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6월 21일 참회와 속죄의 성당서 500차 토요기도회 봉헌 2013년 3월 2일 시작…독일 통일 계기된 1982년 옛 동독 라이프치히 ‘월요기도회’서 영감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화해·일치를 염원하며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남덕희 베드로 신부)가 매주 토요일마다 마련해 온 ‘토요기도회’가 500차를 맞았다.
6월 21일 의정부교구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열린 500번째 기도회에는 100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했다. 500차 토요기도회 사전 신청자 300여 명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성당과 민화위 측은 참가자들을 위해 성당 통로와 로비에 간이 의자를 배치했지만, 많은 신자는 성당 밖에서 기도와 미사에 참여했다.
이날 신자들은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를 시작으로 주교회의 민화위가 편찬한 평화교육 교재 「평화와 화해」에 담긴 메시지를 묵상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향으로 성인 호칭 기도와 묵주기도를 바쳤다. 이어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가 주례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민화위는 500차 토요기도회 참가자들이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 주길 청하며 한반도 모양에 ‘평화’라는 글자가 새겨진 조각이 달린 기념 묵주를 선물로 전했다.
토요기도회는 독일 통일의 계기가 된 1982년 옛 동독 라이프치히의 ‘월요기도회’에서 영감을 받아, 2013년 3월 2일부터 매주 토요일 미사와 묵주기도로 이어져 온 민족 화해와 평화를 위한 신앙 여정이다. 강의와 고해성사 등으로 확대되기도 했던 기도회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됐다가, 2022년 6월 25일부터 현재의 형식으로 재개됐다.
미사를 주례한 손 주교는 강론을 통해 “교회는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라고 강조하면서 “남북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또 그로 인한 갈등, 미움, 증오를 극복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 이 자리에서 기도해 왔고, 그 기도가 500차를 맞아 특별한 마음과 지향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주교는 “12년간 끊임없이 기도해 왔는데 상황이 멀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럴수록 하느님의 자비와 능력에 의탁해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면서 끈질기게 우리나라가 화합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하겠다고 다짐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나부터 ‘평화의 사람’이 되고 가정 안에서 ‘평화의 사람’을 길러내자”고 당부했다.
남덕희 신부는 “토요기도회는 성당 축성보다도 더 앞서 시작됐다”면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기도회에 참석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