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잡지] 2024년 12월

■ 경향잡지 ‘경향 돋보기’ 는 ‘베들레헴의 아기들’ 주제로 성탄 팔일 축제 중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을 지내는 뜻을 되새기며, 이 시대의 아기 순교자들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을 살펴본다. ‘이달에 만난 사람’ 에서는 1950년 12월 25일 흥남 철수 피난민들을 실은 메러디스 빅토리호에서 태어난 손양영(에릭) 이북5도위원회 함경남도지사의 삶과 신앙을 들어본다. ‘함께하는 교회’는 세계청년대회 준비 3년 여정을 시작하는 춘천교구 청년 찬양 성시간 PEACE 현장을 찾았다.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3900원> ■ 빛 이번 호는 통권 500호 기념으로 꾸며졌다. 편집주간 겸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장 박병규(요한 보스코) 신부는 ‘여는 글’에서 1983년 5월 창간한 월간 「빛」의 지난 41년 이야기를 들려준다. 대구대교구장조환길(타대오) 대주교와 제1대 편집주간 최홍길(레오) 신부 등의 축하 메시지가 실렸다.특별 기고로중국 상하이 김형수(로마노) 신부와 감삼본당신혜정(아녜스) 씨의 글도 게재됐다. <대구대교구/1800원> ■ 생활성서 ‘Special Theme’에서는 ‘마라나타’를 특집으로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에 대한 단상들을 나눴다. 아보리스트이자 정원가인 김정두씨가 구상나무와 크리스마스트리에 대해서 들려주고, 송봉모 신부는 2025년 희년에 관해 이야기한다. 정구평 신부는 넷째왕의 전설을 통해 성탄의 참 의미를 되새겨본다. ‘윤세영 감독의 작은 영화관’에서는 프랑스 카르투시오 수도원을 담은 영화 ‘위대한 침묵’이 소개된다. <생활성서사/4800원> ■ 꿈CUM ‘위로’를 주제로 한 ‘테마로 읽는 성경’에서는 함원식 신부가 계약의 하느님에 대해 밝히며 ‘하느님의 위로는 공허한 말이 아니다’라는 이사야의 논리를 설명해 준다. ‘꿈CUM 가정'은 ‘외모에 목숨을 거는 아이와 속 타는 부모’ 제목으로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고 외모에만 신경 쓰는 청소년들에 대한 부모 세대의 심정을 그렸다. ‘편안한 꿈CUM’은 ‘땡큐! 베토벤’ 이름으로 베토벤 교향곡 9번에 대해 풀이한다. <월간 꿈CUM/5000원> ■ 참 소중한 당신 ‘선한 불쏘시개’를 특집 주제로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이무성 씨, 바보의 나눔 모금 홍보팀 이영화 씨 등 자선 사업에 연관된 이들의 다양한 사연을 담았다. ‘인터뷰-깨소금 신앙’은 빵을 만들어 홀몸 노인과 취약계층 가정에 빵을 기부하는 까사 드 선주 대표 신선주씨를 만났다. ‘지금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에서는 영광 한빛 1·2호기 수명 연장 문제를 다룬다. <미래사목연구소/4000원>

2024-12-01

전쟁과 평화에 대한 시대를 초월한 깊은 성찰

가톨릭 신앙 안에서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구도(求道)적 시각으로 문학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한 구상 시인(요한 세례자·1919~2004). 그의 20주기를 맞아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회장 이상국)가 20주기 추모 시선집 「적군묘지 앞에서」(구상 지음 / 136쪽 / 1만3000원 / 나무와숲)를 펴냈다. 구상 시인이 남긴 작품들 가운데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쓴 시 43편을 담았다. 대립의 암울함이 뒤덮은 오늘날 한반도에 시인의 작품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전쟁과 평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전한다. 구상 시인은 1919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2000년대 문화 융성기를 살다 떠났다. 그의 형 구대준 신부(가브리엘·1912~1949?)가 성 베네딕도회 덕원수도원 소속 사제였고, 그 역시 한때 사제를 꿈꿨던 신학생이었을 만큼, 가톨릭 신앙은 그의 삶에 문화적으로 또 영성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구상 시인도 동족상잔의 디아스포라(διασπορά·박해를 피해 민족이 흩어짐) 피해자였다. 1946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합동 시집 「응향」(凝香)이 북한정권으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이에 연루된 구상 시인은 황급히 월남했다. 시인은 그때 생이별한 어머니와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 구대준 신부도 1949년 공산정권에 잡혀가 결국 순교했다. 구상 시인의 작품에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은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초토의 시> 연작, <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 연작, <그리스도 폴의 강> 연작 등 이번 책에 실린 그의 시작들에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가 곳곳에 드러난다.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랑보다도/ 더욱 신비스러운 것이로다.” -<초토의 시·8 – 적군묘지 앞에서> 제2연 민족 수난으로 겪은 고통스러운 개인사 속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작품 안에 반전과 평화 사상을 녹여냈다. 그러나 체제 옹호나 비판 같은 대립적 자세는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전쟁의 고통을 초월해 구원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그의 영성적 씨앗이라고 할 수 있는 베네딕토 성인의 중용(中庸) 정신이 일관된 시인의 자세이자 가치관이었다. 그의 시작들은 이념을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깊은 연민과 사랑을 바탕으로 평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김재홍(요한 사도) 시인은 시집 속 작품해설에서 “모든 것을 상실한 절망의 시대로부터 모든 것이 가능한 희망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구상 시인은 일관된 생성과 긍정의 시적 사유를 통해 비대립적 시 세계를 물려주었다”며 “(이번 시선집으로) 독자들은 한 세대 가운데에서 구상이 차지하는 문학사적 성취가 자기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11-24

예수님 시대 유다인, 성경 어떻게 이해했나

한님성서연구소(소장 정태현 갈리스도 신부)가 최근 「아람어 성경 타르굼 창세기」과 「랍비들의 성경 주해 창세기 미드라시」 등 두 권의 신간 도서를 펴냈다. 책들은 예수님 시대에 유다인들이 어떻게 구약성경을 이해했는지, 또 유다교의 성경 해석 전통 등을 알 수 있게 한다. 예수님 시대의 일상어는 아람어였다. 그때 유다인들은 회당 전례에서 히브리어 성경을 ‘아람어’로 통역해서 듣고 이해했다. 학교에서는 성경 입문 과정으로 아람어 성경인 ‘타르굼’을 가르쳤다. 히브리어 본문을 문자 그대로 번역한 본문도 있고, 의역과 이야기를 덧붙인 긴 타르굼도 있다. 문화나 종교에서 아람인들이 고대 근동의 다른 민족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아람어’와 문자는 배우기 쉽고 사용하기 쉬운 이점으로 널리 확산했다. 유다인들 언어가 히브리어에서 아람어로 완전히 전환된 시점은 알 수 없으나 바빌론으로 유배를 간 유다인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아람어에 적응해야 했고, 페르시아 시대가 끝나기 전에는 유다인 대다수가 아람어를 사용할 줄 알았을 법하다. 다니엘서 절반이 아람어로 쓰인 것은 기원전 2세기 중반 아람어가 문어로 사용됐음을 알게 한다. 신약성경 시대에 팔레스티나 사람들이 사용한 언어는 주로 아람어였다. 이런 배경에서 「아람어 성경 타르굼 창세기」는 창세기 문맥 뒤에 숨겨진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게 한다. 이를 통해 예수님이 생활한 당시와 그 이후의 유다인들이 구약성경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 배울 수 있다. 「랍비들의 성경 주해 창세기 미드라시」를 통해서는 유다인과 그리스도인 모두를 성장시킨 예수님 시대의 유다교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기원은 유다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예수님은 유다 민족의 후손이고, 유다교적 환경에서 자라셨고 그 전통에 익숙했다. 예수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을 법하다. 제자들도 마찬가지로 유다 민족 전통에 따라 일상의 삶을 살았다. 때문에 예수님과 제자들의 가르침은 유다인의 시각과 이스라엘의 살아 있는 전통의 맥락을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렵다. 유다인과 그리스도인 모두를 성장시킨 예수님 시대 유다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랍비 문헌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그리스도교 ‘교부들의 성경 해석’과 유다교의 ‘랍비들의 성경 해석’(미드라시) 모두 하느님 뜻과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목적이다. 미드라시는 유다교의 성경 해석 전통과 탈무드 시대의 랍비들이 몰두하고 지켜온 하느님 말씀에 대한 열정과 말씀 공경, 또 다양한 해석 방법들을 접하게 한다.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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