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으로 꿈 포기하지 않도록” 희망 전한 30년

어려운 청소년 학생들을 돕기 위한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의 ‘엘리사벳장학회’(이하 장학회)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장학회는 1994년 2월 설립돼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간 총 31회차에 걸쳐 총 554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위기 상황 속에 있는 아동 청소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본당 장학 활동으로 의미를 준다. 30년간 꾸준하게 장학회가 이어진 모습도 주목된다. 장학회 설립은 1994년 고(故) 이혜경(엘리사벳) 양 유지에 따라 유가족과 본당 신자들이 기금 2억 원을 출연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본당은 이를 대성당 축성 10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장래 희망을 꿈꿀 수 없는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장학생 선발은 매년 초에 주보를 통해 공지된다. 수도회 및 아동복지시설과 학교를 통해 가톨릭신자 중 장학금이 필요한 중고등학생을 추천받는다. 이후 가정·경제 상황과 학생의 의지 등을 고려하고 내부 심사를 통해 분기별로 장학금을 지급한다. 선발된 장학생들은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재원 마련은 장학 기금과 분기별 주일 모금 활동을 통해 이뤄진다.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신자들의 손길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본당은 “장학금을 토대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학업에 몰두할 수 있는 상황을 30년간 만들어 왔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보람”이라고 밝혔다. 장학회가 30년 동안 꾸준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신자들의 관심과 기도’를 꼽았다. 하지만 지속적인 장학 활동을 펴기에는 신자들의 적극적인 시선과 후원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주임 조성풍 신부는 “그리스도교 정신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서 자기 역할을 하는 동시에 받은 사랑을 전하는 사회인으로 커갈 수 있도록 장학회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런 본당의 나눔 행보에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도움의 지향을 가진 모든 신자의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4-10-13

수원교구 원삼본당 고초골공소, 경당 복원 축복

수원교구 원삼본당(주임 송영오 베네딕토 신부)은 9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고초골로 15 현지에서 고초골공소 경당 복원 축복식을 거행했다. 총대리 이성효(리노) 주교 주례로 공소 마당에서 야외미사 중 열린 축복식은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와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거행됐다. 축복 미사에는 수도자와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용인시 이상일(요셉) 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와 시의원 등 내빈들도 참석했다. 고초골공소는 1891년 80㎡ 규모로 지어진 경당이다. 수원교구와 용인시는 공소가 지어진 당시 원형 모습을 최대한 되살려 2023년 해체 보수공사 방식으로 복원을 완성했다. 공사는 볏짚이엉을 엮어 인 초가지붕 설치와 출입구 변경 복원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공소는 현재 신자들의 피정, 신앙 교육을 위한 ‘고초골 피정의 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2016년 10월 최덕기 주교가 결성한 ‘고초골 발전위원회’(위원장 한기범 베르나르도)는 고초골공소의 교회사적 가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주교는 일선 사목에서 물러난 후 2016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고초골공소에 상주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공소의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인정해, 2018년 3월 9일 제708호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축복식 후에는 제21회 원삼본당의 날을 맞아 10개 구역 250여 교우들이 공소 마당에서 ‘다함께 차차차’ 노래자랑에 참여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이성효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고초골공소에 용인시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음에 감사드린다”며 신자들에게 “고초골공소는 1779년 광암 이벽 등 ‘교리교사들’의 천진암 강학으로 태동한 한국천주교회를 전 세계에 알리는 귀중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들 신앙의 뿌리’가 얼마나 거룩한지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기화 명예기자

2024-10-13

[새 성당 봉헌 축하합니다] 광주대교구 유촌동성당

광주대교구 유촌동본당(주임 박옥규 도미니코 사비오 신부)은 10월 5일 광주광역시 서구 칠성로 15 현지에서 교구장 옥현진(시몬) 대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거행했다. 옥 대주교는 축성 미사 중 강론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역대 본당 신부님과 사목회, 건축위원회와 신자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다”며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이기에 각자가 거룩한 삶을 살 때, 기도하는 아버지의 집인 이곳 성당도 그리스도의 향기로 장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임 박옥규 신부는 미사 후 축하식에서 “건축을 추진하면서 어려운 고비들이 있었지만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극복해 오늘 이 영광의 순간이 찾아왔다”며 “29개 본당 7000여 분의 은인들과 새성당 건립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신 수많은 분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본당 신자들은 이날 성당 건축을 위한 신자들의 노력, 묵주기도 200만 단, 기금 약정서, 성경 필사, 감사 영적 예물 등을 봉헌했다. 성 요셉을 주보 성인으로 하는 유촌동본당은 2015년 설립돼 2018년 첫 성전 건축 기금 모금 활동을 시작했으며 1년여의 공사 과정을 거쳐 올해 8월 15일 새성당에서 첫 미사를 봉헌했다. 대지면적 715㎡ 부지에 연면적 914㎡의 3층으로 지어진 새 성당의 지상 1층에는 사무실과 교리실, 사제집무실 등이 있으며 지상 2층에는 188석의 대성전과 성가대석, 유아실, 고해소 등이 자리하고 있다.

2024-10-13

“글 짓고 그림 그리며 신앙심 키워가요”

서울대교구 9지구 어린이들이 순교자 성월을 맞아 한데 모여 그림과 글 실력을 뽐냈다. 9월 21일 9지구 초등부(담당 이승규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사생대회가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를 주제로 서울대교구 길동성당에서 열렸다. 이번 사생대회에는 9지구 내 총 9개 본당 중 둔촌동·성내동·천호동·고덕동·길동·명일동 등 6개 본당의 초등부 4~6학년생 약 150명이 순교자 성월과 수호성인에 관한 그림 그리기와 시·편지 쓰기에 참가했다. 시상은 각 주제와 부문마다 대상·최우수상·우수상 등 총 18개로 이뤄졌다. 글짓기 ‘위대하신 우리들의 순교자’로 순교자 부문 대상을 받은 구려원(스텔라·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 양은 “우리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교자들을 아무도 욕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작품이었다”며 “이렇게 9지구 연합 대회를 나오니 재미있고 새로웠다”고 말했다. 성 김대건 신부(안드레아·1821~1846)의 초상화를 그린 조영우(라파엘·서울대교구 성내동본당) 군은 “한국의 첫 사제이자 내가 가장 존경하는 김대건 신부님이 많은 노력 끝에 사제가 됐음에도 짧은 사목 생활을 했던 점이 안타깝게 느껴졌다”며 “그럼에도 길이길이 신앙 선조로 남은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성 보나(1156?~1207)를 수호성인으로 그려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서율(서울대교구 명일동본당) 양은 “이번 사생대회 덕분에 보나 성인에 대해 많이 알게 됐는데 상까지 받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9지구 초등부 사생대회를 총괄한 둔촌동본당 부주임 이승규 신부는 “여러 본당 친구들이 함께 모여 교류하는 장으로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자신을 지켜주는 수호성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어린이들의 자기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된 것 같고, 순교자성월에 대해 진행한 퀴즈 등을 통해 순교 성인들의 정신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됐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행사의 마무리로 봉헌된 파견 미사에는 각 본당 초등부 주일학교 담당 사제들이 함께했다. 미사는 이승규 신부가 주례했으며 성내동본당 부주임 문재현(바오로) 신부, 길동본당 부주임 박형준(라파엘) 신부, 천호동본당 보좌 장한별(스테파노) 신부가 공동 집전해 연합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2024-10-06

대구대교구 가실본당, 성당 봉헌 100주년 기념미사

하느님의 ‘아름다운 집’(佳室), 가실성당이 봉헌된 지 100년이 됐다. 대구대교구 가실본당(주임 박진형 비오 신부)은 9월 29일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 주례로 성당 봉헌 100주년 기념미사를 거행하면서 다음 100년 동안에도 성당을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자비를 청했다. 가실본당은 역사전시실도 새로 마련해 이날 기념미사 전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봉헌했다. 가실본당 역사전시실에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 개혁 이전에 사용했던 라틴 제의와 미사 경본, 성작보 등 옛 제구와 오래된 신심 서적, 미사주를 만드는 데 쓰였던 포도 압착기 등이 보존돼 있다. 조 대주교는 “서양에서 오래된 성당들을 잘 보존해 수백 년 동안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우리도 옛것을 잘 보존하고 관리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도 아름다운 성당만큼 아름다운 신심을 앞으로 100년 동안 잘 가꿔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구대교구 본당으로는 대구본당(현 주교좌계산본당)에 이어 두 번째로 1895년 6월 11일 설립된 가실본당은 30여 년 뒤인 1924년 9월 28일 지금의 성당을 봉헌했다. 초대 대구대목구장 드망즈 주교와 함께 주일 교황대사 마리오 자르디니 대주교가 봉헌식을 주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대성당과 대구대교구 주교좌계산대성당 등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빅토르 루이 프와넬 신부(Victor Louis Poisnel·1855~1925)가 설계를 맡았다. 당시로는 드물게 붉은색 신로마네스크식 성당으로 지어졌던 가실성당은 현재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48호로 지정돼 있다. 2002년에는 독일 작가 에기노 바이너트(Egino Weinert·1920~2012) 작품의 감실과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됐다. 당시 가실성당이 내려다보던 낙동강 옛 나루터는 교통의 요지로, 자연스럽게 가실본당은 신앙 공동체의 중심이자 선교의 출발점이 됐다. 지역 어린이들은 학교 공부가 끝나면 신자, 비신자 할 것 없이 가실성당 마당에서 뛰놀았다. 아이들은 점차 천주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는 부모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1970년대 이후 근대화 물결에 밀려 많은 주민들이 도시로 떠나기 전까지, 가실본당은 지역 신앙 공동체의 어머니 역할을 했다. 가실본당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왜관수도원이 1952년 지역에 정착하고 왜관감목대리구가 설정되면서, 가실본당 주임도 왜관수도원 소속 사제들이 맡게 됐다. 1986년 왜관감목대리구가 폐지되고 가실본당도 대구대교구 관할 본당으로 이관됐지만, 본당 사목은 왜관수도원 소속 사제들이 계속 맡고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수도원장 박현동(블라시오) 아빠스는 “이 성당이 단순히 본당 신자들만의 신앙 공간이 아닌,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1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살아있는 현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24-10-06

서울대교구 중림동약현본당, 순교 영성 되새기며 신앙 모범 따르기로 다짐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기념성당인 서울대교구 중림동약현본당(주임 김경하 베네딕토 신부)이 9월 순교자성월 동안 기념사진전, 초 공예 전시 등으로 103위 시성 40주년·124위 시복 10주년을 기념했다. 9월 1일부터 29일까지 성당 내 만남의 방에서 사진 전시회를 연 본당은 아울러 9월 15일부터 29일까지 순교자 신심을 고양하는 초 공예전도 병행했다. 사진전에서는 1984년 여의도 시성식, 2014년 광화문 시복식 및 서소문 순교성지 현양미사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 가운데 총 45점을 선보였다. 초 공예품은 본당에서 공예를 배우던 신자들이 약전을 읽고 묵상한 후 작품으로 만든 것들이어서 더욱 시선을 모았다. 이번 전시는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전 신자 대상 ‘서소문 순교성인 44위 복자 27위 약전 읽기 및 필사’(이하 약전 읽기 및 필사) 등 본당이 올해 기획한 시성 40주년·시복 10주년 기념 프로그램에 이어지는 것이다. 순교자들 신앙과 모범을 계승하며 순교의 얼과 전통을 지키는 본당으로써 그 정신을 새롭게 하자는 데에 뜻이 있다. 특별히 약전 읽기 및 필사를 완료한 신자 30명을 위해서는 9월 29일 주일 교중미사 중 시상식이 마련됐다. 김경하 신부는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인 성인 44위와 복자 27위 약전 필사에 여러 신자 분이 참여하고 완료해 의미가 있었다”며 “ ‘약현’은 서소문 성지와 하나 되는 본당인 만큼 전 공동체가 순교 정신을 이어가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2024-09-29

의정부교구 구리본당, ‘수택경로식당’ 새 보금자리 축복

의정부교구 구리본당(최성우 요한 세례자 신부)은 9월 6일 새로 이전한 수택경로식당 건물에서 축복식을 봉헌했다. 구리본당 자원봉사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수택경로식당은 지난 30년간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축복식을 주례한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는 “신앙인은 하느님께 받은 많은 것들에 대한 응답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눠줘야 하는데, 구리본당은 경로식당을 통해 예수님께서 원하신 대로 이웃사랑의 모습을 보여줘 왔다”고 말했다. 이어 손 주교는 “어르신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담아주는 밥 한 그릇은 육체적 배고픔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증진해 또 다른 이웃사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성우 신부는 인사말에서 “참석해 주신 내빈분들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하며, 좋은 말 백 마디보다 직접 도와주고 함께하는 봉사 한 번이 더 낫다는 걸 봉사자와 공동체 모두가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축복식은 성수 예식과 내빈 축사 및 축하 공연, 컷팅식으로 이어졌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간단한 다과회 시간도 마련됐다. 축복식에는 손 주교를 비롯한 교구 본당 사제들, 윤호중(마르티노) 국회의원, 구리시의회 신동화 의장 등 지역 내 인사와 자원봉사자들이 참석했다. 새로 이전한 수택경로식당은 구리시 수택지구 사회복지시설 건물 1층에 들어섰다. 2층은 시니어클럽과 사무실, 3층은 강당과 옥상정원이 있다. 수택경로식당은 지자체 예산을 지원받아 1994년 8월부터 주 5회 지역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제공해 오고 있다. 구리본당과 인근 본당 자원봉사자들이 조리와 배식을 도맡는다. 본당에 따르면 매일 평균 160여 명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거나 도시락을 배달받았다. 수택경로식당은 한 끼 식사와 더불어 독거 어르신들의 소통 장 역할을 겸하며 경로식당 제도가 도입된 초창기부터 한국 사회 노인복지 역사와 함께 해오고 있다.

2024-09-15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