 ‘치유와 연대’라는 보편의 정서를 기반으로 한국화의 아름다움과 영적 공감대를 나눌 예정이다. 3월 21일 오후 4시 열린 개막식에는 마리아슈타인 수도원 루드비히 지글러(Ludwig Rudolf Ziegerer) 아빠스와 수도자들, 현지인과 교포 관람객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또 마리아슈타인 수도원이 돌보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도 함께했다. 이튿날인 22일에는 스위스 현지인과 함께하는 ‘문화 대화’ 시간이 열렸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와 지글러 아빠스, 스위스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언론인 박후남(젤만) 박사 등이 대담자로 나선 문화 대화에서는 ‘자연합일’의 동양 미학과 그리스도교 비움의 영성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 또 자연에 대한 사랑과 최첨단 기술 문명의 도전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에서 스위스와 한국이 지닌 사회적 문제점과 긴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전시 수익금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는 목적으로 마리아슈타인 수도원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입력일 2026-03-23

‘6·25 순교’ 아일랜드 선교사 위한 태피스트리 제막식 열려

6·25전쟁 중 순교한 7명의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소속 선교사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태피스트리(직물공예) 작품 <기억으로 짜인(Woven into Memory)> 원본 제막식이 3월 12일 서울 전쟁기념관 3층 워리어 라운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방한한 션 캐니 아일랜드 교통부 국무장관을 비롯해 미쉘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 작품 기증자이자 순교자 후손인 재클린 니 크리븐 드토위 씨, 선교회 오기백(다니엘) 신부 등이 참석했다. 캐니 국무장관은 순교자 중 한 명인 하느님의 종 프랜시스 캐너밴(Francis Canavan, 손 프란치스코) 신부의 고향 골웨이 헤드포드 지역 출신이다. 캐니 국무장관은 이날 제막식에서 양동학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직무대리에게 “태피스트리는 굉장히 독특한 방식으로 전쟁과 선교사들의 희생을 표현해냈다”며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든 프란시스 크로우 씨에게 감사드리고, 특별히 전쟁기념관에 전시된다는 것에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선교회 신부님들도 함께하셨는데, 선교와 복음 전파에 대해서도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 직무대리는 이 자리에서 태피스트리를 기증한 재클린 씨와 선교회에 감사장을 전했다. 영구 기증된 작품은 워리어 라운지에 전시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선교회는 “태피스트리를 찾는 모두에게 작품에 담긴 선교사들의 순교 정신과 복음 선포의 이야기가 계속 전달되고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태피스트리는 아일랜드 순회를 마치고 2025년 12월 한국에 왔다. 사본 6점은 선교회 한국지부를 비롯해 광주대교구 목포 산정동본당과 광주가톨릭박물관, 주한 아일랜드 대사관 등에 전달됐다. 참석자들은 제막식에 앞서 기념관 앞 호국공원에 세워져 있는 6·25전쟁 아일랜드 희생자 호국비 앞에서 묵념했다. 오기백 신부는 아일랜드의 시인이며 사제인 존 오 돈나휴 신부의 시를 인용하며, “양과 늑대가 같이 놀며 우리의 칼은 쟁기가 되고, 이제부터 우리의 성스러운 지구에 피해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발행일 2026-03-22 제3483호 3면

예수회 기쁨나눔재단 “지뢰 폭발 사고 당한 미얀마 새 사제 도와주세요”

사제품을 받은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미얀마 예수회 사제가 지뢰 폭발 사고로 중상을 입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수회 기쁨나눔재단이 긴급 의료비 지원 캠페인에 나섰다. 기쁨나눔재단은 3월 3일 “34세의 미얀마 예수회 새 사제 한 조 신부(Nicholas Han Zaw Shing)가 2월 7일 미얀마 사가잉 지역 탄푸에서 이동 중 지뢰 폭발 사고를 당했다”며 관심과 후원을 요청했다. 한 조 신부는 지난해 12월 사제품을 받은 뒤 사가잉 지역의 한 시골 본당에 파견됐다. 그러나 본당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얀마 군부가 마을을 폭격했고, 마을 공동체와 함께 숲으로 피난하던 중 지뢰 폭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한 조 신부는 폭발로 튄 파편에 의해 다리와 엉덩이 등에 상처를 입었고, 특히 복부에 중상을 입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재단은 “한 조 신부의 완전한 치료와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상당한 의료비가 필요하다”며 “가장 소외되고 위험한 곳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다 다친 젊은 사제가 하루빨리 회복해 다시 사목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손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 조 신부가 사목하는 미얀마 사가잉 지역은 2021년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내전이 격화되면서 폭력 사태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군부와 민주 진영 무장조직 간 충돌이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으며, 지뢰도 곳곳에 매설돼 민간인이 부상을 입는 일이 빈번한 상황이다. 한 조 신부의 사고 역시 이 같은 분쟁 상황 속에서 발생한 또 하나의 민간인 피해 사례로 전해진다. 예수회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지뢰 금지 운동을 꾸준히 이끌어 온 수도회 중 하나다. 캄보디아 예수회난민기구(JRS) 등을 중심으로 지뢰 피해자 지원과 지뢰 제거 운동에 참여해 왔으며, 30년 넘게 국제적인 지뢰 금지 캠페인에 연대해 왔다. 재단은 “지뢰 금지 운동이 시작된 이후 예수회 사제가 직접 지뢰 피해를 입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뢰가 여전히 아시아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이번 의료비 지원 캠페인을 통해 모인 후원금을 우선 한 조 신부의 수술비와 재활 치료비로 지원하고, 이후 모금액은 지뢰 사고가 빈번한 미얀마 접경 지역의 인도적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캄보디아 선교 책임자인 예수회 권오창(시몬) 신부는 “미얀마의 평화와 한 조 신부님의 빠른 회복을 위해 모두가 기도해 주길 청한다”며 “이 비극이 캄보디아와 미얀마, 그리고 한국을 잇는 그리스도인의 연대를 더욱 굳건하게 하는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 조 신부를 위한 긴급 의료비 후원은 재단 홈페이지 내 캠페인 페이지(https://www.gpnanum.or.kr/152)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후원 문의 02-6956-0008 예수회 기쁨나눔재단

발행일 2026-03-15 제3482호 4면

수녀들도 인공지능 배운다…여자장상연, AI 강의 열어

“수녀님들도 요즘 챗지피티(ChatGPT) 다들 이용하시죠?” 강의 시작과 함께 던져진 질문에 성당 안에는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인공지능(AI) 시대 한가운데 선 한국교회 여자 수도자들이 ‘기술을 어떻게 식별하고 사용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기 위해 모였다. 한국 천주교 여자 수도회 장상 연합회(이하 장상연)는 2월 24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성당에서 AI 강의 ‘기술 앞에 선 신앙인’을 열었다. 서울대교구 방종우 신부(야고보·가톨릭대 교수)가 강사로 나선 이날 행사에는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강의는 장상연이 올 한 해 이어갈 AI 관련 강의·워크숍의 출발점이다. 2025년 10월 열린 제58차 정기총회에서 “수도자들도 AI 사용에 대해 식별하고 앞으로 방향성을 가지고 고찰해야 한다”는 의견이 공통된 안건으로 나온 것이 계기가 됐다. 방 신부는 생성형 AI의 활용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짚었다. 방 신부는 “이미 많은 수도자가 검색이나 콘텐츠 제작 등 복음 선포를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AI는 사람의 언어와 사고를 모방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을 지닌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에 관해 챗지피티와 장기간 대화를 나누던 미국의 16세 소년이 실제로 극단적 선택을 한 ‘아담 레인 사건’을 대표적인 예로 들며, 교회가 바라보는 AI의 위험성과 잠재력 두 양면성을 재확인했다. 방 신부는 AI 기술 자체를 배척하기보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 신부는 “AI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인류에 봉사하고 공동선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며 “그간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준 것과 같이 AI도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인간의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점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결국 기준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양심과 식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장상연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수도자의 정체성과 사명을 재성찰하는 시간을 이어갈 계획이다. 장상연 사무국장 정윤진(요한 세례자) 수녀는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초래하는 새로운 도전은 수도자들에게 ‘영적 감수성의 강화(Antiqua et Nova)’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변화에 어떻게 응답할지, 어떤 방식으로 현대인들에게 복음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성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6-03-08 제3481호 2면

‘성 프란치스코의 해’ 기도문 한국어 번역 공개

한국교회 프란치스칸 수도회들의 협의 기구인 프란치스코 가족 봉사자 협의회(회장 이승훈 레오 신부)가 ‘성 프란치스코의 해’ 기도문을 번역해 2월 27일 공개했다. 기도문은 각 수도회별로 인쇄해 소속 기관이나 수도원 등에 우선 배포될 예정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1월 7일 서한을 통해 “이 은총의 해에 저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께서 우리 모두에게 완전한 기쁨과 조화를 계속 심어 주시기를 청하며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바친다”며 프란치스칸 가족 총장 회의(Conference of the Franciscan Family, CFF)에 기도문을 전달한 바 있다. 총장 회의는 전 세계 프란치스칸 수도회들의 협의 기구다. 기도문은 갈등과 분열로 고통받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에게서 오는 평화의 증거자가 되기를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전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1월 10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기를 맞아 특별 희년을 선포하고, 교령을 발표했다. 더불어 성인과 관련된 수도회 성당이나 경당을 순례하는 이들에게 전대사를 부여한다고 한 바 있다. 다음은 한국어 기도문 전문. <성 프란치스코 파스카 800주년 기념 기도문> 저의 형제이신 성 프란치스코님, 당신은 팔백 년 전 평화의 사람이 되어 누이인 죽음을 맞이하러 가셨으니, 주님 앞에서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당신은 성 다미아노 십자가에서 참된 평화를 알아보셨으니 모든 장벽을 허무는 화해의 샘을 주님 안에서 찾는 법을 저희에게 가르쳐 주소서. 당신은 무장하지 않은 채로 전쟁과 몰이해의 경계를 가로지르셨으니, 세상이 담을 쌓은 그 자리에 다리를 놓는 용기를 저희에게 주소서. 갈등과 분열로 고통받는 이 시대에 저희가 평화를 일구는 사람이 되게 하시고, 무장하지 않으며 무장을 해제시키는 그리스도에게서 오는 평화의 증거자가 되도록 전구해 주소서. 아멘. -프란치스코의 한국 가족 봉사자 협의회 -

입력일 2026-03-05

“돈 보스코를 완성해가는 우리”…살레시오회 청년들, 신학원 성당 외벽에 성인 벽화 그려

살레시오회 청년 회원들이 광주광역시 신안동 신학원 성당 엘리베이터 외벽을 돈 보스코(요한 보스코) 성인의 벽화로 꾸며 눈길을 끈다. ‘돈 보스코를 완성해가는 우리’ 제목의 벽화에는 소년, 소녀들이 붓을 들고 돈 보스코 성인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벽화 축복식은 돈 보스코 사제 기념일인 1월 31일 열렸다. 신학원은 2018년 주일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성당을 찾아오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성당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덕분에 어르신들의 이동은 한결 편해졌지만, 밋밋하고 각진 엘리베이터 외벽이 마음에 걸렸다. 이에 수도회 공동체는 “엘리베이터 외벽을 돈 보스코의 사랑을 담은 벽화로 채우자”고 마음을 모았고, 2025년 11월부터 신학원 부원장 김형식(루피치노) 신부가 구도를 잡아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작업은 한겨울 추위 속에서 진행됐지만, 청년들의 꾸준한 참여와 헌신 덕분에 3개월 만에 벽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청년들은 바쁜 학업과 일상 중에도 시간을 내어 채색 등 주요 작업에 힘을 보탰고, 그 정성이 작품 곳곳에 담겼다. 벽화 작업에 참여한 김예훈(요한 사도) 군은 “그동안 사실 돈 보스코 성인의 얼굴을 자세히 몰랐는데, 벽화를 함께 그리며 성인을 깊이 알아갈 수 있어 좋았다”며 “수도원을 찾는 많은 분이 저희가 그린 성인의 벽화를 보며 기뻐하실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진선(소화 데레사) 양도 “겨울 추위로 힘들었지만 신부님, 수사님, 어르신들의 격려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벽화 속 아이들처럼 저도 주위 사람들을 잘 돌보고 함께하는 돈 보스코 성인의 마음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살레시오회 허득진(다니엘) 신부는 “벽화는 단순히 페인트로 그려진 그림이 아니라 청년들의 사랑과 형제들의 염원이 담긴 것”이라며 “벽화를 대하는 모든 사람이 성인이 물려준 정신을 일상에 실천하는 것으로 그 남겨진 부분을 완성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6-02-15 제3479호 5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