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 하루도 빠짐없이 십자가의 길 기도

“아침밥을 먹으면 하루가 든든한 것처럼, 사순 시기에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면 1년 신앙생활이 참 든든합니다.” 사순 2주를 보내고 있는 3월 21일 오후 1시, 대전교구 당진본당(주임 김경식 미카엘 신부) 삼봉공소에서는 십자가의 길을 함께하는 기도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순 시기면 어느 본당에서나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지만 삼봉공소의 기도는 조금 특별하다. 1995년부터 30년 동안 사순 시기면 하루도 빠짐없이 공소에서 십자가의 길을 바쳤기 때문이다. 많을 때는 몇십 명, 적게는 1명이라도 꼭 공소에서 기도를 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함께하게 된 계기는 어렵고 힘들어하는 신자에게 힘을 모아주기 위해서 였다고 한기섭(요셉) 공소회장은 회고했다. “공소 신자 중에 젊은 새댁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아이가 들어서지 않아서 항상 열심히 기도를 했어요. 마침 사순 시기가 돌아와서 신자들이 함께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해보자는 말이 나왔죠. 예수님의 고통을 묵상하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 동안 그 새댁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싶었어요. 신기하게도 기도를 시작한 그해에 아이가 들어서서 벌써 서른 살이 됐답니다.” 기도 때문에 아이가 생긴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함께한 기도는 삼봉공소 신자들 마음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됐다. 예수님이 고통과 죽음을 이겨내고 부활하셨듯이, 각자의 삶에서 찾아오는 어려움을 기도를 통해 견뎌낸다면 밝은 빛을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이날 십자가의 길 기도에는 9명이 모였다. 가족처럼 지내는 사이이다 보니 한 회장은 가는 길에 마주친 신자에게 “십자가의 길 하러 가야지”라며 함께 차를 타고 공소로 향했다. 멀게는 차로 20~30분 걸리는 곳에 사는 신자를 위해 레지오 단장 김성신(마리아) 씨는 매일 자신의 차로 신자들을 태워와 함께 기도하고 돌아간다. 멀리서 어렵게 모인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 시간은 20분가량. 짧은 시간이지만 기도를 마치고 공소를 나오는 신자들의 표정에서는 마음 가득히 기도를 했다는 든든함이 묻어났다. 이미라(엘리사벳) 씨는 “우연한 계기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함께하는 전통이 생겼지만, 매년 기도를 하면서 마음이 편하고 뿌듯해진 덕분에 우리 공소 신자들의 신앙이 더욱 깊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병숙(마리아) 씨도 “하루에 20분, 어떻게 보면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가 한마음으로 기도를 한다는 돈독함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다”며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나면 밥을 먹은 것처럼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3-30 제3435호 5면

‘극기의 보루’ 실천하는 서울 가락시장준본당, “예수님 수난에 동참해요”

사순 시기를 맞아 공동체가 함께 금주(禁酒)나 평일 미사참례 등을 주보에 공약하고 실천하는 본당이 있다. 서울대교구 가락시장준본당(주임 조대현 바오로 신부)은 주님 조대현 신부를 비롯한 금주 10명, 오늘의 복음 묵상 3명 등 총 18명이 함께하는 ‘극기의 보루’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금주 실천이 눈에 띈다. 조 신부는 “안 좋았던 습관에 균열을 내다보면 언젠가 정말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번 기회를 마련했다”며 “힘들어도 ‘주님 때문에’라고 생각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점병(베드로) 씨는 “실천 비법은 언제 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의 시선을 느끼는 것”이라며 “모임에 가서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안 마시는 내 모습을 본 지인들이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본당 사목회 부회장 정백용(안드레아) 씨는 “소문난 애주가였던 나도 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주위 응원도 받기 위해 공약했다”고 전했으며, 김재곤(마르코) 씨는 “직업 특성상 술자리가 많아서 힘들지만 대신 커피나 물을 마시거나 술 생각을 아예 끊어버리며 견딘다”며 “본당 신자들과 함께하니 힘이 된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하루 세 번 아내 안아주기’를 실천하는 주성진(도미니코) 씨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해서 평소에도 가끔 실천해왔는데 매일 행하니 부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뒷담화 안 하기’를 결심한 이억출(체칠리아) 씨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책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제목이 평소 인상 깊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3-23 제3434호 5면

“‘성당’은 파손됐어도, 승진‘본당’은 굳건합니다”

“‘성당’은 파손됐지만, 승진‘본당’은 잠시 다른 장소에서 굳건하게 함께하고 있습니다. 본당 공동체를 지켜주시는 병사들과 군 가족들에게 우리 군종교구와 군종후원회는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꽃샘추위에 보슬비까지 내린 3월 16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포천 민군상생복지센터 창의공간에서 군종교구 육군 승진본당(주임 김문강 크리스토폴 신부) 사순 제2주일 미사가 봉헌됐다. 민군상생복지센터에서 미사 봉헌…세례식도 열려 군종후원회 회장단, 현장 방문해 장병·신자 위문 6일 공군 전투기의 포천 민가 오폭으로 성당이 크게 파손되고 주임신부도 부상으로 입원했지만, 본당 공동체는 지난주부터 교구 총대리 이응석(요셉) 신부 주례로 이곳에서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서는 장병 1명이 세례받는 경사가 있었다. 신자들은 장병의 입교를 축하하며 다 같이 박수를 보내고, 한목소리로 세례 서약을 갱신했다. 미사에는 장병들과 군 가족 등 60여명이 참례했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은 본당 신자들이 피해의 아픔을 딛고 공동체를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교구 평신도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한국가톨릭군종후원회(회장 이병지 프란치스코) 회장단과 군종후원회 전담 홍성학 신부(아우구스티노·서울대교구 제11 강남지구장)도 함께해 장병과 신자들을 위문했다. 후원회는 본당과 공소 신자들을 위한 위문품도 전달했다. 홍 신부는 미사 후 친교의 자리에서 “우리 삶에는 ‘폭탄’으로 비유될 수 있는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럴 때마다 주님을 찾고 그분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바로 그때 예수님께서 성당에서 기다리고 계심을, 또 그런 그분처럼 우리 군종후원회도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말라”고 위로했다. 이응석 신부는 강론에서 “때로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일의 시작이자 마지막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면 우리는 언젠가 이날 복음 속 ‘거룩하게 변모하신 예수님’처럼 더 나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본당 신자 신종욱(프란치스코) 소령은 “오폭 사고 후 성당에 들어갔는데 십자가가 온전한 것을 보며 ‘그래도 하느님께서 많이 지켜주셨구나’라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우리 김 신부님은 항상 씩씩했던 분이니만큼 잘 극복하고 돌아오시리라 믿는다”며 “우리들도 신부님을 기다리며 평소와 같이 친교를 이루고 신앙생활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교구는 군 당국에서 피해를 복구하고 주임사제가 회복할 때까지 장병들이 일상적으로 신앙생활을 이어가도록 사목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교구 사제단은 본당 및 본당 관할 공소 2곳의 주일미사 봉헌을 맡고 있다. 매주 본당과 전격공소 주일미사는 이응석 신부가, 철마공소 주일미사는 국방부 군종정책과 유한석(베드로) 신부가 주례하고 있다.

발행일 2025-03-23 제3434호 5면

서울대교구 구파발본당, 하늘땅물벗 ‘탄소포집벗’ 창단

“저는 하늘땅물벗의 벗님으로서 당신께서 지으신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생태적 삶을 살기로 선서하오니, 당신 성령의 힘을 제게 주시어 정의와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가는 도구가 되게 하소서.” 지난 3월 1일 서울대교구 구파발성당(주임 차동욱 시몬 신부)에서는 초등부 어린이 29명이 낭랑한 목소리로 어린이 하늘땅물벗 선서문을 낭독했다. 최초의 하늘땅물벗 어린이 단체로서 공식 활동을 개시하는 순간이었다. 어린이들은 이날 창단 미사를 통해 하늘땅물벗 사도가 될 것을 선서하고 단체 활동을 통해 생태적 삶을 성실하게 살 것을 다짐했다. 차동욱 신부는 선서문 낭독 후 회원들을 안수하며 환경 문제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작은 실천으로부터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기를 격려했다. ‘탄소포집벗’이라는 이름은 어린이들이 직접 지었다. 산림과 생태계 보존을 통해 탄소를 포집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미래 기술의 주역이 되겠다는 의미다. 어린이들은 매월 마지막 주일 정기 회합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3월에는 성당 인근에서 플로깅 활동을 하며, 4월에는 숲 해설가와 함께 생태교란종 제거 작업을 할 예정이다. 자원순환 센터를 견학하고 성당에서 직접 분리배출을 해보는 시간도 갖는다. 현장에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환경 관련 책이나 다큐를 읽고 보고 나누는 자리도 연다. 또 공동의 집인 지구를 위한 기도와 나눔도 이어간다. 탄소포집벗 출범은 무엇보다 생태적 인식 전환과 지속 가능한 삶의 실천을 어린이들의 시선에서 찾는 시도라는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평신도 생태사도직 단체 ‘하늘땅물벗’은 2016년 서울대교구에서 인가받은 후 현재 서울과 인천, 제주 등 전국에서 90여 개 단체가 활동 중이다. 성인 대상 활동이 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구파발본당의 탄소포집벗은 각 교구와 본당 어린이 환경 활동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차동욱 신부는 “처음에는 학업으로 바쁜 어린이들이 참석할 수 있을까 우려했지만, 많은 어린이의 참여를 지켜보면서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린이들이 생태 환경 보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만큼 깊은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어린이 하늘땅물벗 창단을 시작으로, 해마다 더 많은 어린이가 지속적으로 생태 보전 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3-16 제3433호 1면

[이런 사목 어때요] 서울대교구 방이동본당 건강상담실

“내담자분 몸에 좌우 차이가 좀 있어 보여요. 양방향으로 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주세요. 그리고 소화가 조금 힘드실 것 같은데 약을 드시거나 병원 진료를 받아보시는 걸 추천 드려요.” 충분한 시간 동안 전문 상담을 받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상담실이 문을 열었다. 서울대교구 방이동본당(주임 송경섭 베드로 신부)에서는 사무실 신청을 통해 진료는 아니지만 격월 셋째 주일에 양방과 한방 상담을 할 수 있고, 매월 넷째 주일에는 세무와 법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월 16일 양덕모(미카엘라) 한의사에게 상담받은 70대 박종숙(헬레나) 씨는 “일상생활을 할 때 왼쪽이 동작을 할 때마다 이상하고 균형이 안 맞다 느꼈고 소화도 쉽게 안 됐었는데 한의사 선생님이 잘 짚어 주셨다”며 “본당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친숙한 공간이라 가볍고 부담 없어 신청했는데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소상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상담 봉사에 나선 양 한의사는 “평소 재능기부에 관심이 있었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시작하게 됐다”며 “치료는 병원에 가서 받아야 하지만 그 이전 단계에 도움을 드리려는 취지이기에 건강에 대해 크든 작든 궁금하고 염려스러운 사항이 있으시면 담소를 나누는 것처럼 마음 편하게 들러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미사 드리고 신앙 생활하는 본당 신자분들께 봉사하는 기회라 이를 계기로 서로 더 가깝고 따뜻한 친교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승자(실비아) 씨는 “병원까지 가기에는 별거 아니고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던 증세들을 상담할 수 있었다”며 “따뜻한 말씀 덕분에 평소 막연히 가지고 있던 불안감을 떨쳐낼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김은희(데레사) 씨는 “가정과 여러 공동체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중요하다”며 “정확한 의학적 정보에 대한 조언을 받아 바른 생활 습관을 기르고 적절한 치료로 이어나감으로써 내 건강에 기민하고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강상담실은 성령이 기거하는 성전인 우리 몸을 아끼고 돌보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예방적 차원에서 정확한 의학적 정보를 통해 신앙과 건강을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다. 송경섭 신부는 “상담실이 봉사자에게는 하느님께서 주신 탈렌트를 봉헌하는 계기가 되고 일반 신자들에게는 본당 공동체의 효능감과 소중함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며 “희년을 맞이하는 기쁨과 공동체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발행일 2025-03-09 제3432호 5면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 장애인 주일학교 ‘다올’ 10주년

서울대교구 대방동본당(주임 남상만 베드로 신부)의 발달장애인 주일학교 ‘다올 주일학교’(지도 조성훈 율리오 신부)가 올해 10주년을 맞아 3월 2일 소성당과 교육관 요셉홀에서 기념미사·행사를 열었다. 미사와 행사는 지난 10년간 함께한 봉사자, 교사, 학부모와 학생들을 축하하고 그들이 앞으로도 매 주일 열리는 수업과 발달장애인 미사를 통해 하느님 사랑 안에서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자리가 됐다. 부주임 조성훈 신부가 주례한 미사는 10년 전 본당 주임사제로서 학교를 세운 주수욱(베드로·원로사목자) 신부와 교구 청소년국 장애인신앙교육부 담당 최영우(베드로) 신부가 공동 집전했다. 오랜 시간 함께했던 교리교사들, 봉사자들, 후원자들이 참례했다. 행사에서는 10년 근속 봉사자들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 학생들과 부모들과 봉사자들에 대한 선물 증정식이 진행됐다. 또 율동팀과 성가대, 앙상블의 축하 공연 중 주일학교 새 이름인 ‘다올’이 발표됐다. ‘하는 일마다 하느님의 축복이 온다’는 뜻이다. 이전 이름은 ‘솔봉이’(어리숙하지만 꾸밈없고 착한 사람)였다. 자폐 자녀를 개교 때부터 학교에 보내온 이은영 씨(마리아·본당 자모회장) 와 김민서 씨(엘리사벳·본당 자모회 총무)는 “아이들이 전례 봉사, 성가, 율동 등 미사에 스스로 참여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워 아이들도 우리도 성당에 기쁘게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장애인들과 함께 바치는 일반 미사도 있지만, 우리는 ‘우리 애가 폐를 끼치면 어쩌나’ 하는 불편한 마음 때문에 차마 미사에 나오지 못하거나 냉담까지 하게 되기도 한다”며 교회의 관심을 부탁했다. 교감은 “봉사자가 많이 부족하다”며 “미사 때 학생들 곁에서 성가 책을 넘겨주고, 가위·풀칠 등 수업 활동을 돕거나 화장실에 같이 가주는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봉사”라며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발달장애인들과 그 부모들을 위로하고 함께하고자 열린 다올 주일학교는 2015년 ‘대방동 솔봉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현재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소성당에서 발달장애인 미사를 바치고, 이어서 주일학교 수업을 열고 있다. 주일학교와 미사는 봉사자들과 교사들의 헌신으로 열릴 수 있다. 자녀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어 삶에서도 미사에서도 온전히 쉬어갈 일 없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에게 ‘쉼’의 시간을 선사하는 만큼 많은 사람의 봉사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문의: 010-8587-8003

발행일 2025-03-09 제3432호 5면

한국 찾은 ‘메일린의 기적’ 주인공…"기도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2012년 프랑스 리옹에 살던 3살 메일린은 식사 중 소시지가 기도에 걸리면서 뇌에 산소가 수 분 동안 공급되지 않아 뇌사 판정을 받는다. 의사들마저 포기하고 안락사를 권유했지만, 가족은 포기하지 않고 19세기 교황청 전교회를 세운 폴린 마리 자리코에게 9일간 전구 기도를 하게 된다. ‘살아있는 묵주 기도회’를 조직해 메일린이 다니던 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 이후 메일린의 뇌는 점차 정상으로 돌아와 완전히 회복됐고, 이 사례는 교황청 심사를 거쳐 2020년 5월 26일 ‘기적’으로 공인됐다. 가경자였던 폴린 마리 자리코는 이 기적을 통해 시복됐다. 최근 「메일린의 기적」 책과 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알려진 기적의 주인공, 메일린 트란 양이 2월 2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을 찾아 신자들과 기적에 대한 경이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메일린 양은 아버지 에마뉘엘 트란 씨, 현지에 가서 메일린 양 가족을 만나고 교황청에서 기적 판정의 과정을 좇으며 그 이야기를 한국에 알린 박용만(실바노) '같이 걷는 길' 이사장(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한국 신자들을 만났다. 박 이사장 사회로 에마뉘엘 씨와 메일린 양은 뇌사에 이르게 된 사건 당일의 사연에서부터 9일 기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 점차 회복되는 과정에서의 체험 등을 진솔하게 들려줬다. “사고 11일 차에 뇌파가 없어져 곧 사망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생명 유지 장치를 떼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 권유에 아이를 낳았으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지원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해 거절했다”고 얘기한 에마뉘엘 씨는 “그때 신자가 아니었지만, ‘신이 듣고 있다면 메일린을 고쳐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씨는 딸의 기적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메일린이 다시 일어나고 걷는 과정을 보고, 이를 의사들에게 설명하는 단계에서 제가 겪은 일을 통해 다른 이들의 신앙에 변화가 일어남을 경험했다”며 “그래서 이제는 하느님의 은혜, 또 기도의 힘에 대해 선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도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고, 하느님께서는 매일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것을 한국 신자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흔히 기도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생각하지 않고, 결과에 대해 의심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도하면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그 경험을 알리고 나누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일린 양은 “앞으로 플로리스트가 되고 싶다”며 “당시 사고가 일어나고 회복됐을 때 기억은 없지만, 폴린 마리 자리코 복자의 상본을 놓고 기도하던 중 알 수 없는 바람이 휘도는 것을 느낀 적이 있다”고 기도 중 느낀 바를 들려줬다. 박용만 이사장의 초대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부녀는 일주일가량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3월 1일 귀국했다.

발행일 2025-03-09 제3432호 5면

인천교구 부천 상3동본당, 공동체 친교 다지며 ‘우물 나눔’ 뜻 모아

인천교구 부천 상3동본당(주임 김영건 베난시오 신부) 신자들이 희년을 맞아 도움이 필요한 세계 이웃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나눔 실천’의 척사대회를 열었다. 본당은 2월 16일 성당 로비와 마당에서 ‘2025년 희년 맞이 해외원조사업 기금마련 척사대회 및 바자회’를 개최했다. 행사는 미리내 성 요셉 애덕 수녀회가 운영하는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 오지에 있는 낭아라송 가톨릭 초등학교의 식수 위생 환경 개선을 위한 우물 ‘야곱의 우물’(요한 4,6 참조) 건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우물 한 개가 건립되면 학교뿐 아니라 주변 100개 가구에도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어 주민들의 건강과 위생 환경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낭아라송 가톨릭 초등학교는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깨끗한 식수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제대로 된 식수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은 수인성 질병에 줄곧 고통받아 왔다. 실제 인도네시아에서는 5세 미만 아동 사망의 31%가 수인성 질병에 의한 것이다. 특히 돌이 많은 지역에 있는 학교 특성상 우물 설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한 기당 공사비용이 한화 600만 원가량 예상돼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흔히 생필품조차 부족한 수십억 명의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이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청합니다.”(프란치스코 교황 2025년 정기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15항) 이에 본당은 신자들이 세계의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눔의 기쁨을 실천함으로써 희년의 의미를 충실히 새길 수 있도록 이번 행사에 팔을 걷어붙였다. 윷놀이, 각 구역 음식 판매, 생활용품 바자회, 고가 기증 물품 경매, 행운권 추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렸다. 400여 명 신자와 지역 주민들까지 총 500여 명이 행사에 참여해 많은 성원을 보탰다. 한 달 전부터 척사대회를 준비해 온 본당 시설분과 정재욱(베드로) 분과장은 “신자와 주민을 망라한 모두의 따뜻한 마음이 답지해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고, 우물 2기 정도 팔 수 있는 충분한 기금이 모였다”며 웃었다. 대회 선포식에서 주임 김영건 신부는 “예수님께서 야곱의 우물가에서 이방인을 만나셨듯, ‘야곱의 우물’이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선교 터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심인식(안드레아) 사목회장은 “이번 우물 건립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학교 운영과 지역사회 식수 개선을 위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제2, 제3의 ‘야곱의 우물’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여하지는 못했으나 50만 원을 쾌척한 서동자(세실리아·78) 씨는 “우물이 아이들을 병으로부터 지켜주는 마중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발행일 2025-02-23 제3430호 5면

혼배 전문 성당으로 거듭난 청주교구 복대동본당

“복대동본당에서 주일학교를 다니고 청년이 되고는 다니지 못했는데, 결혼식은 꼭 성당에서 하고 싶었어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을 주님의 축복 안에서 시작할 수 있어 뜻깊습니다.” 청주교구에서 혼배미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몇 안 되는 본당 중 하나인 복대동성당. 어린 시절 성당에서 받은 따뜻한 축복을 기억했던 청년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다시 성당을 찾아 뜻깊은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다. 주임 나광남(미카엘) 신부와 복대동본당 신자들이 청년들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뜻을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선 복대동본당은 대규모 하객을 맞을 수 있는 외부적 조건을 갖췄다. 2만2479㎡의 큰 부지 덕에 200대 이상의 주차가 가능할 뿐 아니라 경부고속도로 청주IC에서 차로 10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무엇보다 나광남 신부는 부부로 새출발을 하는 두 청년이 주님의 은총 안에서 거룩함과 특별함을 경험하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미사에 맞춰 다소 어둡게 세팅된 조명을 추가로 설치해 혼배미사 때는 더욱 따뜻한 분위기를 낼 수 있게 했다. 신랑 신부가 손을 잡고 새출발을 알리는 버진로드에도 꽃장식과 함께 작은 조명을 설치했다. 이렇다 할 신부대기실이 없어 어둡고 허름한 유아실을 써야 했던 단점을 개선하고자 지난해 4월, 주임 신부의 차고를 신부대기실로 바꿨다. 카페 옆에 마련된 신부대기실은 화사한 조명과 화려한 꽃장식, 고급스러운 거울과 가구를 배치해 여느 유명한 예식장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 하객들이 대기하며 이용하는 카페도 내외부 리모델링을 마쳤다. 혼배미사 성가도 성악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전담한다. 모두 신자들의 재능과 물품 기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복대동성당 결혼식의 가장 큰 장점은 식사 비용을 제외하고는 추가 비용 없이 모두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광남 신부는 “청주만 해도 결혼하는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고, 하더라도 크고 화려한 예식장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성당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거룩한 결혼식을 예비부부들에게 선물하고자 밝고 화사한 분위기로 성전 조명을 바꾸고, 부대시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재단장했다”고 말했다. 결혼식 당일에는 본당 레지오 단원들이 주차 봉사에 나서고 청년들이 카페에서 서빙을 하는 등 새출발하는 예비부부를 위해 몸소 나서며 함께 기도한다. 나 신부는 “기도와 축복 속에서 하는 결혼이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한지 느끼고, 결혼생활의 여러 어려움들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슬기롭게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얻어가는 시간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며 “꽃 피는 봄에는 성모동산에서 야외결혼식도 가능하니 많은 예비부부들이 주님의 은총 속에서 부부로 새로 시작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2-23 제3430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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