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윤홍균 원장(토마스 아퀴나스·서울대교구 상암동본당)이 2016년 출간한 「자존감 수업」은 140쇄 100만 부를 돌파했다. 대한민국에 ‘자존감 열풍’을 불러일으킨 이 책은 아시아, 유럽, 중동, 북미 30개 국가에서 번역 출판되며 ‘전 세계가 선택한 자존감 교과서’로 불린다. 윤 원장은 이후 「사랑 수업」, 「마음 지구력」 등의 책을 펴내며 꾸준히 사람들의 마음 곁을 지켜왔다. 열등감과 불안, 상처가 쌓여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나를 북돋우고 사랑할 수 있을까. 자존감과 신앙, 마음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조카를 대하듯, 나를 대하라 그가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두게 된 출발점은 언제나 자신의 마음이었다. ‘마음이 왜 이렇게 힘든지’,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을 좀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정신과로 이끌었다. 수많은 이론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붙든 핵심어는 ‘자존감’이었다. 내 마음을 달래려고 시작한 공부였는데, 결국 그 답이 전 세계 독자들과 맞닿았다. 자존감이라는 말은 이제 익숙해진 단어지만, 막상 ‘나를 사랑하라’고 하면 당혹해하는 이들이 많다. “‘이웃을 사랑해라’, ‘부모님을 사랑해라’ 등 ‘사랑하라’는 얘기는 평생 들었습니다. 거기에 목적어로 ‘나를’ 붙이니까, 주어와 서술어는 익숙한데 목적어가 낯선 거죠.” 해법은 복잡하지 않다. 조카가 태어났을 때를 떠올리면 된다. 성적이 떨어져도 미워하지 않는 그 마음, 시험에 떨어진 조카에게 “최선을 다했잖아, 다음 기회가 있어”라고 해주는 것처럼,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해주면 된다. 윤 원장은 “다들 이미 해본 것이고 받아본 것이어서, 대상만 치환시키면 된다”고 했다. 자존감과 자기애(나르시시즘)의 차이에 대해서도 분명히 했다. “자기애가 나만 사랑스럽고 남은 배제하는 것이라면, 자존감은 나를 돌보는 힘이 세져서 결국 타인을 더 잘 사랑하게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예수님의 빵 나눔을 떠올렸다. “예수님이 빵을 나눠주실 때 굶으시면서 나눠주셨다는 내용은 없어요. 제자들 빵을 뺏어서 준 것도 아니고요. 나를 잘 보살펴서 건강해지면 남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자존감이 이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다. 가족과 지역 공동체의 연대가 느슨해지고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대다. SNS로 소통은 넘쳐나지만 정작 누구에게도 잘 털어놓지 못하고 각자의 고민 속에 버거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존감을 ‘정신 건강의 척도’라고 부르는 이유다.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건강한 마음으로 무장한 자신이 가장 좋은 무기다. 윤 원장은 책에서 “건강한 자존감은 이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강력한 스펙”이라고 썼다. 사실 윤 원장이 가장 쓰고 싶었던 책은 「자존감 수업」이 아니라 그 뒤에 출간된 「사랑 수업」이었다고 한다. 사랑을 하지 못해서, 사랑받지 못해서 받는 상처가 모든 마음 상처의 시작이자 해결점이어서다. 그 얘기를 하려다 보니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이야기부터 하게 됐고, 그래서 「자존감 수업」 안에 그 씨앗을 미리 심어두었다. 그가 독자들에게 가장 닿기를 바라는 대목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며 사는 것, 누구나 바라지만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그 길을 함께 바라보고 꿈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하느님이 날 사랑하신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때 하느님 사랑과 자존감의 관계를 물었다. 미국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M. 스캇 펙이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인생을 ‘지도’에 비유한 것을 예로 들었다. “삶의 롤 모델이 있고, 그 롤 모델처럼 살면 된다고 알려주는 말씀이 있으면 인생이 뚜렷해집니다. 재산, 학력, 명예 등 세속적인 기준 안에서도 신앙인들은 ‘내가 추구하는 것이 이런 모습이다’라는 목표가 있으니까, 외롭지도 지루하지도 않고 방향을 잡기도 쉽죠.” 그는 현실도 솔직하게 짚었다. “하느님이 날 사랑하신다는 것, 잘 안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이 출발점이 될 수 있어요. 가끔이라도 ‘하느님이 날 사랑하시는 것 같네’라고 느끼는 순간, 그것이 인생의 정거장 혹은 안전지대가 돼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글 쓰는 의사 의사이자 작가, 강연자, 방송인 등 여러 역할을 함께 해오고 있지만, 윤 원장은 자신의 정체성을 ‘글 쓰는 의사’로 규정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1년짜리 글쓰기 과제를 계기로 글을 좋아하게 됐고, 동화를 완성해 본 경험도 있다. 이후 소셜 미디어에 꾸준히 글을 써왔고, 지금도 진료 후와 주말 저녁 등을 글쓰기 시간으로 확보한다. 예수님은 그의 글쓰기 스승이다. ‘주님의 기도’를 군더더기 없는 명문이라고 했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 부분은 ‘용서받으려고 했더니 이미 나는 해버렸네.’ 이런 구조잖아요. 작가로서 참으로 탐나는 구절이죠.” 예수님을 의사로서의 스승으로도 여긴다. 치유하시는 예수님을 떠올리며, “친절한 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낫게 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100만 부 베스트셀러의 성공과 명성, 신앙 사이에서 그는 ‘부채 의식’을 긍정적으로 품고 산다. “많은 이에게 받은 사랑에 상응하는 나눔과 봉사를 생각한다”며 ‘뭔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밥 살 각오’를 해야 한다는 비유로 설명했다. 본당이나 교회 기관의 강의 요청에 가능한 한 응하는 것도 그런 마음가짐의 일환이다. “가톨릭이 좋고 성당에도 가고 싶지만, 신앙과 교리는 잘 모르겠다는 분들을 위해 ‘신앙 초보자 길잡이’ 같은 책도 언젠가 써보고 싶다”는 그는 “한국 사회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다문화 가족들을 돕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마음 건강 비결을 청했다. 단번에 돌아온 답은 ‘잠’이었다. 밤 11시 전후로 잠들고, 오전 9시 이전에 일어나 햇볕을 쬘 것. 신앙인들에게는 한 가지를 더 권했다. “성가를 많이 들으세요.” 윤 원장은 현재 중독과 ‘끊어내기’를 주제로 한 새 책을 집필 중이다. 자존감과 더불어 ‘중독’은 그의 주요 관심 분야다.
한국 주교단이 3월 12일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한국 주교단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교단은 최근 발의된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과 관련해 ‘낙태 자유화’를 조장하는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생명 보호 입법을 촉구했다. 주교단은 성명에서 “태중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중단시키는 낙태는, 하느님께서 부여하신 고귀한 생명, 가장 힘없는 생명을 해치는 ‘살인’ 행위”라며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거룩한 선물로서 인간의 편의나 법률적 수사로 훼손할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라고 강조했다. 주교단은 특히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장기간 이어진 입법 공백을 지적했다. 주교단은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수년째 입법 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은, 법치 국가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모자보건법」의 일부 조항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형법을 올바르게 개정해 법적 원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인 형법 개정 없이는 생명 경시 풍조가 법제화되는 비극을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낙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숙려 기간과 상담을 제공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교단은 “낙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명을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올바른 정보”라며 “형식적으로 거치는 것이 아니라 최소 몇 주간의 숙려 기간을 동반한 상담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의료인의 양심 보호와 낙태 약물 관리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주교단은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거부하는 병원들을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라며 “‘낙태를 하지 않는 병원’을 제도적으로 표시해 의료진에게는 생명 수호의 자긍심을 심어 주고 사회적으로는 생명 살리기 문화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낙태 약물은 결코 ‘간편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임산부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긴다”면서 “낙태 약물이 무분별하게 유통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단은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남성의 책임도 분명히 했다. 주교단은 “여성과 남성은 임신, 출산, 양육에 공동 책임을 지닌 주체”라며 “국가는 제도를 보완해 아기의 부모가 함께 책임지는 가운데 태중의 아기가 축복 속에 태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관련해 출산과 양육을 지원하는 사회 환경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단은 “여성이 낙태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회 구조와 문화적 인식을 먼저 바꾸어야 한다”며 “국가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양육비 이행 지원 제도의 확대, 학교와 직장 내 돌봄 시설 확충 등 안심하고 출산과 양육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교단은 끝으로 “생명을 지키는 일은 공동체 전체의 존엄을 지키는 일”이라며 “우리 사회가 죽음의 문화가 아닌 생명의 문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책임감 있는 입법 활동과 제도 개선에 힘써 주길” 당부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성명서 한국 천주교 주교단은, 최근 발의된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 법률안」들이 낙태를 개 인적인 ‘선택’의 문제로 보고, 사실상 ‘낙태 자유화’를 조장하는 시도에 대하여 다시 한번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태중의 생명을 인위적으로 중단시키는 낙태는, 하느 님께서 부여하신 고귀한 생명, 가장 힘없는 생명을 해치는 ‘살인’ 행위입니다. 생명 은 하느님께서 주신 거룩한 선물로서, 인간의 편의나 법률적 수사로 훼손할 수 없 는 절대적인 가치입니다. 이에 본 주교단은 태아와 임산부를 모두 살리고 생명 문 화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생명 존중을 위한 법적 정의를 세우기를 촉구합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수년째 입법 공 백이 장기화되는 것은, 법치 국가로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금 무엇보다 시 급한 일은 「모자보건법」의 일부 조항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형법을 올바르게 개정 하여 법적 원칙을 세우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형법 개정 없이는 생명 경시 풍조가 법제화되는 비극을 막을 수 없습니다. 임산부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권을 온전히 보 장하는 데에 올바른 형법의 정립이 매우 중요합니다. 2. 실효성 있는 ‘숙려 기간’과 ‘상담 필수화’ 도입을 촉구합니다. 낙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명을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올바 른 정보입니다. 형식적으로 거치는 것이 아니라, 최소 몇 주간의 숙려 기간을 동반 한 상담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한편, 이를 위하여 현재 운영 중인 ‘위기 임산부 지 원 센터’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낙태 이외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지원하는 체 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의사의 양심을 존중하고 ‘생명을 살리는 병원’을 보호하기를 촉구합니다. 의료인의 기본 양심에 충실하여, 생명을 죽이는 행위를 거부하는 병원들을 국가가 보 호해야 합니다. ‘낙태를 하지 않는 병원’을 제도적으로 표시하여, 의료진에게는 생명 수호의 자긍심을 심어 주고 사회적으로는 생명 살리기 문화를 넓혀 나가야 합니다. 4. 낙태 약물의 무분별한 유통을 규제하고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를 촉구합니다. 낙태 약물은 결코 ‘간편한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임산부에게 심각한 신체적·정신 적 트라우마를 남깁니다. 이러한 낙태 약물이 무분별하게 유통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 5. 임신과 출산에 대한 남성의 공동 책임을 강화하기를 촉구합니다. 여성과 남성은 임신, 출산, 양육에 공동 책임을 지닌 주체입니다. 따라서 국가는 제 도를 보완하여 아기의 부모가 함께 책임지는 가운데, 태중의 아기가 축복 속에 태 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6. 진정한 자기 결정권은 ‘낳아 기를 수 있는 권리’에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낙태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회 구조와 문화적 인식을 먼저 바꾸어야 합 니다. 이를 위하여 국가는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획기적인 지원, 양육비 이행 지 원 제도의 확대, 학교와 직장 내 돌봄 시설 확충 등 안심하고 출산과 양육을 이어 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공동체 전체의 존엄을 지키는 일입니다. 우리 사회가 죽음의 문화가 아닌 생명의 문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책임감 있는 입법 활 동과 제도 개선에 힘써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2026년 3월 12일 한국 천주교 주교단
제주교구가 ‘평화의 주사위(Dice for Peace)’를 통해 일상에서 평화를 살아가는 여정에 나섰다. 본당 주일미사에서 주사위를 던져 그 주간의 실천 문장을 정하고, 신자들이 한 주 동안 이를 삶에서 실천하며 서로 나누도록 하는 방식이다. 평화의 주사위는 ▲서로 사랑하자 ▲잘못을 용서해 주자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모든 이를 사랑하자 ▲먼저 사랑하자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자 등 문장 6개가 숫자 대신 적힌 주사위다. 교구는 2월 말 사제 연수를 통해 각 본당에 주사위를 전달하고, 공동체가 이를 도구 삼아 일상에서 복음 정신을 실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운영 방식은 간단하다. 주일미사 공지 시간에 사제나 대표자가 주사위를 던져 그 주의 실천 문장을 정하면, 신자들이 함께 합송하며 한 주간의 삶의 방향으로 받아들인다. 이후 가정과 소공동체·구역 모임, 청년·학생 모임에서 해당 문장을 중심으로 실천 경험을 나누고 서로 격려한다. 다음 주 미사에서는 자연스럽게 지난 한 주간의 실천 경험을 돌아본다. 사목 방문을 위해 3월 8일 서귀포 남원본당을 찾은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교중미사 중 직접 주사위를 던지며 신자들과 함께 실천 문장을 선정했다. 교구 관계자는 "실천 문장을 정하고 함께 합송하는 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공동체가 같은 복음의 태도를 가지고 한 주간을 살겠다는 약속의 의미"라며 "실천 사항을 정하고 그 삶을 돌아보는 과정이 반복되면 평화는 점차 공동체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주사위는 국제 교육·실천 네트워크 ‘리빙 피스 인터내셔널(Living Peace International)’이 제안한 것으로, 포콜라레 운동 창립자 끼아라 루빅이 제안한 ‘사랑의 예술’ 곧 복음의 황금률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현재 주사위를 도입한 본당들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신자들은 “먼저 인사하기를 실천해 보았다”와 같은 체험을 나누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서도 주사위라는 친근한 형식이 흥미를 끌며 복음의 사랑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구는 이 실천을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 갈 계획이다. 주일미사에서 실천 문장을 함께 나누고, 소공동체와 구역 모임에서 체험을 나누며 일상 속 실천으로 확장해 나간다. 청년과 어린이·청소년 모임에서도 같은 실천을 통해 평화를 배우고 살아가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쌓이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4·3의 아픈 역사와 화해의 여정을 품고 있는 제주라는 지역 특성에서 이 실천의 의미는 더욱 깊다. 교구는 젊은 세대가 그 기억을 바탕으로 평화를 살아가는 새로운 세대로 성장하도록 돕는 책임을 강조하며, 평화의 주사위가 공동체 안에서 평화의 문화를 키우는 신앙적 습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문창우 주교는 “무엇보다 평화가 우리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태도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며 “교구민들이 복음의 사랑을 일상에서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실천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체적 경험을 쌓아 평화를 생각하는 신앙에서 평화를 살아가는 신앙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음 주제는 우리가 성당에 나오는 이유로 하자.” “그림은 누가 그리고, 글은 누가 쓸래?” 서울대교구 홍제동본당(주임 안재현 미카엘 신부) 주일학교 동아리 ‘봉우리’ 학생들은 주일미사를 마치고 교리 수업까지 끝낸 뒤 하나둘 동아리방에 모인다. 이들이 머리를 맞대는 이유는 다음 달 본당 주보 지면을 꾸미기 위해서다. 자신들의 시선으로 보고 느낀 이야기를 한 면 가득 담아내며, 공동체 안에서 또 하나의 목소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3월 8일 모인 학생 7명은 4월 5일 자 본당 주보 ‘우리들의 이야기’ 코너 주제를 ‘우리가 성당에 나오는 이유’로 정했다. 학생들은 각자가 왜 성당에 오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어떤 형식으로 풀어낼지 함께 의논했다. ‘봉우리’는 ‘봉사하는 우리들’의 줄임말이다. 동아리는 고등학교 1학년과 3학년 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한 달에 한 차례 본당 주보 한 면을 맡아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일곱 컷 만화, 성지 소개, 인터뷰, 책 소개 등 형식도 다채롭다. 학생들은 이를 위해 한 달에 한두 번 성당에 모여 회의를 열고, 실제 작업은 각자의 태블릿을 활용해 진행한다. 피드백과 의견 교환은 주중 SNS 단체 대화방에서 이어진다. 봉우리 활동은 2025년 1월, 당시 본당 부주임 윤형원(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와 주일학교 교사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 본당 신자들에게 전하고, 학생들이 본당 안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가도록 돕자는 취지였다. 학생들은 지난 1년 동안 주보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왔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청년·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림 시기에는 아기 예수 탄생을 기다리며 직접 그린 크리스마스트리로 지면을 꾸몄다. 또 2026년 주일학교 회장단을 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과 인사말로 소개했고, 각자가 읽은 책을 바탕으로 책을 추천하는 글도 실었다. 이 같은 활동은 학생들의 신앙생활과 또래 관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왔다. 백호윤(베로니카) 양은 “활동 전에는 미사드리고 간식만 받은 뒤 바로 집에 가서 친구들을 많이 알지 못했는데, 지금은 친구들과 밖에서도 만나 놀고 성당에서 함께하는 활동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소윤(수산나) 양은 “성당에서 제가 맡은 일이 생기니까 더 열심히 나오게 된다”며 “주보를 만들기 위해 자료를 찾다 보니 새롭게 알게 된 성지와 성인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김아인(소화데레사) 양은 “결과물을 보면 뿌듯하고 부모님도 좋아하셔서 주보를 집에 가져가 보관하고 있다”며 “주일학교 친구들이나 어른들이 ‘우리들의 이야기’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앞으로 봉우리 활동이 주보 제작에만 머물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우리가 만드는 주보를 주일학교 미사 때 직접 소개해도 좋을 것 같다”며 “동아리 이름처럼 방학에는 유기견 보호센터 봉사,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플로깅 등 다양한 봉사활동도 해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회 프란치스칸 수도회들의 협의 기구인 프란치스코 가족 봉사자 협의회(회장 이승훈 레오 신부)가 ‘성 프란치스코의 해’ 기도문을 번역해 2월 27일 공개했다. 기도문은 각 수도회별로 인쇄해 소속 기관이나 수도원 등에 우선 배포될 예정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1월 7일 서한을 통해 “이 은총의 해에 저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께서 우리 모두에게 완전한 기쁨과 조화를 계속 심어 주시기를 청하며 다음과 같은 기도를 바친다”며 프란치스칸 가족 총장 회의(Conference of the Franciscan Family, CFF)에 기도문을 전달한 바 있다. 총장 회의는 전 세계 프란치스칸 수도회들의 협의 기구다. 기도문은 갈등과 분열로 고통받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에게서 오는 평화의 증거자가 되기를 프란치스코 성인에게 전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1월 10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기를 맞아 특별 희년을 선포하고, 교령을 발표했다. 더불어 성인과 관련된 수도회 성당이나 경당을 순례하는 이들에게 전대사를 부여한다고 한 바 있다. 다음은 한국어 기도문 전문. <성 프란치스코 파스카 800주년 기념 기도문> 저의 형제이신 성 프란치스코님, 당신은 팔백 년 전 평화의 사람이 되어 누이인 죽음을 맞이하러 가셨으니, 주님 앞에서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당신은 성 다미아노 십자가에서 참된 평화를 알아보셨으니 모든 장벽을 허무는 화해의 샘을 주님 안에서 찾는 법을 저희에게 가르쳐 주소서. 당신은 무장하지 않은 채로 전쟁과 몰이해의 경계를 가로지르셨으니, 세상이 담을 쌓은 그 자리에 다리를 놓는 용기를 저희에게 주소서. 갈등과 분열로 고통받는 이 시대에 저희가 평화를 일구는 사람이 되게 하시고, 무장하지 않으며 무장을 해제시키는 그리스도에게서 오는 평화의 증거자가 되도록 전구해 주소서. 아멘. -프란치스코의 한국 가족 봉사자 협의회 -
서울과학고를 거쳐 서울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과학도는 왜 사제가, 신학자가 됐을까? 과학도에서 교의신학 교수가 된 서울대교구 조동원 신부(안토니오·가톨릭대 교수)가 신앙과 과학의 이야기를 풀어낸 WYD 수퍼클래스가 3월 7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렸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WYD 수퍼클래스’ 네 번째 강의에서 조 신부는 ‘신앙과 과학의 충돌? 또는 조화?’를 주제로 자신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앙과 과학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날 강의에는 200여 명이 참석해 조 신부의 강의를 경청했다. 조 신부는 “과학을 공부하면서 세상의 원리를 알아간다는 것이 좋았고, 나아가 참된 것, 궁극적인 것을 알고 싶었고, 그런 깨달음을 물리학이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전공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제가 정말 갈망했던 삶의 의미, 제 삶의 목적, 제 삶의 가치에 대해서 과학은 답을 주지 못했다”고 학창시절 자신의 경험을 풀어냈다. 조 신부는 ‘과학’과 ‘과학주의’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학이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특정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이라면, 과학주의는 모든 것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신념이다. 조 신부는 “신앙과 과학의 충돌로 보이는 많은 문제는 사실 과학 자체가 아니라 과학주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조 신부는 “인간의 지식이 아무리 뛰어나도, 하느님의 지혜 앞에서는 보잘것없다”는 깨달음을 얻고 나서 신앙의 길로 들어선 과정을 전하면서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다. 조 신부는 “과학이 세밀하고 구체적인 부분을 다룬다면, 신앙은 더 깊고 높은 차원에서 궁극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고, 그 답을 준다”면서 “신앙은 과학을 배제하거나 과학과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을 포함하는 동시에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2월 10일 한국 레지오 마리애가 제출한 선서문 수정 시안을 승인했다. 이에 본지는 교황청 신앙교리부의 ‘구원 사업에서 마리아의 협력과 관련된 마리아의 일부 호칭에 관한 교리 공지’ 「충실한 교회의 어머니」의 내용에 비춰 레지오 마리애 선서문 수정의 이유에 대해 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위원 박준양(요한 세례자) 신부의 기고를 통해 알아본다. 누구든 등산하러 가서 깊은 산속 골짜기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었을 때 거듭 울려 퍼지며 되돌아오는 메아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높은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우리의 험난한 인생 여정에서, 성모 마리아는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뜻을 거듭 알려주는 메아리이다. 그것은 자기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신비를 통한 하느님 구원의 기쁜 소식을 온 누리에 울려 퍼지게 하는 아름다운 메아리이다. 그리스도의 유일한 중개를 통한 삼위일체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서, 성모 마리아는 우리를 일깨우는 어머니의 자비로운 손길처럼 하느님의 자비와 구원 의지를 알려준다. 이런 점에서, 성모 마리아를 거의 신적인 지위에까지 높이고자 하는 과도한 신심은, 성경에서 마리아께서 몸소 보이셨던 삶의 모습과 들어맞지 않는다.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지나치면 오히려 해가 된다. 성모 마리아께 지나치게 과장된 공경을 드려 거의 삼위일체 하느님과 비슷하게 들어 높이려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하고도 진정한 공경인가? 실상 마리아의 삶은 하느님께 대한 순종과 겸손으로 점철되어 있고, 마리아의 자기 이해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구원 역사에 전적으로 동참하는 겸손한 “주님의 종”(루카 1,38)이었다. 그래서 이는 성부 하느님의 구원 계획 안에서 성자에 의해 세워지고 성령에 의해 생명력을 얻어 구원 활동을 시작한 교회 공동체의 ‘전형’이자 ‘모범’이 된다. 공의회 정신에 비추어 쇄신되는 성모 신심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003년 서한에서, “몽포르의 루도비코 성인의 가르침은 본질적으로 타당성을 갖고 있는 것이면서도 오늘날에는 공의회에 비추어 재독 되고 재해석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요한 바오로 2세가 강조한, 마리아 신학을 위한 기준점이 되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이란 곧 「교회 헌장」 제8장을 가리킨다. 따라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 계시는 천주의 성모 복되신 동정 마리아’라는 제목의 「교회 헌장」 제8장은 모든 마리아 신심과 신학이 그 빛에 비추어 재해석되어야 할 교도권 가르침의 기준점이 된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요한 바오로 2세의 2001년 교서 「새 천년기」 57항을 인용해, “이제 막 시작된 이 세기에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확실한 나침반을 우리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발견”한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성모 신심의 전통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빛에 비추어 쇄신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따른 신학적 성찰이 현재의 여러 성모 신심 운동 안에서 충실히 이루어지고 있는가? 단적으로, 레지오 선서문에 나타난 성령과 성모 마리아의 관계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에 성령론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고 그 대신에 마리아 신심이 지나치게 과장되었던 시대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초해서, 한국 레지오 마리애는 선서문의 새로운 수정 번역을 진행하여 최근에 주교회의 승인을 받았다. 성모 호칭 수정 가능해 교황청 신앙교리부가 2025년 11월 4일 발표한 문헌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는 ‘구원 사업에서 마리아의 협력과 관련된 마리아의 일부 호칭에 관한 교리 공지’란 부제가 말하듯이 가톨릭교회의 마리아 신학에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충실한 백성의 어머니」는 현재의 성모 신심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쇄신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과장된 성모 호칭들에 대한 지침을 제시한다. ‘공동 구속자’라는 호칭은 언제나 부적절하며(22항), ‘모든 은총의 중개자’ 호칭 역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이루는 인격적 관계와는 별개로 마리아를 영적 선이나 힘을 분배하는 존재로 제시할 위험이 있기에 마리아의 고유한 위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한계를 지닌다.(67~68항) 하지만 마리아를 ‘은총의 전구자’이며 ‘은총의 세계에서 우리의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 은총의 선물을 받을 수 있도록 그분께서 하느님께 청하시기 때문이며, 동시에 우리 마음이 하느님의 사랑에 열려 있도록 그분께서 준비시켜 주시기 때문이다.(54항, 69~70항) 성모 신심 전통에서 과거에 사용하던 호칭들은 절대 불변이 아니라 수정 가능한 것들이다. 가톨릭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에 따르면, 역사 안의 ‘개별 전승들(traditions)’은 ‘사도적 전승(Apostolic Tradition)’에 비추어 ‘강화’나 ‘수정’ 아니면 ‘폐기’가 가능하다. 개별 전승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그것이 오늘날 교회의 살아 있는 신앙에 잘 어울리고 상응하게끔 하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 ‘사도적 전승’에 대한 비판은 적절하지 않지만, ‘개별 전승들’은 언제나 비판에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교회가 자신의 유일한 기초인 예수 그리스도를 토대로 하여 항구한 자기 쇄신을 거듭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혜롭고 관대한 교회가 신자들의 대중 신심을 오랜 기간 인내로 관찰하다가, 어느 시점에 단호한 교리적 결정을 내리고 이를 사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보편교회의 전통적 관례이다. 이번 문헌 역시 그러하다. 교회 교도권이 마침내 공식 발표한 가르침에 따라 성모 신심의 호칭들에 대한 복음적 쇄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하나의 개별 전승으로서 그 신심 운동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대중적인 성모 신심 운동이 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에 따라 수정, 쇄신되지 않는다면 곧 오류와 미신에 빠지게 되고 마침내 이단으로 판단되는 것은 교회 역사가 증명하는 바이다. 서울세나뚜스 영적 지도자 직무를 지난 3년간 수행한 필자의 직접적인 관찰에 의하면, 현재 레지오 선서문의 수정 번역에 대해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고 일선 현장의 분위기는 환영과 신뢰의 마음이 압도적이다. 바로 이것이 올바른 신학적 바탕 위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대다수 한국 레지오 단원들의 건강한 신심 수준이다. 사랑과 겸손의 자세로 신앙 살아가야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도권 문헌은 성모 마리아께 대한 적절한 공경을 제시하며 마리아의 겸손과 성덕을 강조한다. 성모 마리아께서 우리에게 모범으로 보여주시듯이, 하느님의 구원 사업에 협력하는 가장 뛰어난 길은 하느님 뜻에 대한 사랑 가득한 겸손의 자세로 우리의 신앙을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다. 자기를 내세우고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경향, 그래서 하느님의 뜻에 반하는 삶의 모습들이 세상 안에 횡행하는 오늘날, 성모 마리아께서는 자신의 모범을 통해 사랑 가득한 겸손의 길, 하느님 뜻에 순종하는 아름다운 구원의 길로 우리를 초대하고 계신다. 글 _ 박준양 요한 세례자 신부(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위원·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교수)
군종교구 청룡세라핌본당(주임 안영근 다니엘 신부)은 3월 14일 오전 10시30분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 고려산로 18 현지에서 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의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새 성당은 연면적 588.50㎡ 규모의 단층 건물로, 내부에는 성당과 사무실, 교육관(식당), 사제집무실 등이 있다. 2020년 7월 본당으로 승격된 청룡세라핌본당은 인근 군부대들이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어 본당에서 활동하는 신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군종 사제 한 명이 사실상 성당을 홀로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새 성당을 짓기 전까지 약 6년 동안 열악한 임시 건물에서 미사를 봉헌해야 했다. 장병들이 사용할 만한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여름철에는 건물 안팎에 벌레가 많아 미사 중 제대 위로 송충이가 떨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미사를 봉헌하기 위해 성당을 찾는 해병대 신자 장병들은 꾸준히 있었다. 이러한 사정이 반영돼 해병대 건축 중장기 계획에 성당 건립이 포함됐고, 2023년 7월 31일 착공해 2025년 10월 28일 공사를 마무리했다. 안영근 신부는 “성당 건축 외에 내·외부 인테리어는 서울대교구와 인천교구의 군종후원회, 해군 사제단 등에서 큰 도움을 주셨다”며 “사제 한 명뿐인 본당이지만 교구장님을 비롯한 많은 분의 기도와 관심으로 큰 힘을 얻어 성당을 지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제주교구 서귀복자본당(주임 최광득 토마스 신부) 독거인지원위원회가 지역 독거 주민을 꾸준히 돌보는 본당 차원의 실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본당 사목회 산하 조직으로 공식 출범한 위원회는 매주 대상자를 방문해 말벗이 되고 상담하며 건강 상태와 생활 형편을 꾸준히 살폈다. 2024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24개월 동안 이어진 방문은 740여 건으로, 월평균 약 31건에 이른다. 활동의 결실도 있었다. 관리 대상자 6명 가운데 2명이 2024년 주님 부활 대축일에 세례를 받았으며, 이후 본당 레지오 마리애와 연계해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위원회 출범은 2023년 본당의 ’지역사회 현안과 연대하는 교회‘라는 지향에서 비롯됐다. 당시 1인 가구 비율이 전국적으로 34.5%에 달하고, 홀로 임종을 맞는 이들이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논의가 시작됐다. 무엇보다 ’봉사와 희생이 교회 안에만 머물지 말고 교회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컸다. 이에 따라 같은 해 7월 30일 본당 총회장을 중심으로 첫 모임이 열렸고, ’(가칭)독거자지원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비신자 독거인을 직접 찾아가 말동무와 안부 인사를 나누는 것을 핵심 활동으로 정했다. 2023년 7월부터 12월까지 총 7차례 회의를 거쳐 21명 가운데 심사를 통해 최종 6명의 대상자를 선정했다. 회의록, 독거인 실태조사표, 활동 카드, 개인별 상담 카드 등 각종 서식을 직접 만들고 조직도와 회칙도 갖췄다. 이후 ‘독거인지원위원회’로 명칭을 바꿔 공식 활동을 시작했으며, 봉사자들은 매주 1회 대상자를 방문하고 활동 결과를 월 1회 취합해 회의에서 공유했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창세 2,18 참조)는 말씀을 활동 지침으로 삼은 위원회는 관계 맺기를 통한 동행을 활동 취지로 삼고 있다. 위원회는 앞으로 레지오 단원과 봉사자가 함께 방문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소공동체 구역장·반장을 통해 새로운 대상자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한 주님 부활 대축일과 주님 성탄 대축일에는 ‘행복 꾸러미 선물’ 전달로 특별한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독거인지원위원회 손수택(마티아) 위원장은 “홀로 계신 어르신들은 찾아가 안부를 묻고 잠시라도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무척 좋아하신다”며 “이런 만남 속에서 봉사자들도 감사함을 새롭게 느끼는 변화를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한 방문을 통해 쌓인 신뢰가 독거인들의 고독과 우울을 줄이고, 나아가 선교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삶의 희망을 찾는 이들의 절박하고 아름다운 시가 그림과 함께 공개된다. 대구대교구 구미 원평본당(주임 이성억 타대오 신부)은 3월 21·22일과 24일 3일간 자살예방 시화 전시회 ‘힘내! 너만 아픈 게 아니야’를 연다. 구미 미래로병원 환자들의 시 가운데 31편을 천연염색 명인인 상정 신계남(알비나) 선생이 직접 시화 작품으로 제작해 전시한다. 전시 마지막 날인 24일 오후 7시30분에는 정호승(프란치스코) 시인 초청 강연이 마련된다. 공개되는 시들은 삶의 벼랑 끝에 선 경험을 했던 미래로병원 환자들이 써 내려간 글들로, 이들을 상담했던 이춘자 수녀(아녜스·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가 모아 정리한 작품들이다. 이 수녀는 모은 시들을 류동근 병원장과 함께 2023년 「힘내! 너만 아픈 게 아니야」라는 제목의 시화집으로 펴낸 바 있다. 당시 류동근 병원장과 대구대교구 5대리구 교구장 대리 김준우(마리오) 신부가 책 제작비용을 보탰고, 김경우(베드로) 작가는 삽화를 그려 후원했다. 고(故) 두봉(레나도) 주교와 정호승 시인, 전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장 차바우나(바오로) 신부 등이 격려글을 보내 연대의 뜻을 밝혔다. 발간 직후 시화집은 전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비매품임에도 개정판과 개정증보판이 잇달아 나올 수 있었다. 미래로병원 장기환자인 장미숙 씨는 이에 힘입어 2025년 시집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서」를 발표했다. 황종열(레오) 가톨릭꽃동네대학교 교수는 “아파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그분들의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왔다”며 자신의 강의에 책 내용을 활용하기도 했다. 「힘내! 너만 아픈 게 아니야」 개정증보판은 미래로병원 홈페이지(http://gumipsy.com/) 커뮤니티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성당을 울타리 삼은 이주민 지원 공동체 ‘논산 행복마을’이 100번째 나눔의 자리를 연다. 행복마을은 3월 15일 오후 1시30분 대전교구 논산부창동성당에서 100회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행사 중에는 이주민을 위한 향토음악 연주와 축하 연주, 봉사자 감사장 수여 등이 있을 예정이다. 2017년 11월부터 매월 셋째 주일 논산부창동성당에서 열리고 있는 행복마을은 대전교구 포콜라레와 대전교구 가톨릭 간호사회 주축으로 마련되고 있다. 포콜라레 창시자 끼아라 루빅(Chiara Lubich)의 가르침과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복음 말씀을 토대로 이주민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행복마을에서는 이주민을 대상으로 무료 내과·치과·물리치료·한방 진료와 이미용 봉사가 제공되며, 교구 사회복지국 산하 푸드뱅크·성심당·포콜라레 회원 등의 후원으로 조성한 식료품과 생필품을 나눈다. 또한 전교 가르멜 수녀회가 운영하는 공부방 ‘꿈나무 배움터’와도 연대하고 있다. 조손가정과 이주 배경 어린이들이 함께 배우는 공부방에 식자재를 지원하고, 어린이를 위한 코딩 수업 등을 마련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돌봄과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행복마을은 “이곳에서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 봉사자와 방문객이 서로를 예수님처럼 대하며 한 가족이 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며 “100회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고, 앞으로도 가장 작은 이웃들과 함께하는 사랑과 나눔의 공동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