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열쇠 가게 운영하며 16년간 주일학교에 기부한 이기환 씨

“제가 어릴 적에 너무 힘들게 살아서 어린아이들을 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도와주고 싶어 시작한 일입니다.” 이기환(스테파노·서울대교구 수궁동본당) 씨는 본당 주일학교 자모들과 학생들에게 ‘유명 인사’다. 성당에서 가까운 서울 궁동에서 오랜 기간 열쇠 가게를 운영하면서 고철이나 구리 등을 모아 주일학교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시작해 16년째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씨는 본당 주일학교에 기부하게 된 동기를 말하려다 순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제가 1950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직후, 아버지가 6·25전쟁 중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도 제가 아홉 살 때 돌아가셔서 30년 동안 진도에서 공소회장을 하셨던 외삼촌 댁에서 자랐습니다. 외삼촌이 부모님처럼 저를 신앙 안에서 키워 주셨어요. 참 고마운 분이에요.” 이 씨는 가난한 형편에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1963년 13살 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올라온 후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고생한 세월은 이제 지나간 추억이 됐다. 외삼촌에게 물려받은 신앙을 재산 삼아 가정을 이뤘고, 열쇠 가게를 운영하며 본당에서 연령회 부회장, 구역장, 꾸리아 부회장, 차량 운전 봉사자 등 이웃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았다. 16년 전 어느 날, 그는 본당 주일학교 자모와 대화를 나누다 주일학교 축일잔치에 쓸 예산이 넉넉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때부터 열쇠 출장 수리 중에 나오는 금속류를 모아 처분한 돈을 주일학교 초등부와 중고등부에 번갈아 가며 매월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 소문이 본당 안에 알려지자 신자들이 안 쓰는 신발, 가방, 옷, 프라이팬 등을 모아 왔다. 열쇠 가게에 딸린 창고 공간에 보관하고 있다 처분하면 매월 최소 수십만 원의 소중한 기부금으로 재탄생했다. “저는 어린 시절을 잊지 않고 ‘낮은 자세로 살겠습니다’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여깁니다. 다른 사람들은 하기 싫은 일이겠지만, 생각 없이 버리면 아무것도 아닌 자원들을 알뜰하게 모아 주일학교 아이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일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은 열쇠 가게에 창고 공간이 없어 출장 수리 중 생긴 금속류를 주로 모으고 있다. 과거처럼 매월은 아니지만 한 번 기부할 때 더 큰 액수를 주일학교에 전하고 있다. 7월 2일에도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57만2000원을 보냈다. 70세가 훌쩍 넘는 고령에도 현업에 종사하다 보니 얼마 전에는 손이 아파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이 소식을 들은 주일학교 아이들이 “이기환 스테파노 할아버지, 저희를 도와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해요. 빨리 나으시기를 기도드려요”, “스테파노 할아버지, 항상 저희를 위해 애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젠 저희가 할아버지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쓴 손편지를 모아 전해 오기도 했다. “아이들 손편지 받고 너무나 기뻤어요. 아이들에게 바라는 거요? 아이들을 보기만 해도 너무 예뻐요. 그저 하느님 잘 믿고, 구김살 없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기만을 기도하고 있어요.”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21면

이용훈 주교, 한성숙 국무총리에 서울 세계청년대회 협력 요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7월 8일 수원교구청에서 한성숙 국무총리의 예방을 받고,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협조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성장, 생명 관련 현안 등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 주교는 먼저 7월 1일 취임한 한 총리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교회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년에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라며 “교황님의 방한이 남북한에 평화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회 기간 많은 순례객과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도 숙박과 이동, 보안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한 총리는 “굉장히 많은 분들이 오시는 만큼 숙박과 교통을 비롯해 교황님 방한과 관련해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함께 챙겨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요즘 사회에 갈등이 많다 보니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기보다 각자의 주장이 더 강해지는 부분이 있다”며 “천주교가 그동안 해온 역할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일에 함께해 주신다면, 정부도 같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 총리 예방에는 교회 측에서 수원교구 사무처장 손창현(이냐시오) 신부와 관리국장 이재현(요셉) 신부, 대변인 겸 홍보국장 한정욱(베드로) 신부, 사무처 차장 김동우(바오로) 신부가, 정부 측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 김도형 종무실장, 총리실 이진원 사회조정실장, 총리실 최진영 교육문화성평등정책관, 문화체육관광부 장우일 종무관과 이용욱 종무1담당관, 총리실 의전비서관‧과장‧사무관이 배석했다.

입력일 2026-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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