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형의 클래식 순례] 도메니코 지폴리의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Beatus vir)

7월 31일은 예수회의 설립자인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56) 기념일입니다. 16세기 이후 가톨릭교회의 새로운 부흥을 이끈 예수회는 ‘모든 사물에서 주님을 발견한다’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고전 수사학의 원칙인 ‘가르침과 기쁨과 감동’(Docere, Delectare et Movere)을 주기 위해서 예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래서 예수회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극장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예수회는 선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냐시오 성인의 동료였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이 인도를 거쳐 일본까지 갔던 일은 유명하지요. 특히 예수회의 선교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가령 1986년에 만들어진 롤랑 조페(Roland Joffé) 감독의 영화 ‘미션’(The Mission)은 1750년대에 우루과이강 지역에서 있었던 실제 역사를 근거로 한 작품으로, 남아메리카의 정글에서 과라니족과 함께 살아가려는 예수회 사제들의 삶을 보여준 영화입니다. 영화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예수회는 17세기 초부터 이곳에 여러 개의 촌락을 설립했는데, 원주민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교육을 베풀었고 노예 상인들로부터 이들을 보호했습니다. 당시 기록을 보면 어딜 가든 한결같이 원주민들이 정말 음악을 사랑했으며, 곳곳에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17세기와 18세기 라틴 아메리카의 곳곳에서 장엄한 폴리포니 교회 음악이 울려 퍼졌고, 이들이 남긴 흔적과 유산은 오늘날에도 멕시코와 페루,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 여기저기에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종종 볼리비아나 파라과이에 있는 작은 성당에서 하프시코드나 류트 같은 바로크 시대의 악기를 볼 수 있습니다. 또 그곳 신자들은 수 세기 동안 전통을 지키며 현지의 삼나무나 마호가니로 바이올린을 만들고, 옛 악보를 계속 필사해 연주하며, 심지어 악보를 읽지 못하더라도 구전에 따라 옛 음악을 노래하고 연주합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여러 문서고와 성당에 옛 악보가 있음이 외부 세계에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는데, 그중에는 교회 음악은 물론, 오페라와 협주곡까지 있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살아있는 바로크 전통이라고 할 만합니다. 도메니코 지폴리(Domenico Zipoli, 1688~1726)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활동했던 대표적인 유럽 출신 음악가였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지폴리는 로마에 있는 제수성당(Chiesa del Ges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근무한 후 예수회에 가입했습니다. 1717년 라틴 아메리카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과라니족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활동하다 1726년에 코르도바(Córdoba)에서 서른여덟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소프라노와 합창을 위한 모테트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이’(Beatus vir) 같은 곡은 그가 라틴 아메리카로 건너와 쓴 작품으로, 오직 볼리비아에만 필사본이 보존되어 오늘날 다시 연주되고 있습니다. 글 _ 이준형 프란치스코(음악평론가)

「모든 것이 은총인 것을」…최윤환 몬시뇰 사제수품 60주년 기념 논총

전례 신학자로서 한국교회 전례학 분야에 탄탄한 초석을 놓은 한편 평생을 교육자이자 사제 양성자의 삶을 살아온 최윤환 몬시뇰(암브로시오·수원교구 성사전담사제)은 수원교구와 수원가톨릭대학교 역사에서 절대 빠트릴 수 없다. 사제 성소자 수가 급격히 늘던 ‘사제 성소 황금기’에 수원교구에 또 하나의 대신학교를 세울 때 故 김남수(안젤로) 주교와 함께 최 몬시뇰은 학교 설립의 결정과 진행, 개교에 이르기까지 큰 몫을 했다. 앞서 가톨릭대학교에서도 15년간 신학대학 교수와 학장직을 역임하고, 수원가톨릭대학교에 부임해서도 20년 동안 교육자이자 양성자의 삶을 살았다. ‘살아있는 신학교’로 표현되는 이유다. 사제 수품 60주년 기념 논총으로 준비된 책은 최 몬시뇰의 후학들과 후배 양성자들이 ‘최윤환 몬시뇰 사제 수품 60주년 기념 논총 준비 위원회(위원장 한민택 바오로 신부)’를 통해 펴낸 것이다. 제1부 ‘최윤환 몬시뇰의 삶과 신학’ 제2부 ‘최윤환 몬시뇰 저작 관련 연구’ 제3부 ‘자유 주제’ 등 3부에 걸쳐 13편의 논문이 실렸다. 제1부 중 황치헌 신부(요셉·수원가톨릭대 교수)가 쓴 「최윤환의 삶과 역사」 는 한국교회의 현대사고도 볼 수 있다. 최 몬시뇰의 유년 시절과 신학생 시절 및 생애를 통해 6·25 전쟁과 1·4후퇴 및 신학생들의 피난 생활 등 환경적 어려움 속에서 신앙을 지켜나간 교회 모습이 그려진다.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는 「최윤환 몬시뇰의 신학적 유산」 논문에서 “최 몬시뇰의 신학은 시대의 흐름, 교회 내 사목 현실 등 다양한 현실을 반영하고 교회와 신앙의 전통에서 물을 길어 시대의 물음과 도전에 답하고자 한 신학”이라며 “이를 통해 그리스도 신앙 진리, 전례와 성사가 거행하는 계시의 핵심인 파스카 사건이 한국교회, 한국인의 삶과 문화와 역사 안에 육화하는 데 봉사하는 사목-실천 신학”이라고 했다. 또 “몬시뇰의 신학에서 유산으로 계승해야 할 핵심은 식별 작업”이라고 정리한 한 신부는 “몬시뇰의 주요 관심사가 과거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시대 현실에 비추어 쇄신 및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었고 교회 내 사목적 문제만 아니라 종교와 신앙과 관련된 일반적 사회 문제까지도 염두에 두었던 면에서 지금도 현실성 있는 문제들이고 지속해야 할 연구 과제들”이라고 밝혔다.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축사를 통해 “많은 어려움과 힘든 시간 속에서도 오로지 사제 양성에 전력투구하시며 맡겨진 직무를 책임 있게 완수하신 최윤환 몬시뇰님의 삶에서 후배 사제들은 참 사제의 삶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2024-07-21

바느질 한 땀에 기도 한 올…역사 속 제의 전시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 관구(관구장 정경애 율리아나 수녀)는 역사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기획전 ‘그리스도를 입다’를 12월 31일까지 열고 있다. 서울 명동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그리스도를 입다’는 수도자들이 기도의 날실과 씨실을 엮어서 연약하지만 섬세한 바늘로 한올 한올 수 놓은 아름답고 품위 있는 제의와 주교 문장, 성합보(聖盒褓), 지금은 보기 힘든 형태의 실과 가위, 바느질 도구상자, 재봉틀 등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다. 기획전에 나온 1940년대 재봉틀은 한눈에 골동품처럼 보이지만 수녀회는 지금도 같은 재봉틀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기획전에 선보인 전시물들은 제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관람객들은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제의를 보면서 사제 복장이라는 의미를 넘어 가톨릭교회 문화와 예술의 진수도 엿볼 수 있다. 한국교회 제의 제작의 역사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현재는 제의를 만드는 다른 수녀회가 몇 군데 있지만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유일하다시피 제의를 제작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에서 만들어진 제의에는 신앙과 전례적 의미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 수공예품의 섬세함과 독특한 빛깔이 녹아 들어 있다. 이번 기획전에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전시물 중 하나는 전 서울대교구장 고(故) 노기남(바오로) 대주교의 문장이다. 보통 사진으로 보던 노 대주교 문장은 평면적으로 느껴지지만 실로 수놓은 실물을 보면 강렬한 색깔의 대비와 고저의 세밀한 굴곡이 뚜렷하게 전해진다. 사람 손으로 바느질을 해서 만들 수 있는 예술 작품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그리스도를 입다’ 기획전 전시물들을 바라보며 수도자들의 겸손한 기도, 한결같은 신심과 더불어 수고로운 노동과 긴 시간을 참고 견딘 인내의 가치도 발견할 수 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교회 안에 모범으로 빚어 온 정신과 문화라고 볼 수 있다. 기획전에서는 1888년 7월 22일 새벽 5시, 제물포항을 통해 흰 코르넷을 쓴 네 명의 첫 선교 수녀들이 아직 순교의 피가 마르지 않은 조선 땅에 첫발을 내디딘 후 7월의 찌는 듯한 날씨에 가마를 타고 서울까지 40리 길을 갔던 역사도 볼 수 있다. 또한 한국교회에 처음 소개돼 성가 반주에 쓰였던 고풍스런 풍금은 한국교회 문화발달사의 한 단면을 간직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은 오전 10시~오후 4시30분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과 성삼일, 주님 부활 대축일, 주님 성탄 대축일, 국경일에는 휴관한다. 단체관람을 원할 경우 전화(02-3706-3255)로 예약이 필요하다.

2024-07-21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 초대전 ‘빛이 있으라’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김인중 신부(베드로·도미니코 수도회)가 7월 30일까지 서울 신원동 ‘아트 스페이스 엑스’ 전관에서 초대전 ‘빛이 있으라’를 열고 있다. 미술계에서는 사제로, 교회에서는 화가로 부각되는 김인중 신부는 2020년 3월 화업(畫業) 60주년을 회고하며 ‘빛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전시를 연 데 이어 역시 빛에서 의미를 찾는 전시 ‘빛이 있으라’를 마련했다. ‘빛의 화가’로 불리는 김 신부의 작품 세계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김 신부는 캔버스를 가득 채우지 않고 여백을 크게 둠으로써 여백이 마치 하얀 빛을 표현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 준다. 정해진 제목을 붙이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들은 또한 맑은 수채화 같으면서도 동양의 수묵화가 접목된 듯한 특이한 화풍을 보여주고 있다. ‘빛이 있으라’ 전시에서도 김 신부가 평생 쌓아 온 그만의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다. 김 신부는 60년 넘게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사제라는 신분을 잊지 않고 상업성과는 일관되게 거리를 두고 있다. 평소 “성직의 길과 화가의 길을 동시에 걷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한 번도 사제의 삶과 예술가의 삶을 분리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곤 했다. 아울러 “기도하지 않는 삶은 색깔이 없는 그림과 같고, 그림은 그리는 일은 하느님이 주신 은총을 되돌려 드리는 길과 같다”며 작품활동을 기도와 사제 생활의 연장으로 여겨 왔다. ‘빛이 있으라’에 출품된 작품들에도 직접적이지는 않더라도 기도와 신앙이 밑바탕에 흐르고 있다. 한편, 김인중 신부는 충남 청양군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던 ‘빛섬아트갤러리’를 지난 7월 6일 공주시 반포면으로 옮겨 ‘빛섬갤러리 트윈’이라는 이름으로 확장 개관했다. 빛섬갤러리 트윈은 김 신부의 작품과 김 신부의 동생 김억중(토마스) 건축가의 작품들을 함께 전시한다.

2024-07-21

「마리아 막달레나」…죄인에서 구원 선포자로 거듭난 ‘신비’ 밝힌다

2016년 6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령 「사도들의 사도(Apostle of the Apostles)」를 통해 성녀를 열두 사도와 같은 반열에 올리는 한편 ‘사도들을 위한 사도’로 위치를 격상시켰다. 이때 교황은 “성녀는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에게 주님의 부활 소식을 알림으로써 그들이 용기를 내어 세상에 나가 복음을 전하도록 했다”고 선포했다. 이 교령은 성모 마리아와 대비해서 마리아 막달레나를 ‘죽음의 장소인 묘지에서 생명을 선포했다’고 밝힌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신약성경에 열두 번 등장하는데, 일생은 베일에 싸여 있고 평판이 좋지 않은 여성으로 알려지는 등 많은 억측과 추측이 난무한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인간 내면에서 작동하는 구원의 드라마를 보여준다. 죄인에서 구도자로, 호기심 많은 추종자에서 투신하는 제자로 변모하는 등 그리스도인 삶의 역동성을 온전히 구현한다. 2014년부터 최근 발굴된 이스라엘 막달라 현장에서 일하는 저자는 고대 유다인의 도시 막달라와 1세기 유다인 여인 마리아 막달레나를 둘러싼 풍부한 전승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 성경에 드러나 성녀의 자취를 살핀다. 책은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와 관련해 제기된 모든 측면과 이론을 망라한다. 여기에는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성녀가 살았던 시대의 생활상에서부터 그녀의 삶과 활동에 관해 전통적으로 전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가설을 포함한다. 예술 작품에 나타난 강력하고 신비로운 묘사에 대한 사연도 더해진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는 어떤 무슨 상관이 있는지 시사점을 던진다. 고고학 발굴 현장을 담은 풍부한 사진들과 이를 토대로 그린 고대 막달라의 그림들이 흥미를 더한다. 1부는 기원전 3세기부터 현재까지 막달라의 변천된 모습을 보여주며, 역사적이고 지리학적인 관점에서 마리아 막달라와 관련된 사연을 들려준다. 2부는 성경 안에서 드러나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인생을 밝힌다. 예수님이 일곱 마귀를 쫓아내 주었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과 함께하며 시중을 들고, 십자가 아래에 있었으며 예수님 장례 및 빈 무덤의 증인이 된다. 그리고 예수님이 살아계시다고 알렸다. 3부는 외경복음서(영지주의자들의 문헌)나 교부들 등 역사 전승에 드러난 성녀의 면모를 드러내고, 4부에서는 21세기에 고대 막달라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알아본다. 사실과 이론을 넘어 마리아 막달레나의 삶의 경험과 그녀가 갈고 선포한 구원 메시지를 조화롭게 연결한 것이 책의 특징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 신앙인의 삶 속에서도 유효한 희망을 제시한다. 2006년 7월 23일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삼종 기도 훈화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인간의 나약함을 체험하면서 겸손하게 주님께 도움을 청하고, 치유를 받고, 주님을 가까이 따르며 죄와 죽음보다 더 강한 주님의 자비로운 사랑의 힘을 증거한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진실을 일깨운다”고 한 바 있다. 저자는 결론에서 “성녀의 인격과 삶의 특수성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신비인 동시에 그녀의 ‘신비’는 역사를 통한 다양한 해석과 성찰을 통해 밝혀진다”고 말하고 “마리아 막달레나는 참된 제자의 여정은 자유와 사랑의 여정이며, 그 여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증명한다”고 강조한다.

2024-07-21

주님께 받은 탈렌트…'여걸 강완숙' 연기로 선보인다

“강완숙(골룸바) 복자의 굳은 신앙과 강직한 인품을 저희 연기를 통해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관객들께서 강완숙 복자의 신앙을 배우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있습니다.” 오는 8월 15일과 16일 오후 8시 대전교구 합덕성당에서 올해 첫 무대에 오르는 음악극 ‘여걸 강완숙 골룸바’의 강완숙(1761~1801) 역을 맡은 황려진(마리아·39·서울 행운동본당) 배우와 노수산나(수산나·38·서울 성북동본당) 배우는 신앙심 없이는 ‘여걸 강완숙 골룸바’ 무대에 오를 결심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구동성으로 “강완숙 복자의 뜨거운 삶과 신앙을 재현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회장 최주봉 요셉, 지도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가 주최해 ‘찾아가는 연극 공연’으로 지난해 6월 8일 대전교구 공세리성지에서 초연된 ‘여걸 강완숙 골룸바’는 정해진 공연장으로 관객이 찾아오는 형식이 아니라 전국 본당이나 수도회, 성지, 기관단체 등이 초청하면 연출진과 배우들이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관객 친화적 음악극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출을 맡고 있는 방은미(요한 보스코) 감독과 출연진 모두는 섬 공소에서 초청하더라도 마다 않고 찾아가 연기 열정과 예술혼을 불태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강완숙 역에 새로 캐스팅된 두 배우 역시 연기력을 이미 검증받았을 뿐 아니라 강완숙 복자가 순교할 때 나이와 거의 같은 연령대여서 더욱 완성도 높은 내면 연기를 펼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황려진씨는 “강완숙 복자는 사람답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깊은 의문을 갖고 있을 때 하느님을 만났고, 천주교 신앙을 모든 이들에게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박해시기를 살다 순교한 인물”이라며 “‘여걸 강완숙 골룸바’ 출연을 결정하고 난 뒤 내가 만나고자 했던 하느님 나라는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가면서 그저 무던하던 제 신앙에 스스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느님께서 저에게 ‘네 탈렌트를 어떻게 쓸지 고민해 보라’며 맡기신 작품으로 여겨졌고, ‘제가 주님의 딸로서 여기까지 왔어요. 주님, 저 좀 보세요’라고 답할 수 있는 작품이 ‘여걸 강완숙 골룸바’였다”고 덧붙였다. 노수산나씨 또한 “이 작품의 21쪽 분량 대본 전체가 기승전결 역동성 넘치는 기도문 같아서 다른 작품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면서 “이번 음악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순교자들의 역사가 피부에 와 닿았고, 70분 공연시간이 배우와 관객 모두 성령으로 불타오르는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여걸 강완숙 골룸바’는 8월 15~16일 합덕성당을 시작으로 9월 순교자 성월, 10월 묵주기도 성월, 11월 위령 성월까지 계속해서 관객들을 찾아간다. 복자 주문모(야고보) 신부를 도와 한국교회 첫 여성 지도자로 활약한 강완숙 복자의 불타는 신심과 선구자다운 면모를 조명하는 ‘여걸 강완숙 골룸바’는 한국교회 신자들의 관심이 모아질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만큼 많은 본당과 기관단체들의 초청을 기다리고 있다. ※ 공연 초청 문의 010-3373-1654 방은미(요한 보스코) 감독

2024-07-14

한국 남자 가르멜 수도회 한국 진출 50주년 특별전

한국 남자 가르멜 수도회(관구장 이용석 야고보 신부) 한국 진출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신비의 여정: 축복의 50년 그리고 다시 새롭게’가 7월 17~26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2·3전시실에서 열린다. 한국 남자 가르멜 수도회는 가르멜 영성을 갈망하며 수도회를 창립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 몇 명의 젊은이들의 열정에서 비롯돼 1974년 9월 8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 임시수도원 건물에서 창립미사를 봉헌함으로써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 ‘신비의 여정: 축복의 50년 그리고 다시 새롭게’ 특별전은 창립 이후 50년 역사를 이어오기까지 현재를 살고 있는 수도자들과 재속회원들의 삶에 녹아 있는 가르멜 영성을 작품으로 형상화하기 위한 전시다. 이번 특별전에 작품을 출품하는 남자 가르멜 수도회 5명, 가르멜 여자 수도회 3명 그리고 재속회원 21명은 남자 가르멜 수도회 한국 진출 50주년을 더욱 기쁘게 맞이하고자 지난해부터 준비에 들어가 이번 특별전에서 그 결실을 선보이게 됐다. 전시회에 나오는 작품들은 제대초, 초공예, 이콘, 한국화, 사진, 연필화, 유화, 퀼트, 닥종이, 먹으로 쓴 신앙고백 등 다채롭다. 이뿐 아니라 제의와 전통매듭으로 만든 묵주, 서예, 브론즈 조각, 캘리그래피, 도자기까지 만나 볼 수 있다. 작품의 종류와 소재는 다르지만 모든 작품들이 표현하는 것은 가르멜 수도 가족들의 작은 움직임이 주님을 찬미하는 아름다운 노래가 되기를 바라는 진솔한 마음이다. 작품 속에서 가르멜 수도 가족들이 50년 동안 지켜온 깊은 신앙과 가르멜 영성을 발견할 수 있다. 수도 가족 전시회라고도 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50년 수도회 역사를 돌아보고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주님의 나라를 희망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회화 작품 ‘아가’를 출품한 박보규(가브리엘) 수사는 “앞으로 주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삶을 살겠다는 바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며 “가르멜 수도회 가족 전체가 한마음으로 참여한 이번 특별전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이 되기를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2024-07-14

「사랑은 늘 미안하다」…말씀 실천은 한 걸음 용기와 정성으로 충분

대전교구 사회복음화국 국장 김용태(마태오) 신부가 월간 ‘생활성서’에 여섯 해 동안 연재한 ‘지금 여기, 복음의 온도’ 칼럼 중, 우리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이들 이야기를 추려내 실은 책이다. 여기에는 저자가 다양한 사목 현장에서 느꼈던 심정이 드러난다. 본당 사목을 하며 경험했던 이야기, 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사회에 던질 때 경험했던 이야기에 더해 지금 이 자리에서 실제 벌어진 사건과 사고 상황에 예수님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행동하셨을지를 복음 말씀으로 해석했다. 성경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는 것을 알지만, 누군가는 돈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고, 그럴만한 힘이 없다는 말로 외면하곤 한다. 저자는 “하지만 적어도 천주교 신자라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잘못된 정책을 펴는 정부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관습을 없애려 노력하는 등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나 하나 열심히 한다고 세상이 바뀌겠어?’, ‘그런다고 별 수 있겠어?’, ‘겨우 이걸로 뭘 할 수 있겠어?’, ‘어느 세월에?’, ‘그러다 말걸?’ 그런 말 앞에서 기죽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자. 주님께서는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의 용기와 우리가 봉헌하는 한 줌의 정성으로 당신의 뜻을 이루시리라!”(201~202쪽) 예수님 말씀을 따르고, 복음의 가치를 지키고, 주변 어려운 이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말은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지키기는 어렵기에 자칫 무겁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부드러운 어조와 다정다감한 설명으로 하느님 사랑을 알기 쉽게 전달해 준다. 때로는 동네 형처럼, 때로는 엄격한 아버지처럼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자상하면서도 단호하게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토닥인다. 무엇보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함께했던 예수님처럼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자고 독려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어느 순간 가난한 공장 노동자, 사회 편견에 지친 사람, 몸이 좋지 않은 사람,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사람 모습의 예수님을 보게 된다. 그리고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책은 예수님의 사랑 앞에서 늘 죄송하고 가난한 이웃 앞에서 늘 미안하지만, 그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에서 비롯한 겨자씨 한 알만 한 다짐과 실천이 세상을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의 글이다.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방계 4대손인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신앙의 맛’도 음미해 볼 수 있다.

202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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