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렘 신부 편지로 알아보는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토마스. 1879~1910)는 독립운동가이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신앙을 지킨 가톨릭신자이기도 하다. 파리 외방 전교회 빌렘 신부(Nicolas Joseph Marie Wilhelm, 1860~1938)는 안중근 의사가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감옥에서 교수형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후의 행적을 다수의 편지에 남겨 놓았다. 빌렘 신부의 편지 내용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독립운동가이자 신앙인으로서 안 의사의 면모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안 의사와 관련해 빌렘 신부가 쓴 편지들(연례 보고서 포함)은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조한건 프란치스코 신부, 이하 연구소)가 2020년에 펴낸 「빌렘 신부, 안중근을 기록하다」에 1896년 12월 6일자부터 1914년 2월 12일자까지 날짜순으로 모두 26통이 수록돼 있다. 또한 아직 정식으로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빌렘 신부가 1910년 6월 24일자, 1910년 9월 28일자로 작성한 편지 등도 연구소가 초벌 번역해 놓은 상태여서 연구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소가 번역한 빌렘 신부의 편지들은 안 의사가 가톨릭 신앙을 키운 장소인 황해도 청계동본당에서의 신앙활동, 아버지 안태훈(베드로) 등 안 의사 가문의 사람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 안 의사의 독립운동, 거사 후 순국을 앞둔 시점에서 빌렘 신부와 안 의사의 만남, 안 의사 순국 후의 상황 등을 자세히 전해준다. 빌렘 신부 편지들 중 안 의사의 행적을 직접적으로 기록한 것으로는 1906년 2월 23일자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이 편지에서 빌렘 신부는 안 의사가 1905년 반일운동을 위해 갑자기 중국 상하이로 떠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또한 빌렘 신부가 작성해 조선대목구장이던 뮈텔 주교에게 보낸 1910~1911년 연례 보고서에서는 “제가 어느 사형수에게 목자의 의무를 이행하러 갔다는 이유로 주교님께서 내리신 60일간의 성무 집행 정지 처분에 대해 저는 작년 보고서에서는 아무 말씀도 드리지 않았습니다”라고 기록했다. 이것은 빌렘 신부가 뮈텔 주교 허락 없이 1910년 3월 9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안 의사에게 고해성사를 집전해 징계를 받은 사실을 가리킨다. 빌렘 신부는 같은 보고서에서 “주교님께서 이 사형수에게 하신 터무니없고 가혹하며 교회 법규에 반하는 말도 안 되는 그 성사 거절에 대해 변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안 의사에게 고해성사를 집전한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항변하고 있다. 안 의사가 순국한 이후인 1912년 3월 19일 작성한 편지에서는 1910년 3월 8일부터 11일까지 안 의사를 면회하던 상황을 기록했다. 이 편지에는 안 의사가 같은 해 2월 17일 빌렘 신부에게 전보를 보내 “사형선고 받음. 급히 오십시오”라고 요청한 사실, 빌렘 신부가 뤼순까지 가는 시간을 배려해 사형 집행 당국에서 사형 집행일을 본래 2월 26일에서 그해 성 금요일인 3월 25일로 연기한 사실도 적혀 있다. 안 의사는 3월 26일 순국했다. 편지를 보면, 빌렘 신부는 3월 8일 안 의사를 면회하기 위해 처음 대면할 때 “아, 가엾은 토마스, 자네를 여기서 만나다니!”라고 탄식했다. 같은 날짜 편지에는 안 의사가 1910년 3월 26일 의연하게 교수형 집행을 당하던 장면도 묘사돼 있다. 아직 정식 출판되지 않은 1910년 9월 28일자 편지를 통해서도 안중근 의사에게 성사 집전을 허락하지 않은 뮈텔 주교에 대한 빌렘 신부의 비난, 안 의사 가족들이 빌렘 신부에게 급히 뤼순으로 와달라고 간청했던 사실, 안 의사가 어머니의 말에 따라 1심 판결에 항소하기를 거부했던 강직함을 읽을 수 있다.

발행일 2025-03-30 제3435호 6면

유튜브 ‘침착맨’ 운영자 이말년 씨, 바보의나눔에 1000만 원 기부

유튜브 채널 ‘침착맨’ 운영자인 이말년(본명 이병건) 웹툰 작가가 부캐인 ‘노르망디 독깨팔 크롱스’의 데뷔 1주년을 기념해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이사장 구요비 욥 주교)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장애, 질병 등을 앓는 가족을 부양해 생계를 책임지는 가족돌봄청년(영케어러)들을 지원하는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2024년부터 바보의나눔을 통해 지속적으로 기부를 이어오는 이말년 작가의 누적 기부금은 현재까지 3500만 원에 달한다. 3월 19일 침착맨 유튜브 촬영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기부금 전달식에서 바보의나눔 상임이사 김인권(요셉) 신부는 “가족돌봄청년 문제는 사회적으로 더욱 주목해야 할 중요한 이슈”라며 “침착맨의 관심과 기부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말년 작가는 “가족돌봄청년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부 소감을 밝혔다. 바보의나눔은 아픈 가족의 돌봄 및 간병, 생계활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돌봄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기부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누구나 바보의나눔 누리집 내 ‘이른돌봄’ 모금 캠페인 웹페이지(www.babo.or.kr/youngcarer)를 통해 나눔에 함께할 수 있다.

발행일 2025-03-30 제3435호 21면

은평성모병원 호스피스 환자의 조금 특별한 콘서트

“내가 보살피던 아이가 이제 나를 보살피는구나. 고맙다. 이제 점점 잠자는 시간이 많아질 테지.” 객석에서 훌쩍이는 소리와 눈물 닦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한부 엄마는 자작시를 낭송하는 아들의 목소리를 미소 지으며 경청했다. 조금 특별한 콘서트 ‘엄마와 아들이 함께하는 세상을 향한 고백’이 3월 27일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병원장 배시현 프란치스코 교수, 이하 병원) 로비에서 열렸다. 호스피스 환자 박지수(루치아) 씨의 첫째 아들 임현민(미카엘) 씨는 출판을 앞두고 있는 박 씨의 자작시 50여 편 중 <치유의 숲>을 낭송했다. 박 씨는 2019년 위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을 하다가 한 달 전 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이하 센터)에 입원했다. 호스피스 환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센터의 ‘심청이’ 코너를 통해 성사된 이번 콘서트에 박 씨는 자신이 직접 장만한 순백의 수의를 입고 등장했다. 통증 속에서도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함께한 박 씨는 “센터는 천국으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아주 귀한 자리”라며 “슬기롭게 여러 가지를 정리하면서 평화롭고 행복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분들께 센터가 가족과 본인을 되돌아볼 수 있는 매우 소중한 기회임을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jtbc ‘팬텀싱어 4’에 출연한 뮤지컬배우인 둘째 아들 임현준(라파엘) 씨는 어머니와 <여정>, <태양의 찬가> 등을 함께 불러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노래를 부르는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한 임 씨는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이런 무대를 꼭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기회가 정말 좋은 선물이 됐다”고 밝혔다. 콘서트를 주최한 센터 팀장 조은경 수녀(마리아·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는 “호스피스 센터가 어둡고 두려운 죽음이 아닌, 부활이라는 밝고 희망찬 순간을 맞이하는 곳임을 알리고 싶은 박 씨의 순수한 취지를 살려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입력일 2025-03-28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 주제 첫 월례 세미나 개최

“과학의 절대적 근간인 ‘자연법칙’에 반하는 예외, 즉 ‘기적’이 존재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분명히 계신다는 증거입니다. 때문에 21세기 과학 시대에도 여전히 신앙은 필요합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소장 박은호 그레고리오 신부)는 3월 14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김도현(바오로) 신부의 ‘과학 시대에도 신앙은 필요한가’ 발제를 통해 2025년 월례 세미나를 시작했다. 김 신부는 “기적은 과학 만능주의를 무너뜨릴 확실한 도구”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시복 시성 절차 관련 교황령 「완덕의 천상 스승」의 14조 1항에는 주장된 기적들이 전문가들 회합에서 검토된다고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신부는 과학의 한계를 지적하며 “물리학은 이 세상의 대단히 많은 자연 현상을 설명해 주는 위대한 학문이지만 그러한 현상들이 이 자연에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해 주지 못한다”고 꼬집으며 “과학은 존재론적인 질문이나 의미론적, 윤리적인 질문들에 대해 답을 주지 못하지만 신앙은 과학 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질문들에 대해 응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 만능주의에 의한 무신론의 확산에 김 신부는 우려를 표했다. 김 신부는 “학교와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익힌 과학 만능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젊은이들이 더 이상 종교와 신앙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며 “오늘날 우리나라의 주요 종교들에서 젊은이들이 거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신부는 과학과 신앙의 차이를 살폈다. “과학은 우연적 확률에 기반한 창조론 등을 펼치며 법칙이라는 보편성의 눈으로 모든 사건들의 개별성을 설명하려 시도한다”며 “반면 신앙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개회사로 세미나의 문을 연 박은호 신부는 “올 한 해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생명과 과학’이라는 큰 주제로 월례 세미나들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생명은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데, 오늘의 발제자 김 신부는 과학도로서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고 과학 서적 저술도 하여 과학과 신학 모두를 잘 아우르는 연사”라고 설명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이어지는 2025년 월례 세미나와 학술대회로 ▲4월 11일 ‘줄기세포연구의 현황과 성과’ ▲5월 24일 학술대회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 ▲6월 13일 ‘생물학자가 바라본 생명의 신비’ ▲9월 12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명 이해’ ▲10월 10일 ‘몸의 성서신학적 이해’ ▲11월 14일 ‘다윈의 진화론에 대한 이해’를 준비 중이다.

발행일 2025-03-23 제3434호 4면

한마음한몸운동본부, 1000번째 조혈모세포 기증자 탄생

한마음한몸운동본부(본부장 오승원 이냐시오 신부, 이하 본부)는 3월 7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사무실에서 본부를 통한 1000번째 조혈모세포 기증자에게 감사패를 전했다. 1000번째 기증자는 대구가톨릭대학교 칠곡가톨릭병원에서 근무하는 20대 간호사 배찬율(요한 세례자) 씨로, 2022년 9월 가톨릭상지대학교 재학 중 본부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신청한 지 만 3년이 채 되지 않아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3월 서울 한양대학교병원에서 말초혈 기증 방식으로 희망을 나눈 배 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축하를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며 “가족과 직장 동료들을 비롯한 많은 분의 도움으로 진행된 이번 기증을 통해 환자분께서 꼭 건강을 되찾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본부장 김수규(요한 사도) 신부는 “소중한 생명을 나누어 주신 기증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1000번째 기증을 계기로 더 많은 분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캠페인에 동참해, 생명을 살리는 선한 영향력이 더욱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혈액암 및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다. 본부는 2003년 5월 보건복지부에 의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 모집 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22년째 기증자 모집과 인식 개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본부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을 밝힌 등록자는 2024년 12월 기준 5만6800여 명이다.

발행일 2025-03-23 제3434호 6면

독립기념관, 한국평단협과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행사 개최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안재홍 베다)와 독립기념관은 3월 21일부터 4월 16일까지 독립기념관 경내에서 ‘2025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행사를 개최한다. 광복 80주년과 안중근(토마스) 의사 순국 115주기를 맞아 열리는 행사는 특별기획전과 추모미사, 참여·체험 프로그램, 특강 등으로 다채롭게 마련된다.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특별기획전은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독립운동에 헌신한 안중근 의사와 그 가문>에서는 깊은 신앙심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한 안중근의 독립운동과 안중근의 뜻을 이어 독립운동에 참여한 안중근 일가를 살펴본다. 2부 <3·1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은 일제의 탄압과 교단의 시위 참여 경계에도 불구하고 3·1운동에 참가한 천주교 신자들의 모습을 담는다. 3부 <일제 말, 파시즘전쟁에 협력하지 않은 천주교인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두고 일제의 회유와 억압에도 전쟁에 협력하지 않은 천주교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도운 천주교 신부>에서는 1940년 중국 충칭에 자리를 잡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도운 중국의 위빈(于斌) 주교와 벨기에 신부 샤를 메우스(Charles Meeus)의 활동을 소개한다. 전시에서는 천주교 신자들의 독립운동 관련 자료와 사진, 영상 등 총 66점이 공개된다. 특히 독립운동가의 회고, 수기, 일제의 재판 기록 등을 적극 활용해 천주교 독립운동가들의 생각과 독립 의지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안중근 의사의 순국 이후 그의 독립운동을 기억하고 기념하고자 엽서를 제작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독립엽서 만들기’ 체험 코너도 마련된다. 안중근 의사와 천주교 독립유공자를 위한 추모 미사는 3월 29일 오후 2시 겨레누리관 컨벤션홀에서 대전교구 천안신부동본당 주임 겸 천안동부지구장 곽명호(루카) 신부 주례로 봉헌된다. 미사에 이어 안중근 의사 순국 115주기 음악회가 열린다. 전남대 윤선자 명예교수의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주제 특강은 이날 오전 11시 열린다. 행사 기간 중 영화 <하얼빈>은 22일과 29일 두 차례 MR독립영상관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전시관 특별해설은 25일부터 28일까지 하루 네차례 열린다. 안중근 의사 유묵을 집중적으로 다룬 상설전시관 연계 체험교육, 안중근 의사 손도장 찍기, 캘리그라피 쓰기 등 가족 단위 관람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프로그램 참가 신청은 독립기념관 홈페이지 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가능하다. 독립기념관은 “‘한국 독립운동과 천주교’ 전시가 천주교 신자들의 믿음과 용기 그리고 독립정신을 기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에 이어 불교(5월), 민족종교(10월), 기독교(12월)를 주제로 특별전을 기획해 한국 독립운동에 참여한 종교와 종교인들의 독립운동과 독립정신을 조명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력일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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