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외교 수장’ 파롤린 추기경, 전 세계 분쟁에 우려 표명

[로마 OSV] 교황청 외교 수장인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전 세계가 ‘가치의 위기’에 빠져 더 큰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며, 베네수엘라부터 이란에 이르는 여러 지역의 혼란을 언급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1월 17일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각국이 다자 협력에서 등을 돌리고 강경 조치로 기울면서 외교적 노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교황청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평화적 해결을 중재하려 했고, 정권 인사들을 포함해 접촉을 시도했다”면서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실패를 끝났고, 미국의 군사 행동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됐다”고 인정했다. 또한 파롤린 추기경은 이란 사태를 ‘끝없는 비극’이라 표현하고 큰 우려를 표명한 뒤 “이란 정부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안타깝다”고 말하며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아울러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촉발된 그린란드를 둘러싼 긴장과 그 밖의 여러 지정학적 분쟁 지점을 거론하면서 “대화가 아니라 무력으로 분쟁을 해결하려 하는 것은 국제 공동체를 공개적인 충돌에 더 가까이 끌어당길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기자회견에서, 여러 국가들이 세력 구도를 형성하는 다극 체제의 위기에 대해 “국가 공동체가 점진적으로 세워 온 가치들이 무시되고 있다”며 “양심과 이성은 더 이상 주권 침해를 그 어떠한 형태로도 용납할 수 없고, 민족의 강제 이주와 영토 구성의 변경, 경제 활동에 필요한 수단의 박탈, 자유의 제한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 새 목장 통해 ‘죽음 이기고 부활한 그리스도’ 강조

[로마 OSV] 교황전례원은 1월 8일 발표를 통해 교황이 1월 6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봉헌한 주님 공현 대축일 미사에서부터 새로운 교황 목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1월 6일 미사는 2025년 희년을 공식적으로 폐막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교황은 수십 년 동안 신자들에게 잘 알려진 은제 교황 목장을 사용해 왔다. 기존 목장이 십자가에 달리신 고통받는 예수 그리스도를 묘사하고 있는 반면 새 교황 목장은 죽음을 이기고 부활한 그리스도를 강조하는 모양으로 제작됐다. 교황전례원은 교황의 새 목장에 대해 “전임 교황들이 사용하던 목장과 여전히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며 “새 목장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에 의해 표현된 사랑의 신비를 전하는 사명 그리고 부활을 통해 드러난 그리스도의 영광을 하나로 결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음 선포의 중심이 되는 파스카 신비는 인류에게 희망의 원천이 되기에 죽음은 더 이상 인간에게 권세를 행세하지 못한다”며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셨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임 교황들이 수십 년간 사용해 가장 잘 알려진 교황 목장은 이탈리아 조각가 렐로 스코르젤리가 디자인한 은제 십자가다. 마르고 쇠약한 그리스도가 구부러진 십자가에 달린 모양은 현대 세계의 고통을 짊어진다는 상징성을 지니며, 교황직을 정의하는 이미지로 인식됐다. 교황전례원은 “새 목장에 새겨진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스코르젤리의 디자인과 비슷하지만, 큰 차이점은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달린 모습이 아니라, 부활한 후 천국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으로서, 그리스도의 팔은 펼쳐져 있으며 십자가의 상처는 부활의 증표로서 부각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그리스도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 상처는 승리의 빛나는 표징으로 제시되고 인간의 고통을 지우지는 않지만 그 고통을 신성한 생명의 여명으로 변화시킨다”고도 설명했다. 주교들이 사용하는 목장이 목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지만 교황이 사용하는 목장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파스카 신앙 안에서 형제애를 굳게 세우는 베드로 사도의 사명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교황전례원은 “교황님이 1월 6일 ‘희망의 희년’을 마무리하며 성문을 닫을 때 새로운 목장을 처음 사용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면서 “이 목장은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이외에는 아무것도 신앙의 바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리스도는 하느님 아버지 오른편에 영광스러운 인간의 모습으로 올라가 성육신의 비유를 완성하셨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7면

프랑스 주교단, 상원에 ‘안락사 합법화 법안’ 부결 촉구

[외신종합] 프랑스 주교단이 1월 16일 프랑스 의회 상원에 안락사 합법화 법안을 부결시킬 것을 촉구했다. 상원은 1월 20일에서 26일 사이에 안락사 법안을 심의한다. 프랑스 안락사 법안은 2025년 5월 하원에서 이미 통과됐으며, 중증 질환을 앓는 성인에게 새로운 ‘죽을 권리’를 확립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주교단은 “이 법안이 가장 취약한 이들을 위협하고, 모든 인간 생명에 마땅히 요구되는 존엄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법안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하고 치료 불가능한 질환을 앓고 있으며 그 상태가 진행 단계이거나 말기인 18세 이상 프랑스 거주자가 자신의 생명을 끝내기 위한 의료적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락사가 허용되는 대상자는 완화될 수 없는 지속적이고 견딜 수 없는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심리적 고통만 있을 경우에는 안락사가 허용되지 않는다. 특히, 안락사 권리를 행사하려는 환자를 막거나, 단념시키는 사람은 최대 2년의 징역과 3만 유로(약 5144만 원)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조항이 논쟁이 되고 있다. 프랑스 주교단은 이 조항이 의도적으로 생명을 끝내는 절차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주교단은 “임종의 고통을 겪는 이들이 갖는 두려움과 고독에 대해 깊은 존중을 재확인한다”면서도 “의도적 살해를 허용하는 입법이 아니라, 인간적이고 형제적이며 의료적·사회적인 응답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안락사 법안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DISONS NON(아니오라고 말합시다)”라는 구호가 적힌 서한 견본과 포스터를 배부하고 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7면

교황, 특별 추기경회의 소집…“경청과 시노달리타스 필요”

[외신종합]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첫 특별 추기경회의를 소집해 경청의 자세를 강조했다. 1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열린 회의에는 전 세계 추기경 약 170명이 참석했다. 교황은 ‘시노달리타스’를 교회의 중요한 여정으로 제시하며 회의를 정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황청 시노드홀에서 열린 개회 연설에서 교황은 “저는 여러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곳에 있다”고 말하며 “2023년과 2024년 세계주교시노드를 통해 배운 것처럼 시노달리타스의 역동성은 경청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고 강조했다. 회의가 단순한 형식적 행사가 아니라,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려는 구체적 목적 아래 열렸음을 시사한다. 이어 “이번 회의는 매우 중요한 자리이며, 나의 교황직을 규정짓는 순간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히며, 추기경단과의 소통을 통해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교황은 다양하고 폭넓은 배경을 가진 전 세계 추기경들에게 “우리는 하나의 문안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알고 대화하며 함께 교회를 섬기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함께 일하며 친교 안에서 성장하고, 시노달리타스의 모범을 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앞두고 보통 ‘9인 추기경위원회(C9)’를 개최해 자문을 구했다. 이와 달리 레오 14세 교황이 전 세계 추기경들을 소집해 특별 회의를 개최한 것은, 추기경단과의 친교와 형제애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보편교회를 이끄는 무거운 책임을 수행하는 교황에 대한 지지와 조언 제공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개회식 이후 추기경들은 바오로 6세홀로 자리를 옮겨 원탁에 둘러앉아 조별 토의를 진행했다. 당초 논의 주제는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 비춰 본 교회의 선교 사명 ▲「복음을 선포하여라(Praedicate Evangelium)」와 교황청의 봉사 ▲협력의 도구로서의 시노달리타스 ▲그리스도인 삶의 원천이자 정점인 전례 등 네 가지였지만, 시간상의 제약으로 추기경단 표결을 거쳐 「복음의 기쁨」에 비춰 본 교회의 선교 사명과 시노달리타스 두 가지 주제에 집중해 논의가 진행됐다. 교황청은 1월 8일 “교황께서 오는 6월 말 두 번째 추기경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매년 정기적인 회의를 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차기 추기경회의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을 앞둔 6월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공보실장은 “교황께서 희망하는 매년 3~4일 일정의 정기 회의를 통해 더 많은 주제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가능하고, 추기경들의 자유로운 발언도 보다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대교구장 스티븐 브리슬린 추기경은 “교황께서 정기적인 추기경회의를 원하시는 이유는, 이 회의가 그만큼 중요하고 의미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1면

인도교회, ‘평신도 주보성인’ 성 데바사하얌 기념미사 봉헌

[UCAN]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코타르교구는 1월 14일 인도교회 평신도의 주보성인으로 선포된 라자로 데바사하얌 성인을 기념하는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1만 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례했다. 미사는 데바사하얌 성인이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장소인 인도 아랄바이모지 데바사하얌 산 성지(Devasahayam Mount Shrine)에서 봉헌됐다. 인도·네팔 주재 교황대사 레오폴도 지렐리 대주교가 미사를 주례했으며, 주교 16명과 사제 약 200명이 공동집전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2025년 9월 20일, 성 데바사하얌을 인도 평신도의 주보성인으로 선포했다. 코타르교구장 나자레네 수사이 주교는 1월 15일 “성 데바사하얌이 인도교회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과 용기의 모범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이는 국가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성인은 그리스도에 대한 굳건한 헌신으로 기억되고 있고, 그 정신은 흔히 ‘나는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심했으며, 누구도 나를 돌려세울 수 없다’는 말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성 데바사하얌은 1712년 4월 23일, 오늘날 타밀나두의 나탈람 마을에서 힌두교도로 태어났다. 그는 당시 트라방코르 왕국의 궁정에서 일하던 중 궁정에 주둔하던 네덜란드 해군 지휘관의 영향으로 1745년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였다. 왕은 1749년, 그를 반역과 간첩 혐의로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교회 기록에 따르면 데바사하얌은 투옥돼 고문을 당했고, 이후 아랄바이모지 숲으로 추방돼 학대를 당했다. 데바사하얌은 끝까지 배교를 거부하다가 1752년 1월 14일 세례받은 지 7년 만에 총살당했다. 성 데바사하얌의 유해는 인도 해안 도시 나게르코일에 있는 코타르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대성당에 안치돼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 데바사하얌을 2022년 5월 15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성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6면

교황, ‘유혈 진압’ 이란 사태에 평화적 해결 촉구

[외신종합]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며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레오 14세 교황이 이란 사태를 대화로 평화롭게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에 무력 사용을 계속하면서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까지 차단하고 있다. 교황은 1월 11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순례자들과 주일 삼종기도를 바친 뒤 “현재, 중동 특히, 이란과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군이 알레포에서 쿠르드 전투원들과 충돌한 이란과 시리아 상황을 언급했다. 교황은 “지속적인 긴장이 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면서 “대화와 평화가 사회 전체의 공익을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육성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고 밝혔다. 2주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최근 몇 년간의 시위 중 가장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큰 위기가 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이란 소식을 다루는 매체인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에서 받은 영상을 통해 여러 장소에 부대에 담긴 수십 명의 시위자 시신 모습을 내보내고 있다. 시위 중 사망자 수에 대해서는 “적게 잡아도 최소 2000명 이상”이라고 보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6면

[글로벌칼럼]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과 레오 14세 교황

지난 한 해는 모든 그리스도인, 특히 가톨릭교회와 세계에 격동적이고 도전적인 시기였다. 2025년 4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은 인류에게 큰 상실감을 주었다. 레오 14세 교황은 그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로버트 프란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은 2025년 5월 8일 교황으로 선출되었고, 그는 인권, 사회 정의, 노동자 권리 등을 강력히 주장했던 레오 13세 교황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자신의 교황명을 지었다. 레오 14세 교황의 등장으로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인 교황직이 계속되길 희망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상에서, 특히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친구이자 목자로서 교회를 이끌었다. 그는 교회가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주교, 성직자, 평신도 모두가 더 겸손과 연민, 공감으로 가난한 사람과 이주민에게 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가치를 가장 높게 두고 이를 실천했다. 그는 수감자들의 발을 씻어주었고, 2016년 첫 해외 방문으로 난민과 이주민들이 가득한 람페두사로 향했다. 거기서 12명의 시리아 난민을 ‘구출’해 로마로 데려와 새로운 집을 제공해 전 세계에 환대의 예를 보여주었다. 또한 이주민들의 권리를 강력히 옹호했다. 그의 가족도 이탈리아에서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던 이주민이었다. 그의 마지막 순간에도 그는 부유한 국가들이 대규모로 이주민 추방을 하는 것을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겸손한 사람이었다. 화려한 교황의 아파트를 버리고, 교황청의 게스트하우스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지냈다. 그는 그곳에 온 손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었으며, 가끔 밤에 평범한 시민처럼 거리를 돌아다니며 안경, 신발, 아이스크림 등을 사러 나가기도 했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교황청의 스위스 근위병들은 그가 때때로 밤에 잠행하며 가난한 가정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전한다. 이는 그가 아르헨티나에서 주교로 있을 때 실천했던 방식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업적 중 하나는 2015년에 발표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이다. 교황은 회칙에서 환경과 사회적 위기 속에서, ‘피조물의 울음’이 ‘가난한 이들의 울음’과 동일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에서 그는 지구와 피조물의 보호를 가톨릭교회의 핵심 윤리 문제로 삼았다. 그는 ‘통제되지 않는 자본주의’가 지구를 파괴한다고 비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기후 변화와 환경 재해를 폭로할 뿐만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이라는 회칙을 발표했다. 교황은 이 회칙에서 보편적 형제애로 전 세계의 일치를 촉구해 세계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우리는 모두 서로를 돌보는 삶을 살도록 부름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의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인용하며 이를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수단 등 다른 나라들을 침략하며 공동체를 파괴한 부패한 지도자들에 대해 실망감을 표명했다. 이러한 일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성탄 ‘우르비 엣 오르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뤘던 과제들을 이어갔다. 레오 14세 교황은 아기 예수님이 춥고 가난한 환경의 베들레헴의 동물 우리에서 태어났음을 묵상했다. 교황은 “가자지구에 있는 텐트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겪고 있는 억압과 집단 처벌, 강제 이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모든 억압된 사람들의 석방을 촉구하며, 이스라엘이 ‘인도적 통로’를 열어 식량과 필요한 물품들이 병든 사람들과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차별적인 무력 사용을 비판하며, 특히 교회와 예배당 파괴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레오 14세 교황은 말과 행동을 통해 예수님의 가르침인 연민과 사회 정의를 실천해 왔다. 그들의 말은 깊은 성찰을 요구하며, 이를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성 야고보 사도는 “실천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사명은 믿음을 살아 있는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즉, 악에 맞서 싸우고, 가난한 이들을 돕고, 이웃을 사랑하는 일을 통해 세상에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 글 _ 셰이 컬린 신부 1974년 필리핀 올롱가포에서 프레다 재단을 설립해, 인권과 아동의 권리 특히 성학대 피해자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가톨릭뉴스(UCA News) 등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언론에 기고하고 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6면

필리핀 ‘검은 예수상’ 행렬에 960만 명 참가

[외신종합] 아시아 최대 종교 행사 가운데 하나인 ‘검은 예수상(Black Nazarene)’ 연례 행렬이 1월 9일부터 10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다. 행렬에는 960만 명이 넘는 인파가 기적과 희망을 바라며 참여했다. 검은 예수상을 유리함에 모시고 진행된 행렬은 30시간 50분 동안 계속돼 역대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2025년 행렬에는 약 810만 명이 참가했고, 20시간 45분이 걸렸다. 올해 행렬에 참가한 성직자들과 시민들은 필리핀 정부의 부패 스캔들을 비판하고 부패에 연루된 정치인들에게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행렬 시작에 앞서 마닐라 키리노 그랜드스탠드에서 봉헌된 미사에서 발랑가교구장 루피노 세스콘 주니어 주교는 “홍수 방지사업과 사회 기간산업에 관련된 부패한 정치인들은 물러나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고도 물러나지 않는 공직자들과 정치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다. 이들 사업은 국민들이 낸 세금 수십억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부분 실제로는 아예 추진되지 않거나 부실하게 집행돼 유령 사업이라 불리고 있다. 네 아이의 어머니인 마리아 크리스틴 레이는 “나는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바라볼 때 우리도 예수님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굳건하고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존 킬라킬도 “올해 검은 예수상 행렬은 역사상 가장 긴 행렬이기도 했고, 내 삶 전체에서 간직할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닐라 경찰 당국은 대규모 인파가 모이자 안전을 위해 1만8000명이 넘는 인력을 배치했다. 당국은 행사 기간 중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1월 9일 검은 예수상 행렬이 시작되기에 앞서 지역별로 주교들이 미사를 봉헌했다. 마닐라대교구장 호세 아드빈쿨라 추기경은 1월 4일 주례한 미사에서 신자들에게 겸손과 이타적 행위를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아드빈쿨라 추기경은 “가장 귀중한 은총, 곧 겸손 그리고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께 향하는 순수한 사랑과 신심을 청하자”면서 “참된 신심은 인정받을 필요 없이 베풀 줄 알고, 칭찬받으려 하지 않고 봉사할 줄 알며,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사랑할 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흑단으로 만든 검은 예수상은 17세기 초에 스페인 사제들이 가져온 것으로 추정되며, 필리핀인들에게 큰 공경을 받고 있다. 해마다 열리는 검은 예수상 행렬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마닐라를 찾고 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6면

아라비아반도 첫 ‘준대성당’ 공식 선포

[알아흐마디, 쿠웨이트 OSV]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1월 16일 쿠웨이트 아라비아 성모 성당을 준대성당으로 공식 선포했다. 교황청 경신성사부는 2025년 6월 이 성당을 아라비아반도의 첫 준대성당으로 인정하는 교령을 발표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현지 가톨릭신자들과 외교관, 정치인 등이 참례한 미사 강론에서 “이 순간은 쿠웨이트뿐만 아니라 아라비아반도 전체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의 첫 성당인 아라비아 성모 준대성당의 역사는 1948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쿠웨이트 석유 산업 분야에서 일하던 외국인 가톨릭신자 노동자들이 알아흐마디에 작은 경당을 세우면서 성당 역사가 시작된 뒤, 1957년 지역 독지가의 기부로 성당 건물이 완공됐다. 이후 점차 가톨릭신자 수가 늘어나면서 성당의 중요성도 커졌다. 준대성당 지정은 이 성당이 전례적, 사목적 가치와 더불어 역사적, 영적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파롤린 추기경은 “사막의 모래 위에 세워진 이 준대성당은 성모님도 한때 사막 땅에서 피신처를 찾았고, 하느님과 인류 사이의 유일한 중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돌보고, 키우고, 지켜 주셨던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준다”면서 “아라비아의 성모님께서 우리 모두를 예수님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롤린 추기경은 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쿠웨이트를 방문했으며, 쿠웨이트 셰이크 아흐마드 나와프 알사바 총리를 공식 접견했다.

발행일 2026-01-25 제3476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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