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그리스도 부활 2000주년 ‘2033년’ 함께 기념하자”

[로마 OSV] 레오 14세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2000주년을 기념하는 2033년 특별희년을 위해 함께 협력하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6월 30일 교황청에서 콘스탄티노플 세계 정교회 총대주교청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 같은 바람을 밝혔다. 정교회 대표단은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아 로마를 방문했다. 방문단은 같은 날 교황이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주례한 미사에 참여한 뒤 대성당 지하에 있는 성 베드로 사도 무덤에서 교황과 함께 기도했다. 교황은 30일 대표단에게 “여러분은 콘스탄티노플에 있는 우리의 자매 교회와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가 우리에게 보내는 형제적 친밀함을 드러낸다”며 “이번 방문에 감사드리는 것과 더불어 그리스도교 일치라는 거룩한 사명을 증진하기 위해 여러분과 세계 정교회 총대주교청이 보여 준 헌신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 만남에서 교회는 2033년에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 2000주년을 기념하는 희년을 지내게 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2033년 부활 2000주년 기념을 향한 여정이 세상 모든 그리스도교 교단이 함께 걸어가는 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부활하신 분의 증인이 되라는 선물과 부르심을 다시 발견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번 발언은 2025년 11월 첫 해외 사목방문으로 튀르키예와 레바논을 찾았을 때 공개적으로 제시한 구상과 맞닿아 있다. 당시 교황은 튀르키예의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에게 2033년 예루살렘에서 주님 부활 2000주년 기념일을 함께 지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교황청 공보실에 따르면, 교황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신 최후의 만찬이 이뤄진 전통적 장소이자 성령 강림의 장소로도 공경받는 다락방에서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모이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니케아공의회 개최 1700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28일 가톨릭과 정교회, 다른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이 고대 니케아, 오늘날 튀르키예 이즈니크에서 함께 일치기도회를 열었던 사례가 2033년 주님 부활 2000주년을 공동으로 기념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교황은 대표단에게 “니케아공의회 1700주년 일치기도회는 모든 이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믿고, 우리에게 영감을 주시고 진리와 일치의 충만함으로 이끄시는 성령을 믿는 이들 사이에 이미 존재하는 친교를 설득력 있게 증언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치기도회는 니케아신경이 그리스도교 일치 여정의 토대이자 지도 원리가 돼야 함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면서 “니케아신경은 다양성 안에서 참된 일치의 모범, 곧 삼위일체 안의 일치, 일치 안의 삼위일체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글로벌칼럼] 더워지는 지구, 더 필요해진 도덕적 리더십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아시아 곳곳에서는 공식 성명과 환경 캠페인, 지속가능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러한 침묵은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세계는 파리협정이 제시한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 1.5℃ 한계선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든다 해도, 1.5℃를 넘어서는 상황은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위협이 아니다. 이미 기온 상승, 홍수, 가뭄, 식량 불안, 극한 기상 현상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가 마주한 위험은 크다.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권을 품고 있으면서도,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기도 하다. 각국 정부는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 환경적 책임 사이에서 어려운 균형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이 논의 속에서 종교 공동체가 충분히 가시적인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아시아의 에너지 전환은 진행되고 있지만, 그 속도와 방향은 고르지 않다. 역내 여러 나라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하면서도 여전히 화석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석탄이 여전히 주요 전력 생산원이다. 천연가스는 석탄 의존을 줄이면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전환 연료로 여겨지곤 한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시작됐지만, 기후과학이 요구하는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은 크게 낮아졌다. 더 큰 장애물은 인프라, 재원 조달, 정치적 우선순위, 그리고 서로 충돌하는 경제적 압박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경제적 결과뿐 아니라 도덕적 함의도 지닌다. 공동선 위한 교회 역할은 기술적 해법 제시 아니라 책임·연대·정의 문제에 바른 질문 던지도록 돕는 것 가톨릭교회는 환경 보호와 창조 질서 보전에 관해 세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목소리를 내온 공동체 가운데 하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기후위기를 생태적 위기이자 도덕적 위기로 바라보았다. 이 회칙은 환경 파괴를 가난, 불평등,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과 연결해 설명했다.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하다. 피조물 보호는 인간에 대한 돌봄과 분리될 수 없다. 기온 상승은 가난한 공동체에 불균형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극한 기상은 생계를 위협한다. 환경 파괴는 미래 세대에게 더 큰 부담을 떠넘긴다. 이는 과학적·경제적 문제일 뿐 아니라 윤리적 문제다. 교회는 공동선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발언해 온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교회의 역할은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 결정은 정책 입안자, 과학자, 산업 전문가들의 몫이다. 교회의 기여는 다르다. 교회는 개발이 지속가능한지 물을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이 단기적 이익보다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도록 촉구할 수 있다. 환경 피해에 가장 취약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무엇보다 교회는 경제 성장과 환경 보호가 서로 대립하는 목표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사회에 상기시킬 수 있다. 기후위기는 궁극적으로 책임과 연대, 정의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환경 파괴의 비용은 누가 감당하는가? 사회는 현재의 필요와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찾아야 하는가?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이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희생이 정당하고 필요한가? 이는 종교 공동체가 고유하게 다룰 수 있는 도덕적 질문들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서 기후 행동이 실패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만큼 과제가 더 시급해졌다는 뜻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일은 중요하다. 더 깨끗한 에너지에 투자하는 일도 중요하다. 기후 영향에 맞설 회복력을 강화하는 모든 노력 역시 중요하다. 도덕적 리더십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세계 환경의 날은 단순한 연례 기념일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날은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으며, 어떤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지 성찰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아시아교회는 이미 피조물 보호의 당위성을 받아들여 왔다. 다음 단계는 개발, 에너지, 기후 회복력에 관한 공적 논의 속으로 그 메시지를 더 가시적으로 가져가는 일일 것이다. 정부들이 갈수록 어려운 기후 관련 결정을 마주하는 가운데, 종교 공동체가 모든 해답을 제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올바른 질문이 계속 제기되도록 도울 수는 있다. 세계는 어쩌면 1.5℃ 목표를 넘어서는 길로 접어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초과 폭이 얼마나 커질지는 기술과 정책뿐 아니라, 공적 결정을 이끄는 도덕적 리더십에 달려 있다. 글_조셉 마실라마니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언론인이다. 40여 년 넘게 다양한 언론사에서 일하며 사회와 경제, 정치를 비롯해 종교 분야에 관한 글을 썼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8면

인도교회, 해외 기부금 수령 규제에 기도·단식으로 항의

[UCAN] 인도 전역 가톨릭신자들이 해외 기부금 수령을 규제하는 연방정부 새 규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6월 28일을 기도와 단식의 날로 지냈다. 신자들은 새 규정이 그리스도인들의 자선과 사회복지 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도 내무부는 6월 22일 ‘외국 기부금 규제법’을 정비하기 위한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은 해외 기부금을 받는 비정부기구에 더 엄격한 준수 의무를 부과하고, 위반 시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인도 연방정부는 이 규정이 비정부기구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국가 주권을 수호하며, 외국 자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회 지도자들은 “해당 규정으로 행정 부담이 매우 커져 학교, 병원, 복지시설 운영과 사회봉사 사도직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주교회의 의장 안토니오 풀라 추기경은 전국 본당에 보낸 서한에서 “인도교회는 언제나 복음적 가치의 표현으로, 특히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사회에 봉사해 왔다”고 밝혔다. 뉴델리에 있는 인도 주교회의 본부에서는 부사무총장 매튜 코이칼 신부가 기도회를 주례하며, 국가 지도자들과 시민들을 위해 하느님의 인도하심과 지혜를 청했다. 같은 날 인도 전역 사제들과 수도자들, 교회 기관 직원들, 평신도들은 성체 앞에서 하루 종일 침묵 속에 성체조배에 참여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날 기도와 단식이 평화로운 신앙의 표현이며, 정의와 화합, 종교 자유, 인도 모든 국민의 안녕을 위한 진심 어린 호소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국 교구에서 비슷한 행사가 동시에 열린 것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의 일치를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2024년 이후 2만702개 비정부기구가 ‘외국 기부금 규제법’에 의해 허가가 취소돼 외국 기부금을 받을 수 없는 단체가 됐으며, 현재 외국 기부금을 받을 수 있도록 허가된 단체는 1만6122개뿐이다.

발행일 2026-07-12 제3499호 8면

평화 위해 헌신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신부 피살

[방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OSV]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해 활동하던 가톨릭 사제가 6월 29일 무장 괴한들에게 살해됐다. 중아공 남동부 제미오에 있는 성 요한 세례자 본당 보좌 크레팽 마르시알 몽가 신부는 숙소로 가던 중 머리에 총격을 받고 선종했다. 아직까지 살해 경위에 관해 알려진 내용은 많지 않지만, 교회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계획적 살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방가수교구장 아우렐리오 가체라 주교는 “몽가 신부는 이 지역 전역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 왔다”고 말했다. 가체라 주교는 “한때 몽가 신부와 성 요한 세례자 본당은 3000명이 넘는 난민들을 돌봤다”며 “이뿐 아니라 그는 여러 반군 지도자와 정부 당국 관계자들과도 자주 접촉을 유지하며 언제나 갈등을 중재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방가수교구 안에서는 몽가 신부가 평화 구축 활동 때문에 살해됐을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몽가 신부는 2025년 내내 긴장과 충돌이 계속된 제미오에서 평화위원회를 이끌었다. ‘아잔데 민병대’로 알려진 부족 민병대는 이 지역에서 정부 관계자들과 유엔평화유지군 뿐만 아니라 다른 부족민들도 공격했다. 현재까지 제미오 성 요한 세례자 본당은 지난 1월 발생한 충돌로 피난한 주민 2000명을 보호하고 있다. 종교와 사상의 자유를 옹호하는 인권단체 ‘세계 그리스도인 연대’ 머빈 토마스 회장은 7월 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몽가 신부의 가족과 본당, 중아공 가톨릭교회에 애도를 표하며, 정부 당국에 “제미오 공동체에 평화와 화해를 실현하기 위한 몽가 신부의 활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아공은 2013년부터 무력 분쟁과 이로 인한 대규모 국내 실향민 발생, 극심한 빈곤이 얽힌 복합적인 정치적,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지역 가톨릭교회는 평화 구축 노력의 최전선에서 무슬림, 개신교회와 종교 간 접근을 통해 평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11월 불안정한 정세 속에서도 중아공을 사목방문해 다양한 종교인과 부족민의 평화적 공존을 위한 관용과 존중을 역설했다.

발행일 2026-07-08 제3500호 7면

교황청, 「사랑의 기쁨」 10주년 회의 예비문서 공개

[외신종합] 교황청이 오는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교황청에서 열릴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발표 10주년 회의의 예비문서를 공개했다. 「사랑의 기쁨」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6년 발표한 가정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 후속 권고다. 레오 14세 교황은 「사랑의 기쁨」 발표 10주년을 맞아 전 세계 주교회의 의장들과 동방 가톨릭교회 수장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 것이라고 올해 3월 밝힌 바 있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와 시노드 사무처는 이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예비문서인 「주제 구성(Thematic framework)」을 7월 6일 공개했으며, 동방 가톨릭교회 수장들과 각국 주교회의 의장들에게 발송했다. 예비문서 「주제 구성」이 담고 있는 회의 논의 주제는 다섯 가지로 ▲오늘날의 가정: 현실과 아름다움, 도전 ▲젊은이들과 혼인 성소의 발견 ▲혼인 생활, 혼인 초기: 결정적 시기 ▲삶의 어려움 안에서: 동반하고 지지하기 ▲교회 사명의 주체인 그리스도인 가정 등이다. 교황은 이 회의 소집을 발표하는 메시지에서 “가정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깊은 변화들을 인식하고 「사랑의 기쁨」에 비추어, 지역 교회들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일들을 고려했다”며 “오늘날 가정에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어떤 단계들을 밟아 나가야 할지 상호 경청 안에서 시노드적 식별을 계속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6월 26~27일 교황청에서 열린 특별 추기경회의를 마치는 자리에서도 “가정이 교회의 지지를 받고 교회와 동반할 때 관계와 연대와 희망의 학교가 그 안에서 자라난다”며 “가정이 상처 입거나 고립될 때는 사회 전체가 그 결과를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별 추기경회의에서 10월 열리는 회의에 여러 가정들이 참석해 삶의 경험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각국 주교회의와 동방 가톨릭교회는 「주제 구성」에 따라 회의에 앞서 논의 주제들에 대해 몇 달 동안 성찰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회의는 세계주교시노드 총회는 아니지만 경청과 기도, 식별 등 시노드적 방식으로 진행되며, 교회 공동체가 가정들을 동반하는 사목적 활동을 성찰하고, 전문가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발행일 2026-07-08 제3500호 7면

美 독립기념일에 ‘이주민의 섬’ 찾은 교황

[CNS, 외신종합] 의사인 피에트로 바르톨로는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 람페두사에 도착한 이주민 35만 명 이상을 30년 넘게 진료했다. 바다를 건너다 숨진 이들의 시신도 검안해 왔다. 그에게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있다. 몰타 인근 난파 사고 뒤, 한 아버지가 막내 아이를 가슴에 안고, 한 손으로는 아내를, 다른 한 손으로는 세 살배기 아들을 붙잡은 채 헤엄쳤다고 했다. 그러나 더는 모두를 살릴 힘이 없다고 느낀 순간, 그는 큰아들의 손을 놓았다. 구조대는 바로 몇 분 뒤 도착했다. 바르톨로는 “아버지가 어느 아이의 손을 놓아야 할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이 7월 4일 람페두사를 찾았다. 미국 출신 첫 교황인 그는 미국의 독립선언 250주년 기념일인 이날 모국의 행사 대신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의 관문인 람페두사에서 하루를 보냈다. 교황은 먼저 묘지를 찾아 지중해를 건너려다 숨진 이주민들의 무덤에 꽃을 봉헌했다. 이어 ‘유럽의 문’ 기념물에서 이주민 가족을 만나고, 파발로로 부두를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봉헌하는 명판을 축복했다. 이후 람페두사 살리나 지역 운동장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이번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 로마 밖 첫 방문지로 람페두사를 찾아 ‘무관심의 세계화’를 규탄했던 여정을 떠올리게 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미사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발자취를 따라 여러분을 방문할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묵상하며 오늘의 람페두사를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던 길처럼 위험한 길 위에 있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은 단순한 사고의 희생자가 아니라, 잘못된 선택과 필요한 결정을 미룬 결과의 희생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여러 해 동안 이주민들을 맞아 온 어부와 자원봉사자, 구조대원, 공공기관 관계자, 섬 주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들이 ‘연민의 기적’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웃 사랑 없이 하느님 사랑은 없으며, 내가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다면 이웃도 없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유럽이 긴급 구조에만 머물지 말고 장기적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주민을 “받아들이고, 보호하고, 지원하고, 통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며, 동시에 개발도상국을 도와 “그 누구도 이주를 강요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유럽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미국 건국의 이상인 자유와 종교 자유를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민자들이 “처음부터 이 나라 역사의 일부를 이뤄왔다”고 상기시켰다. 교황은 “인간 생명을 보호한다는 것은 이민자들을 환영하고 보호하며 돕는 것도 포함한다”며, 이들을 맞아들이는 일은 “사랑의 행위일 뿐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속한 존엄을 인정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독립 기념을 넘어 “이 나라의 아들딸들이 서로에게 지닌 책임을 성찰하라는 초대”라고 말했다. 외신들도 이번 방문의 상징성에 주목했다. 로이터는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 독립 250주년에 맞춰 이주민을 환영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고 보도했다. AP도 교황이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 대신 유럽 이주 논쟁의 상징적 장소인 람페두사를 찾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번 방문을 이주민을 위한 사목적 연대의 표현이자, 유럽과 미국 사회를 향한 도덕적 메시지로 해석했다. 지중해희망의 람페두사 이주관측소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람페두사에 도착한 이주민은 거의 4만 명이었다. 이 가운데 80% 이상은 리비아에서 출발했다. 관측소는 그해 중부 지중해 항로에서 최소 1314명이 숨졌다고 기록했다. 다만 기록되지 않은 난파 사고가 많아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력일 2026-07-05

교황청,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이교' 선언… 주교 6명 파문

[외신종합] 교황청이 승인 없이 주교 4명을 서품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Society of St. Pius X, SSPX)를 ‘이교(schism, 離敎)’ 상태로 선언하고, 서품에 관여한 주교 6명이 자동처벌의 파문제재를 받았다고 밝혔다. 교회법 제751조에 따르면, 이교는 ‘교황에게 대한 순종 또는 그에게 종속하는 교회의 구성원들과의 친교를 거부하는 것’이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7월 2일 교령을 발표하고, 전날 스위스 에콘의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신학교에서 거행된 주교 서품이 “교황청 위임 없이, 교황의 뜻을 거슬러” 이뤄진 “이교적 성격의 행위”라고 밝혔다. 파문 대상은 서품을 주례한 알폰소 데 갈라레타 주교와 공동 주례한 베르나르 펠레 주교, 새로 주교로 서품된 파스칼 슈라이버·마이클 골데이드·미셸 푸앵시네 드 시브리·마르크 하나피에 주교다. 신앙교리부는 이들이 “사도좌에 유보된 자동처벌의 파문제재”를 받았다고 선언했다. 신앙교리부는 또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이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의 이교에 동조하지 않도록 경고한다”며, 이에 공식적으로 동조할 경우 “행위 자체로 자동처벌의 파문제재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성직자들이 성사를 불법적으로 집전하고 있으며, 이들이 집전하는 고해성사와 혼인성사는 무효라고 밝혔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사제가 봉헌하는 미사는 성사적으로 유효하더라도 교회법상 허가되지 않은 불법 미사로 간주된다. 다만 평신도에게 파문이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신앙교리부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에 “공식적으로 고착한” 평신도들이 이교자와 파문자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단순히 한 차례 전례에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처벌의 파문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며,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의 이교적 입장을 자유롭고 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가톨릭교회의 전례와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활동에 배타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 이번 조치는 1988년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가 교황청 승인 없이 주교 4명을 서품해 파문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르페브르 대주교가 설립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전례 개혁과 종교 자유, 교회일치운동 등에 관한 공의회 가르침을 비판해 온 전통주의 단체다. 교황청은 그동안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와의 화해를 위해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해 왔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9년 1988년 불법 서품으로 파문됐던 주교들의 파문을 해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2015~2016년 자비의 희년 기간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사제들이 집전하는 고해성사의 유효성을 특별히 인정했다. 2017년에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공동체 안에서 거행되는 혼인의 유효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도 허용했다. 그러나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이번 주교 서품을 강행하면서 수십 년간 이어진 화해 노력은 중대한 위기를 맞게 됐다. 외신들은 이번 교황청 조치가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때보다 더 엄격한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번 사태에 “큰 슬픔”을 표하며, “일어난 일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재개되고 진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앙교리부는 설명문에서 “성 바오로 6세 교황 때부터 최근까지, 르페브르 대주교가 시작한 운동의 추종자들을 가톨릭교회와의 완전한 친교로 돌아오게 하려는 여러 시도가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교회는 돌보는 어머니로서 완전한 친교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모든 이를 진심 어린 애정과 깊은 배려로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앙교리부는 모든 신자에게 로마 교황과, 교황과 친교를 이루는 주교들, 온 교회와의 친교 안에 굳건히 머물 것을 권고하고,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주관하는 전례와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입력일 2026-07-05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주교 파문에 관해 알아야 할 9가지

[OSV] 7월 1일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Society of St. Pius X, SSPX)는 교황청 승인 없이 새 주교 4명을 불법으로 서품했다. 이에 교황청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주교들과 성직자들, 그리고 공식적으로 이 단체에 소속된 평신도들이 가톨릭교회와 ‘이교(schism, 離敎)’ 상태에 있다고 선언했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어떤 단체인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왜 중요한지 9가지로 정리했다. 1.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대한 반발 속에서 형성됐다. 프랑스 출신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1905~1991)는 프랑스령 아프리카에서 교회의 핵심 지도자로 활동했던 주교였다. 그는 1970년 스위스 프리부르에서 이 단체를 설립했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사제들은 1962년 로마 미사 경본에 따라 성사를 거행한다. 이 미사 경본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 발행된 것으로, 1969년 개정된 전례서로 대체됐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교황청 허가 없이 주교를 서품한 일로 이번까지 두 차례 파문됐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스위스 멘칭겐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스위스 에콘에는 국제 신학교가 있다. 7월 1일 주교 서품식도 이곳에서 열렸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사제 약 100명이 20개 수도원 또는 분원에 거주하고 있으며, 선교지 또는 경당으로 불리는 약 120개 장소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본부는 미주리주 플랫시티에 있으며, 캔자스시티에서 북쪽으로 약 30마일 떨어진 곳이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에 따르면 르페브르 대주교는 1903~1914년 교황으로 재위한 성 비오 10세를 단체의 수호성인으로 선택했다. 성 비오 10세 교황이 사제직의 온전성을 지키는 데 헌신했기 때문이다. 2.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가톨릭교회와의 관계에서 불규칙한 교회법적 지위에 있었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1975년 관할 교회 권위로부터 교회 안에서 존재할 수 있는 허가를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르페브르 대주교는 교회 권위의 명시적 뜻을 거슬러 사제들을 서품한 뒤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198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황 위임 없이 주교 4명을 서품한 르페브르 대주교와 해당 주교 4명을 파문했다. 이들의 주교 서품은 유효했지만 불법이었다. 다시 말해 승인받지 않은 서품이었다. 그 이후 이 주교들이 행한 성품성사 관련 행위들도 그 영향 아래 놓였다. 혼인 입회나 죄의 사면과 같은 관할권 행위는 무효다. 다른 성사 행위들은 유효하지만 불법으로 간주된다. 교황청은 7월 2일 파문 교령에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안에서 이뤄지는 고해성사와 혼인성사가 무효라고 명시했다. 3.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를 다른 ‘전통 라틴 미사’ 공동체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교황청과 친교를 이루고 있는 많은 가톨릭 공동체도 흔히 전통 라틴 미사라고 불리는 1962년 로마 미사 경본에 따른 미사를 봉헌한다. 2007년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자의교서 「교황들(Summorum Pontificum)」을 발표해 사제들이 공의회 이전 미사를 거행할 수 있는 허가를 확대했다.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의교서 「전통의 수호자(Traditionis Custodes)」를 발표해 공의회 이전 미사 형식의 사용을 더 엄격하게 제한했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많은 주교들은 새 규범 안에서 이 미사 형식을 계속 제공해 왔다. 예를 들어 성 베드로 사제회(Priestly Fraternity of St. Peter, FSSP) 소속 사제들은 1962년 미사 경본에 따라 성사만을 거행하지만, 교황청과 친교를 이루고 있다. 이 사제회는 1988년 르페브르 대주교의 불법 주교 서품 이후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를 떠난 사제들이 설립했다. 성 베드로 사제회 사제들은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39개 교구에서 사목하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 로마 예식 형태의 전례와 성사 거행에 전념하면서도 가톨릭교회 안에서 정상적인 지위를 가진 수도회나 단체의 다른 예로는 ‘왕이신 그리스도 대사제회’와 ‘선한 목자회’가 있다. 4.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지도자들은 자신들이 이교 상태에 있지 않으며, 모든 성사와 관할권 행위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르페브르 대주교가 가톨릭교회와 충돌한 핵심 사안 가운데 하나는 공의회 이후 개정된 미사 예식을 받아들이길 거부한 일이었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이 개정 미사 예식이 결함이 있거나 ‘이단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본다. 르페브르 대주교와 그 추종자들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가르침의 정통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고, 경우에 따라 공개적으로 거부하기도 했다. 특히 종교 자유에 관한 선언 「인간 존엄성(Dignitatis Humanae)」이 문제가 됐다. 일부는 이 선언이 교리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교회는 이를 인간 존엄성에 관한 교리의 발전으로 이해했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6월 24일 발표한 성명에서 28쪽 분량의 ‘신앙 고백’을 함께 공개했다. 이 성명에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가톨릭교회가 안팎에서 “가능한 모든 방향으로 교회를 밀어붙이는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다만 우리가 보기에는 올바른 방향만은 아닌 듯하다”고 밝혔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는 이 성명에서 교회일치운동, 공의회 이후 전례 개혁, 시노달리타스, 종교 자유와 관련한 가톨릭 가르침의 일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5. 교황청은 화해의 길을 모색해 왔다. 수십 년 동안 교황청 당국자들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구성원들을 가톨릭교회 생활 안으로 완전히 다시 통합할 방법을 찾아 왔다. 교황청과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의 대화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 시작됐고,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 재위 기간에도 이어졌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9년 네 주교에 대한 파문을 해제해 보다 정기적인 대화의 길을 열었다. 당시 교황청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불규칙한 교회법적 지위에 있지만 이교는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 2015~2016년 자비의 희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사제들이 고해성사를 통해 베푸는 사죄가 유효하도록 특별 조치를 마련했다. 성년이 끝난 뒤에도 교황은 “그 누구도 교회의 용서를 통한 화해의 성사적 표징을 결코 빼앗기지 않도록” 이 조치를 연장했다. 2017년 4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와의 화해를 목표로 한 조치를 계속 추진하며,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전통주의 공동체 안에서 거행되는 혼인의 유효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주교들에게 허용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1988년 불법 주교 서품에 대응해 사도적 서한 「하느님의 교회(Ecclesia Dei)」를 발표했다. 이 문헌과 같은 이름의 교황청 위원회도 설립됐다. 이 위원회의 임무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와 관련이 있거나 “가톨릭교회 안에서 베드로의 후계자와 일치해 머물기를 바라는” 사제, 신학생, 수도 공동체 또는 개인들이 완전한 교회적 친교를 이루도록 돕기 위해 주교들, 로마 교황청 부서들, 관련 단체들과 협력하는 것이었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의 교회’ 위원회를 폐지하고, 그 임무를 신앙교리부로 이관했다. 6. 교황청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지도자들에게 새 주교들을 서품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2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총장 다비데 팔리아라니 신부는 레오 14세 교황과의 알현 요청에 응답이 없은 뒤 교황청과의 소통이 단절됐다며,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7월 1일 주교 서품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새 주교 서품 결정을 보류한다는 조건으로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교황 위임 없는 주교 서품이 ‘이교 행위’로 간주될 것이며 파문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회법 제751조는 이교를 “교황에게 대한 순종 또는 그에게 종속하는 교회의 구성원들과의 친교를 거부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7. 레오 14세 교황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주교 서품을 강행하지 말 것을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교황은 “여러분이 하려는 이교적 행위는 신자들이 자신들의 성화를 위해 사랑하고 찾는 성사들을 합법적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유효하게 받는 것마저 빼앗게 될 것이므로, 신자들의 영적 선익을 신중히 고려하기를 촉구한다”고 썼다. 팔리아라니 신부의 답변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자신들이 “이교적이지도, 교회에 적대적이지도 않다”고 주장하면서도 주교 서품을 강행할 계획임을 드러냈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7월 1일 불법 주교 서품을 강행한 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7월 2일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의 여섯 주교가 파문됐다고 선언했다. 또한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이교에 고착”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그렇게 할 경우 그들 역시 파문될 수 있다고 밝혔다. 8. 7월 1일 불법으로 서품된 네 주교 가운데 한 명은 미국 출신이다. 마이클 골데이드 주교는 노스다코타 출신으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공동체의 거점 가운데 하나인 캔자스주 세인트메리스에서 성장했다. 그는 버지니아주 딜윈에 있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성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교의 학장이다. 9. 신앙교리부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를 떠나 가톨릭교회와의 친교를 회복하려는 이들을 위한 절차를 발표했다. 이 지침은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공동체 안에서 서품됐거나, 합법적으로 서품된 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와 관련을 맺게 된 사제가 취해야 할 구체적 조치를 제시한다. 평신도의 경우 절차가 더 세분화돼 있다. 그들이 친교를 회복하기 위해 밟아야 할 단계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공동체와 그 사상에 어느 정도 결부돼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에도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계열 공동체가 있다. 이들은 한국어 홈페이지를 통해 국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총본부와 아시아 지구의 공지, 총장 서한, 인터뷰 등을 번역·소개하고, 자체 미사 일정과 교리 자료를 안내해 왔다. 아시아 지구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내 활동은 수십 년 전부터 이어졌다. 그러나 이 공동체가 한국교회의 공식 조직은 아니다.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한국 공동체는 총본부와 아시아 지구와는 밀접하게 이어져 있는듯 보이지만, 주교회의나 각 교구가 인정한 본당·공소·수도회·사도생활단은 아니다. 한국 안에서 활동하는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계열 공동체일 뿐, 한국교회의 교계 제도 안에서 사목을 수행하는 단체는 아니라는 점을 구분해야 한다.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7월 2일 교령을 통해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이교 상태에 있으며, 특히 성직자들이 집전하는 고해성사와 혼인성사는 무효라고 설명했다. 또 신자들에게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가 주관하는 전례와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따라서 한국 신자들도 단순히 ‘전통 라틴 미사’라는 이유만으로 성 비오 10세 사제 형제회 전례에 참여해서는 안 되며, 이 단체가 한국교회의 공식 제도 밖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 필요가 있다.

입력일 2026-07-05

캄보디아 불교, 가톨릭 주교에게 명예 칭호

[외신종합] 캄보디아 불교계가 프놈펜대목구장 올리비에 슈미트하우슬러 주교에게 고위 명예 칭호를 수여했다. 슈미트하우슬러 주교가 캄보디아에서 20여 년 동안 가톨릭과 불교 공동체 간 협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슈미트하우슬러 주교는 6월 13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왓 보툼 바테이 사원에서 열린 예식에서 ‘부처의 가르침을 받들고 지지하는 위대한 원로 재가 신자’라는 칭호를 받았다. 이번 영예는 슈미트하우슬러 주교가 2022년에 받은 칭호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 캄보디아 불교 지도부는 불교 공동체에 대한 지원, 캄보디아의 불교 다수 공동체와 가톨릭 소수 공동체 사이의 대화와 협력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마하 우파사카(위대한 재가 신자)'라는 칭호를 수여했다. 이번 새 칭호는 캄보디아 불교계가 그에게 부여한 더 높은 차원의 명예다. 캄보디아 헌법은 불교를 국교로 명시하고 있지만 강요 없는 완전한 종교의 자유도 보장하고 있다. 슈미트하우슬러 주교는 이번 칭호 수여에 대해 “가톨릭교회 주교인 저에게 의미가 깊은 일”이라며 "새 칭호는 가톨릭교회와 불교가 캄보디아 국민의 공동선을 위해 손을 맞잡고 함께 걸어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출신 파리 외방 전교회 선교사인 슈미트하우슬러 주교는 20여 년 전 캄보디아 남부 타케오주에서 본당 사제로 사목하면서 불교계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당시 가톨릭 공동체와 불교 사원을 잇는 도로 건설을 하면서 가톨릭과 불교 신자들은 지역 개발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했다. 슈미트하우슬러 주교는 “도로 건설 사업이 가톨릭과 불교 사이에 더 깊은 협력의 토대를 놓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슈미트하우슬러 주교는 왓 앙 몬트레이 사원에 초등학교가 세워질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두 종교 간 협력은 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에까지 확대됐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과 최근 캄보디아-태국 국경 분쟁 상황 속에서도 피란민 가족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했다. 캄보디아 인구 약 1800만 명 중 대다수는 불교 신자로, 가톨릭 신자는 약 2만 명이다. 캄보디아 가톨릭교회는 크메르루주 시대에 거의 파괴된 뒤 1990년대 초부터 교육, 보건, 사회복지 분야 활동을 통해 점차 재건되면서 오늘날 캄보디아 사회 안에서 작지만 눈에 띄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다.

발행일 2026-07-05 제3498호 8면

교황청 인공지능위, 첫 회의 개최…“교회 실질적 대응 방안 모색”

교황청 인공지능(AI)에 관한 부서간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로마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AI 연구와 성찰, 활용에 관여하고 있는 교황청 여러 부서 사이의 조정과 협력을 증진하고, 새로 설립된 위원회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였다. 위원회는 레오 14세 교황의 승인을 받아 올해 5월 설립됐다. 바티칸뉴스는 6월 27일 “교황청 신앙교리부, 문화교육부, 홍보부,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교황청립 생명학술원, 과학원, 사회학술원 대표들이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의 목적은 현재 진행 중인 위원회의 계획을 공유하고, 공동의 우선 과제를 확인하며, 인간 존엄과 공동선, 교회의 사명에 봉사하는 AI에 관한 비전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었다. 위원회 활동 첫해 동안 업무 조정 역할을 맡은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 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은 개회 발언에서 현재 AI 발전과 관련해 특히 중요한 네 가지 측면으로 전례 없이 빠른 발전 속도, 인간 존엄에 미치는 영향, 교회와 기술 분야 사이의 대화 확대, 그리고 레오 14세 교황 첫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가 불러일으킨 큰 반향을 꼽았다. 위원회 첫 회의에서는 큰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윤리적·사회적·문화적·환경적 위험과 도전도 갈수록 크게 제기하는 AI를 다루기 위해 신중한 식별이 필요하다는 점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위원회의 역할과 관련해서는 교황청 기관들 안에서 AI 활용에 관한 내부 조정과 정보 공유, 성찰을 촉진해야 한다는 점과 AI 분야에서 추진되는 여러 계획에 관한 식별과 지원의 기준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 논의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각국 주교회의와 더불어 학계, 과학계, 산업계와 열린 대화를 증진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위원회는 관련 계획을 공유하고 정보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용 웹사이트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위원회는 7월 중순 다시 회의를 열 예정이다.

발행일 2026-07-05 제3498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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