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순원 단편 선집」 펴낸 안영 황순원기념사업회장

“대가가 남긴 정신적 유산을 살리는 일은 후대의 몫이지요. 황순원 선생님의 <소나기> 같은 작품은 교과서에도 실려 널리 알려졌지만 요즘 세대들은 접하지 못한 황 선생님 작품들도 많아 새로운 조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안영(실비아) 황순원기념사업회 회장은 황순원(1915~2000) 작가 탄생 111주년 기념일인 3월 26일에 맞춰 <소나기>, <학>, <독 짓는 늙은이> 등 황 작가의 단편 30편을 엄선해 「황순원 단편 선집 1」과 「황순원 단편 선집 2」를 동시에 발간했다. 발간 작업은 안 회장과 2025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자인 주수자 소설가가 주로 맡았다. 또한 물리학자로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권희민 박사가 문학계 인사가 아님에도 황순원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출판비를 지원했다. “황 선생님은 보통 순수소설 작가로만 기억되지만, 제주 4·3사건을 다룬 <비바리> 등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균형 있는 시각으로 쓴 작품들도 요즘 세대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 기억할 사실은, 양정길(1915~2014) 사모께서 내조에 헌신했기 때문에 황 선생님이 주옥같은 작품을 세상에 쏟아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안 회장은 1965년 황 작가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소나기>의 장소적 배경인 경기도 양평에 설립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제2대 촌장으로 2011~2014년 재임한 데 이어 2025년에는 황순원기념사업회 회장에 취임했다. “기존에 나온 황 선생님 단편집들이 여럿 있지만 이번에 나온 두 권의 단편 선집은 30편이라는 작품 수에서도 알 수 있듯 숨겨진 명작들을 재조명했다는 데서 의의가 있습니다. 2027년까지 회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단편 30편 일부를 오디오북으로도 제작하려고 합니다.” 오디오북 낭독은 안 회장의 딸로 KBS 공채 성우 출신인 은영선(헬레나) 씨가 맡을 예정이다. 안 회장은 「황순원 단편 선집」 발간의 가장 큰 의미는 황 작가의 손자인 황순신 씨가 설립한 출판사에서 책이 나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저의 문학적 스승인 황순원 선생님 단편 중 <학>을 제일 좋아하고, 황 선생님의 고고한 삶에 어울리게 출판사 이름에 ‘학’을 꼭 넣으라고 했더니 ‘학 북스’라고 명명했습니다. 황순신 씨는 앞으로 차근차근 할아버지의 시와 장편 등 모든 작품을 재출판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안 회장은 “작가의 작품에 배어 있는 인간 사랑과 서정성, 간결한 문체는 세대를 초월해 환영받을 것”이라며 “순수와 절제의 삶을 오롯이 사신 황순원 선생님이 대한민국의 국민 작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21면

[인터뷰] 서울대교구 평단협 AI위원회 임정한 위원장

“인공지능(AI) 기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교회도 AI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이하 서울평단협)가 올해 신설한 AI위원회를 맡은 임정한(요한 세례자) 위원장은 “결국 AI는 복음화를 위해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평신도들이 AI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위원회의 목표”라고 밝혔다. 서울평단협은 AI가 특히 젊은 세대 안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대중적인 매체로 자리 잡아가는 상황에 대응하고자 AI위원회를 설립했다. 사도직 활동에서 AI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처음 조직된 위원회인 만큼 임 위원장의 책임도 크다. 특히 전문 역량을 갖춘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IT 전문가 위원을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임 위원장은 “전문가들이 대부분 현업에서 일하고 있어 위원으로 모시기가 쉽지 않다”면서 “먼저 위원을 구성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도 필요한 데이터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활용하기 위해 AI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AI가 교회의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복음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임 위원장은 기업 IT 인프라 구축과 시스템 운영 지원 사업을 하는 IT 기업 대표로, 서울 가톨릭경제인회에서 활동하며 IT 관련 자문 역할도 맡아왔다. 최근에는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이 추진하는 AI 구축 사업 ‘카를로 프로젝트’에도 전문가로서 자문하며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교구와 협력하면서 평신도를 위한 AI 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AI위원회는 교구의 방향에 발맞추면서 신자들을 위한 AI 관련 교육과 홍보 활동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특히 IT 기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자들이 최신 기술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AI위원회를 통해 서울평단협은 IT 관련 다양한 활동에도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은 그동안 서울평단협이 추진해 온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 순례길 앱 ‘배론으로 가는 길’ 개발을 마무리하는 역할도 맡는다. “교회가 그동안 신문, 방송, 책자 등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복음화 사업을 펼쳐왔다면, 이제 AI라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복음화 방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길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21면

[위령기도를] 마산교구 정하권 몬시뇰

‘교회론의 대가’, ‘학자 중의 학자’로 불린 정하권 몬시뇰(플로리아노‧마산교구 성사전담)이 3월 29일 선종했다. 향년 99세. 고인의 장례미사는 3월 31일 마산교구 주교좌양덕동성당에서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경남 고성군 이화공원묘원 성직자 묘원에 안장됐다. 장례미사 강론에서 이 주교는 “작년 교구장 착좌 이후 가장 먼저 찾아뵌 사제가 정하권 몬시뇰이었다”면서 “누구보다 사제를 사랑하신 몬시뇰의 성품을 기억하고, 많은 제자가 몬시뇰과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주교는 또 “병문안 때 기도와 강복 직후 미동도 없던 몬시뇰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걸 보고 함께 기도하고 계심을 알 수 있었다”며 “몬시뇰님은 자신의 서품 성구 ‘하느님의 모상대로’를 마지막까지 우리에게 보여주셨으니, 이제 천상 제단에서 주님과 함께하는 영원한 기쁨을 누리시기를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정 몬시뇰은 1927년 대구 군위에서 태어나 1951년 사제품을 받았다.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과 함께 사제품을 받은 ‘유일한 동기 사제’다. 서품 직후 창녕본당 주임을 역임하고, 스위스 프리부르그대학교, 프랑스 파리대학교 등에서 유학했다. 유학기간 동안 국내 교계제도가 설정되면서, 그가 사목했던 창녕본당이 대구대목구에서 부산대목구로 소속이 바뀌어 정 몬시뇰 또한 부산대목구 사제가 됐다가, 유학이 끝날 무렵에 마산교구가 생기면서 마산교구 사제로 소속이 한 번 더 바뀌었다. 이후 초대 마산교구장으로 김수환 추기경이 부임했고, 대구대목구에서 시작한 ‘동기 사제’의 인연이 마산교구로 이어진 일화는 유명하다. 1966년 귀국한 정 몬시뇰은 남성동본당 주임을 역임했고, 1970년부터 1973년까지 한국사목연구원 원장을 지냈으며, 1973년부터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CK) 사무차장 겸 가톨릭대 교수로 봉직했다. 이 무렵부터 1994년 은퇴까지, 정 몬시뇰은 20여 년을 신학교 교수로 후학 양성에 헌신했다. 700여 명 사제를 가르친 이력으로 ‘사제들의 아버지’, ‘사제들의 영원한 스승’이라 불렸다. 1975년부터 광주대건신학대학 교수로 일하며 4년여간 학장을 맡았고, 1982년부터는 대구가톨릭대 학장으로 8년, 교수로 4년간 소임했다. 대구가톨릭대 학장으로 재직하던 1987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몬시뇰로 서임됐다. 사제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훌륭한 사제를 많이 길러낸 일”을 꼽은 정 몬시뇰은,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전국 교구를 찾아 신자들을 위한 강연을 펼치며 활발히 활동했다. 정 몬시뇰은 ‘외유내강’을 원칙으로 ‘사제답게’를 강조해 가르쳤고, 그를 따르는 제자들도 많았다. 정 몬시뇰 사제수품 60주년(2011년)과 70주년(2021년) 기념행사는 제자 사제들이 주축이 돼 마련했으며, 몬시뇰이 2022년부터 지내왔던 경남 창원 이화요양병원에도 후학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발행일 2026-04-05 제3485호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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