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주일을 맞아 농민들의 피땀 어린 수고를 격려하고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이 마련됐다. 수원교구 농민사목위원회는 7월 21일 제2대리구 중앙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제29회 농민 주일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미사 중에는 교구 농민들이 직접 재배하고 가공한 농산물을 봉헌했다. 미사에서는 생명의 땅을 일구는 농민들의 수입 증대와 농산물 이동 거리 등에서 오는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우리 먹거리 이용을 독려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전 “건강한 음식을 위해 수고하는 농민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고 주님 은총이 가득하도록 기도해달라”며 “올바른 지구 생태계 환경을 마련하는 데 우리 모두 큰 몫을 할 수 있도록 주님께 간청하자”고 말했다. 이어진 강론에서 이 주교는 “교회는 농민들과 함께 기도하고, 농민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그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면서 참된 신앙인으로 잘 설 수 있도록 농민 주일을 만들었지만 우리 농민들은 현재 값싼 수입 농산물 때문에 큰 손실을 입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는 수입 농산물을 지양하고 우리나라에서 난 먹거리를 함께 이용하여 생태계를 지키자”고 전했다. 생태환경·농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는 미사 후 “어려움이 계속 가중되고 있음에도 땅이 생명의 근간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생명 농업을 지향하면서 농사를 짓는 농민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신자분들도 기후 위기 속에 탄소 중립을 위해, 이동 에너지 등을 적게 사용하는 국산 농산물들을 소비해달라”고 요청했다. 미사 전후에 성당 앞 마당과 로비에서는 우리농 직거래 장터가 열렸다. 농민들은 직접 기른 감자, 오이, 고추 등 다양한 농산물과 계란, 발효액, 우리 밀 과자 등을 판매했다. 미사는 교구 생태환경·농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양기석 신부, 생태환경위원회 부위원장 임채룡(베다) 신부, 사회복음화국장 유승우(요셉) 신부, 중앙본당 주임 김형중(그레고리오) 신부, 비서실장 문석훈(베드로) 신부 등이 공동 집전했으며 가톨릭농민회 안성시협의회와 두물머리 분회 회원들이 참례했다. 한편 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이하 교구 우리농)는 설립 30주년을 맞아 우리농 물류의 효율을 높이면서 우리농산물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구 우리농은 신자들에게 우리농산물이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서울대교구 우리농 물류를 통해 교구 내 31곳의 우리농 매장에 물품을 배송하고 있다. 교구 우리농은 앞으로 온라인 물류시스템 등 더 효과적인 체계를 도입,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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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셀(Cell) 회원 봉헌서약 갱신식

수원교구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회장 이정숙 수산나·영성지도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은 7월 16일 오후 2시30분 제1대리구 권선동성당에서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셀(Cell) 회원 2024 봉헌서약 갱신식을 거행했다. 이날 ‘카르멜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축일 미사 중에 열린 봉헌서약 갱신식에는 교구 내 1100여 명의 셀 회원이 참례했다. 갱신식은 ▲세례서약 갱신 ▲봉헌자에 대한 질의응답 ▲성모성심께 바치는 봉헌기도 ▲스카풀라(Scapula) 축성 및 착복 ▲촛불 봉헌 순으로 진행됐다. 이성효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중국 서적을 통해 자발적 복음화를 일궈낸 우리 신앙 선조들은 그 신앙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았는가 하면 그 신앙을 우리 후손에게 전해주셨다”며 “오늘 봉헌서약 갱신식에 임하는 셀 회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깨달아 공동체 안에서 더 겸손하고 굳건한 신앙의 모범을 보여 줄 것”을 당부했다. 교구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이정숙 회장은 “세례 때 첫 마음으로 오늘 셀 회원들이 착용한 갈색 스카풀라는 성모님의 티 없으신 성심에 대한 봉헌의 표지”라며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님을 따라 희생과 보속으로써 자신의 구원과 남북한의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셀 회원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은 1917년 파티마에서 발현하신 성모님의 요청에 따라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 자신과 이웃의 성화를 위하여 기도·희생·봉헌의 삶을 실천함으로써 파티마의 메시지를 널리 전파하는 국제적인 신심단체다. 이 같은 영적 기도 운동의 전개는 가까이로는 본당·교구·한국교회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와 세계의 신앙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교구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은 1976년 3월 4일 제2대 교구장 김남수(안젤로) 주교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48주년을 맞은 2024년 현재 정회원 1380여 명이 교구 내 67개 본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광교1동·광교2동 및 권선2동본당이 각각 성인 셀 1개씩을 창단했고, 영천동·영통성령본당이 각각 어린이 셀 1개씩 창단했다. 교구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은 오는 10월 12일 오전 10시 천진암성지에서 파티마 성모님 발현 107주년 기념 및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성기화 명예기자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노인대학연합회 오현주 회장

“어르신들과 만나면서 드린 것은 많지 않은데, 받은 것은 너무 많아요. 교회 공동체에서 적극적으로 어르신들과 젊은 사람들이 함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세대 간에 유대를 형성했으면 좋겠습니다.” 교구 노인대학연합회 오현주 회장(카리타스·64·제2대리구 분당이매동본당)은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통해 젊은 세대가 신앙과 사랑을 전하는 어르신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가치관을 변화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봉사는 제 삶이나 다름없어요. 25년 동안 봉사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은총 아닐까요? 봉사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너무 감사합니다.” 오 회장은 2001년 본당 어르신 모임인 안나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시작했다. 그 봉사를 시작으로 본당에 노인대학을 설립하며 실무를 하다 학장을 맡았고, 2022년부터는 교구 노인대학연합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오 회장이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한 햇수로만 25년에 달한다. “어르신들은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가장 많은 사랑의 기도를 해주시는 분들이에요. 본당에서 기도나 봉사도 그렇고, 재정적으로도 많은 부분 함께하시죠. 이런 분들을 교회의 모든 부분에 안배하는 것이 필요해요.” 특히 오 회장은 어르신들이 본당에서 활동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물품판매와 기도만 했던 안나회가 본당행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이끌었고, 본당에 어르신 성가대인 ‘카리타스성가대’를 창단해 어르신들이 전례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또 2010년 본당 노인대학인 바오로대학 개교부터 지금까지 봉사하고 있다. 본당 활동의 주인공이 된 어르신들은 본당활동에 자부심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오 회장은 “어르신들이 선종하실 때 유가족분들께서 우리 어머님·아버님이 마지막에 노인대학에서 행복하게 사시다가 가신다고 행복해하셨다면서 감사인사를 받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그게 이 봉사의 가장 큰 은총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이 행복해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오 회장은 연합회 회장을 맡으면서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 결실이 본당 노인대학 설립 지침서다. 지침서에는 노인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와 절차가 충실히 담겨 있어 벌써 4개 본당이 이 지침서를 활용해 노인대학을 설립했다. 또 노인대학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강사 풀을 공유하고, 노인대학 설립을 원하는 본당은 연합회 차원에서 방문해 설립과정도 컨설팅하고 있다. 오 회장은 앞으로도 어르신들을 위해 활동해 나갈 계획이다. “노년은 먼일이 아니에요. 저도 곧 있으면 65세가 되고 누구나 노년이 돼요. 우리가 노년의 삶을 잘 갖춰드리는 것은 또한 우리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지역 종교 간 대화·협력’ 안산시 종교지도자협의회 개최

안산시는 7월 12일 안산시청 제1회의실에서 안산시 종교지도자협의회를 열었다. 안산시 종교지도자협의회는 안산 지역 내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내 종교간 화합과 대화의 장을 열어가는 자리다. 안산시 종교지도자협의회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중단됐으나, 이번 회의로 재개됐다. 이날 회의에는 제2대리구 고잔본당 주임 최바오로(바오로) 신부, 고잔본당 오영철(토마스 아퀴나스) 총회장 등 교구 대표를 비롯해, 유선오 안산기독교총연합회장,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 월광사 보광 스님, 연화사 태휴 스님, 이시은 원불교 수원지구장, 방길튼 원불교안산국제교당 교무 등 각 종교 대표와 이민근 안산시장이 참석했다. 회의 중에는 협의회 운영 방안에 관한 토의와 각 종교가 지닌 의미와 역할에 대한 논의를 이어 나갔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종교대통합이라는 목적을 실천하기 위해 분기별로 종교지도자협의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인류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노력하시는 종교인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도 종교인분들과 함께 힘을 모아 사회의 소외된 약자들을 따뜻하게 비추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구에서 만난 한국교회사(29·끝)] 수원화성순교성지 : 6·25 한국전쟁과 교회

‘심응영 뽈리데시데라도’, ‘유영근 요한’, ‘요한 콜랭’. 수원화성순교성지 제대 오른편에는 성지가 현양하는 하느님의 종들의 이름이 적혀있다. 대부분 1866년 시작된 병인박해 순교자들이지만, 그중 마지막 3명은 순교한 연도가 1950년으로 적혀있었다. 6·25전쟁에서 순교한 순교자들이었다. 일제강점기가 끝난 지 불과 5년 만에 교회는 또다시 큰 수난을 겪어야 했다. ■ 남북으로 갈린 교회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태평양전쟁 끝에 연합국에 항복하면서 우리나라는 해방을 맞았다. 일제에서 벗어났지만,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에 머물면서 교회도 남북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특히 교회는 대한민국이 정부를 수립하는데 기여했다. 미국교회에서 시작한 메리놀 외방 전교회 선교사들의 활동으로 남한을 통치하던 미국정과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했고, 1949년 4월 교황청은 정식으로 ‘대한민국’을 인정하고 교황사절을 임명했다. 그러나 북한교회는 탄압을 받기 시작했다. 북한 당국은 교회를 ‘남한과의 비밀 연락 근거지’로 여기면서 신부들을 체포하고 교회 시설물을 몰수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박해가 심해졌지만, 신부들은 본당을 지켰다. 아직 남쪽으로 넘어가지 못한 신자들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춘천교구 양양본당 제3대 주임신부였던 하느님의 종 이광재(디모테오) 신부는 신자들이 몰래 남한으로 피신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신부는 “나보다 훌륭한 성직자, 수도자들이 하나라도 더 월남해 남한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힘껏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38선을 넘어 월남하려는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을 무사히 남한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게 월남을 돕는 동시에 북한에 남아 있는 신자들을 위해 북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성사를 집전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1950년 6월 24일 밤부터 25일 새벽 사이에 제국주의자들의 첩자라는 죄목으로 북한에 남아 있던 13명의 한국인 신부들을 체포했다. 그리고 6·25전쟁이 발발했다. ■ 또 다른 박해 전쟁이 일어나자 교회는 북한군의 표적이 됐다. 공산주의자들에게 교회는 일하지 않고 벌어들이는 착취하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북한군에게는 교회의 지도자라는 것만으로도 박해의 이유가 됐다. 게다가 전쟁이라는 인간성을 상실한 특수한 상황 때문에 박해는 조선시대에 일어난 박해보다도 더욱 빠르고 가혹하게 진행됐다. 전쟁이 시작되고 북한군은 순식간에 남한 일대를 점령했고, 2~3달 안에 성직자, 수도자, 신학생 150여 명이 납치되거나 처형됐다. 성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즉각 총살을 당하기도 했고, 어느 날 갑자기 납치돼 행방불명되는 일도 잦았다. 특히 연합군의 반격으로 북한군의 전세가 불리해지자 이런 상황은 더욱 심해졌다. 그중에는 하느님의 종 홍용호(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를 비롯한 5명의 주교와 각 교구의 지도자들이 포함됐다. 북한군의 박해로 한국교회는 지도층을 대거 잃고 말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성직자들이 잡혀 들어간 것이 가장 큰 피해였지만, 물적 피해도 많았다. 북한군 점령 기간이 길었을 뿐 아니라 치열한 전투가 이뤄졌던 서울, 경기, 강원도 지역은 특히 물적 피해가 컸다. 북한군은 성당을 빼앗아 사용하면서 내부를 훼손하고 성물 등을 약탈했다. 또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폭격 등으로 성당이 파괴되는 일도 잦았다. 1950년 11월 전세가 역전되자 북한군은 포로로 붙잡혔던 외국인 성직자와 수도자들을 평양과 중강진을 거쳐 하창리 포로수용소로 이동시켰다. 또한 6·25전쟁 이전 잡아들였던 북한 지역 성직자 수도자들은 10월부터 북쪽으로 보내 만포를 거쳐 옥사독 수용소에 억류시켰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은 포로들을 열악한 위생환경 속에서 음식도 제대로 주지 않고 영하 40℃에 엄동설한에 강제로 걸어서 이동하도록 했다. 때문에 이 혹독한 과정 속에서 많은 포로들이 병사·동사·아사했고, 또 북한군에게 살해됐다. 그래서 이 두 이동을 ‘죽음의 행진’이라고 부른다. 이 죽음의 행진 속에서 여러 성직자·수도자들이 기도와 형제애로 서로를 다독이며 신앙의 삶을 증거했다. 죽음의 행진에서 살아남아 전쟁 후 고국으로 송환된 마리 으제니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1997년 선종)는 회고를 통해 “간수들은 우리에게 사상교육을 해보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그들은 우리의 처신, 참을성, 서로에 대한 애덕 실천, 영웅적인 죽음 등 모든 것에서 더 많은 감명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 교계제도의 설정 한국교회는 전쟁으로 인적, 물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특히 휴전 이후 북한교회는 ‘침묵의 교회’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다시 활발하게 하느님 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특히 한국교회는 전국 곳곳의 파괴된 성당과 시설을 복구하는 동시에 전쟁으로 피폐해진 사람들을 돕는 일에 앞장섰다. 해방 이후 한국에 진출해 있던 미국가톨릭복지위원회는 원조사업을 전개, 미국교회에서 받은 구호물품을 각지의 본당과 교회시설을 통해 신자,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무상으로 나눠줬다. 이런 교회의 활동에 호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졌고, 이를 계기로 입교자들도 늘어났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 의지할 곳을 찾던 사람들과 실향민들이 교회를 찾았다. 휴전이 이뤄진 1953년 한국교회 신자 수는 16만6471명이었지만, 1960년에는 45만1808명이 됐고, 1962년에는 53만217명이 됐다. 불과 10년 사이에 신자 수가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한 레지오 마리애, 조선천주교 순교자현양회 등 다양한 신심단체들이 확산됐다. 이런 교세의 성장에 성 요한 23세 교황은 1962년 교황령을 통해 서울·대구·광주대목구를 대교구로, 나머지 대목구들도 교구로 승격시켰다. 교황청이 직접 관할하는 교황대리감목구에서 이제 정식 교계제도가 설정된 것이다. 마침내 한국교회가 보편교회의 일원으로서 독자적으로 일어설 수 있게 된 것이었다.

2024-07-28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하느님 향해 함께 걸어요”

수원교구 제21기 청년도보 성지순례단 62명(참가자 38명, 봉사자 24명)이 7월 6~13일까지 해미·공세리·미리내·요당리성지를 비롯해 덕산·삽교·도고·팽성·공도·양성·갈곶동·오산성당 등을 거쳐 교구청에 도착하는 7박8일간 여정을 마쳤다. 그동안 청년도보 순례자들은 ‘주님, 제 소리를 들으소서’(시편 130,2)를 주제로 묵주기도 2만1668단을 봉헌하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거리인 200여 km를 걸었다. 이들은 걸으면서 청년도보순례단이 지향하는 정의·평화·사랑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특히 성지 곳곳을 순례하면서 순교자들의 신앙 열정을 이어받아 교회의 미래를 위해 기여할 것을 다짐했다. 교구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는 7월 13일 교구청 ‘평화의 예수님 상’ 앞 광장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청년도보 성지순례를 마친 여러분의 몸에는 지금 ‘성취감의 감동’을 느끼게 하는 다이돌핀(Didorphin)이 생성되고 있을 것”이라며 “도보순례 봉사자를 포함한 참가자 62명 모두 노고 많았다”고 격려했다. 이어 교구청 지하강의실에서 열린 파견미사 강론에서 이 주교는 “청년 여러분이 도보순례 여정에서 ‘자발적으로 복음을 일궈낸 우리 순교자들’과 함께 했다는 것은 매우 의미 깊다”면서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어디에 어떻게 쓰시든 ‘네, 여기 있습니다!’라고 응답할 수 있는 청년이 되자”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도보순례를 통해 ‘여러분이 함께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은 그 길’이 하느님께 다가가는 길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성효 주교는 수료식에서 도보순례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수료증’ 및 ‘완주증’을 수여했다. 도보순례 참가자들은 장맛비, 우의, 뜨거운 햇볕, 바람, 볼록 거울, 산속 숲길과 오솔길, 논·밭길, 아스팔트길 등 영상 관람을 통해 7박8일 여정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방채림(소화 데레사·제1대리구 왕림본당)씨는 “도보순례 마지막에 ‘나도 모자 날리고 싶다’는 심정으로 도보순례에 참여했으나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며 “도보순례는 낭만이 아닌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우리 모두를 위한 발걸음이라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보순례단 후미에서 경광봉을 들고 교통안전을 맡았던 봉사자 진선훈(레오·제1대리구 매탄동본당)씨는 “다섯 번째이자 마지막 도보순례가 여러분과 함께여서 고마웠다”며 “도보순례 중 참가자들과 스태프를 위해 기도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던 제 모습이 가장 좋았던 것으로 회상한다”고 말했다. 교구는 이번 장기일정에 참여하지 못한 청년들을 위해 3박4일간 단기일정 도보순례를 오는 9월 19~22일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성기화 명예기자

2024-07-21

신앙선조들 정신 잇는 현대판 ‘천진암 강학’ 추진

선교사 없이 신앙을 받아들인 한국교회. 교구가 신앙선조들이 학문을 신앙으로 승화시켰던 ‘강학’을 모범 삼아 신앙선조의 얼을 따르는 ‘천진암 강학’을 추진한다. 수원교구는 7월 5일 제1대리구청에서 천진암 강학 준비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천진암 강학을 마련하기 위한 첫 단추를 뀄다. 이날 회의에는 교구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곽진상 신부(제르마노·서판교본당 주임), 이강건 신부(빈첸시오·제1대리구 사무처장), 김유신 신부(토마스 아퀴나스·분당성요한본당 주임), 양형권 신부(바오로·천진암성지 전담), 백정현 신부(요셉·한국천주교회 창립사연구소 소장)가 참석, 천진암 강학의 방향성과 향후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천진암 강학은 1779년 천진암에서 10여 일에 걸쳐 하느님의 종 이벽(요한 세례자)·권철신(암브로시오)·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이승훈(베드로), 복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 등 신앙선조들이 모여 한역서학서를 연구하고 나아가 신앙 공동체를 형성했던 모임이다. ‘강학’이란 당시 성호학파 안에서 널리 이뤄지던 학자들의 연구 모임이다. 천진암 강학이 교회사 안에서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한역서학서를 연구한 ‘강학’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천진암 강학에 모인 신앙선조들이 강학을 통해 하느님의 존재를 깨닫고, 이 자리에서 천주교에 관해 알고 있는 것들을 실천해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천진암 강학에 참석한 신앙선조들은 함께 모여 주일을 거룩히 지내는 ‘파공’(罷工), 기도, 묵상, 금육재인 소재(小齋) 등을 실천하면서 하느님을 흠숭했다. 교구가 새롭게 추진하고자 하는 천진암 강학은 하느님 체험이 간절한 신자들이 모여서 기도하고 하느님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1779년 신앙선조들이 진행했던 신학적 연구 모임인 강학이 아니라, 이 강학을 통해 선교사 없이도 하느님을 만났던 신앙선조들처럼 하느님을 만나고 체험함으로써 신앙선조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준비위원회 첫 회의를 주관한 이성효 주교는 “‘교사도, 전례적 참여도, 신앙적인 체험도 없이 어떻게 신앙을 이뤄냈는가는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라며 “우리 한국천주교회의 신앙이 바로 여기서 출발했다고 하는 것을 우리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면, 오늘날 ‘현대판’ 천진암 강학을 하면서 신자들이 우리 신앙 선조들의 ‘정신, 얼’을 찾고 느끼고 이어갈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천진암 강학의 의미를 밝혔다. 또한 “교구가 추진하고자 하는 ‘천진암 강학’은 교회사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신앙선조들의 그 얼을 지금을 사는 우리 신자들 마음속으로 깊이 스며들게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신자들이 신앙의 빛을 발견할 수 있도록, 신앙을 느끼고 기뻐할 수 있고, 그 신앙의 후손임에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천진암 강학’을 준비하자”고 당부했다.

2024-07-21

물 만난 아이들 “놀이도 신앙도 함께하니 더 신나요”

제1대리구 평택지구(지구장 정연혁 베드로니오 신부)는 지난 7월 13일 제1대리구 모산골성당에서 평택지구 초등부 저학년 여름신앙학교 ‘우리는 하느님의 작품입니다’(에페 2,10 참조)를 개최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신앙학교는 오전엔 ‘만나서 반가워요!’를 시작으로 다섯 개의 포스트, 오후에는 물놀이와 파견미사로 이어졌다. 행사엔 아이들과 교사뿐 아니라 각 본당 사제, 신학생들과 자모회도 참여해 진행을 도왔다. 이번 여름신앙학교는 서로 처음 만난 아이들이 짧은 시간이지만 친해지는 시간이었다. 오전 프로그램을 통해 어색함을 푼 아이들은 오후 물놀이 시간 풀장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설치된 두 개의 풀장 중 하나가 물놀이 중 갑작스럽게 내려앉으면서 마당이 잠시 물바다가 되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열정을 이기진 못했다. 물놀이 후에는 평택지구장 정연혁 신부 주례로 파견미사가 봉헌됐다. 미사 때 아이들은 물론 사제들도 함께 율동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평택지구는 2012년 처음 여름신앙학교를 연합으로 시작했다. 평택지구 초등부 주일학교 연합회 박진여 교감(크리스티나·비전동본당)은 “지구 내 성당들이 비교적 인접해 있어 여러 본당이 함께 신앙학교를 열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시작됐는데, 지금은 각 본당에 학생 수가 적어져 이런 방식이 더 필요해졌다”며 “연합으로 신앙학교를 열면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을 많이 만나 더 좋아한다”고 전했다. 여러 본당이 합심해 준비하기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아이들을 위해 더 풍성한 여름신앙학교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또 지구에 소속된 각 본당이 적극적으로 장소를 협조하고 사목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다 보니 10년 넘게 유지됐다. 평택지구 초등부 담당 김현중(요한 보스코) 신부는 “교회 내 주일학교 학생 수가 현저히 줄면서 이렇게 지구 혹은 몇몇 본당이 연합해 신앙학교를 하는 경향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잠시 중단됐었지만, 앞으로도 계속 지구 차원에서 신앙학교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름신앙학교엔 모산골·비전동·소사벌·세교동·용이동·진사리·팽성·평택 8개 본당 90여 명의 초등부 저학년 아이들이 함께했다. 현재 평택지구 본당 당 초등부 저학년 수는 평균 스무 명 남짓이다. 평택지구는 오는 8월 4~6일엔 초등부 고학년 여름신앙학교를 연다.

2024-07-21

수원교구 분당야탑동본당 ‘라 파밀리아’, 제2회 찬양의 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분당야탑동본당(주임 김진우 베드로 신부) 부모밴드 ‘라 파밀리아’(la familia, 단장 김정현 안토니오)가 6월 28일 분당야탑동성당에서 제2회 라 파밀리아 찬양의 밤을 진행했다. 라 파밀리아는 본당 주일학교에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여 만든 밴드다. 기타, 드럼, 건반, 보컬 등 아마추어 단원 7명으로 구성됐다. 라 파밀리아는 2022년 8월부터 활동을 시작, 매월 셋째 주일 오후 4시에 봉헌하는 초·중·고등부 미사 ‘완두콩 가정미사’에서 미사 반주 봉사를 하고 있다. 이날 찬양의 밤은 ‘주님 제 입술을 열어 주소서’를 주제로 열렸다. 공연 중 라 파밀리아 7명의 단원들은 각자 성가집 「야훼이레」에서 곡을 고르고, 곡과 관련해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한 나눔도 진행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공연 중에는 ‘주의 자비가 내려와’, ‘소중한 사람을 위한 기도’, ‘항해자’,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사랑한다는 말은’ 등 성가 외에도 ‘걱정 말아요 그대’, ‘여행을 떠나요’와 같은 대중가요도 선보였다. 김진우 신부는 이날 공연을 마지막에 인사말을 통해 “작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함께하셔서 좋은 시간이었다”며 “낮에는 일터에서 일하시고 저녁이면, 주일이면 모이셔서 성가로 찬양하면서 함께하는 라 파밀리아 부모밴드가 우리 본당에 있는 게 행복하고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2024-07-14

순교자 발자취 따라 걸으며 평화통일 기원

수원교구 제21기 청년도보 성지순례단(단장 안민석 베드로 신부)이 7월 6~13일까지 ‘주님, 제 소리를 들으소서’(시편 130,2)를 주제로 도보순례를 실시했다. 청년도보성지순례는 청년들이 서울에서 평양에 이르는 거리(약 230km)를 걸으면서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깨닫고, 신앙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교구 안팎의 성지를 순례하면서 순교영성을 체득할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번 도보순례는 교구 청소년국(국장 이헌우 마태오 신부)이 주관하고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허현 요한 세례자 신부)가 후원했다. 이번 순례단 단장을 맡은 안민석 신부는 6일 교구청 2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청년도보순례 발대미사 강론에서 “도보순례 동안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해 다치지 않을 것”을 당부하고 “7박8일간 신앙선조들 얼이 배어있는 성지 구간을 걸으며 그분들의 신앙을 이어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도보순례의 고유한 지향인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평화’와 ‘정의’를 간구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도보순례에는 19세 이상 45세 이하 청년 39명이 참여했다. 또 도보순례가 원만히 진행되도록 캡틴 김병영(대철 베드로·안산성마리아본당)씨 등 24명의 봉사자들이 도왔다. 이들은 발대미사를 시작으로 해미·공세리·미리내·요당리 등 의미 깊은 성지의 신앙선조들 발자취를 따라 찾아다니며 참배하고 기도했다. 4개 성지 구간을 도보 순례한 청년들은 총 235.8km 거리의 걸음을 주님께 봉헌해 우리나라의 평화통일을 기원했다. 발대미사 후 버스 2대로 대전교구 해미순교자국제성지로 이동한 청년도보순례단은 둘째 날인 7일 주일미사 봉헌 후 해미 웨이크업(Wake-up) 국제청소년센터를 출발,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한티고개를 지나 덕산성당을 거쳐 삽교성당까지 총 27km 구간을 하루 동안 걸었다. 이날 도보순례에 나선 최서영(마리아·30·산본본당)씨는 “7년 전 청년도보순례단의 일원으로 도보순례에 참여했으나 완주에 실패했었다”며 “이번에는 제150차 비다누에바 프로그램에 함께 했던 친구들 5명도 동반한 만큼 기필코 완주에 성공하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7박8일간 도보순례를 마친 청년들은 13일 교구청 지하강의실에서 파견미사를 봉헌하며 신앙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교구는 이 같은 장기일정에 참여할 수 없는 청년들을 위해 3박4일간 단기일정 도보순례를 오는 9월 19~22일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성기화 명예기자

202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