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신앙 서적 선물 어때요?

올해 5월 5일은 부활 제6주일이면서 국가가 기념하는 어린이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5월 25~26일을 제1차 세계 어린이의 날로 정하고 로마에서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부모와 어른들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물은 ‘신앙’일 것이다. 성경에서도 “지혜의 시작은 주님을 경외함이며 거룩하신 분을 아는 것이 곧 예지다”(잠언 9,10)라는 말씀처럼, 우리 인생의 가장 중요한 교육이 주님을 경외할 줄 아는 것이라 밝힌다.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말씀과 교리를 익힐 수 있는 책들을 꼽아본다. 「가톨릭 어린이 추천 도서 시리즈」(전 13권/생활성서사)와 「야호! 만화 교리」(바오로딸)는 교리 전례 등 다양한 주제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교리책이라고 할 수 있다. 「가톨릭 어린이 추천 도서 시리즈」는 친절한 설명과 아기자기한 그림, 또 직접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 거리를 제공한다. 시리즈 중 「마더 데레사를 만나요!」와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만나요!」 등은 우리 시대 신앙의 모범이 되신 분들의 삶과 신앙을 통해 삶의 자세를 형성시켜 주고, 「십계명을 배워요!」와 「칠성사」 등은 핵심 교리들을 성경과 삶으로 연결해 풀이해 준다. 「대림 시기」와 「미사를 드려요!」 등은 전례를 통해 신앙을 실천하도록 이끈다. 사목자가 직접 쓰고 만화로 그린 교리 책 「야호! 만화 교리」도 어린이들의 눈길을 끌만 하다. 광주대교구 양완 신부(토마스·목포 신의본당 주임)가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39가지 주제를 뽑아 4쪽 만화에 담은 책이다. ‘제대 앞에서 왜 인사해요?’ 등 한 장면 한 장면 구체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첫영성체를 앞둔 어린이들에게 특히 도움 될 만하다. 게임과 숨은 그림으로 만나는 성경은 어떨까. 「다함께 성경 게임」(성바오로)은 즐거운 게임을 통해 구약과 신약의 중요 인물들과 사건을 접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컬러 북으로 디자인된 책은 성경 속에서 글로 만났던 신앙 선조와 예언자들이 그림으로 살아나고 게임 속에서 지혜를 알려주는 느낌이다. 가정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주일학교에서는 교리교사와 학생들이 재미있게 성경의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찾아라! 성경 속 숨은 그림」(가톨릭출판사)은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통해 성경을 익히게 한다. 숨은 그림을 찾으며 신·구약 성경 전체의 주요한 사건과 등장인물을 살펴보는 장점이 돋보인다. 각 장에 핵심적인 성경 내용과 그림에 해당하는 성경 구절이 들어있어, 부모가 구절을 찾아 읽어주며 그림과 함께 해당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천지 창조, 노아의 방주, 최후의 만찬 등 성경 내용을 생동감 있고 다채롭게 표현하고 있는데, 찾아야 할 그림과 그림 개수를 힌트로 넣어 어린이들에게 찾는 재미를 더한다. 「우리 동네 하느님」(분도출판사)는 ‘이야기’로 구약과 신약 성경을 맛보게 하는 책이다. 성경 전체에서 10가지 이야기를 가려 뽑아 아이들에게 맞게 들려주고, 아울러 ‘환대하기’와 ‘기쁘게 살기’ 등 우리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10가지 이야기 등을 들려준다. 성경을 통해 ‘약속을 지키는 하느님’, ‘자유를 사랑하는 하느님’, ‘죽음보다 강한 하느님’ 등 하느님의 10가지 모습을 마주한 어린이들은 더 나아가 일상의 크고 작은 문제 속에서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답을 얻는 힘을 얻을 수 있다. 각각 이야기 끝에 엄마 아빠를 위한 구체적 교육 지침이 덧붙여져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기에 좋다.

2024-05-05

[이달의 잡지] 2024년 5월

■ 경향잡지 ‘경향 돋보기’는 ‘누가 나의 가족입니까’를 주제로 가족의 모습이 급변하는 오늘날, 교회는 어떤 가족의 모습과 가치관을 미래 세대에 물려줄 수 있을지 알아본다. 또 ‘2025년 희년·희망·순례’에서는 2025년 희년 주제 ‘희망’에 대해 다루며 ‘희망은 혼자만이 아닌 교회 공동체의 보편적 소명이고 오직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임을 되새긴다. ‘수도자로 살아가며’는 ‘인도 출신 쌍둥이’ 아룰 세비에르 신부가 프란치스코 전교 봉사 수도회 성소 담당자와 해미국제성지 보좌로 살며 체험한 젊은이 성소 이야기를 들려준다.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 3900원 > ■ 빛 성모 성월을 맞아 ‘여는 글’에서 편집주간 겸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장 박병규(요한 보스코) 신부는 성모님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안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를 통해서는 저출산 시대에 육 남매를 키우고 있는 박성백(모세)·김지현(요비타)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3월 14~15일 거행된 고(故) 이문희(바울로) 대주교 3주기 추모행사 내용도 되돌아본다. < 대구대교구 / 1800원 > ■ 생활성서 이번 호 ‘스페셜 테마’는 ‘고마운 선생님께'를 주제로 사랑으로 선한 마음 밭을 이뤄 주신 그리운 선생님들을 떠올려 보는 자리다. 초등부 주일학교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주일학교 교리교사의 이야기에서부터 신앙의 뿌리를 단단히 심어주고 선한 영향을 주었던 선생님, 고3 담임 선생님과의 추억 등 따듯한 이야기들이 지면을 채운다. ‘순례스케치’에서는 마재성지를 방문했고, ‘윤세영 감독의 작은 영화관’에서는 강상우 감독 다큐멘터리 ‘김군’을 다뤘다. < 생활성서사 / 4800원 > ■ 월간 꿈CUM ‘테마로 읽는 성경’은 ‘하느님의 온유한 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구약_요나가 내게 말을 건네다’에서는 ‘거룩한 분노’를 주제로 한 글이 실렸고, ‘신약_신약이 내게 말을 건네다’에서는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을 소개했다. 수원교구 이중교(야고보) 신부의 ‘중독과의 만남’ 시리즈 첫 회가 실려 중독 문제를 환기한다. ‘즐기는 꿈CUM_영화'는 ‘밥 말리:원 러브’에 대한 내용을 나눴다. < 월간 꿈CUM / 5000원 > ■ 참 소중한 당신 ‘사랑 옥수수, 행복 팝콘’ 주제를 특집으로 호스피스 병원에서 소임을 맡은 수도자 이야기, 심리상담센터 원장의 사연 등이 소개됐다. ‘인터뷰-깨소금 신앙’에는 인천교구 청년 풍물패 ‘아르케’가 초대됐고, ‘아웅다웅 사는 이야기’ 코너는 ‘보통날 특별한 순간’과 '별시장 마음가게'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 미래사목연구소 / 4000원 > ■ 사목정보 5·6월호 특집 주제는 ‘신앙의 목적과 방향성’이다. ‘특별 인터뷰’는 광주대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를 만나 신앙인이 추구해야 할 목적과 방향성, 광주대교구에서 진행하는 '하느님 백성의 대화'에 대해 들었다.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우리 공동체 코너’는 서울대교구 옥수동본당 부주임 김강룡(프란치스코) 신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인터뷰 계정 '성당사람들' 을 찾았다. <미래목연구소/1만 원>

2024-05-05

하느님의 부르심 ‘식별’ 돕는 안내서 「성소 식별」

그리스도인으로 부름받은 이라면 누구나 거룩한 삶을 추구한다. 그리고 영원한 삶을 향해가는 여정에서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고유한 소명을 찾아 자유롭게 응답을 드리도록 초대받았다. 어떤 특정 성소를 살겠다는 결심은 일생 그 방식으로 거룩한 생활을 살겠다는 결정이기 때문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다. 때문에 결정에 대한 책임감으로 부담을 느끼는 젊은이들에게는 앞서 그 길을 걸은 사람들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 저자는 지금까지 젊은이들을 동반하면서 겪은 체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성소를 식별할 것인지 알려준다. 이 책은 결혼성소뿐 아니라 독신성소까지 모든 성소 식별에 필요한 실질적인 안내서다. 총 7개 장에 걸쳐 자기 자신에게 더 알맞은 성소를 찾아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1장에서는 성소를 식별할 때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초대하고, 2~3장에서는 하느님의 성성을 향한 부르심에 응답해야 하고, 또 하느님과 진실한 관계를 맺기 위해 기도 생활에 집중해야 한다고 격려한다. 4~5장에서는 주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과 영적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해 다룬다. 특별히 6장은 수도성소, 독신성소, 결혼성소의 삶이 어떤지 알기 위해 각각의 성소를 알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마지막 7장은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식별하도록 제시한다. 각 장을 시작하며 나누는 체험이나 에피소드에는 저자가 사목 현장에서 겪은 내용들이 녹아 있는데, 자칫 심각하게 흐를 수 있는 성소 이야기를 편안하게 이끌어 준다. 식별하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로 내용을 요약한 것이 눈에 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성소를 선택하지 마십시오. 그 성소를 살게 될 사람은 다른 누구가 아니라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생각에 중요하고, 선하고,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성소를 선택하지 마십시오. 각 성소에 대해 배우다 보면 모든 성소가 중요하고, 선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모든 성소를 잘 살아가는 좋은 사람들이 필요합니다.”(197~200쪽) 어떤 한 부분에 치우친 선택이 아닌 올바른 식별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4-04-28

「의사 선우경식」, 자신을 녹여 잊힌 이들 치유했던 거룩한 삶의 기록

서울 영등포구 경인로100길, 영등포의 화려한 쇼핑몰 거리 옆 쪽방촌 입구에 자리한 ‘요셉의원’의 사명은 ‘가난한 환자들에게 최선의 무료 진료’다. 올해로 개원 37주년을 맞는 이 특별한 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현재까지 정부 기관이나 지자체 지원 없이 순수 민간 후원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2월 말 현재, 의사 120명을 포함한 연인원 6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후원자 약 6700명의 도움으로 하루 평균 100여 명이 진료받는다. 이곳의 겨자씨 역할을 한 고(故) 선우경식 원장(요셉, 1945~2008)은 가난한 환자들을 ‘의사에게 더할 수 없이 소중하고 고귀한 꽃봉오리’로 여기며 평생을 가난한 환자의 무료 진료에 헌신했다. 「의사 선우경식」은 요셉의원의 선우경식 원장에 대한 공식 전기이자 유일한 전기다. 그동안 방송사 다큐멘터리나 기사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만 전해졌던 선우 원장의 삶과 진면목을 잘 들여다볼 수 있다. 이충렬(실베스테르) 작가는 수천 페이지에 이르는 각종 자료를 검토하고, 많은 사람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며 이 책을 썼다.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후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접하는 이야기에서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전문의로 일하다가 부유한 미국 의사의 삶을 거부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의료 봉사의 길을 찾은 모습, 요셉의원을 설립하고 운영해 가는 과정이 충실히 복원돼 있다. 암 투병 중에도, 생의 마지막까지 환자 진료를 놓지 않았던 장면은 자신을 태우고 녹여 빛을 내는 촛불을 떠올리게 한다. 1987년 신림동 사거리에 설립된 요셉의원에서 10년, 영등포역 옆의 현재 위치로 병원을 이전한 1997년부터 선종한 2008년까지 11년 등 21년을 요셉의원 원장으로 근무한 고인은 숱한 우여곡절 속에서도 꿋꿋이 병원을 지키고 가난한 환자들을 돌봤다. 환자들은 몰려드는데 적자는 누적되고 외상으로 달아둔 약값을 몇 달 동안 갚지 못하자 ‘도대체 김수환이 누군데 돈을 안 갚느냐’는 제약회사 전화를 받기도 했다. 당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병원이라 대표가 김수환 추기경 명의로 돼 있던 탓이다. 생전에 선우 원장은 이 일을 두고 “내가 여기서 도망가면 누가 하겠나 싶어 계속했다”고 회고했다. 예수의 작은 형제회 재속 회원이었던 선우 원장은 요셉의원의 의미를 후원자, 봉사자, 직원들에게 돌리면서 자신을 낮췄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늘 자신을 돌아보았다. 책에는 선우 원장이 자필로 쓴 성찰의 글이 일부 소개돼 있다. “나는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한테는 하기 힘들거나 할 수 없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나는 받을 줄은 알지만 줄 줄은 모른다.”(285쪽)

202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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