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교황 일반알현 공식 통역 언어로 지정

[외신종합] 12월 4일부터 교황의 수요 일반알현에서 중국어가 공식 통역 언어로 추가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27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주례한 삼종기도 중 ”대림 시기가 시작되는 다음 주 수요일부터 중국 통역이 공식 시작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어가 아홉 번째 일반알현 공식 통역 언어가 된다. 교황의 수요 일반알현에서는 성경 낭독과 교황의 연설, 인사 등이 진행되는데, 이탈리아어 외에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폴란드어, 아랍어로 통역된다. 이번에 중국어가 추가되며 교황의 주간 행사에 통역되는 언어 수는 9개가 된다. 통역 서비스는 전 세계에서 온 순례자들이 교황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되며, 대개 교황청 국무원 직원 혹은 바티칸 뉴스 직원이 통역에 나선다. 만다린 중국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스페인어와 영어보다도 많이 쓰이며, 만다린과 우, 하카 등 중국어 방언을 사용하는 인구는 13억 명에 이른다. 교황이 일반알현에서 중국어 통역 서비스를 추가한 결정은 교황청과 중국과의 관계 증진을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교황청은 주교 임명관 관련해 중국과 맺은 잠정협정을 4년 더 연장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코르시카 찾아 ‘세속화 극복할 복음화’ 논의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월 15일 지중해에 위치한 프랑스령 코르시카 섬을 사목 방문한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11월 23일 성명을 통해 교황이 하루 일정으로 코르시카 섬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교황의 47번째 해외 순방으로서, 코르시카 섬 방문은 역사상 처음이다. 교황의 이번 방문은 코르시카의 수도인 아작시오에서 지역 교회와 시민 단체의 초청으로 열리는 지중해 대중 종교에 관한 국제회의 폐막식을 주재해달라는 초청에 따른 것이다. 교황은 이에 앞서 12월 7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에 초대받았지만 불참하기로 했다. 프랑스 주교회의 의장 에리크 드 물랭 보포르 대주교는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의 주인공은 노트르담 그 자체임을 교황이 처음부터 이해하고 있었다”며 대성당 재개관 자체의 의미에 집중하려는 교황의 뜻으로 풀이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9시 아작시오 국제공항에 도착, 회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성모 승천 대성당으로 이동, 현지 성직자와 수도자, 신학생들과 만난다. 이어 오후 3시 30분 나폴레옹 동상이 있는 우 카소네 광장에서 옥외미사를 집전한 뒤 아작시오 공항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환담한 뒤 로마로 귀환한다. 나폴레옹의 고향으로 알려진 코르시카는 지중해에서 키프로스에 이어 4번째로 큰 섬이다. 지중해 지역의 문화와 정치 세력의 교차로였던 코르시카는 프랑스 마르세유 대교구 관할하에 있지만 이탈리아의 문화적 영향을 많이 받아 독특한 문화와 언어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교황이 주재하는 이번 국제회의에서는 12월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열리며, 코르시카 대중신심을 지중해 여러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세속화가 심화되는 시대에 복음화의 잠재력을 논의한다.

2024-12-01

“부유한 국가들이 정의·평등 구현에 앞장서야”

[외신종합]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11월 18~19일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부유한 국가들에게 개발도상국의 부채를 과감하게 탕감하고, 과거의 모든 결정들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국제 통치 기구들의 개혁”을 주제로 연설,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권력이 각 국가들로부터 국제적인 다자간 기구로 옮겨갔음을 강조하고, 이러한 변화 속에서 21세기에 요구되는 다양한 과제들을 극복해나가기에는 큰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나라들이 독립함으로써 전세계의 정치 지형이 변화됐고, 이러한 변화로 인해 국제적인 다자간 기구들이 오늘날의 도전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인 국제 협력을 위한 새로운 틀의 재고”가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국제적인 평화와 안정의 보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나아가 환경, 공중보건, 문화, 사회 문제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국제적인 체제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러한 모든 개혁은 기본적 인권, 사회적 권리, 환경 보전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도적 권고 「하느님을 찬양하여라(Laudate Deum)」를 인용하며, “단일 인물이나 소수 엘리트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된 글로벌 권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미래의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은 보조성의 원칙과 평등한 참여를 반영해야 하며, 교황의 말처럼 효과적인 글로벌 규칙은 “이러한 전 세계적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파롤린 추기경은 부유한 국가들이 과거 결정의 영향을 인정하고, 갚을 능력이 없는 국가들의 부채를 탕감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특히 이를 단순한 “관대함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12-01

‘쓰레기산에 누운 신부’ 폐기물 문제 해결

[외신종합] 인도네시아의 한 예수회 소속 신부가 쓰레기 더미 위에서 벌인 과감하고 독특한 항의가 지역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했다. 인도네시아 예수회 무티아라 안달라스 신부는 지난 10월초부터 욕야카르타의 산타 다르마 대학 건물 인근에 쌓인 대규모 쓰레기 더미 위에 드러누워 시위를 벌였다. 인근 주민 거주지와 산타 다르마 대학 제5캠퍼스 뒤쪽 임시 폐기물 처리장에 쌓인 이 쓰레기는 오랫 동안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해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골칫거리였다. 산타 다르마 대학 신학 강사인 안달라스 신부는 학부에서 사목신학과 교리교육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 중 한 명인 비안과 함께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 위에 누워 시위를 벌였다. 비안은 “지역 사회에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쓰레기를 수거해 의회로 가져가려고 하다가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독특한 시위 방식은 SNS를 통해 널리 퍼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지방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또한 하니프 파이솔 누로피크 인도네시아 환경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 실태를 파악하고, 지역 정부 당국을 향해 “법적 규정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는 “매일 300톤의 쓰레기가 배출되는 가운데 관리 부실로 인해 쓰레기 임시 처리장이 과부하 상태에 놓였다”며 “쓰레기 처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이런 끔찍한 광경이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판 여론과 중앙 정부의 질책에 따라, 지방 행정부는 11월 21일을 기해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일일 300톤의 쓰레기 처리장 확보 등 향후 관리 부실을 방지할 계획도 진행하기로 했다. 예수회 신부의 독특한 시위로 해당 지역의 쓰레기 문제는 해결됐지만 이는 여전히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임을 드러냈다고 현지인들은 말하고 있다.

2024-12-01

亞 가톨릭 기업가들, 신앙-기업 활동 조화 노력 다짐

[외신종합] 아시아와 태국의 가톨릭 기업가 수백 명이 11월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가톨릭 비즈니스 경영자 및 전문가 협회’(CBEP, Catholic Business Executives and Professionals) 연례 총회에 참석해 신앙과 기업 활동의 조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번 총회는 신앙 기반의 비즈니스 관행을 논의하고 지역 사회에서의 건전한 기업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자리로, 가톨릭 교회의 강력한 지지 속에 성황리에 진행됐다. 특히 이번 총회에는 추기경 2명과 주교 3명, 태국 주재 교황대사 등 고위 성직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CBEP는 방콕대교구장을 지내고 1993년 은퇴한 미카엘 미차이 킷분추 추기경의 승인으로 설립된 평신도 사도직 단체로서 교회의 사회 교리와 인간 존엄성, 공동선을 우선시하는 경제 활동을 표방한다. 특히 CBEP는 국제크리스찬기업경영자연맹(UNIAPAC)의 아시아 최초 회원 단체다. UNIAPAC은 전 세계 40개국에서 4만 5000명의 그리스도교 비즈니스 리더를 연결하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관행을 발전시키는 글로벌 포럼이다. 킷분추 추기경은 개막 연설에서 “참된 성공은 하느님의 현존 속에서 이뤄진다”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리더가 되려면 먼저 다른 사람을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셉 프라카이 촐라한 CBEP 회장은 이번 모임이 비즈니스와 신앙을 통합하는 과제의 가치를 강조하며 “CBEP는 비기독교인이 대부분인 환경에서 활동하는 가톨릭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공동체와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또한 최근 마닐라에서 열린 UNIAPAC 세계 총회의 경험과 통찰도 공유되었다. 조셉 프라카이 회장은 “이번 총회는 아시아에서 처음 열린 UNIAPAC의 중요한 이정표였으며, 인공지능(AI)의 기업 활동에 대한 영향, 사회적 불평등, 지속 가능한 발전 등 글로벌 기업 활동 환경에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성찰했다”고 말했다.

2024-12-01

[글로벌칼럼] 프란치스코 교황과 파티마

100여 년 전엔 1917년 5월,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 근처에서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 일어났다. 루치아와 하신타, 프란치스코라는 세 명의 어린 목동이 가족들의 양떼를 돌보고 있던 중에,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목격했다. 성모님은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고, 메시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경고를 주었다. “태양보다 더 밝은 여인”으로 묘사된 성모님의 발현은 당시 유럽을 뒤흔든 두 개의 대규모 재앙에 비하면 작은 부수적인 사건에 불과했다. 첫째는 당시 4년에 접어들어 엄청난 학살과 파괴가 진행됐던 제1차 세계대전과 1917년 러시아에서 발생해 수십 년 동안 세상을 변화시켰던 볼셰비키 혁명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적·생태적 혼란에 익숙한 인물이다. 교황은 난민을 환영하는 태도와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로 여러 곳에서 맹공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교황은 우리가 현재 가자 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 제1차 세계대전과 비슷한 위기에 빠져 있음을 알고 있다. 예수님과 성모님의 발현은 가톨릭교회의 유산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적 계시’인 발현이 교회 전체를 위한 것일까? 교황청은 발현에 관해 항상 신중하게 대응하며 사건의 진위를 확정하는 데 가능한 오랜 시간을 들인다. 하지만 일반 신자들의 신심은 그렇게 조심스럽지 않다. 파티마를 비롯해 루르드, 과달루페, 벨란카니, 아파라시다 등 오늘날 우리가 아는 유명한 발현은 신자들의 깊은 신심 덕분에 인정됐다. 대중의 신심은 열정적이고 비이성적이며 성모님의 기적같은 ‘존재’남에 집중돼 있다. 일반 신자들에게 이것은 마음의 문제다. 언제나 그렇듯, 파티마 성모의 발현은 아이들에게 전해진 메시지와 함께 다가온다. 파티마 성모님은 아이들에게 “많이 기도하고 특히 죄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희생하라”면서 “많은 영혼이 지옥에서 사라지는데 아무도 그들을 위해 기도하거나 희생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1917년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동안 전한 성모님의 메시지는 ‘세 가지 비밀’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비밀은 아이들이 1917년 7월 13일에 본 지옥에 관한 환상이었다. 두 번째 비밀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신심으로 영혼을 구하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세 번째 비밀은 루치아가 적어 봉인하고 ‘성모님께서 원하시기 때문에’ 1960년에야 열어야 한다고 했는데, 세 가지 비밀 중 가장 복잡한 내용이었다. 1883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대한 암살 시도가 이 비밀의 해석으로 여겨졌다. 교황청은 이 세 번째 비밀을 2000년 6월 26일 공개했다. 파티마 성모에 대한 신심은 가톨릭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파티마 성모는 묵주 기도 신심을 증대시켰다. 일반 신자들에게 ‘보속의 고통’의 개념을 강조했으며,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전례개혁이 이뤄지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신자들은 매일 미사 후 ‘러시아의 회개를 위해’ 성모송 세 번을 바쳤다. 하지만 더 큰 맥락에서, 성모의 발현은 대부분이 왜 남성이 아닌 여성과 어린이에게 나타났는지에 대해 질문해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설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이유는 오랫동안 ‘하느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존재’였으며 독신 남성에 의해 전적으로 행사돼 온 가톨릭교회의 권력과 영향력 때문이었다. 비록 여성들이 교회에서 많은 자리를 차지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전적으로 남성들이 지시하는 것에 종속하는 일이었다. 여성의 역할은 겸손하고 순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남성들, 특히 성직자들은 여성들과 권력을 쉽게 나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순종이 유일한 길이었을 때, 발현을 목격한 이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비록 성직자들 앞에서 낮은 위치에 있을지라도 그것이 항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성모의 발현은 루치아와 하신타, 프란치스코뿐만 아니라 베르나데트 후안 디에고 벨란카니의 목동 등 낮은 사람들에게 나타났다. 놀라운 징표와 기적은 교회의 아웃사이더에게 주어졌다. 1세기가 지난 지금, 가톨릭신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을 무엇일까? 신학적인 선언이나 교황의 교령도, 소련의 붕괴가 아니라 성모님께서 평범한 여성과 아이들에게 나타난 발현이다. 그리고 이 발현에는 육체적·영적 치유로 가득한 ‘징표와 기적’이 동반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끊임없이 기도하세요. 세상의 잘못된 일을 위해 희생하세요. 이러한 비밀에 집착하지 말고, 항상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좋은 놀라움을 주신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글_미론 페레이라 신부(예수회) 예수회 사제로 평생을 기자 양성 등 언론활동에 힘써 왔다. 인도 하비에르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아시아가톨릭뉴스(UCAN), 라 크루아(La Croix) 등 다양한 매체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2024-12-01

인도 힌두교 지도자의 교황 비하…경찰 수사 미온적

인도 경찰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수녀들에 대해 모욕적인 발언을 한 한 힌두 지도자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지난해 3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졌고, 당시 교회에서는 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20개월 넘게 수사를 지연시켰다. 인도 구자라트주 경찰청은 11월 11일 이 사건을 정식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이 영상에서 모욕적인 발언을 한 사람을 특정하지 못했고, 세계힌두평의회 지도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혐의자가 2023년 3월 3일 구자라트주 메사나 지역 카디 마을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종교적인 감정을 상하게 하고 다른 집단에 적대감을 조장했다”고 덧붙였다. 인권운동가인 예수회의 세드릭 프라카시 신부는 경찰이 이 사건을 20개월 넘게 지연시킨 것을 지적했다. 그는 “경찰의 조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지만, 이 혐오 발언이 나온 지 20개월 후에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형사법 변호사인 도미니코 수녀회의 만줄라 투스카노 수녀는 지난해 4월 13일 구자라트 고등법원에 이 혐오 발언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투스카노 수녀는 법원에 진정하기 전 수녀 100명의 서명을 모아 경찰에 고소를 했지만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다. 구자라트 법원은 지난해 10월 15일 메사나 경찰서에 이 사건을 조사하라고 명령했고, 최근에야 정식 수사를 시작했다. 소셜 미디어에 퍼진 영상에 따르면,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한 인물이 집회에서 구자라트어로 교황과 수녀들을 모욕하고 지역에서 그리스도인을 몰아내야 한다고 선동했다. 그는 교황이 전 세계 수천 명의 수녀들의 남편이라면서 수녀들은 입회식에서 교황을 받아들이겠다고 서약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간통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황에 대한 비난이 이뤄진 무대와 배경은 세계힌두평의회 행사였고, 세계힌두평의회는 인도에서 그리스도인을 공격하고 있다. 간디나가르대교구장 토마스 이그나티우스 막완 대주교는 11월 13일 “경찰이 이 땅의 법에 따라 그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마침내 우리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다”면서 “정의는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막완 대주교는 지난해 이 사건이 주목을 받자 구자라트주 부펜드라 파텔 총리에게 이 발언을 한 사람에게 즉각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막완 대주교는 “발언자는 교황을 비하하고 천박한 언어로 모욕해 14억 명의 가톨릭신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지만, 주 정부는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24-11-24

교황 “기후 협정, 공동의 집 선익 위해 이뤄져야”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월 13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회의에 보낸 메시지에서 ‘야심 찬 기후 협정’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표하고 “오늘날 무관심의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국제 사회가 “인류와 우리의 ‘공동의 집’의 선익을 중심에 두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번 제29차 총회가 “다자간 협상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나라들 사이에 벽을 쌓으려는 위험한 경향” 속에서 열리고 있음을 우려했다. 교황은 “개인적, 국가적, 권력 집단의 이기심이 상호 불신과 분열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된 지구촌에서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상호의존적인 세상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OP29는 특히 기후위기에 대한 범지구적인 대응을 거부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기후위기 대응의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개막됐다. 게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등 주요 세계 지도자들이 불참하면서 기후위기 대응 전망은 더욱 어두워진 상태다. 교황은 ‘창조 질서의 보전’이 우리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라고 경고하고, “지금까지의 과학적 연구를 통해 볼 때, 더 이상 기후위기 대응이 미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30년대 말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줄이는 목표를 통해 19세기 말 대비 지구 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 보호가 평화와 정의 문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강조해 온 교황은 메시지에서 가난한 나라들의 부채 탕감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특히 2025년 희년이 “결코 갚을 수 없는 부채를 탕감할 기회”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황은 이것이 “관용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의 문제로, 북반구는 남반구에 대해 진정한 ‘생태적 부채’를 지고 있다”며 이는 “특정 국가들이 오랫동안 자연 자원을 불균형적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이런 맥락에서 기후위기와의 싸움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문제가 COP29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서 수 조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교황은 기후 재난에 취약한 가난한 국가들을 포함해 모든 나라가 저탄소 개발과 공평한 자원 공유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새로운 국제 금융 구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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