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중 아기 울음소리가 성전 안에 퍼졌다. 제대 앞자리에 앉은 엄마는 아기띠로 아이를 안은 채 조심스레 달랬고, 아이가 성전 한쪽 통로를 자유롭게 오가자 아빠는 조용히 뒤따르며 아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제지하거나 눈치를 주는 이 하나 없이,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받아들였다. 성전 맨 앞에는 유모차를 세워둘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수원교구 제1대리구 원천동본당(주임 김창해 요한세례자 신부)은 6월 21일 두 번째 ‘어부바미사’를 봉헌했다. 어부바미사는 5월 처음 시작됐으며, 이후 매달 한 차례 토요일 청년미사를 이 미사로 대체해 봉헌하고 있다. 미사는 영유아를 둔 청장년 세대가 유아실이 아닌 성전 앞자리에서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마련된 시간이다. 청년회에서 활동하던 한 신자가 결혼과 육아로 인해 미사 참석이 어려워진 현실을 겪으면서 직접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실제로 본당의 30·40세대 청장년층은 청년회 활동에서는 물러났지만 아직 사목회나 본당 단체 참여에는 거리감을 느끼는 이른바 ‘낀세대’로, 결혼과 육아, 생계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신앙 활동이 단절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조규영(대건 안드레아·41) 청장년회장은 “30대부터 청년회에서 활동했지만, 40대가 되니 20대 청년들과는 자연스레 거리감이 생겼다”며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는 이들, 혹은 미혼인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청장년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 후 성당에 잘 나오지 못하거나 육아로 미사 참례가 어려운 청장년층이 마음 편히 올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이 특별한 미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어부바미사라는 이름조차 필요 없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부가 함께 미사에 참례한 하용현(가브리엘) 씨는 “청년회에서 활동하다 결혼하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성당에 나오기 어려웠고, 주로 유아실에서 조용히 미사를 드렸다”며 “이제는 성전 앞 가까이에서 아이와 함께 미사에 참례할 수 있어 좋고, 본당 공동체가 함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본당 보좌 김준교(스테파노) 신부는 “어부바미사에 대한 문의 전화가 많아지면서, 청장년층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이 미사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의 울음소리도 그들만의 찬미 방식이라 생각하며, 공동체가 함께 이해하고 품어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원천동본당 사례처럼, 영유아를 동반한 신자들이 성전 안에서 함께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배려하거나 낀세대 맞춤 사목을 시도하는 본당은 차츰 늘고 있다. 제1대리구 동탄송동본당은 2024년 12월부터 어부바미사를 매달 마련하고 있으며,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 ‘마루’와 서울대교구 묵동본당 ‘요셉회’ 등의 단체들은 청장년 사목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수원교구 원로사목자 후원회인 ‘성우회’(회장 이순자 막달레나)가 설립 40주년을 맞아 6월 19일 제1대리구 율전동성당에서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 미사에는 25명의 교구 성사 전담 사제와 회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우회는 매년 성사 전담 사제의 축일을 챙기고 설과 추석에 명절 선물을 보내는 등 끊임없는 사랑과 헌신의 정신을 보여줬을 뿐 아니라 병환 중에 있는 사제를 찾아가 말벗이 돼 주고 도움이 필요한 사제가 있으면 한걸음에 달려가 손발이 돼 주었다”며 “이러한 성우회의 그동안의 노고를 하느님께서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크신 은총으로 보답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신부님들을 위해 사랑과 희생을 실천하며 살아오신 성우회의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전했다. 미사 후 열린 기념식에서는 40년 동안 성우회를 이끌며 헌신한 이순자 회장에게 공로패가 수여됐다. 이 회장은 “성우회가 지난 40년 동안 이어온 모든 활동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희년 기도 중 ‘온 인류와 우주가 떨쳐 일어나도록 아버지의 은총으로 저희가 복음의 씨를 뿌리는 성실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라는 말씀에 대한 응답처럼 마음 깊이 다가온다”며, “비록 작은 봉사 단체이지만, 성우회가 지난 40년의 시간을 바탕으로 앞으로 교구 안에서 더욱 폭넓은 사명을 이어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성우회 초대 영성지도 정운택(안드레아) 신부는 기념식 축사에서 “40년 동안 일관된 활동을 했다는 것은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적인 노력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시간”이라며 “변하지 않는 사랑 그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회장님과 후원회원들의 성실한 뚝심에 두 손 모아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성우회는 1985년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을 위한 장학회로 출범했으며, 이후 교구에 장학회가 설립되자 활동 방향을 전환해 원로 사목자를 위한 봉사단체로 거듭났다. 성우회는 ▲공동 활동을 통해 회원 간 사랑과 우정을 나누며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원로 사목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연 1회 정기 모임에서 미사와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그분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것을 주요 활동 지침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성우회는 병환 중인 원로 사목자를 찾아 기도하고, 선종 사제를 위한 연도를 바치는 한편, 경로잔치와 야유회, 명절 방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로 사목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섬기며 정성을 다해 봉사하고 있다.
수원교구 제1대리구 정남본당(주임 송병선 요셉 신부)은 6월 22일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본당 설립 5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본당 역대 주임신부들과 원로사목자 최윤환(암브로시오) 몬시뇰, 교구 사무처장 윤재익(바르톨로메오) 신부 등 교구 사제단, 본당 신자들이 함께해 반세기 신앙 여정을 기념하고 기쁨을 나눴다. 특히 주례를 맡은 이용훈 주교는 본당 제5대 주임신부로 사목한 인연 덕분에, 공동체에는 더욱 각별하고 뜻깊은 순간으로 기억됐다. 정남본당은 1940년 정남면 신리에 설립된 신리공소를 시작으로 신앙공동체를 형성했다. 공소임에도 본당에 버금가는 활동을 펼쳐온 공동체는 1975년 본당으로 승격됐다. 본당은 관할지역이 대부분 농촌으로 신자들이 넓게 흩어져 거주하고 있고, 이농현상도 가속화돼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속적인 신자재교육과 신심단체 활성화로 어려움을 이겨내왔다. 본당 신자수는 1106명이다.
“초는 스스로를 희생해 세상에 밝은 빛을 선사합니다. 어둠 속에서도 밝게 빛나는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요.” 제2대리구 호계동본당(주임 이승준 아우구스티노 신부) 캔들 동호회 ‘빛그림’ 박충길(안드레아) 회장은 “어느 날 성모님께 초를 봉헌하며 묵상하던 중 이 사실이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와 캔들 동호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4년 7월 창립된 빛그림은 현재 9명의 회원이 한 달에 한 번 성당 지하 교실에 모여 본당에서 성모님께 봉헌하는 컵 초 100~200개를 제작한다. 컵 초를 회원들이 직접 만든다는 것 외에 특별한 점은 또 있다. 바로 본당 신자들이 쓰고 남은 폐 초를 재활용한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축복된 초를 그냥 버린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며 “주위에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본당 차원에서 폐 초를 수거해 컵 초 제작에 활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승준 신부의 대대적인 홍보가 큰 도움이 돼 올해 하반기에 쓸 재료는 이미 충분히 모았다. 폐 초를 재활용해 만든 컵 초는 그 원료의 색상에 따라 보라색, 분홍색 등이 은은하게 비치는 아름다운 빛깔을 뽐냈다. 회원들의 기도와 정성이 담긴 자원 순환 컵 초라는 것을 아는 본당 신자들의 반응도 좋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쪼개 만든 예쁜 컵 초와 그것을 성모님께 봉헌하는 신자들도 대면하니 이 모든 게 큰 성취감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성모님께 봉헌하는 초라는 것이 박 회장에게는 의미가 깊다. 현재 본당 총회장을 맡으며 잠시 쉬고 있지만, 레지오 마리애 활동도 15년 이상 해왔다. “친 어머니가 나를 보살펴 주시는 것처럼 나를 돌보시는 성모 어머니께 의탁하고 따르면서 모든 것에 앞서 항상 여쭤보고 전구를 청한다”며 “우리 초가 더욱 밝게 성모님 앞에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간단한 하나의 컵 초는 전교 활동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박 회장은 “냉담 교우들을 찾아갈 때 초를 하나씩 선물로 들고 가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연히 성당에 들렀다가 성모님께 봉헌된 컵 초와 회원 모집 포스터를 보고 동호회에 들어온 비신자 회원의 입교도 긍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박 회장은 적극적으로 권면하면서도 모든 것이 자연스레 이루어지길 바란다. “앞으로도 초를 닮아 주님의 빛과 같은 자녀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활동할 계획입니다.”
수원교구 평택본당(주임 김현중 요한 보스코 신부)은 하느님의 종 조제프 몰리마르 신부(Joseph Molimard, 牟 요셉, 1897~1950)에 의해 시작된 역사 연구와 보존, 몰리마르 신부의 유해 안치 등 성역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본당 공동체의 보금자리인 성당 또한 하느님이 사랑하신 아름다운 자연과 신자들의 기도를 돕는 성상 등이 자리한 ‘찾고 싶은’ 공간이다. 6·25 한국전쟁 때 순교한 몰리마르 신부가 사랑한 곳, 6월 끝자락에 더욱 의미가 깊은 평택성당을 찾았다. 땅에 모든 걱정 내려두고 한발한발 천국의 계단으로 유치원 건물을 지나 성당 안으로 들어오면 복잡한 바깥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나무와 꽃이 빽빽이 자리한 가운데, 성 김대건 안드레아 상, 루르드 성모와 성 베르나데트 조각상이 들어선 ‘하늘 섬’ 같은 이곳은 자연스레 신자들을 묵상의 길로 이끈다. 예수님 조각상이 맞이하는 한가운데 계단, 혹은 왼쪽의 십자가의 길이 놓인 둥근 오르막길에 의해 이곳 지상과 성당이 있는 천상이 분리된 듯하다. 땅에 모든 걱정을 내려두고 한발 한발 천국의 계단을 올라가 본다. 상부 공간의 성당 마당은 태초의 에덴동산이 생각날 만큼, 다른 곳에 비해 나무와 바위, 꽃이 울창하면서도 질서가 공존했다. 성당 건물 바로 앞에는 우람한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다. 몇 년 전 고사 위기를 겪기도 했던 나무의 나이는 200살. 100년 가까이 된 성당의 모든 역사를 나무는 성당 터 한가운데에서 지켜봤다. 느티나무뿐 아니라 봄에는 이름 모를 들꽃까지 가득 피어 성당에 고운 빛을 더한다. 마당에는 놓인 의자와 테이블이 잠시 숨 고르고 쉬라고 반갑게 맞이한다.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성 마리아’ 주보로 모셔…파티마·루르드 성모상도 순례자 맞이 본당은 1928년 설립됐으며 현 성당은 1971년 재건축한 것이다. 본당 주보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성 마리아’ 부조가 성당 종탑 외벽에 걸려 있다. 성모님을 주보로 모신 본당답게 곳곳에는 다양한 성모님이 모셔져 있다. 성당 문 왼쪽에는 돌아가신 예수님을 안고 있는 피에타상이, 성당 안에는 파티마 성모상이 신자들을 맞이한다. 루르드 성모님도 계단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성당의 창문은 형형색색 스테인드글라스 대신 한국의 전통 격자무늬 한지 문을 그대로 가져와 성당의 100년 역사를 드러냈다. 창 옆에는 나무에 파스텔톤 색상을 입힌 십자가의 길을 놓아 바위에 무채색으로 새겨져 있던 마당 십자가의 길과 대조를 이룬다. 성당을 가운데 두고 왼쪽으로 사무실과 교실 등이 있는 몰리마르 관이 있고 오른쪽은 대강당이다. 몰리마르 관 앞에는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가 여러 그루 있다. 몰리마르 신부 흉상과 어우러져 순교의 의미를 더한다. 본당 역사의 시작 하느님의 종 몰리마르 신부…현양과 성역화 노력 지속 몰리마르 신부는 프랑스 님교구 보베르에서 태어났다. 1924년 사제품을 받은 뒤 파리 외방 전교회에 입회했고 1925년 한국에 파견됐다. 황해도 매화동본당, 경기도 병점 공소를 거쳐 1928년 비전리본당(현 평택본당) 초대 주임으로 부임했다. 그는 10여 년을 평택본당에서 사목했다. 부임 전 야산을 매입해 성당 건물을 지은 몰리마르 신부는 서정리(현 평택시 서정동)에 공소 경당을 신축하는 등 신앙의 중심인 성전 건립을 통해 전교에 힘썼다. 매월 본당 소식지인 「성모 월보」를 발행해 신자들을 교육하고 신심을 고취시켰으며, 어린이를 사랑하고 늘 근검절약하면서 청빈한 생활을 했다. 본국에서 휴가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몰리마르 신부는 평택본당 3대 주임과 서정리본당 초대 주임을 역임한 뒤 1948년 대전지목구가 신설되며 충남 금사리본당 주임으로 임명됐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부여로 피신했던 그는 다시 성당으로 돌아와 교우들에게는 나오지 말라고 당부한 뒤 홀로 미사를 봉헌했다. 8월 말 인민군에게 체포된 몰리마르 신부는 대전 프란치스코 수도원으로 압송됐고 9월 23~26일 사이 수도원 뒤편 언덕에서 53세를 일기로 순교했다. 몰리마르 신부는 일찍이 유서를 통해 자신의 유산으로 부여나 규암에 성당이 건축되기를 희망했고, 유언에 따라 1955년 9월에 규암, 1972년 12월에는 부여에 본당이 설립됐다. 마당 끝 쪽에는 경건함이 느껴지는 묘가 있다. 본당 초대 주임 몰리마르 신부의 무덤이다. 오랜 노력 끝에 본당은 2003년 몰리마르 신부의 유해를 모셔 왔다. 교육관의 이름을 ‘몰리마르 관’으로 바꾸고 흉상을 세웠으며, 자료집 발간을 통해 몰리마르 신부를 현양하며 성당 성역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곤지암본당(주임 조원기 베드로 신부)은 6월 15일 교중미사 후 본당 설립 25주년 기념 특강을 열었다. ‘자리 내어주는 사랑’을 주제로 수원가톨릭대학교 교수 나형성(요한 세례자) 신부가 진행한 특강에는 본당 신자 170여 명이 참석했다. 강의를 시작하며 나형성 신부는 “우리는 내적 자유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가르쳐서 유능한 사람으로 키워내는 양성자”라며 “여러분이 부르심에 응답하여 이곳 공동체에 나와 부대끼며 아플 때도 있지만 동반자로서 교감하며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주님께서 마련하신 성사와 말씀, 친교의 자리에 함께 해야 한다”며 “'살’같은 신앙을 통해 동반자인 이웃을 환대함으로써 성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강에 참석한 정명숙(아녜스) 씨는 “2025년 희년에 주님께서 제게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라고 물으시는 것 같다”며 “자비하신 하느님 안에서 아이처럼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 사랑을 나누며 주님께 의탁하는 그리스도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수원교구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첫 모임이 6월 11일 경기도 의왕시 가톨릭교육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2027 WYD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문희종 요한 세례자 주교, 사무국장 현정수 요한 사도 신부)가 주관한 이번 준비 모임에는 각 지구의 WYD 담당 사제와 청년 담당 사제가 참석해 교구와 지구, 사무국 간 원활한 소통 방안을 논의했다. 수원교구대회 조직은 크게 DOC(Diocese Organizing Commitee·교구 조직위원회), VOC(Vicariate Organizing Commitee·지구 조직위원회), POC(Parish Organizing Commitee·본당 조직위원회)로 구성된다. 이 중 지구 조직위원회는 지구 단위 축제를 주관하고, 각 본당 참가자 현황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본당과 교구 조직위 사이의 연결고리로서 정보 전달과 조정, 중재 등의 임무도 맡는다. 준비 모임에서는 세 조직위원회의 역할을 명확히 설명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해 지구 담당 사제들과 나눴다. 교구대회는 본대회에 앞서 각 지역 교구에서 열리는 행사다. 2027 서울 WYD 본대회는 월요일부터 주일까지, 교구대회는 이에 앞서 목요일부터 주일까지 4일간 열릴 예정이다. 교구대회에서는 홈스테이, 지역 축제, 봉사활동, 신앙 고백,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수원교구대회 조직위원회는 교구대회 참가자를 약 3만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 조직위원회는 지구 축제를 주관함과 동시에 참가자들을 위한 숙소 분배와 홈스테이 배정을 총괄하게 된다. 준비 모임에서는 지구 WYD 담당 사제들이 본당과 교구 사이에서 중간 허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관련 궁금증과 의견을 공유하며 향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현정수 신부는 “수원교구대회 준비 과정에서 청년의 자발성과 주체성이 본당 분과 운영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도록 지구 담당 사제들이 격려하고 권고해주시길 바란다”며 “특히 본당은 지구와의 협력 구조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본당-지구-교구 간 유기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국장 유승우 요셉 신부)이 마련한 ‘찾아가는 생명학교’가 6월 13일 동판교성당에서 열렸다. 교구 사회복음화국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명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고자 2014년부터 해마다 교구 생명학교를 마련해왔다. 그러나 교구 단위의 행사는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에 그동안 생명학교를 접해보지 못한 신자들이 생명학교에 참여하고, 본당 공동체 생명운동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올해는 본당을 ‘찾아가는 생명학교’로 운영하기로 했다. 첫 ‘찾아가는 생명학교’는 제2대리구 동판교본당(주임 이상용 요한 크리소스토모 신부)이 주관하는 ‘동판교 생명학교’로 진행됐다. 교구 사회복음화국의 지원으로 마련된 ‘동판교 생명학교’는 본당 현황에 맞춰 본당이 직접 커리큘럼을 기획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본당은 노년층이 두터운 공동체의 상황을 반영, 생명에 관한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생의 말기’ 그리고 ‘죽음’을 주제로 심화시킨 강의를 구성했다. 철학적·신앙적 관점에서 인간 생명과 죽음을 살피고, 생의 말기를 준비하기 위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식들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동판교 생명학교’의 첫 시간은 ‘간호사들이 경험하는 말기 돌봄의 어려움’을 주제로 열렸다. 강의를 맡은 김형숙 교수(클라라·순천향대학교 간호학과)는 다양한 현장 사례를 바탕으로 병원에서 환자들이 생의 말기에 겪게 되는 다양한 사례를 전했다. 또한 연명의료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살피고, ‘질병 궤적에 따른 돌봄 모델’, ‘호스피스 완화의료’ 등 이상적인 생의 말기 돌봄을 소개했다. 총 4차시로 구성된 ‘동판교 생명학교’는 앞으로 ▲죽음, 실존의 마지막 시금석(서강대 생명문화연구소 홍경자 소장) ▲영혼돌봄(대전교구 곽승룡 신부) ▲생의 말기 쟁점과 과제(동백성루카병원 윤수진 간호부장) 주제로 마련된다. 본당 가정생명생태분과는 이번 생명학교를 시작으로 생명사랑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생명학교 이후에는 본당 차원의 틴스타 워크숍 등도 기획하고 있다. ‘동판교 생명학교’를 기획한 본당 가정생명생태분과 권새봄(아녜스) 분과장은 “사회도 고령화되고 있고 본당에도 노인층이 많은데, 이분들을 위해 어떤 생명교육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죽음’을 주제로 삼았다”면서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데, 죽음을 잘 받아들이고 살아가면 생명을 더 의미 있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교구 사회복음화국의 찾아가는 생명학교는 11월 제1대리구 동탄영천동본당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2025년 희년을 맞아, 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 ‘아.지.트’가 새롭게 단장한 ‘희년버스’로 다시 거리에 나섰다. 아지트는 안나의집(대표 김하종 빈첸시오 신부) 산하 성남시 남자단기청소년쉼터에서 운영하는 이동형 아웃리치(Outreach) 프로그램이다. 김하종 신부는 “희년 버스가 아이들이 희망의 문을 향해 들어가는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6월 11일, 보라색 외관의 희년버스와 그 옆에 설치된 붉은 천막은 많은 청소년으로 북적였다. 휴대전화도, 자극적인 놀이도 없었지만, 천막 속 아이들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작고 낡은 천막 안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희망을 마주했을까? 희년 버스 타고 온 희망 “아지트에 오면 힘을 얻어요. ” 1년째 매주 아지트를 찾고 있는 정민재(18) 군은, 우울증으로 힘들던 시기에 이곳에서 다시 삶의 희망을 붙들었다. 6월 11일 오후 5시, 야탑역 1번 출구 앞. 빨간 천막에 가장 먼저 도착한 그는, 아지트에서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저 선생님이 건넨 간식을 먹으며, 뒤이어 온 친구와 소소한 일상을 나누었고, 6시 무렵 도착한 봉사자 선생님에게는 이성친구에 대한 고민도 거리낌 없이 털어놓았다. 그가 이곳에서 발견한 희망은 단순하지만 깊었다. “제 말을 편견 없이 들어주고, 믿어주는 어른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그 사실이 민재 군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천막을 세운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10개 테이블이 모두 채워졌다. 어떤 중학생은 학원 가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들러 간식만 먹고 돌아갔고, 한 고등학생 커플은 봉사자 선생님에게 타로카드 상담을 받았다. 24살 청년은 청소년자립지원관에서 파견된 상담 선생님과 한 시간 넘게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중생 6명은 두 시간 넘도록 웃고 떠들며 천막 안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지트의 천막 안에서는 누구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대신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여긴 성적도, 집안환경도, 외모도 묻지 않는 공간이다. 대신 “요즘은 어떤 게 좋아?”, “언제 가장 행복해?” 같은 질문이 오가고, “네가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라는 따뜻한 말이 건네진다.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는 민재에게 한 봉사자 선생님이 해준 “네가 찍은 사진, 정말 멋지다”는 그에게 사진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안겨줬다. 민재의 친구 진형준 군은 아지트에서 만난 사회복지사 선생님을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다. 2025년, 아지트에는 ‘희년버스’를 타고 온 희망이 조용히, 그러나 깊이 번지고 있었다. 예수님 여정과 닮은 아지트 활동 이동형 아웃리치(Outreach)는 청소년 밀집지역으로 직접 찾아가 위기 상황에 처한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과 심리검사, 복지 서비스를 연계해주는 활동이다. 쉼터나 기관에 스스로 오기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다가가는 ‘찾아가는 돌봄’이다. 청소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방과 쉼터를 통해 오랜 시간 청소년을 도와온 김하종 신부는, 거리의 위기 청소년을 외면할 수 없었다. 2015년, 직접 거리로 나가는 아지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예수님은 성당을 지어놓고 사람들을 기다리지 않으셨어요. 이스라엘 전역을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기쁜 소식을 전하셨죠. 청소년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아지트 활동은 예수님의 여정과 닮아있습니다.” 아지트는 현재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학교 ▲야탑역 ▲신흥역 ▲경기도 광주시 경안동행정복지센터 등을 찾아간다.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이동형 아웃리치에 참여한 청소년은 총 6299명. 하루 평균 120~140명의 청소년들이 아지트 천막이나 버스를 방문한다. 이곳을 찾은 청소년들은 간식 등 먹거리뿐 아니라 특성화 교육, 심리상담, 의료상담, 기초생활 물품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동안 진행된 아지트의 상담은 1856건에 이르렀고, 필요한 경우 청소년의 상황에 맞는 유관 기관과 연계해 추가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 현재 아지트는 ▲성남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성매매피해상담소 WITHUS ▲성남시청소년쉼터(일시·중장기) ▲소아청소년상담센터 공감 ▲청소년자립지원관 등 43개 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아지트를 찾은 청소년들은 가장 먼저 이용 신청서를 작성한다. 이름과 연락처 같은 인적사항뿐 아니라 가출 여부, 현재 처한 상황을 함께 묻는 문항을 통해 위기 청소년 여부를 선별하고 필요한 지원을 신속하게 연결한다. 올해에만 아지트를 통해 발굴된 위기 청소년은 240명이다. 야외에 설치되는 붉은 천막 옆에는 늘 보라색 ‘희년버스’가 함께한다. 날씨가 좋지 않아 천막을 설치할 수 없는 날에도 청소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희년을 기념해 더 큰 버스로 교체했고, 내부 공간도 보다 쾌적해졌다. 기존에는 간이 칸막이였던 상담 공간도 문이 설치된 독립 공간으로 바뀌었다. 버스 입구에 걸린 ‘희망의 문’ 이미지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나를 지켜주는 어른은 없다’고 느껴온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예수님의 마음을 닮은 어른들을 만나 희망을 향한 문을 열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름도 ‘아지트버스’에서 ‘희년버스’로 새롭게 바뀌었다. 김하종 신부는 “아지트는 몸과 마음의 상처로 아파하는 거리의 청소년들을 위한 치유의 야전병원이자 내 목소리를 가져본 적 없는 친구들의 마음 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의 공간”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희년을 선포하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씀하신만큼 아지트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 후원 계좌 농협 301-0121-1372-01(예금주 성남시남자단기청소년쉼터)
수원교구 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은 6월 8일 성령 강림 대축일을 맞아 101명의 신자가 견진성사를 받는 기쁨을 누렸다.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이날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주일학교 학생 24명과 성인 77명의 견진성사를 주례했다. 예년에는 약 30명이 견진성사를 받아 왔으나, 희년을 맞아 본당 상임위원회와 소공동체, 꾸리아 등이 협력해 더 많은 신자가 성사를 준비하고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그 결과 100명이 넘는 신자가 견진성사를 받는 결실을 맺게 됐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을 통해 “우리는 성령의 활동과 은혜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다”며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과거의 나쁜 습관과 부정적인 모습 등이 치유되고 변화되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다볼사이버본당(주임 황창연 베네딕토 신부, 이하 다볼본당)은 6월 6일 수원교구 천진암성지 대성당 터에서 설립 5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가 주례하고 수원·서울·원주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한 가운데 성지 내 야외제대에서 거행된 미사에는 서울·부산·대구·제주·광주·전주·대전·인천·원주·수원 등 전국 각 지역 신자 2500여 명이 참석했다. 문희종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겨자씨 한 알이 떨어져서 발아하기 시작함으로써 천주교 신앙이 곳곳에 퍼져나간 곳이 바로 천진암성지”라면서 “온갖 유혹이 우리를 나약하게 만드는 이 시대에 우리 선조들의 모범을 본받아 더욱 굳건한 믿음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자”고 당부했다. 또 “이웃을 위해 수고로이 땀 흘리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과 고통 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자”면서 “다볼사이버본당 신앙공동체는 이 같은 봇물처럼 큰 이웃사랑을 차근차근 실천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다볼본당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모임을 할 수 없던 시기에 만들어진 하느님 중심의 사이버 공간 공동체다. 성필립보생태마을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황창연 신부가 2020년 6월 6일 설립, 황 신부의 채널을 구독하는 많은 신자가 본당 공동체에 함께하고 있다. ‘다볼’은 주님의 거룩한 변모 성당이 자리한 이스라엘 ‘타보르 산’에 오르면 주변이 ‘다 보인다’는 의미에서 가져왔다. 황창연 신부는 “한국천주교회 발상지 천진암성지에서 다볼본당 5주년 기념행사를 갖게 돼 의미가 크다”면서 “다볼 교우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기념음악회와 천진암성지 관련 강학회도 마련됐다. 천진암성지 전담 양형권(바오로) 신부는 ‘천진암성지의 소중함’에 대해 강의하며 “천진암성지는 1779년 평신도들이 스스로 진리를 탐구하여 천주교 신앙을 깨닫고 이를 일상에서 실천한 한국천주교회의 발상지”라며 “신앙선조들을 표양으로 삼아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자”고 당부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수원교구 복음화국(국장 김태완 바오로 신부)은 6월 14일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에서 ‘교구 예비신자 교리교사를 위한 2025년 희년 일일 피정’을 개최했다. ‘희망의 교리교사’ 주제 피정에는 각 본당 선교교육위원회·선교분과 예비신자 교리교사 300여 명이 참여했다. 피정은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 ‘예비신자 교리교사를 위한 희년 미사’에 이어 이호재 신부(베네딕토·제1대리구 입북동본당 주임)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 이상각 신부(프란치스코 하비에르·남양성모성지 전담)의 강의 순으로 진행됐다. 문희종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극진한 예수님 사랑 속에서 언제나 주님과 함께 살아가기를 바라는 예수 성심 성월에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구로 남북한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며 특히 예비신자 교리교사들에게는 “특수한 방식으로 교회와 연결되는 예비신자들을 가르치는 교리교사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묵상과 기도의 시간을 갖자”고 당부했다. 이상각 신부는 강의에서 유고슬라비아의 독재자 티토와 미국의 영성가인 풀턴 쉰 대주교가 어렸을 적 각각 사제로부터 들은 ‘폭언’과 ‘격려’의 말을 비교하며, “한 예비신자의 사소함에 주의를 기울이는 ‘영혼의 귀’가 교리교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정에 참가한 박명영(카타리나·제2대리구 배곧본당) 씨는 “이상각 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며, 예비신자 교리교사로서 처음 성당을 찾는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공감할 수 있는 교리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빛과 소리가 어우러진 대성당에서 열린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를 통해, 예술이란 고난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며 좋은 글과 음악, 미술 또한 그러함을 새삼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