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마리아·비례), 강승규(대건 안드레아·충남 홍성예산), 권영세(스테파노·서울 용산), 김상훈(베드로·대구 서), 김소희(클라우디아·비례), 김승수(아마토·대구 북을), 김은혜(로사리아·경기 성남 분당을), 나경원(아셀라·서울 동작을), 박상웅(필립보·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박수민(요한 사도·서울 강남을), 서명옥(마리아·서울 강남갑), 안상훈(마티아·비례), 엄태영(토마스 아퀴나스·충북 제천단양), 유상범(바오로·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유용원(요한 바오로·비례), 이달희(에밀리아나·비례), 이상휘(스테파노·경북 포항남울릉), 정희용(스테파노·경북 고령성주칠곡), 진종오(베드로·비례), 최보윤(아녜스·비례), 최형두(다니엘·경남 창원 마산합포), 한기호(바르톨로메오·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한지아(베로니카·비례, 이상 가나다 순). 지난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천주교 신자 국회의원들 명단이다. ‘윤석열(암브로시오) 탄핵과 내란죄 처벌을 요구하는 천주교인 7335명과 53개 천주교 단체’는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2월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프란치스코·서울 서대문구을) 주관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7일 투표하지 않은 국민의힘 신자 의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며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들이 넋을 놓게 만드는 내란 우두머리를 탄핵하려는데 그대들이 그 문을 막고 서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대들이 하늘에 죄를 짓고 땅에 한숨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땅을 보고 백성들의 목소리를 들어라”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천주교 신자들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이 의결되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확정될 때까지 불의한 죄인들의 단죄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고 연대할 것을 천명했다. 대표로 발언에 나선 우리신학연구소 김원호 이사장은 국민의힘 신자 의원들에게 “천주교인이면 주님의 길을 걸어라”면서 “지금의 꽃길이 죽음의 길이 될 것이고, 하늘 소리가 들리는 가시밭길이 부활의 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에는 각 교구 및 수도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가톨릭농민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등 등이 포함돼 있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내란 우두머리 탄핵의 문턱을 막고 서 있는 그대들에게 천둥소리로 묻는다.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너 어디 있느냐? 강선영 마리아(비례) 너 어디 있느냐? 강승규 대건 안드레아(충남 홍성·예산) 너 어디 있느냐? 권영세 스테파노(서울 용산) 너 어디 있느냐? 김상훈 베드로(대구 서) 너 어디 있느냐? 김소희 클라우디아(비례) 너 어디 있느냐? 김승수 아마토(대구 북을) 너 어디 있느냐? 김은혜 로사리아(경기 성남 분당을) 너 어디 있느냐? 나경원 아셀라(서울 동작을) 너 어디 있느냐? 박상웅 필립보(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너 어디 있느냐? 박수민 사도 요한(서울 강남을) 너 어디 있느냐? 서명옥 마리아(서울 강남갑) 너 어디 있느냐? 안상훈 마티아(비례) 너 어디 있느냐? 엄태영 토마스 아퀴나스(충북 제천·단양) 너 어디 있느냐? 유상범 바오로(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너 어디 있느냐? 유용원 요한 바오로(비례) 너 어디 있느냐? 이달희 에밀리아나(비례) 너 어디 있느냐? 이상휘 스테파노(경북 포항남·울릉) 너 어디 있느냐? 정희용 스테파노(경북 고령·성주·칠곡) 너 어디 있느냐? 진종오 베드로(비례) 너 어디 있느냐? 최보윤 아녜스(비례) 너 어디 있느냐? 최형두 다니엘(경남 창원 마산합포) 너 어디 있느냐? 한기호 바르톨로메오(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너 어디 있느냐? 한지아 베로니카(비례) 12월 7일 윤석열(암브로시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숨어버린 천주교인 국회의원들에게 묻는다. 아뿔싸, 모두 ‘국민의 힘’ 소속이로다. 그대들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 했는가? 무엇이 그대들을 지금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 서게 했는가? 국회가 개원하던 날 오른손을 치켜들고 선서한 목소리는 누구의 목소리였던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며 그 일이 무슨 일인가? 이미 그대들이 ‘알몸’(창세 3,7)인 것이 드러났는데 번듯한 금배지 뒤에 숨으려 하지 말고 나와서 말해보라. 거듭 묻는다. 세례 때 거룩한 성수가 머리에 떨어지던 날 그대는 무엇을 청했던가? 무슨 생각으로 천주교인의 이름을 달고 있는가? 다가오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즐거운가 아니면 헤로데(마태 2,1) 마냥 예수님의 다가옴이 거슬리는가? 천주교인이면 주님의 길을 걸어라. 지금의 꽃길이 죽음의 길이 될 것이고, 하늘 소리가 들리는 가시밭길이 부활의 길이 될 것이니.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민들이 넋을 놓게 만드는 내란 우두머리를 탄핵하려는데 그대들이 그 문을 막고 서 있다. 그대들이 하늘에 죄를 짓고 땅에 한숨을 쏟아내고 있다. 이제 하루속히 하늘을 바라보고 그대의 세례명을 새겨라. 땅을 보고 백성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그리고 “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2024년 12월 13일 윤석열(암브로시오) 탄핵과 내란죄 처벌을 요구하는 천주교인 7,335명과 53개 천주교 단체 가톨릭공동선연대/가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동지회/가톨릭농민회(광주대교구연합회,대전교구연합회,마산교구연합회,안동교구연합회,원주교구연합회,전주교구연합회,청주교구연합회,춘천교구연합회)/가톨릭일꾼/ 가톨릭평화공동체/멸종반란 가톨릭/사단법인 생명평화일꾼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사단법인 우리신학연구소/사단법인 저스피스/신학을 공부하는 청년모임/예수님과 여성을 공부하는 가톨릭신자들의 모임/예수살이공동체/우리농촌살리기운동 광주대교구본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 서울대교구본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 수원교구본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 안동교구본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 전주교구본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 청주교구본부/전국가톨릭대학생협의회 동우회/주바라기/천주교 더나은세상/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마산교구 가톨릭여성회관/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부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수원교구 농민사목위원회/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실현사제연대/천주교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안동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인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원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인권위원회/천주교 전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천주교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천주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팍스크리스티코리아/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함께 걷는 예수의 길(가나다 순)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조정훈 안토니오 신부)는 12월 12일 남동5·18기념성당에서 850여 명의 신자가 참례한 가운데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가 주례한 ‘대한민국의 올바른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5·18민주광장까지 행진했다. 옥 대주교는 미사 전 “이번 사태로 45년간의 평화가 깨졌다”면서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걸 다시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 김정용(베드로) 신부는 이날 미사 강론에서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라도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건 꿈도 꾸지 말아야 함을 우리는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신부는 성명서를 통해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경험한 광주 시민에게 계엄군과 비상계엄이라는 단어는 지우고 싶은 공포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며 “국가수사본부는 윤석열과 동조자의 내란죄를 신속히 수사하고, 국회는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제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담당 현성훈 토마스아퀴나스 신부, 이하 정평위)도 중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의 주례로 ‘윤석열 탄핵과 대한민국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제주교구 정평위가 시국미사를 봉헌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미사에는 사제·수도자 60여 명과 신자 등 수백 명이 참례했다. 문창우 주교는 “비상계엄으로 인한 혼란과 갈등 속에서 국민은 점점 분노하고 있으며 왜 이렇게 나라가 망가져 가는지를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국민이 맞이한 아픔과 상처가 너무 큰 데다 우리 국민, 민족이 나아가야 할 길이 어디인가를 주님께 부르짖으며 묻고 있는 현실에서 대통령이 참되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가난 때문에 식사도 일상생활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이웃이 많답니다. 그런 그들이 절실히 구하는 먹을거리와 생활용품을 챙겨주는 것이야말로 희망을 여는 나눔이 아니겠어요? 그 믿음으로 우리는 이 가게를 지켜 오고 있어요.” 인천 부개동에는 이렇듯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는 취약계층 이웃들을 위한 생필품 무료 공급 매장이 있다. 2008년 개점해 16년째 터를 지켜온, 인천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희망을 여는 가게’ 부평점(시설장 김정 미카엘라 수녀)이다. 희망을 여는 가게는 인천교구 제2대 교구장이었던 고(故) 최기산(보니파시오) 주교가 경제적으로 힘든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자 시작했다. 현재 부평점과 2009년 개점한 주안점 2개 지점으로 운영 중이다. 지역 복지관들과 연계해, 도움 없이는 식품과 생필품을 구하지 못하는 이웃이라면 누구든 지원 대상자로 선정해 안정적으로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비, 의료 수급비 등을 받는다고 해도 병원비와 약값, 월세를 내고 나면 도저히 생활비를 대지 못하는 이웃이 많다. ‘복지 사각지대’라는 표현대로, 제도 밖에 놓인 이들은 그저 가려져 있을 뿐이었다. 부평점은 그런 그들에게 희망을 열어 보인다. 매달 150여 명이 필요한 물품 5가지를 한 달에 한 번 직접 선택해 가져간다. 라면, 쌀, 조미김, 통조림과 가정 간편식 등 올해는 식품만 해도 35개 품목을 제공했다. 집밥을 만들어 먹을 수도 있도록 각종 양념과 장류를 비롯한 식재료도 놓치지 않는다. 인간다운 품위를 지킬 수 있도록 화장지, 치약과 칫솔, 세제와 세정제, 해충 약 등 생필품도 폭넓게 마련한다. 거동이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봉사자들이 직접 배달도 한다. 가난한 이웃에게 먹을거리와 생필품을 챙겨준다는 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시설장 김정 수녀는 “단순한 시혜가 아니라 존엄함에 공감하는 나눔”이라고 말했다. “먹고사는 게 숭고한 이유는 인간 존엄의 기초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웃이 적어도 그 기초를 지킬 물건이 없어 처참해하지는 않게 해주는 것만 한 공감은 없어요. 물건을 살 돈을 주는 것도 좋지만, 같은 입장이 되어 ‘이 물건들이 필요하겠지’ 하며 ‘챙겨주는’ 마음이 감동하게 하니까요.” 이렇듯 희망을 여는 가게 부평점은 절망으로 얼어붙은 이웃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로 딸과 함께 내몰린 한 중국 출신 어머니는 귀화 기회마저 잃어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다가 희망을 여는 가게와 연이 닿았다. 3년째 부평점을 이용하는 한 청년은 어둠을 삶의 의지를 되찾았다. 그는 동업하던 벗에게 거액을 배신당하고 연달아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를 여의고, 교통사고까지 당해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됐다. 희망을 여는 가게는 오로지 후원금으로만 운영되고, 고공 행진하는 물가에도 물건을 대량 구매해야 한다. 늘 겨울처럼 빠듯한 살림이기에 시설장과 봉사자들은 “봄의 온기를 기다리는 인동초(忍冬草)의 마음뿐”이라고 고백한다. “도와달라는 사람이 10명이면 도와주겠다는 사람은 2명이에요. 함께 나누는 기쁨은 모두에게 행복한 사랑의 텃밭이 되는 만큼 많은 사랑을 모아주세요.” ※ 후원 계좌 : 농협 147-01-223481(예금주 (재)인천교구천주교회) ※ 문의 : 032-515-9004 희망을 여는 가게 부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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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택 대주교, 이재명 대표에게 "정치색 떠나 국민 안정 위해 힘 합쳐 달라" 당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12월 12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 교구장 집무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 환담했다. 정 대주교는 “아주 엄중한 이 시기에, 명동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이재명 대표는 “정치가 우리 국민들께서 마음 편하게 일상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오히려 국민들을 괴롭히는 것 같아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많은 불안과 혼란을 느끼고 계신 것 같다”고 말을 이은 정 대주교는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평화로운 모습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면서 평화의 힘을 보여주고 계신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용기가 잘 보이는 것 같다”며 “정치라는 게 원래 서로 간 존중, 인정, 대화, 타협, 양보해 대체적 동의에 이르는 것인데, 최근에는 전쟁이 돼가는 것 같고 극단적이고 대결적이고 존재를 부정하는 상황이 되어 저희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답했다. 정 대주교는 ‘정치는 정치인들의 권력 게임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동선을 위한 헌신이고, 사랑의 가장 고차원적인 한 형태’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전하면서 “오히려 정치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민주적, 헌법적인 절차로 국민 전체의 행복과 공동선을 위해 사회를 안정되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저희도 법과 절차에 따라 이번 사태의 조기 해소 또는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이제는 종교인 여러분을 포함한 사회 지도층 인사께서도 말씀을 해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청하며 “대주교님 같은 분들의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말씀도 듣고 부탁드리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정치색을 떠나서 온 국민이 안정을 느끼고 우리나라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을 합쳐주시고, 저희는 저희 몫으로 같이 기도하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접견에는 교구 사무처장 정영진(도미니코) 신부과 문화홍보국장 최광희(마태오) 신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이냐시오) 종교특별위원회 천주교 위원장과 이해식(스테파노) 당대표 비서실장, 김태선(토마스 모어) 당대표 수행 실장, 한민수 대변인이 배석했다.

이주노동자도 우리 이웃…정부 지원 절실

국가인권위원회가 11월 29일 공개한 ‘이주노동자 사망에 대한 원인 분석 및 지원체계구축을 위한 연구’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 사망 현황과 원인에 대한 체계적 통계를 전혀 갖추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변사와 무연고 등을 제외하고 한국의 행정 시스템에서 사망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가 남아 있는 이주노동자는 214명으로, 2022년에 사망한 모든 이주노동자 3340명의 6.4%에 불과하다. 정보가 남아 있는 214명 중에서도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사망은 137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4.1%다. 또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한국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 통계에서, 근로복지공단 등을 통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사망자는 총 729명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실제로 경찰청이 제공한 전체 통계에선 이주민 ‘변사자’만 해도 5년간 총 3200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산업재해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아예 산업재해 신청을 못 한 이주노동자의 ‘비산업재해 사망’에 대한 현황과 원인마저도 정부가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이주민 관련 활동가와 전문가, 노동자 등 51명을 선정해 심층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이주노동자 사망 원인을 위험한 근무환경, 사업주에 의한 폭력적인 근무 환경, 강도 높은 장시간 노동 등 8가지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이주노동자 사망 이후 발생하는 문제점을 ‘사망원인 규명의 장벽’과 ‘유가족이 겪는 어려움’, ‘장례 및 시신·유해 송환 과정의 어려움’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주민 관련 정책의 개선방안으로 ▲이주노동자 사업장 변경의 자유 확보 ▲미등록 이주노동자 의료접근성 확보 ▲이주노동자 사망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현황 및 원인 통계수집 및 발표 ▲이주노동자가 죽음 이후에 존엄한 대우를 받기 위한 공공지원제도 확보 등을 제시했다. 연구 보고서를 접한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는 교회 내 이주사목 활동의 중요성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위원회 총무 황성호(미카엘) 신부는 “보고서 내용은 이주노동자들과 어려움을 함께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고무적”이라며 “자료는 우리 사회에 이미 이주노동자들이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현실, 이들을 동등한 이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인간 중심의 가치관을 두고 활동하는 민간단체들의 지원예산을 2023년 12월 기준 모두 삭감해버렸다”며 “보고서가 제시한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려면 각 교구가 운영하는 이주사목을 비롯한 민간단체들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맡겨 작성됐다.

사회교리, 정치 아닌 사랑과 자비의 ‘따뜻한 실천’

지난 11월 28일 사제 1466명이 “대통령의 사명을 모조리 저버린 책임을 물어 파면을 선고하자”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제들은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민심의 아우성을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시국선언의 대열에 동참하고자 한다”며 세상의 일에 목소리를 낸 이유를 밝혔지만 “교회는 하느님 말씀과 신앙생활에만 충실하면 되는데 왜 신부님들이 정치적인 일에 관여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의 소리도 새어 나왔다. 한반도 평화, 이주민과 난민, 환경파괴, 사회적 참사 등 나에게, 혹은 내 이웃에게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신앙생활과 무관하다는 이유로 침묵해야 할까? 사회교리 주간을 맞아 믿을교리와 함께 그리스도인이 따라야 할 ‘지킬 교리’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사회교리는 산업혁명 이후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권리와 노동의 의미, 국가 역할 등을 성찰한 레오 13세 교황의 회칙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 1891년)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한국교회는 2011년부터 인권 주일로 시작되는 대림 제2주간을 사회교리 주간으로 지내고 있다. 소외된 이들을 위한 관심에서 시작된 만큼 사회교리는 가정과 생명, 성(性),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노동과 인권, 평화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신앙인이 지켜야 할 원리와 윤리 준칙, 가치관을 제시한다. 사회교리에 대한 교육은 1995년 서울대교구 사회교리학교를 시작으로 의정부교구(2011년 8월), 부산교구(2012년 4월), 대구대교구(2012년 10월)에서 이어지며 현재는 전국 대부분의 교구에서 사회교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고자 하는 신자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2021년 10월 진행한 ‘포스트 팬데믹과 한국천주교회 전망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7.2%가 팬데믹 이후 ‘교회의 세상과 이웃을 위한 공적 역할 수행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했다. 또한 ‘세상 속에서 가톨릭 신앙을 지닌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우고 싶다’는 응답도 93.6%에 달했다. 정치, 경제, 환경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그리스도인답게 살 수 있는 나침반을 찾고자 하는 신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사회교리 주간을 제정한 지 13년이 지난 현재, 사회교리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세상의 빛」을 펴낸 이기우 신부(요한 사도, 서울대교구 성사전담사제)는 “한국교회는 다른 분야에 비해 사회교리 분야가 중요성에 비해 인식 수준과 보급률이 낮다”며 “평신도를 비롯해 평신도를 가르치는 교리교사, 사목위원, 성직자 등이 사회교리를 잘 알고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회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회와 세상을 이분법적 보는 시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하성용(유스티노) 신부는 “사회교리의 ‘사회’라는 단어가 주는 진영 다툼, 혹은 정치적 논쟁이라는 인식이 사회교리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가 된다고 본다”며 “사회교리는 모두가 잘 살기 위해 더 많이 가진 이들이 희생하고 양보해야 한다는 교회의 기본적 가르침, 즉 사랑과 자비의 실천임을 기억하고 세상 안에서 이를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반생명적 답변하지 않도록 교회 개입 대책 세워야”

현재 생성형 AI는 낙태 같은 민감한 분야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지만, 계속 질문하다 보면 낙태 수술이 가능한 병원 링크가 하단에 제공되는 등 실효성이 없기에 교회가 AI의 학습 자체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주교회의 가정과 생명 위원회(위원장 문창우 비오 주교)는 12월 7일 수원교구청에서 ‘가정과 생명, 그리고 AI’를 주제로 2024년 정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AI 시대에 생명에 대해 말하기’에 대해 발제한 성 바오로 수도회 한창현(모세) 신부는 “생성형 AI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은 미봉책이며 이 방식에 의존하는 사이에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를 놓치게 될 수 있다”며 “생성형 AI의 학습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지점들이 있는지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신부는 기술적 대안 가능성을 제시했다. “AI의 성능은 데이터에 달려 있기에 상당한 왜곡을 가져올 수 있는 데이터들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AI 학습에 사용되는 것을 견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한 신부는, 실시간 정보 검색을 통해 응답의 정확도를 높이는 ‘검색증강생성’과 특정 전문 분야의 데이터 세트를 추가로 학습시키는 방식인 ‘파인튜닝’ 과정에 교회 개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한 신부는 “검색증강생성에 필요한 별도의 데이터 세트를 교회가 공동선과 교회의 사회 윤리에 입각해 제공하는 방법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며 “또한 교회 입장에 특화된 데이터 세트를 파인튜닝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가오는 AI, 그러나 앞으로도 가정’을 발제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레오) 신부도 “AI에 점점 의존하며 인간의 사고능력과 의지 능력이 약화될 수 있으며 결국 현재 인간과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기술 통합은 가톨릭 가정의 영적, 도덕적 삶을 풍요롭게 하고 전통적 가치의 연속성을 유지하며 생명과 인간 존엄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창우 주교는 축사를 통해 “AI가 가정과 생명을 위한 소중한 도구가 될 것인지 아니면 우리를 위협할 것인지 진지한 성찰이 요구된다”고 당부했으며, 전 가정과 생명 위원회 위원장 이성효(리노) 주교는 “AI가 가정·생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기계라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종합

[이런 사목 어때요] 인천교구 모래내본당 ‘슬기로운 장년생활’

“본당 노인사목에 앞장서시는 교우분들이 우리(노인)를 위한 교실을 열어주셨어요. 수업도 즐겁고 성당 친구들과도 어울리니까 요즘은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노인대학이 있는 본당이 하나도 부럽지 않답니다!” 11월 22일 인천교구 모래내성당(주임 이용현 베드로 신부) 4층 교리실에는 여느 금요일처럼 본당 노인들을 위한 노인 교실 ‘슬기로운 장년생활’ 프로그램이 열렸다. 이날 출석한 20여 명 어르신은 지난 수업에서 자기 손을 석고로 본뜬 것을 예쁘게 꾸미느라 여념이 없었다. 긴 세월 고생한 자신을 위로해 주자는 11월(위령 성월) 수업 목표대로 각자 석고 손을 색칠하고 알록달록한 네일팁(인조 손톱), 스티커, 리본으로 장식했다. 어르신들은 한목소리로 “이렇게 다 같이 웃음꽃을 피우는 시간이 즐겁다”면서 “우리 본당에는 노인대학 못지않은 노인 교실이 있다”고 엄지손을 추켜세웠다. 본당은 올해 2월부터 12월까지 매주 금요일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본당 노인대학이 코로나19와 고령화 때문에 2019년 12월부터 쭉 문닫은 상황에서 마련된 사목적 대안이다. 팬데믹이 끝난 지금도 평일 미사 참례자 평균 연령이 76.5세에 달할 만큼 고령화는 여전해 봉사자를 구하기도 어려워 노인대학은 열리지 못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함께 놀고 배우며 식사까지 하면서 성당에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려는 주임 이용현 신부 등 사목자들의 배려가 깃들었다. 특히 독거노인들이 미사 후 귀가하면 잠을 자거나 텔레비전만 보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되고 식사마저 소홀하게 되기 쉽다는 점에서 노인 교실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렇게 노인대학 학장이었던 사목회장, 노인사목분과장, 총무가 이 신부와 의기투합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슬기로운 장년생활’이라는 이름도, 어르신들이 노년을 두 번째 장년처럼 활기차게 보내길 바란다는 그들의 진심이 묻어났다. 건강 체조, 색칠 공부 그림책을 활용한 성경 교실, 만들기 등 소소한 수업들이 펼쳐져 어르신들을 매주 기대하게 만든다. 심성 수련 자료를 활용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작업,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숨은그림찾기 등 정서를 함양하는 활동도 놓치지 않았다. 이렇듯 충실한 노인 교실이 있기에 어르신들은 노인대학에 다니듯 즐거워한다. 박이자(데레사·78) 씨도 “생전에 이렇게 재미난 것은 처음 해 본다”며 웃었다. 지금까지도 식당을 운영하는 박 씨는 노인대학이 있었던 시절에는 생계에 치여 다니지 못했다. 박 씨는 “적적했던 가슴이 요즘은 촛불 켠 기도실처럼 환해졌다”면서 “그래서 금요일은 식당에 안 가고 성당에 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 신부는 “앞으로 우리가 마주해야 할 교회는 고령의 교회일 것”이라며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어도 공동체 안에서 누구나 하느님을 체험한다면 그곳이 살아있는 교회”라고 역설했다. 이어 “‘젊음이 상이 아니듯 나이 듦이 벌이 아니다’라는 말처럼, 연로한 이들이 교회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앞으로 교회가 성장하게 될 길"이라고 전했다.

가톨릭출판사, ‘가톨릭북플러스 웹진’ 출간

가톨릭출판사(사장 김대영 디다꼬 신부)는 12월 6일 서울 중림동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에서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 주례로 ‘가톨릭북플러스 웹진’ 출간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가톨릭북 플러스 웹진은 가톨릭출판사가 축적해 온 신앙 콘텐츠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신앙 콘텐츠를 나눌 온라인 매거진이다. 신학, 철학, 교회사 등 신앙인들이 필요로 하는 주제들을 웹과 모바일 등 현대인들에게 맞는 더욱 친근한 방식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신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신앙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추가해 내년 5월 공개할 계획이다. 이날 구요비 주교는 김대영 신부로부터 웹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은 후 “가톨릭북플러스 웹진이 신자들에게 필요하고 교회가 나누고자 하는 신앙 콘텐츠를 함께 향유하는 온라인 공간으로 교회의 비전을 잘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또 구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가톨릭북플러스 웹진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신자들이 더욱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가톨릭출판사 직원들이 사명감과 소명 의식으로 끊임없이 노력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한편 가톨릭출판사는 같은 날 서울 명동 1898 지하 광장에서 ‘가톨릭출판사 1898+ 매장 축복식’을 거행했다. 축복식은 구요비 주교 주례로 거행됐으며 가톨릭출판사 사장 김대영 신부를 비롯한 임직원 일부가 참석했다. 1898+ 매장은 앞으로 명동대성당, 서울대교구, 그리고 한국 천주교회를 상징하는 도서와 성물을 선보이며 신앙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 ‘찾아가는 연극’으로 본당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

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 요셉, 이하 서가연)가 본당 공동체에 직접 방문해 전문 연극을 선보이는 ‘찾아가는 공연’을 펼치고 있다. 서가연은 12월 4일엔 서울대교구 우이성당에서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연극화한 <사랑이 있는 곳에 신이 있다>를 공연했다. 연극은 주인공 마르틴이 자신에게 닥친 여러 비극으로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던 상황에 성경을 읽고 하느님과 만남을 경험해 사랑과 희망을 찾아 다시 나아간다는 이야기다. 서가연을 초청한 우이본당 주임 박준호(바오로) 신부는 “본당 꾸리아 연차 총 친목회같은 신자들을 위한 친목 모임을 연말에 추진하는데, 어르신들이 모이기가 갈수록 힘들어져 고민이 많았다”면서 “지역에 평소 연극을 접하기 힘든 어르신들도 꽤 있어 수준 있는 연극을 다 함께 즐기고 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주일학교 학생들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신자들이 이날 연극을 관람했다. 연극이 시작되자 배우들의 열연에 신자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연극에 다 함께 배우들의 율동을 따라 하기도 했다. 중간중간 박장대소하거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연극을 본 김영화(리베르따) 씨는 “연기도 너무 잘하시고, 살아가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등장인물들 모습에 신앙인으로서 깊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서가연은 2022년 수원교구 분당구미동본당을 시작으로 극장에서나 볼 법한 전문 연극을 신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공연에 출연한 우기홍(미카엘) 배우는 “매년 큰 작품들로 극장에서 관객들을 초대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문화’로 교회 공동체를 회복시킬 순 없을까 고민하던 중 시작하게 됐다”며 “이번 연극 외에도 <강완숙 골룸바>, <재수탱이 시몬> 등의 작품들을 서가연 내 각 팀이 나누어 섭외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서가연은 12월 남은 기간 서울대교구 방학동성당과 공릉동성당에서 올해 마지막 ‘찾아가는 연극’ 일정을 마무리한다. 더불어 서가연은 2025년 본당 공동체에 선보일 만한 다양하고 새로운 연극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