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우면동본당, 마닐라 빈민촌 ‘찾아가는 야전병원’

서울대교구 우면동본당(주임 백운철 스테파노 신부)은 10월 26일부터 31일까지 필리핀 마닐라 요셉의원에서 ‘야전병원에서의 봉사 피정’을 주제로 의료·교육 봉사활동을 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했다. 이번 활동은 ‘교회는 야전병원이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마련됐다. 치과팀 4명, 중의(침술)팀 3명, 약제팀 3명, 미용팀 2명, 태권도팀 1명, 한글팀 1명 등 총 18명의 본당 신자는 현지 주민들을 위한 치과 진료와 중의(침술) 치료, 한글·태권도 교육, 이미용 봉사 등의 활동을 펼쳤다. 본당은 봉사자들이 하루를 미사로 시작해 강복으로 마무리하는 피정 형식으로 봉사를 진행하며, 참여한 이들이 몸과 마음의 치유를 체험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현지 빈민촌 주민들은 평소 빈곤과 열악한 접근성으로 인해 의료·교육 복지를 누리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 850여 명의 주민들이 이 기간 동안 요셉의원을 찾아 도움을 받았다. 특히 치과 진료에 대한 수요가 컸다. 필리핀에서는 칫솔 하나가 한화 약 8000원에 이를 정도로 공산품 가격이 높아, 월수입이 2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정에게는 칫솔 구입조차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심각한 충치로 발치를 해야 할 정도였던 한 여학생은 치료를 받고 새 앞니를 얻는 기쁨을 누렸다. 손가락이 구부러지는 질환을 앓던 주민 역시 중의 치료를 통해 손가락을 다시 펼 수 있었다. 봉사자 최영인(루치아) 씨는 “새벽부터 의원 앞에서 기다리는 주민들이 여럿 있을 정도로 많은 분이 의원을 찾아주셔서 몸은 고되지만 감사하고 보람찼다”며 “봉사 피정으로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다음에도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가고 싶다”고 밝혔다. 백운철 신부는 “마닐라에 있는 5박6일 동안 하느님 안에서 친교를 나누는 야전병원 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다”며 “하느님을 찾기 위해 봉사에 참여한 이들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함으로써 많은 위로와 기쁨을 체험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5면

인천교구 논현동본당 “우리 성당은 노년 활력소! 황혼을 은빛으로 물들여요”

인천교구 논현동본당(주임 송용민 요한 사도 신부)은 학기마다 새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노인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신앙, 문화, 예술 등 폭넓은 주제를 다루는 창의적인 콘텐츠 덕분에 노인들은 출석 의무감보다 성당을 ‘머물수록 활기를 얻는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본당 가정사목분과(분과장 김희중 요안나)는 2023년 가을 학기부터 매주 목요일 성당 교육관에서 ‘실버 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송용민 신부는 “고령 신자들이 성당을 부담 없이 기쁘게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사목이 필요하다”며 적극 지지했고, 오랜 기간 성당 건축 부채 상환으로 노인대학 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분과원들은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노인들은 오전 10시 미사 후 신앙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식사 후 오후부터 본격적인 아카데미 활동에 들어간다. 성경 공부와 통독, 신심 기도 등 기본 과정 외에도 예술, 문화, 신체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 학기 새로 기획되며, 참가자들은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이번 학기에는 70여 명이 실버 합창단, 수채화, 오카리나, 사물놀이, 레크리에이션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외부 강사를 초빙한 심리·건강·신앙 특강, 영화 감상과 토론, 성지 순례 등 특별 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아카데미에는 신자·비신자 구분 없이 여러 전문가와 매주 20여 명의 봉사자가 동참할 만큼 성당 안팎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소프라노 박원예(세라피나·가톨릭대 성악과) 씨는 10월 16일 합창단 교실에서 단원들의 발성·호흡법을 지도하며 “실버(Silver)라는 아카데미 이름처럼 황혼기를 은(銀)처럼 빛내 드리고자 하는 분과원들과 봉사자들의 진심을 매번 느낀다”며 “뜻깊은 일에 봉헌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올해 4월부터 오카리나 지도 교사로 봉사하는 본당 신자 김국진(바오로) 씨는 “오카리나뿐 아니라 일상의 모든 데서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우리 본당을 참된 공동체로 가꾸고 있다는 보람을 맛보고 있다”며 “앞으로도 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버 아카데미는 새 성당 신축 기금 조성에 전 신자가 본격적으로 나섰던 2013년부터 건축 부채 상환을 마친 2020년까지, 당시 기금 마련 운동과 각종 봉사의 역군이었던 오늘날의 본당 노인들에게 표하는 감사로서도 의미를 지닌다. 송용민 신부는 “믿음을 바탕으로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내어온 어르신들, 그리고 그들에게 헌신하는 아카데미 봉사자들은 사랑을 통해 소통하는 또 다른 형태의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당이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시노달리타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사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당은 ▲매 주일 전 신자 점심 나눔 ▲매달 마지막 금요일 묵상 피정 미사 봉헌 ▲관할 지역사회 복지 사각지대 의료비 지원과 학생 장학금 지원 사업 등 교회·사회와 발맞춘 사목과 이웃 섬김의 활동들을 폭넓게 펼치고 있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5면

대구대교구 월성본당, 제1차 본당 시노드 개최

“우리 본당이 복음의 기쁨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당장 나부터 일상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진정 기쁜 마음으로 내어드렸으면 해요.” “어려운 이웃에게는 물질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정서적인 나눔이 중요합니다.” “청년들은 교회의 미래입니다. 그들이 교회를 떠나지 않고 머물게 하려면 그들에게 사랑을 주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들 스스로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랑받는다는 것을 알고, 그 안에 머물며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해요.” 대구대교구 월성본당(주임 김용민 안드레아 신부) 신자들이 10월 26일 ‘성령 안에서 대화’를 가진 뒤 낸 의견들이다. 월성본당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결과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시노달리타스 정신으로 복음의 기쁨을 살아가는 교회’를 주제로 이날 제1차 본당 시노드를 개최했다. 신자 대표 140여 명과 사제, 수도자가 함께한 본당 시노드는 개막미사와 주제 강의, 성령 안에서 대화, 전체 나눔 등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세계주교시노드 「최종 문서」를 바탕으로, 시노드 정신을 본당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살아낼지 고민했다. 김용민 신부는 “이번 시노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우리 본당이 함께 걸으며 경청하고 식별하는 교회로 나가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모든 신자가 성령의 인도에 따라 복음의 기쁨을 새롭게 체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특히 성령 안에서 대화를 위해 침묵과 기도, 경청에 주의를 기울였다. 발표할 때는 모래시계를 앞에 두고 3분의 시간에 맞추는 것에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각자 발표가 끝난 뒤 침묵 가운데 묵상하고 기도하며 성령의 이끄심을 청했다. 본당 시니어아카데미 조용주(마리아) 대표 봉사자는 “다들 처음이라 익숙지 않았지만, 본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신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이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함께했다”며 “공동체 안에서 모든 본당 구성원이 함께 걸어간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본당은 앞으로도 시노드를 통해 성령 안에서 일치와 대화를 이뤄 복음적 사명을 새롭게 다짐하는 자리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김승규(요셉) 본당 총회장은 “본당 신자 대표들과 수녀님, 신부님 모두 신앙의 동반자로서 열정을 보여줘 감사했다”며 “오늘 미처 나누지 못한 의견도 계속해서 경청하고 전달할 수 있도록 계속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11-02 제3464호 5면

서울대교구 청담동본당 “손수 만든 묵주에 끈끈한 신앙 담다”

10월은 개인과 가정의 성화와 구원 그리고 세계 평화를 위해 묵주기도를 봉헌하는 묵주기도 성월이다. 묵주기도 성월을 맞아 직접 묵주를 만들며 ‘손의 기도’를 바치는 공동체가 있다. 서울대교구 청담동본당(주임 양장욱 베드로 신부) 동호회 ‘묵주 만드는 신자들’(회장 오동섭 비오, 이하 동호회)이다. 동호회는 2024년 서울대교구 가톨릭목공예(회장 오동섭 비오) 회원들의 주도로 창립됐다. 기도 안에서 수제 묵주를 제작하는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과 워크숍을 통해 회원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각자의 창작물을 나누며 신앙을 더욱 깊이 체험하고, 서로의 믿음을 격려하는 가운데, 창립 초기 소수 회원으로 시작한 모임은 점차 활기를 띠어 현재 1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동호회는 기계로는 결코 만들어 낼 수 없는 ‘영적 감정’을 전하기 위해 매년 묵주기도 성월에 맞춰 1년간 만든 작품들을 전시한다. 올해는 ‘기도 전시회의 영혼들’을 주제로 10월 17일부터 10월 23일까지 성당 1층 로사리오 카페에서 작품 150여 점을 선보이는 제2회 수제 묵주 전시회를 열었다. 오동섭 회장은 “하느님께 바치는 마음으로 만든 작품을 신자들에게 처음 선보였을 때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껴 큰 보람을 느꼈다”며 “전시를 계기로 회원 간 이해와 유대가 더욱 깊어지고, 신앙 안에서 한층 끈끈한 공동체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전시에서는 목공예 작가 장재덕(바실리오) 씨가 특별 출품한 <나무통 묵주>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은 기도가 단지 손끝의 움직임이 아니라 공간 전체와 호흡을 나누는 행위라는 영감에서 출발했다. 나무통 묵주는 나무통 안에 5단 묵주가 걸린 형태로 제작됐으며, 내부에는 예수의 심장을 형상화한 공예품이 걸려 있다. 기도 중 묵주 알을 하나씩 당길 때마다 작품 내부의 ‘공명실’에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를 통해 기도하는 이는 깊은 침묵 안에서 내면을 마주하며 영적 체험을 하도록 이끈다. 장 작가는 “나무통 묵주는 기도가 공간과 시간, 몸과 마음을 모두 관통하는 여정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영혼이 하느님과 공명하기 위한 통로”라며 “휴대성이라는 편리함을 버리는 대신, 한 자리에서 천천히 묵주 알을 당기며 기도하는 동안 제 영혼과 마주하고 하느님 은총을 충만히 체험한다”고 전했다. 현재 본당은 묵주 동호회 외에도 이콘, 마리아 전례무용, 도자기, 수필 등 24개 동호회를 운영하며 신자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 안에서 신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양장욱 신부는 “본당 동호회가 단순한 문화센터 활동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본당 교우 위주로 동호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교우들이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매개로 신앙 안에서 친교를 나누고,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창작·공연 등 예술로 드러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5-10-26 제3463호 5면

서울대교구 신사동본당, 어르신 정보화 교육 봉사 나서

서울대교구 신사동본당(주임 오인섭 토마스 신부)이 노인 디지털 정보 접근권을 실현하고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노인 복지 사업을 올해 하반기 펼치고 있다. 본당 카리타스회(회장 이용미 이베타)는 9월부터 본당·지역사회 노인들과 함께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에서 디지털 정보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카리타스회는 고도로 디지털화하는 사회에서 노인들이 행정·금융·복지 등 생활 제반 분야에서 소외를 경험하지 않도록 이번 교육 사업을 기획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 전반에서 비대면 서비스 확산과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며 노인층 정보 소외 현상이 두드러지는 현실에서 노인들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실질적 적응 역량을 길러주는 활동이다. 본당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노인들은 체험형·활동형 디지털 배움터인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를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해지고 있다. 교육은 ▲병원 진료 예약 ▲교통편 예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촬영 심폐소생술 체험 ▲무인 사진관과 로봇 카페 등 자동화 시설 이용 방법 등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생소한 디지털 어휘뿐인 복잡한 설명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해서 당황하던 예전과 달리 실습·체험이 가능해지자, 노인들은 비로소 자기 효능감을 되찾고 있다. 10월 18일 현장 교육을 받은 강경옥(아레타) 씨는 “키오스크 사용법을 사람들 어깨 너머로 익혀도 막상 직접 하려면 머릿속이 까매지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해 부끄러웠는데, 배움터에서 여유를 지니고 하나하나 배우니 자신감이 붙는다”고 했다. 이어 “서툴더라도 천천히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 덕분에 다른 것도 더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10월 23일 새로 시행되는 ‘노인복지법 시행령’ 제19조의2 제2항에 따르면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자는 노인이 비노인과 동등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당한 평의를 제공해야 한다. 이처럼 노인 디지털 접근권을 법으로도 보장하게 된 변화 앞에서, 카리타스회의 이번 시도는 본당 또한 지역 공동체로서 사회 변화에 발맞춰 걸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노력으로 의미가 있다. 이용미 회장은 “서류 발급, 결제와 예약 등 생활 전반에서 디지털 기기 활용이 필수가 됐지만 어르신들은 배우고 접근할 기회조차 부족했을 것”이라며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카리타스회는 2026년 실시 예정인 ‘배리어프리’(Barrier-free, 시설 이용과 생활환경 전반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장벽을 없애는 것) 관련 자체 사업 기획 등 지역사회 기반의 사회복지 연계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인섭 신부는 “정보 접근권 보장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모두가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권리와 직결된 문제”라며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본당 카리타스 활동가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디지털동행플라자 서북센터는 ▲스마트폰 영상 촬영 방법 ▲인공지능을 활용한 여행 일정표 작성하기 ▲나만의 유튜브 쇼츠 제작하기 ▲스마트폰을 이용한 손쉬운 길 찾기 ▲병원 진료 예약 등 디지털 관련 교육 외에도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을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배움터다. 또한 전문 상담사들이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 관련 상담을 자세하고 친절하게 받을 수 있다.

발행일 2025-10-26 제3463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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