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격려의 시간 속 ‘하느님과 인격적 만남’

성소 때문이 아니더라도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을 갈망하는 청년이 많다. 하지만 반복적인 신심 생활, 단조로운 기도 안에 갇혀 갑갑함을 느끼기도 한다.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원장 이일경 베타니아 수녀)이 운영하는 청년 동반 사목 ‘베네다락’(담당 김정미 아니마 수녀)은 ▲매번 서로 다른 주제로 열리는 ‘베네다락 모임’ ▲독서 모임 ▲서로 꿈 이야기를 나누는 그룹 꿈 작업 등 활동을 통해 청년들이 다양한 모습의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함께하고 있다. 저마다 다양한 서사가 깃든 골동품이 즐비한 다락방처럼, 청년들에게 매번 새로운 신앙 체험을 안겨주는 베네다락을 소개한다. ■ 베네다락 모임 매달 첫 주일 열리는 성소 모임 ‘베네다락 모임’은 성소 식별이 아니더라도 신앙에 도움을 구하는 젊은이들에게 열린 공간이다. 마음의 외로움, 미래에 대한 불안, 관계에 대한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동반 수녀들은 매달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성경 강의, 수도 생활 체험, 관계를 돌아보는 심리 작업 등으로 젊은이들은 하느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구체화한다. 모임은 조건 없는 ‘환대’의 체험을 선사한다. 1월에는 ‘음식 영성’을 주제로 음식에 대한 따뜻한 기억, 누군가에게 나의 온기를 나눠 주었거나 전해 받았던 체험을 나눴다. 빵으로 오신 예수님의 ‘내어줌의 의미’를 새로이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2월에는 ‘서원’을 주제로 축성생활의 의미와 봉헌의 삶에 대해 묵상하고 10년 후 하느님께 드릴 나의 약속을 편지에 적어 봉인해 봤다. 담당 김정미 수녀는 “하느님이 우리를 그저 바라보고 계시는 분이 아니라,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우리와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기를 원하시는 분이라는 걸 청년들이 느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일상에 지치지 않고 깨어있는 우리가 한편으로는 잘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과거도, 지금도, 앞으로도 영원히 함께하실 주님을 느끼고 슬픔 속에서도 기쁠 수 있기를 기도하게 돼요.” 남민우(루치아·대구대교구 구미 형곡본당) 씨는 “자매님들과 수녀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주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져 때로는 기쁘기도, 뭉클하기도 했다”고 남겼다. 또 “사랑, 의구심 등 여러 감정이 있겠지만 그분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것만으로도 ‘여기 잘 찾아왔구나’ 하는 믿음이 차오른다”고 덧붙였다. ■ 독서 모임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 저녁 비대면으로 열리는 청년 독서 모임은 동반 수녀들이 접하는 좋은 책들을 젊은이들과 나눠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를 비롯한 성 베네딕도 수도회들은 전통적으로 ‘영적 독서’(렉시오디비나)를 일과로 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면 접촉을 할 수 없던 시절, 청년들과의 소통 통로로 열린 것이기도 하다. 참가 청년들은 선정 도서를 한 달 동안 읽고 마음에 와닿은 내용을 단톡방에 공유하며 다음 모임 날을 기다린다. 비대면 특성에 맞게 전국에서 접속한 청년들이 깨달은 바를 나누고 서로 공감하는 시간을 가진다. 필사 노트까지 마련해 자신의 영적 도서 목록을 만들어갈 만큼 열성적인 청년들도 있다. 선정 도서는 수도회 양성 필독서를 비롯해 수녀들이 추천하는 영성 서적이 대부분이다. 청년들이 추천하는 책 중에 고르기도 한다. 삶과 신앙을 연결해 인격적 하느님을 만나는 경험을 다룬 책, 사회 흐름 안에서 신앙인으로서 고민할 문제를 다룬 책 등, 생각과 마음의 ‘창문’(프레임)을 넓히는 도서들이다. 1월과 2월에는 마틴 슐레스케(Martin Schleske)의 「울림」을 읽었다. 바이올린 제작자인 저자가 작업, 삶의 경험 등 다양한 에피소드에서 ‘나’와 존재의 근원적 가치를 묵상하고 통찰해 낸 ‘영적 순례’ 여정을 담은 책이다. “소명을 통해 하느님을 드러내는 울림 있는 삶을 전해 주는 작가의 음성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고 청년들도 수녀들도 입을 모은다. “인지를 도구로 활용해 하느님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는 데서 독서 모임이 특별하게 다가와요. 피상적인 교리로만 아는 걸 넘어, 살아 움직이는 그분과 함께 삶을 향유할 수 있죠.” 3년 이상 독서 모임에 참가해 온 유현진(마르타·대구대교구 큰고개본당) 씨는 “마음에 닿은 문장들을 나눌 때마다, 각자의 삶으로 토렴한 듯한 책들은 그저 네모난 물건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영혼을 두드리시는 하느님의 ‘신선한 바람’같이 다가온다”고 말했다. ■ 그룹 꿈 작업 “꿈은 백설 공주의 거울처럼 가장 솔직한 ‘무의식 언어’, 자아 통합의 실마리죠.” 베네다락 담당 김정미 수녀는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 심리학 연구소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가톨릭 상담심리사 1급을 수료했다. 김 수녀가 매달 셋째 화요일 비대면으로 여는 ‘그룹 꿈 작업’은 전문 심리 지식이 없어도 나눔이 가능한 모임이다. 청년들에게 혼란스럽기만 하고 금방 잊히는 꿈들을 개방해 통찰력을 계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솔직한 소통을 돕고자 성소팀의 홍연화(안나 데레사) 수녀도 함께한다. 청년들은 각자 한 달간 꿈 노트를 기록하고, 그중 꿈 하나씩 골라 소규모(5~6명)로 모여 나눈다. 꿈 주인공이 이야기를 마치면 궁금한 점을 서로 자유롭게 질문한다. 질문을 통해 꿈이 구체화하면 청년들은 서로 ‘그 꿈이 내 꿈이라면’이라는 입장에서 각자 통찰을 나눈다. 혼자서는 알아들을 수 없었던 내용을 더 많은 시각에서 비추며 그 의미를 명확히 알아듣는 경험이자, 의식 안에서 몰랐던 부분을 통합하는 과정이다. 이전에는 꿈에 대해 “스트레스의 반영일 뿐”이라는 정도로 평면적으로 생각하던 청년들은 점점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꿈은 혼자서는 다양한 의미를 찾기 힘들지만, 또래 청년들 덕분에 다각도에서 더 입체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서로 공감하는 분위기 덕에 청년들은 무의식에 대해 선뜻 털어놓을 용기를 얻는다. “갇혀 있는 이미지들이 세상에 나오고, 누군가 함께 그것을 공감하며 바라봐준다는 체험으로도 큰 위로가 된다”고 고백한 청년도 있다. “있는 그대로 비추는 무의식이 때로는 의식보다 지혜롭다는 신뢰가 중요해요. ‘나’의 몰랐던 부분들을 만나고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여정이 하느님을 만나가는 여정과 닮았으니까요.” 청년들은 ‘하느님과의 연애편지’이자 ‘우리 모두의 경험의 언어’라는 김 수녀의 비유에 공감한다. 김 수녀는 “우리가 깨어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 순간 아주 많은 이야기를 건네고, 간접적으로 접하는 다른 이에게도 같은 성장을 안겨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베네다락은 꿈 작업뿐 아니라 꿈, 책, 영적 도서 등 청년들 곁에 다양한 형태로 다가오는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성소팀 이승현(알로이시아) 수녀는 “오늘날 많은 청년이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나누며 서로 힘이 돼주는 시간에 수녀들도 큰 보람과 의미를 느낀다”며 “삶에서 혼자서는 느끼기 힘든 하느님 사랑을 함께 찾는 일에 동료 수녀들과 기쁘게 함께하겠다”고 청년들을 응원했다.

발행일 2025-03-16 제3433호 16면

[YOUTH] 착한목자수녀회 ‘청년 사회교리학교’

우리는 불의한 사회를 살아간다.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약자들은 오래전부터 차별당해 왔고, 위안부 문제와 같이 오랜 시간 현재진행형인 폭력의 상처도 많다. 그래서 가톨릭 사회교리는 교회가 세상에 목소리를 내도록 가르친다. “복음화 되어야 할 인간은 추상적 존재가 아니고 사회적 경제적 문제와 관련된 존재”이며, “부정과 싸우고 정의를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구원의 계획과 창조 계획을 분리시킬 수 없기”(「간추린 사회교리」 66항) 때문이다. 이렇듯 하느님의 정의를 부르짖는 사회교리는, 인권과 공정에 있어서 민감한 감수성을 지닌 현세대 청년들에게 어떤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까. 착한목자수녀회(관구장 이희윤 스텔라 수녀)의 ‘청년 사회교리학교’ 현장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교회만이 가진 ‘보편적 인간관’이었다. ■ 하느님의 정의를 스스로 찾아 배우다 토요일인 2월 15일 한낮, 서울 자양동·화양동 일원의 대학로 ‘건대거리’는 여느 때처럼 행인으로 붐볐다. 그 인파를 헤치고 자양동 주택가 골목 사이로 20명가량 청년의 발길이 이어졌다. 착한목자수녀회가 서울수녀원에서 1월부터 매달 토요일 하루 여는 ‘청년 사회교리학교’ 수강생들이었다. 피정과 기도 모임 등 꾸준히 청년들을 동반해 온 착한목자수녀회는 청년들의 요청으로 사회교리학교를 열었다. 청년들이 “부조리한 사회에서 하느님의 눈으로 세상을 읽고, 그로써 더 선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해온 것에 대한 화답이었다. 담당 박은희(효주 아녜스) 수녀는 “마음을 편하게 하는 종교의식으로서의 신앙을 넘어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나와 모두를 위한 공동선에 기여하는지 알고 싶다’며 청년들이 사회교리에 깊은 관심을 표현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춘천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권오준(베네딕토 루치아노) 신부를 강사로 모시고 인간과 노동에 대한 가톨릭 사회론부터 생태환경, 국제 공동체, 평화 등 다양한 주제로 7회기에 걸친 강의를 마련했다. 교육 자료는 프란치스코 교황 문헌 「우리 어머니인 지구」와 성 바오로 6세 교황 회칙 「민족들의 발전」, 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 등 역대 교황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했다. 2회차 강의인 이날은 ▲인간존엄성의 원리 ▲공동선의 원리 ▲연대성의 원리 ▲보조성의 원리 4가지로 정리되는 사회교리 원리·원칙을 다뤘다. ■ 길잡이가 되어주는 ‘보편적 인간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방한하셨을 때 ‘고통 앞에는 중립이 없다’면서 우리에게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편이 되어줄 것을 강조하셨죠. 어째서일까요?” 권 신부가 화두를 던지자 청년들은 술렁거렸다. “단순한 연민 때문은 아닐텐데 딱 짚어서 말이 나오지는 않아요.” 이에 권 신부의 답이 이어졌다.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인간존엄성의 원리’ 때문이에요. 인종, 국가, 성별, 출신, 문화, 계급 등 모든 조건을 떠나 모든 사람이 근본적으로 평등하죠. 흉악 범죄자도 배제되지 않아요. 교회가 사형제도 폐지를 결연히 외쳐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답니다.” 그러면서 권 신부는 인간 존엄을 해치는 원인으로 편견, 왜곡, 차별을 들었다.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에 대한 편견은 혐오표현(헤이트스피치)을 낳고, 그렇게 차별의 분위기가 사회에 팽배하게 해 증오 범죄를 일으킨다. 그러면 끝내 유다인 홀로코스트와 같은 집단 학살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신부는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집단 사고에 끌려다닐 만큼 인간이 나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생각 없이 살면 평범한 사람도 500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악의 평범성’(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참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자유의지와 양심이라는 식별 능력을 심어주신 거예요. 그 식별을 바탕으로 우리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요?” 그러면서 권 신부는 ‘공동선의 원리’대로 움직일 것을 강조했다. 이는 “인간의 기본권을 포함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아무도 제외되지 않은 채 더욱 쉽고 충만하게 자기완성을 이루도록 도와주는 사회생활 조건들의 총화”(「사목헌장」 26항 참조)를 말한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좇는 공리주의와는 어떻게 다를까. 권 신부는 역설했다. “더 많은 양을 위해 양 한 마리쯤 잃어도 된다는 계산과 달리 단 한 마리 양마저 빼놓지 않는 마음”이라고. 그러면서 권 신부는 모든 사람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사람과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기에 상호 의존하고 책임지며 공동선 실현에 헌신해야 한다는 ‘연대성의 원리’를 설명했다. 교회적 연대는 만인의 인간적 성숙과 구원이라는 당위를 위해 연대하는 것이기에 목적에 따라 선별적이고 일시적으로 단결하는 사회적 연대와 다르다. 끝으로 권 신부는 ‘보조성의 원리’를 들며 수업을 마쳤다. 국가 등 상위 집단은 시민 단체와 같은 하위 기구와 그 구성원의 권익을 보호하며 역할을 수행하도록 보조하고, 그들이 공동선을 침해할 때 적절하게 개입해야 한다는 원리다. 권 신부는 “보조성의 원리가 없으면 어디까지 도와줘야 하는지 선을 긋게 되고 대가를 기대하게 마련”이라며 조건 없는 도움을 강조했다. “이렇듯 사회교리는 ‘보편적 인간관’을 제시함으로써 여러분에게 어떻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생각하고 실천할지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그럼, 그를 따라 각자 어떻게 움직일 수 있을지 나눠 볼까요?” ■ 가장 가까운 답부터 강의 후 청년들은 수녀원 경당에서 권 신부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소감을 나눴다. 청년들은 “언제나 인간에서 출발해 인간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교리를 따라, 자기 삶 속의 가장 가까운 가치들부터 실천할 수 있겠다”는 데 한목소리가 됐다. “사랑은 모든 사회관계 안에 현존하면서 그 관계 안에 스며들어야 한다.”(「간추린 사회교리」 581항) 이승문(요한 사도) 씨는 “교회적 연대는 사회적 연대와 달리 서로 인간으로서 완덕을 향해 가는 ‘자기반성’의 연대라는 것이 감명 깊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간적 목표 달성에 국한된 사회적 연대로는 지속할 길 없는 사랑, 포용 등 깊이 있는 가치들을 당장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뚜렷하게 실현해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박주희(마리안나) 씨는 “연대성의 원리를 통해 작은 생물, 또 물체들 또한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이웃이라는 걸 알게 돼 감동이었다”며 “모든 피조물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권 신부는 “교회가 길잡이 역할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걸 청년들이 사회교리를 통해 확실하게 확인한 것 같아 오늘 강의는 대성공”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여과 없이 받아들이지 말고, 무엇이든 자기 안에서 계속 질문을 던지며 사회교리 가르침을 통해 답을 찾아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5-03-02 제3431호 16면

“우리 모두 사랑받기 충분해요”…나눔과 봉사로 쑥쑥 크는 청춘

살레시오회와 살레시오수녀회는 창립자 성 요한 보스코와 공동창립자 성 마리아 도메니카 마자렐로의 뜻에 따라 남녀 청소년·청년들이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받음을 느끼도록, ‘살레시오청소년운동’(Salesian Youth Movement, 이하 SYM)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다양한 SYM 그룹 중에는 도움이 필요한 지구촌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찾아가 해외 봉사 구호연대 사업을 펼치는 그룹이 있다. 살레시오수녀회(사목위원장 김진희 모니카 수녀) 소속 국제 NGO 자원봉사 단체 ‘VIDES KOREA’(대표 조소영 로사·본부장 김경옥 율리아 수녀, 이하 비데스 코리아)다. 젊은이 스스로 주역이 되어, 같은 지구촌 청춘에게 돈 보스코 성인의 ‘감응하는 사랑’(Amorevolézza)을 선사하는 비데스 코리아를 소개한다. 2008년 설립 국내외 봉사활동 아동·청소년 교육 환경 개선…시민사회 연대 프로젝트 진행 섬김의 주역으로 사랑 실천하며 동반 성장 도모 ■ 같은 청춘을 섬기다 1987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UN 산하 국제 NGO 비데스(Volunteering International Development Education Solidarity, VIDES)는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 49개국에서 아동·청소년, 여성의 권리보호와 교육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2008년 한국에 세워진 비데스 코리아는 그해 필리핀 해외 구호사업을 시작으로 활동에 나섰다. 올해까지 전국 11개 지부, 청소년·청년을 중심으로 여러 세대에 걸친 120여 명의 회원이 국내외 아동·청소년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권리보호를 위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 비데스 코리아는 ▲국제 봉사활동 ▲시민 사회 등과 연대하는 ‘연대 프로젝트’ ▲국내 봉사활동과 지역 아동문화 사업 등 국내외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봉사활동은 연 1~2회 진행하며, 지난 18년간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몽골 등지에서 펼쳐져 왔다. 회원들은 나무 심기, 벽화 그리기, 놀이기구 페인트칠 등 인력이 필요한 환경 개선 활동에 팔을 걷어붙일 뿐 아니라 현지 아이들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현지 상황과 준비물 상의 제약을 고려해 주로 만들기나 신체 활동으로 구성된다. 유치원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연령대마다 고려해 프로그램을 짠다. 올해 1월 펼친 캄보디아 봉사에서는 유치원생과는 에코백 꾸미기, 종이비행기 날리기 시합을 했다. 중·고등학생과는 비즈 액세서리 만들기, 키링 제작, 릴레이 미니 올림픽 등을 함께했다. 시민 사회와도 연대하고 전국 지부들이 힘을 합치는 ‘연대 프로젝트’는 해외 봉사와 맞물려 이뤄지는 필수적인 활동이다. 회원들은 해외 봉사 지역 현지에서 필요한 것을 확인한 후, 지부별로 펼치는 프로젝트와 캠페인으로 지원금을 마련한다. 2023년 캄보디아 봉사 때는 전 지부가 함께하는 ‘세상을 여는 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책 읽는 문화를 낯설어하는 현지 아이들을 위해 이동식 도서관 설치 비용을 모으는 프로젝트였다. 제주 어프로처 지부는 ‘BOOK두칠성’ 북키트를 제작·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하며 톡톡히 공헌했다. ■ 섬김의 주역이 되다 비데스 코리아는 회원들이 각자 일상과 지역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회원 양성 교육 사업을 운영한다. 일례로 매년 11월 성인회원을 대상으로 ‘Pro&App 교육’을, 매년 1월 전 회원을 대상으로 ‘트레이닝 캠프’를 운영해 단체의 비전 및 가치를 교육한다. 현시대의 상황과 가치를 연결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회원들이 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을 위해 본부 구성원과 성인 회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직접 연구 주제를 결정한다. 세부 주제부터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청년들이 직접 기획·운영한다. 이렇게 양성된 회원들은 각 지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주도적 활동을 이어간다. 각 지부 월례 모임에서는 지금 시대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는 ‘세상읽기’ 활동도 한다. 책, 영화 등을 동원해 살레시오 영성을 어떻게 활동에 녹여낼 수 있을지 연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 시대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연대활동을 지부 자체적으로 기획한다. 2024년에는 광주지부에서 쿠키 판매, 수원지부의 묵주 판매, 부산지부의 달력 판매, 서울지부의 천연 비누 판매 프로젝트 등 주도적으로 모금 활동을 펼쳤다. ■ 사랑받음을 느끼도록 “젊은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비데스 코리아는 어린이·청소년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돈 보스코 성인의 ‘아모레볼레짜’(Amorevolézza)를 바탕으로 공동체적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살레시안의 고유한 개념으로, 단순한 애정 표현을 넘어 말과 행동, 태도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감응하는 사랑’의 정신이다. 이렇듯 회원들은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회원 중에서도 어린이 그룹과 동반하는 역할을 한다. 가르치거나 돕는 역할을 넘어,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웃고, 놀고, 대화하며 진정으로 가까운 존재가 되어준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하는 경험은 어린 회원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어린이 회원들은 사랑받은 경험을 통해 다른 아이들에게 또 다른 사랑을 실천하고, 스스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존재로 성장하게 된다. 청소년기부터 활동 시작해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도 활동하는 회원만 해도 18명이다. “저 역시 저보다 먼저 활동을 시작한 회원들의 동반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고, 이제는 저보다 어리거나 활동 연차가 적은 회원들을 동반해 주면서 많은 성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성장이란 결국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활동 시작해 취업 후 3년 넘도록 활동해 온 회원 고지수(아가타·27) 씨는 “봉사활동만 하다 보면 타인들 도와주는 일에만 집중돼 정작 역량이 소진되거나 개인적 이유로 쉽게 그만뒀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씨는 “특히 서로의 성장을 애정으로 지켜봐 주는 회원 양성 교육 덕분에, 비데스 코리아 일원으로서 가장 큰 보람은 ‘성장’”이라며 웃었다. 본부장 김경옥 수녀는 “청소년이 청소년을 동반하고 청년이 청년을 동반할 수 있는 더 깊은 사랑의 힘은 이미 그들 안에 있다”면서 “그래서 비데스 코리아 회원들은 더 많은 젊은이에게 이 고귀한 사랑의 활동 안에서 함께하자고 초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02-16 제3429호 16면

외딴 공소 뜨겁게 채우는 ‘찬양 하모니’

우리는 하느님을 향해 샘솟는 사랑을 표출하고자 미사곡을 부른다. 그래서 성가대가 없고 노래하지 않는 미사는 허전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공소들 경우 성가대가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 이렇듯 더 뜨거워지고 싶어도 뜨거워지지 못하는 미사는 공소 신자들에게는 일상과 같다. 그런 공소 신자들이 풍요로운 전례를 열 수 있도록 교구 내 공소들을 두루 다니며 일일 성가대로 활약하는 청년 단체가 있다. 광주대교구 사목국 공소사목 소속의 청년 공소성가봉사단 ‘주사위’(단장 최유정 스테파노, 지도 진우섭 폰시아노 신부)다. 청춘만이 지닌 활력과 순수한 섬김으로 산골짜기까지도 찾아가 노래하는, 이름대로 ‘주님을 사랑하기 위한’ 열정을 간직한 찬양 사도들을 소개한다. 주님을 사랑하기 위한 청년들 “노래는 두 배의 기도라는 말이 있죠. 그만큼 노래는 신앙심을 키우는 데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해요.” 이런 취지로 주사위 단원들은 매달 셋째 주일 성가대가 없는 교구 내 공소들을 찾아다니며 성가 봉사를 하고 있다. 2015년 교구 사목국 봉사단체로 시작해 현재까지 교구 내 많은 공소를 다니며 노래 찬양을 펼쳤다. 소프라노, 테너, 알토, 베이스, 반주자와 지휘자 등 16명의 단원은 성가와 미사곡 없이 미사에 참례하는 신자들이 더 풍성한 전례를 봉헌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단원들은 ‘불금’(불타는 금요일)마저 봉헌해 왔다. 허투루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진심 어린 찬양이 될 수 있도록 매주 금요일 저녁 모여 연습한다. 전례 시기에 맞춰 특송도 선정해 연습한다. 성가 봉사 직후에는 노래에 개선점을 찾는 평가회를 항상 연다. 열정 때문이다. 가깝게는 40여 분 걸리는 공소부터 2시간 이상 걸리는 먼 곳까지 찾아간다. 주말 하루를 온전히 내어놓아야 하는 봉사다. 이른 아침에 시작해 미사를 마치고, 더 잘 부르기 위해 자체 평가회를 가지며 늦은 오후에 마무리한다. 외딴 공소에 방문할 때면 어스름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에 모이기도 한다.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감, “차질이 생겨 제때 닿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하지만 단원들은 아침 일찍 출발한 봉고차 안에서부터 차오르는 설렘과 기대감이 있다며 한 달에 한 번뿐인 봉사 날을 기다린다. 단원 김가은(데레사) 씨는 “미사가 시작하기 1시간도 전부터 자리를 가득 채운 신자들을 보며 울컥한다”고 전했다. 김 씨는 “미사 후 함박웃음으로 두 손을 맞잡아 주며 고마워하는 신자들의 따뜻한 마음에서, ‘작은 봉헌이 큰 위로로 반향하는’ 미사의 의미를 매번 실감한다”며 웃었다. 성가대 없는 공소 찾아다니며 주일 성가 봉사 산간벽지 곳곳 누비는 강행군 “작은 보탬이라도 큰 보람 느껴” 공소, 신앙에 울림을 주는 곳 주님을 사랑하기 위한 여러 봉사 중에, 공소를 찾아다니며 노래하는 건 어떤 의미에서 각별한 봉헌이 될까. 단원들은 “내 이웃을 향한 사랑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다수 사람은 노래 없이 건조한 미사만 봉헌하게 되는 공소 신자들에게 큰 관심을 지니지 않는다. 알더라도 산간벽지 먼 거리를 감내하고 찾아갈 엄두를 차마 내지 않는다. 하지만 단원들은 그런 교우들을 특별히 기억하고 섬긴다. 노래를 좋아할 뿐인 작은 마음일지는 몰라도, 그를 살려서 무언가 작은 보탬이 돼주고 싶다는 소박한 진심이다. 메말랐던 미사가 음률을 띤 육성으로 비로소 촉촉해지면서 공소 신자들은 평소 주일미사보다 더 깊은 묵상으로 잠겨 든다. 그렇게 단원들의 봉사는 이웃 신자들 또한 ‘주님을 사랑하게 하기 위한’ 의미 있는 봉헌이 된다. 한국 교회사에서 공소가 가지는 의미만큼 단원들도 내면에 울림을 받는다. 공소는 박해를 피해 모였던 옛 신자들이 교우촌을 형성하고 미사를 드리며 시작한 터전이다. 즉 단원들은 단순한 노래 찬양을 넘어 오랜 믿음의 현장을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교우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했던 봉사는 이렇듯 단원들을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신앙으로 이끈다. 단원 최기혁(그라토) 씨는 “공소 한곳 한곳은 작은 공동체지만 그 안에 단단하고 싶은 신앙의 뿌리가 있음을 항상 느낀다”고 말했다. “미사라는 게 단순히 의무를 다하는 행위가 아니라, 매 순간 주님을 통해 감사와 희망을 찾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주변 환경을 탓하지 않는 공소 신자들의 믿음에서도 단원들은 배운다. 신부가 상주하는 본당과 달리 공동체 활동을 하기 어려운 공소지만, 신자들은 그러한 환경에서도 자체적 행사도 열고 서로 연대하고 있었다. “내가 먼저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그분을 알아가고자 했던 신앙 선조들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2년차 단원 문용(안드레아) 씨는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던 초기 그리스도교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을 살다 보면 ‘오늘은 이것 때문에, 내일은 저 일 때문에’ 하고 갖은 핑계를 대며 미사도 봉사도 고민할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공소 신자들이 지켜온 믿음의 초심(初心)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전했다. 감사함에 드높아지는 찬양의 목소리 여느 봉사가 그렇듯, 단원들은 처음에는 자신들을 베푸는 쪽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자신들이 더 많이 받고 있었다. 찬양할 수 있는 목소리, 함께하는 신부님과 단원들, 우리가 갈 수 있는 공소들, 환영해 주시는 공소 신자들 모두가 주님이 당신과 함께일 수 있도록 베푸신 은총이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단원들은 감사 때문에 더욱 열정을 얻는다. “단원들 덕에 청년들이 가득 차서 미사가 생기 넘쳤다”며 방문만으로도 고마워하는 공소 신자들을 보면 ‘섬길 기회를 주셔서 고마운 건 우리’라고, ‘그만큼 우리의 에너지를 더 잘 전달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고. 이렇게 뜨거운 진심만큼 주사위의 꿈도 열기를 띠었다. 활동 목표는 교구 모든 공소를 방문해 봉사하는 것, 나아가 공소사목연수회 등 공소 신자들과 소통하고 찬양 봉사를 이어가는 것이다. 최유정 단장은 “기회가 된다면 공소 신자들을 모시고 주사위의 작은 음악회를 진행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단원들과 오랜 시간 연습해 와서 서로 합이 잘 맞아 매달 선보이는 특송들이 곧 잊히는 게 아쉬웠다”며 “주사위의 지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찬양이 주는 행복을 단원들도 신자들도 함께 느끼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웃었다. 담당 진우섭 신부는 “불금에 화려한 곳을 찾아가기보다, 외적으로 낡은 공소를 위해 매주 연습한다는 것만으로도 단원들은 특이한 친구들”이라며 “그 특이함을 듬뿍 칭찬해 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봉사 후 평가회에서도 서로에게 힘과 사랑이 되는 이야기를 나누는 두터운 우정은 사목자에게 너무도 흐뭇한 모습”이라며 엄지손을 추켜세웠다.

발행일 2025-01-26 제3427호 16면

“가끔은…그냥 쉬어도 괜찮아”

쉴 틈 없는 세상살이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이 많다. 언제 어디든 함께하시는 분임을 청년들도 모르지 않지만, 저물녘까지 이어지는 사회생활과 항시 오감을 곤두세우는 미디어 때문에 청년들은 내면에서부터 말을 걸어오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갈피를 잃는다. 착한 목자 수녀회는 청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내면의 하느님께 귀 기울이는 시간으로 2022년부터 서울·춘천에서 매달 하루 청년 기도모임 ‘잠시멈춤’(담당 박은희 효주 아녜스 수녀)을 열어왔다. 부산스러운 현실 속 ‘쉼’을 잃은 청년들에게, 하느님이란 어쩌면 휴식의 모습으로 다가가 위로하시는 분이 아닐까. 빛과 소리, 생각마저 비워낸 침묵에 잠겨 ‘쉼’이신 하느님과 비로소 대화를 나누는 기도모임 현장을 다녀왔다. ■ 소요 벗어나 찾은 고요 12월 26일 퇴근 시간 무렵, 연말 분위기의 서울 명동 번화가는 온통 빛과 소음으로 번져 있었다. 꺼질 줄 모르는 전광판 속에는 원하지 않아도 이목을 잡아끄는 연예인과 상품의 형상들이 즐비했다. 눈을 감지 않고서야 피할 길 없는 이미지의 폭격, 그 밑으로 들썩이는 상점가, 골목골목을 하나로 엮으며 일렁이는 크리스마스트리 불빛에 행인들은 더한층 들떠 소음을 쏟아냈다. 흥분해 떠드는 사람들의 소음은 호객을 목적으로 틀어진 가요 소리, 최대치 음량으로 쿵쿵대는 광고 방송과 맞물려 마치 밀물처럼 온통 시내를 감치고 있었다. 귀를 막아도 들리는 소음 그 한복판을 가로질러 10여 명 청년이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 영성센터로 발길을 향하고 있었다. 7시30분, 여느 때처럼 퇴근 후 스마트폰이나 OTT 영상을 보며 식사할 시간이지만 이렇듯 저녁 시간을 바친 건 그간 삶에서 절실했던 침묵을 찾아서다. 그런 청년들을 기다렸다는 듯 영성센터 강당에는 침묵의 환경이 준비돼 있었다. 한 사람씩 들어가 누울 크기의 A자 텐트(초막)들이 설치돼 있고, 그 앞에는 LED 기도 초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초막들 앞에는 소리 없이도 온기를 자아내는 모닥불이 꾸며져 있었다. 불꽃을 닮은 붉은 천, LED 줄 전구, 나무토막들이 어우러져 만든 불이었다. 청년들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각자의 텐트로 들어가 앉아 침묵하며 준비 기도를 바쳤다. 곧 불이 꺼지고 고즈넉한 어둠이 뒤덮었다. 꼼지락거림도 큰 소리로 느껴지게 하는 고요함…. 그 속으로 다 같이 몸과 마음을 맡겼다. 삶에 지친 청년들 침묵 찾아 모여 고요함에 몸과 마음 맡기는 시간 하느님 통해 참된 휴식·해방 체험 ■ “너희는 멈추고 하느님 나를 알라”(시편 46,11) “이 세상 속에서 저마다의 사정으로 애쓰고 있는 우리는 지금 이 시간 하느님께 모여왔습니다. 오늘 하느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외딴곳으로 온 너희는 좀 쉬어라.’” 미션 파트너 청년의 안내를 따라 30분간 ‘몸의 기도’가 시작됐다. 청년들은 초막 안에 편안하게 누웠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나를 찾고, 살펴보고, 감사함을 의식하는 몸과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숨 고르기부터 시작했다. 몸의 각 부분이 언급될 때마다 그동안 영혼과 함께 고생한 육신을 위해 머물러 봤다. 머리, 눈, 코, 입, 귀, 어깨, 가슴, 손, 허리, 다리와 발, 생식기…. 어느 기관이든 기억이 머무는 곳에 멈춰서 대화를 청했다. 나를 생각하게 하는 머리…, 나의 머리에 있는 계획들은 하느님의 계획과 일치하는 생각들일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만물을 보게 하는 눈…, 나의 눈으로 하느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와 이야기가 들리는 귀…, 이런 들림 속에 나를 아프게 했던 소리를 하느님께 봉헌하며 흘려보내 볼까. “지금까지의 내 삶의 기쁨도, 슬픔도, 행복도, 아픔도…. 모든 순간을 묵묵히 함께해 온 나의 몸. 여러분은 이런 여러분의 몸과 얼마나 자주 소통을 하시나요.” 청년들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아와 생각을 ‘잠시 멈추고’ 육신에 집중했다. 이렇듯 진정 멈춰 세우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기도모임이 시작된 것도 사실 “아무것도 안 하는 피정이 절실하다”는 청년들의 하소연에 수녀들이 귀 기울이면서부터였다. 경쟁적인 세상살이, 매순간을 둘러싼 미디어를 벗어나 쉬고 싶어하던 청년들은 “신앙생활조차 뭔가(봉사, 염경기도)를 해내야만 하는 과업처럼 다가와 진정한 휴식을 체험하지 못한다”고 말해왔다. 치유의 음악이 끝나자 종이 세 번 울렸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앉은 청년들에게 스크린 속 메시지가 소리 없이 다가왔다. 자기 자신을 비워낸 청년들 가슴에 파고든 건, 소리 나는 말과 복잡한 고찰보다도 묵직하게 아로새겨지는 침묵의 위로였다. ‘쉼의 시간을 통해 여러분은 어떤 것들을 느끼셨나요? 떨쳐내려고 해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고민, 걱정들로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나요? 괜찮습니다. 이 모든 순간에 주님은 이곳에, 나와 함께하십니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십니다.’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기도모임을 마친 청년들은 끝으로 모닥불 주변에 소그룹으로 둘러앉아 그날의 묵상을 나눴다. 감각과 생각 양쪽으로 ‘나’를 멈추게 두지 않는 세상, 청년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오히려 하느님은 우리가 그러한 멈춤 속에서 당신을 만나러 오길 기다리고 계셨다는 걸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수녀회 미션 파트너로서 수녀들과 더불어 기도모임을 인도하는 정해미(인덕 마리아) 씨는 “애써 새로운 영적 탐구까지 시도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그렇게 온전히 자기 자신을 비우고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잠시멈춤’만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전에는 힘들면 의지를 잃고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성격이었다”는 정 씨는 “어쩌면 그건 내가 뭔가를 해 보여야만 한다는 강박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렇게 나를 비우는 게 습관이 되자 힘듦 속에서도 의미를 놓지 않는 강건함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침묵으로 말씀하시는 하느님 뜻을 알아듣는 건 언제나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내가 나부터 비우면 그분은 어떻게든 나를 변화시킬 테니까요.” 1년째 매달 기도모임에 나오는 9년차 직장인 김세레나(세레나) 씨는 “내가 입은 상처를 못 보게 하는 것도 나였다는 것, 그런 나를 멈춰서 그걸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예전에 김 씨는 시련이 닥치면 더 아등바등 매달리는 성격이었다. 그래야 할 이유는 물론 자신의 힘겨워하는 내면조차 잊었던 것이다. 김 씨는 “그때는 하루하루가 이유도 모르고 버거웠다면 지금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정표를 볼 줄 알게 됐다”며 웃었다. 담당 박은희 수녀는 “하느님을 만날 때조차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기도모임에서 참된 휴식과 해방을 체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5-01-12 제3425호 16면

“청년 한 명 한 명은 나무…숲처럼 모여 움직이면 지구 살릴 수 있어요”

의정부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 이하 생태환경위)는 올해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청년들을 위한 소통과 배움의 장을 만들자”는 생각에 청년 모임을 구상했다. 교구에 퍼져 있는 청년들을 어떻게 모을까 고민하던 차, 우선 교구 주보 속지를 통해 단체 개설을 공지했다. 20·30대 청년으로 가입 요건을 정했다. 당시 모임의 이름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5월 15일 창립미사에 30여 명의 청년이 모였다. 청년기후모임 ‘청숲’의 시작이었다. 모임의 주체는 청년…자발적으로 기쁘게! “기후위기 시대에 가톨릭 청년 한 명 한 명이 나무가 되어서 숲을 이뤄요”(청년 기후모임 ‘청숲’ 포스터 중) 생태환경위는 젊은 세대일수록 기후위기를 더욱 체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두 가지 방향성을 골자로 모임을 기획했다. 첫 번째는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청년 신앙인들이 마음을 모으고 활동할 수 있는 장 제공’, 두 번째는 ‘청년 세대에 맞춰 회원들이 먼저 의견을 나누고 마음을 모아 단체 활동 내용과 실천 사항들을 정하는 방식으로 운영’이다. 그리고 모집 홍보 포스터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적었다. “기후위기를 걱정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한 청년을 모집합니다.” 그렇게 5월 15일 창립미사와 함께 여정이 시작됐다. 세 번째 월례모임에선 기후모임의 명칭이 ‘청숲’으로 정해졌다. ‘청숲’ 모임의 기본은 월례미사와 월례모임, 그리고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읽고 나누는 것이다. 청년들은 매월 회칙의 정해진 분량을 읽고 미사 강론 시간에 짧은 강의를 듣는다. 이런 기본적인 틀은 생태환경위가 마련하지만, 활동과 실천 사항을 의논하고 추진하는 건 거의 청년들 몫이다. 정했던 방향성대로 청숲의 ‘콘셉트’를 청년의 자발적 참여와 결정으로 유지했다. 위원장 김승연 신부는 “‘청숲’에서 청년들은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대화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또 “위원회에서 아이디어 제안을 하더라도 숙의 과정을 거치는 등 최대한 청년들이 스스로, 또 기쁘게 실천하는 쪽을 지향한다”고 했다. 어느새 100여 명 모여들어…챌린지 등 다양한 활동 모색 그렇게 청숲은 창립 후 청년들 주도로 지역별 플로깅,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동두천 가르멜 수녀원 방문과 미사 봉헌, 봉사활동 등으로 서서히 확장해 나갔다. 특히 플로깅은 고양시 권역, 의정부시 권역, 구리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로 날짜를 정해 모인다. 그러던 중 모임 창설 5개월 만인 10월 회원이 100명까지 늘었다. 예상 밖 청년들의 뜨거운 관심에 활동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11월 30일엔 가톨릭농민회 농부가 운영하는 경기도 연천의 친환경 블루베리 농장에 일손돕기를 다녀왔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업이 생태를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2월 13일엔 일산 에피파니아 청년센터에서 대한민국 초대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낸 조천호 박사와 기후위기와 관련한 토크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더불어 대림 시기 챌린지를 교구 주보 속지로 홍보하고 있다. 대림 1주차엔 일회용품이 아닌 텀블러, 손수건 사용하기가 실천 사항이었다. 카카오톡 단체방과 SNS를 통해 챌린지 인증사진을 릴레이로 공유한다. 인원이 늘어나면서 모임의 체계도 점차 잡혀가고 있다. 포스터 디자인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홍보부’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제는 청년 회장단을 구성할지에 대해 논의가 오가고 있다. “가치와 의미가 있는 곳이면 청년이 모여요” ‘청숲’ 모임 초창기 생태환경위는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청년들만 모일 줄 알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모이는 청년들의 스펙트럼이 넓었다. 본당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청년들뿐 아니라, 활동을 한 번도 안 해본 청년, 예비신자, 냉담교우까지 모였다. 의정부교구 식사동본당 박정현(스테파노) 씨는 “사실 전에는 환경, 기후위기를 따분한 주제로 여겼었다”면서 “탄소중립을 다룬 뉴스 몇 개를 보고 생각이 바뀌고 있던 와중에, 지인의 추천을 받아 ‘청숲’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청숲’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는 기후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과 함께 모이니 마음껏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전했다. 모임은 신앙도 영글게 했다. 박정현 씨는 “월례미사 때 강론과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인간이 파괴하는 현실 속에서 신앙인으로서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배웠다”고 했다. 기후와 생태에 큰 관심이 없던 청년들도 ‘청숲’ 활동을 통해 「찬미받으소서」를 읽고 학습하고 있다. 생태환경위는 “기후위기에 대한 청년 세대 관심이 생각 이상으로 더 보편적이고, 가치와 의미를 발견한다면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교회에 모인다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김승연 신부는 “‘청숲’ 활동은 단순한 기후운동을 넘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 피조물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믿는 바를 실천으로 옮기며 신앙의 의미와 가치도 함께 발견하게 도와주고 있다”며 “청년이 직접 가꾸어 나가는 ‘청숲’을 성령께서 곧 맞이할 내년에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 문의: ‘청숲’ 인스타그램 DM(@youth.forest)

발행일 2024-12-25 제3422호 19면

[가톨릭 청년 단체를 찾아서(10)] 의정부교구 청년 성령쇄신봉사회 ‘헤세드’

의정부교구 청년 성령쇄신봉사회 ‘헤세드’(회장 김영주 메히틸다·지도 김영철 베드로 신부)는 히브리어로 ‘하느님의 사랑, 자비, 자애’라는 그 이름대로 우리 안에 현존하는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힘입어 성령의 이끄심대로 살아가려는 공동체다. 성령묵상회 안에서 하느님을 체험하는 교구 청년들에 의해 2018년 시작된 모임으로, 지금도 매주 금요일 저녁 10여 명 회원이 교구 마두동성당에 모여 기도회를 열고 있다. 매년 청년 성령묵상회를 여는 것 외에도 ▲성경 공부 ▲가톨릭 청년 교리서(YOUCAT) 공부 ▲기도와 찬양 ▲생활 나눔 ▲밤 기도회 등 여러 신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헤세드는 청년들이 하느님 사랑을 절절히 느끼게 하는 장이 된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도 공허하거나, 일상생활에서 영적 어려움을 겪고, 관계 안에서 상처받는 청년들이 하느님께 의지하고 더 뜨겁게 기도하고자 가입하고 있다. 성당에 다녀도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던 몇몇 회원은 헤세드에서 그분 현존을 체험하고 신앙의 전환점으로 삼아 다른 청년들에게 쇄신의 삶을 권유할 정도다. 성경과 교리 공부, 찬양 등 지성과 감정과 의지를 조화롭게 성장시키는 여러 활동이 어우러져 있다는 게 헤세드의 신앙적 유익함이다. 김영주 회장은 특히 신령한 언어로 기도하는 ‘심령기도’를 들면서 “회원들은 성령의 이끄심 안에 내면의 상처를 치유 받고 영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말씀 안에서 살아가면서도 체험을 통해 거듭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헤세드는 청년들이 영적 성장을 이루는 배움터가 되고 있다. 2018년 헤세드 일원이 된 권태훈(요셉) 씨는 “자기밖에 모르던 내가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고백했다. “회원들과 기쁨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게 됐다”는 권 씨는 “이런 기도가 이웃사랑이라는 것, 헤세드에서 받은 하느님 사랑을 이웃사랑으로 시런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영철 신부는 “누구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도 믿음이 흔들릴 때가 있기에 청년들에게 헤세드가 좋은 영적 피난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다는 체험을 할 때 우리는 온전한 믿음을 지니게 된다”며 “흔들리는 믿음을 잡아줄 수 있는 현존 체험을 청년들이 성령쇄신을 통해 새롭게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4-12-08 제3420호 16면

청년들이 선보이는 ‘동감’….공감!

“우리 본당 청년들이 얼마나 뜨겁게 하느님을 찾는지 그저 자랑스럽기만 할까요? 본당 신자 모두가 매달 손꼽아 동감하고 응원하게 되는걸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청년들이 매달 만드는 ‘동감매거진’을 보면서요!” 부산교구 당감본당(주임 이동화 타라쿠스 신부) 신자들은 이렇듯 “우리 본당 청년들만큼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친구들은 없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본당 청년회 ‘동감’(회장 정민석 티모테오·지도 김진호 바오로 신부)이 청년회 소식은 물론 청년들 기도와 묵상까지 듬뿍 담아 발행해 온 ‘동감(同感)’의 월보, ‘동감매거진’을 읽으면서다. 청년들이 9월부터 매달 동감매거진을 만들어 온 건 ‘청년들은 기도보다 노는 걸 좋아한다’는 기성세대의 인식을 깨기 위해서다. 굳어진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청년 개개인 신앙에 도움이 되는 공동체를 만들어 왔지만 “청년회가 그래서 뭘 하는 덴데?”라는 시선을 바꾸는 것은 어려웠다. 이렇듯 청년회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어른도 많기에 처음에는 동감매거진을 청년회 소식지처럼 기획했다. 하지만 무슨 활동을 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어떤 신앙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지’였기에 청년들의 기도와 묵상을 담아내도록 발전했다. 청년회 내 자체적으로 영적 독서를 하는 모임이 있을 정도로 기도와 묵상에 소홀한 적 없었던 만큼 “우리의 유익한 신앙생활을 공유하면 본당 모두의 선익이 될 것”이라는 떳떳함이 싹텄다. 그 자부심대로 청년회 모두가 재능기부 등 의기투합해 동감매거진을 만들고 있다. 1면 이미지는 그림 그리기에 ‘금손’(재주가 좋은 사람)으로 정평이 났음에도 재능을 펼칠 기회가 없던 회원이 도맡아 그리고 있다. 김진호 보좌신부가 매달 주제성구를 정하면 회원이 한 명씩 돌아가며 그에 맞는 묵상을 쓴다. 코너마다 청년들이 두루 참여하기에 동감매거진은 형식적 소식지를 넘어 청년들의 진정한 영성 이야기가 되고 있다.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을 통해 만나고 깨달은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하고 책도 소개하는 ‘동감 pick’, 시를 비롯한 문학으로 신앙고백을 녹여낸 ‘동감 문학’, 삶과 세상에 대한 각자의 진솔한 염원과 희망을 담은 ‘청년의 기도’ 등 코너마다 회원들을 돌아가며 선정해 글을 기재하고 있다. ‘맛있는 복음밥’은 청년들 복음 묵상을 담는 코너인 만큼 청년들의 영성 생활과 기도를 실감나게 전할 수 있어 1면에 들어간다. 코너 이름도 이용현 신부(베드로·인천교구 모래내본당 주임)가 자신의 매일 복음 묵상 글들을 엮어낸 동명의 책 제목에 따라 지어졌다. 발행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감안해도 동감매거진은 신자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청년회 정민석 회장은 “성당 앞에 전시해 둔 매거진 수량을 매주 확인하는데, 갈 때마다 수십 장씩 줄어있는 걸 보면 많이들 봐주시는 것 같다”며 웃었다. 동감매거진 첫 발행을 맡았던 최태영(안테로) 씨는 “어르신이든 누구든 보기 쉽게 글씨도 큼직하게, 또 직관적인 방향으로 편집해 온 덕분인지 ‘주보보다 잘 읽힌다’거나 ‘청년들의 재능과 생각을 잡지 읽듯 접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가장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매거진을 만드는 데는 시간도 많이 들지만 정신적 에너지도 상당히 소모된다. 나의 묵상을 많은 신자가 볼 것이라는 부담감도 크고, 묵상을 글로 제대로 완성하고자 원고를 몇 번이고 수정하는 건 다반사다. 하지만 많은 신자가 매거진을 통해 위로받고 즐거워할 것이라는 흐뭇함이 그를 상쇄한다. 고동민(안드레아) 씨는 “‘청년회가 술만 마시는 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는구나, 나도 들어가 볼까?’ 하는 반응을 이미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차다”고 웃었다. 김진호 신부는 “동감매거진은 본당과 청년회가 한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구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많은 본당에서 본당 공동체와 청년 단체가 유리돼 있는 현실에서 모범이 될 만한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 본당 청년들만큼, 저마다 분투하는 청년 신앙인들이 알고 보면 얼마나 열정적 믿음을 가졌는지 다들 괄목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감매거진은 청년회 인스타그램(@danggam_donggam)에서도 접할 수 있다.

발행일 2024-12-08 제3420호 16면

“조건 없이 품으시는 하느님 사랑, 서로를 통해 배우고 느끼죠”

다름을 불편해하는 공동체는 끼리끼리 어울리게 마련이다. 그 폐쇄성은 어쩌면 ‘열린 교회 닫힘’이라는 농담처럼 교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에서 2023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2000여 명 응답자 중 33.1%가 교회에서 가장 변해야 하는 문화 중 하나로 ‘신자들 간 끼리끼리 문화’를 꼽았다. 서울대교구 수유동본당(주임 장광재 요아킴 신부)에는 그 닫힌 분위기를 유쾌하게 깨뜨리는 청년 공동체가 있다. 다양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세대답게 장애, 국적, 신앙, 나이 등 상관없이 누구나 환영하는 청년 공동체 ‘종들의 종’(단장 신명덕 에스텔·지도 신웅 바오로 신부)이다. 다름을 포용할 줄 아는 것만큼 청년다운 열린 감수성은 없지 않을까. 그 감수성을 간직한 단원들은 아무런 불편함 없이 돈독한 친교를 나누고 있었다. 국적·장애·나이 등 장벽 넘어 다양한 청년들 어우러지는 공동체 성경 공부·묵상 나눔으로 믿음 다져 “고유성 포용받는 기쁨 커” ■ 종들의 종 “열린 감수성을 지닌 청년들에게, 성당마저 갈등을 피해 끼리끼리 모이는 공간이 되면 안 되잖아요. 우리가 결국 하나라는 기쁨을 안겨주는 공동체가, 성당에서일수록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갈수록 다양한 사회 구성원이 어우러져 사는 다문화 시대다. 그만큼 갈등의 소지가 되는 것들도 많아지고 있다. 부주임 신웅 신부는 바로 이러한 사목적 문제의식에서 2023년 11월 종들의 종을 창단했다. 그해 9월 본당에 부임한 지 2달 만이었다. 학력, 소득, 세대, 장애·비장애, 인종, 종교 등 사회적 갈등들을 경험하는 서로 다른 청년들이 조건 없이 함께하며, 두루 품으시는 하느님 사랑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게 이끌어주려는 진심이었다. 20대부터 40대까지 26명 단원 중에는 장애를 지닌 청년들, 한국어 소통이 어렵고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도 있다. 신앙이 없어도 종들의 종부터 들어와 교리교육을 받게 된 청년도 8명이나 된다. 단원들은 매 주일 청년미사(오후 6시) 전 다 같이 모여 성경을 함께 읽고 기도를 봉헌한다. 첫째 주는 미사 1시간 전 모여 묵주 기도를 바친다. 둘째 주와 넷째 주는 2시간 전 모여 신 신부와 함께 성경 공부를 하고 이어 나눔의 시간을 갖는다. 셋째 주에는 단원들이 각자 작은 정성을 모아, 청년미사에 참례하는 모든 신자를 위해 말씀 사탕과 함께 선물을 준비한다. 올해 3월(성 요셉 성월)에는 성가정상 키링을, 6월(예수 성심 성월)에는 예수 성심 그림 편지지를, 10월(묵주 기도 성월)에는 참례자 모두를 위해 봉헌 초 140개를 만들어 봉헌했다. 단원들이 돈독한 친교를 맺는 핵심은 무엇보다도 신앙의 근본인 성경을 다 같이 읽고 그 배경을 함께 공부하며, 묵상한 내용을 서로 나누는 데 있다. 말씀을 따라 살고자 노력할수록 그리스도교 가르침의 핵심인 ‘조건 없는 사랑’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두 차례 떠나는 피정은 서로 사랑과 용기를 심어 주는 장이 된다. 그 안에서 싹트는 마음은 “우리는 하느님의 종이면서 서로를 섬기는 종이기도 해”라는 사랑이다. 그렇기에 종들의 종은 단체에서 직함을 가진 청년들 위주로 움직이지 않는 평등함이 매력이다. 신앙 지식이 적은 예비 신자도,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도 상관없이 모든 단원이 같은 발언권으로 의논하고 공동체를 함께 움직인다. 신명덕 단장은 “누구에게나 부족함이 있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부족함을 서로 채워줄 수 있다는 사실을 청년들은 이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 구별 없이 품는 하느님 “나를 있는 그대로 품으시는 하느님의 숨결이 단원들 덕에 와닿아요.” 황은규(그라시아) 씨에게 청각 장애 3급이라는 ‘개성’은 종들의 종 활동에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다. 종들의 종 총무로 소임하는 그는 “편견 없이 나를 믿어주는 단원들 덕분에 단체 활동에도 신앙생활에도 더욱 열심해진다”고 고백했다. 황 씨가 요즘 고백하는 통찰은 “어쩌면 내가 가진 ‘특별함’은 내가 하느님 안에서 나와 다른 청년들과 친교를 맺는 문이 될 수 있겠다”는 묵상이다. 이렇듯 다름이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 종들의 종만의 조건 없는 사랑 때문에 단원들은 매 주일 청년미사 전 모임을 손꼽아 기다린다. 단원들은 “구별 없이 품으시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서로가 서로에게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한목소리를 모은다. 누구나 특정 기준에서는 소수자가 되기 마련임을 알기에 단원들은 묵상 나눔 시간이면 서로 자신감을 갖도록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다름 때문에 소극적이었던 장애인 단원들도 종들의 종에 들어오자 모두 활발해지고 취직에도 성공했다. 신 단장은 “회식 때 ‘첫 월급을 탄 기념으로 제가 한턱냅니다’ 하던 한 친구의 꽃다발 같은 미소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웃었다. 개신교 신자였다가 가톨릭교회로 입교를 준비 중인 조성재 씨는 “함께 성경 나눔, 묵주 기도를 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을 실천할 기회가 주어지니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는 삶에서 많지 않으니 종들의 종이 존재가 더욱 값진 것 아니겠느냐”면서 조 씨는 묵주를 들어보였다. ■ 너와 나의 고유성을 위하여 다름을 존중하기는커녕 배려조차 피곤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종들의 종은 어떤 답을 던져줄 수 있을까. 이탈리아인 단원 에스텔 주앙(Esther Joao) 씨는 “‘너’와 ‘나’의 고유성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주앙 씨는 피부색이 검고 한국어 소통이 어렵지만 “벽을 넘어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신 그리스도 말씀대로 포용하고 또 포용받는 기쁨이 무진장하다”며 웃었다. 브라질에서 온 마리아 빅토리아(Maria Victoria) 씨가 종들의 종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다름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대해주는 편안한 분위기다. 빅토리아 씨는 “브라질에서는 한국과 달리 다 함께 성체조배를 자주 하는데, 한국 청년들도 다 같이 해봐도 좋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렇듯 다름은 단원들의 친교에 장벽이 아니라 다리로 역할하고 있다. 예비신자 진연욱 씨는 통신교리를 이미 마쳤음에도 자청해서 종들의 종에서 교리교육을 다시 받고 있다. 진 씨는 “다른 성당에서 세례를 받을 수 있지만, 본당에서 단원들이 축하해 주는 가운데서 입교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진 씨는 ‘아우구스티노’를 세례명으로 할 것을 고민 중이다. “존재론적으로 깊은 고찰을 했던 성인의 면모가 너와 참 닮은 것 같아”라며 단원들이 추천해 줬기 때문이다. 그는 “모로 가든 내가 하느님을 만난 건 여러분 덕분인 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씽긋 웃었다. 신 신부는 “이렇듯 ‘다름 안에서의 함께’라는 가치에 목마른 청년들 갈망에 귀 기울이고 그 여정을 동반한다면, 지금도 길 잃고 헤매는 수많은 청년이 가톨릭교회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발행일 2024-11-24 제3418호 16면

[특별기고] 교회와 함께 걸으며 오늘을 살고 내일을 희망하는 청년 그리스도인

모든 세대의 청년기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 현실에서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거기서 형성되는 가치관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찾고, 삶의 방향을 탐구한다. 한국교회 청년들도 자신들이 앞으로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희망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한국교회사 안에서 청년들이 펼쳐온 역동적인 활동 모습을 살펴보고, 보편교회가 추구하는 청년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분석하고자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이진옥(페트라) 선임연구원이 기고를 보내왔다. 변방으로 나아가는 진취성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가톨릭 청년들은 언제나 교회의 중심에 존재하며 평신도 그리스도인으로서 “모든 사물을 온전한 그리스도교 정신으로 평가하고 해석”(「사목 헌장」 62항)해 “현세의 시민 생활에 하느님의 법”(「사목 헌장」 43항)을 새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들은 서로 연대하며 “보편적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모든 형제들」 142항)를 세상 안에서 실현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러한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가톨릭 청년의 역동적인 모습은 ‘한국 가톨릭 청년 운동’과 ‘한국 가톨릭 노동 청년회(JOC)’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가톨릭 청년은 이 두 가지 활동을 통해 “무기력하게 근근히 살아가거나 마치 구경꾼처럼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진취적”이고 “활기차게” 사회와 교회를 위해 살았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143항) 한국 가톨릭 청년 운동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본당을 중심으로 청년들이 스스로 모여 애국 청년 운동을 벌인 것이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경성교구 청년연합회’와 ‘남방천주공교청년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청년 운동 단체가 결성되어 교육·문화·사회 활동을 펼치면서 청년들의 의식을 고취했다. 1945년 광복 이후에 청년들은 문화활동을 통해 가톨릭 문화 발전에 이바지했다. 6·25전쟁 이후 청년들은 본당별로 주일학교나 야학을 설립해 교회 재건 사업에 동참했다. 이는 본당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1950년대 후반, 한국 가톨릭 청년 운동은 가톨릭노동청년회가 한국에도 결성되면서 다시 활기를 보였다. 이 활동은 청년들 사이에서 새로운 가톨릭 청년 운동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 가톨릭 운동은 교회 내에서 봉사활동으로만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가톨릭 노동 청년회의 출현으로 자기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의 활동은 빈민촌 무료 진료, 불우 청소년 선도, 영세민과 가난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경영, 노동자 문제 해결 등 이때까지 교회의 활동과는 다른 실천적 변화를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노동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 특히 17~18세 어린 노동자들의 생활 실태를 파악해 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두 단체의 활동이 특별한 이유는 활동 주체가 청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청년들은 두 활동을 통해 “직접 만나는 첫째 사도”가 되어 “자기들이 살고 있는 사회 환경을 고려해 자기 자신들 가운데에서 자기 자신들을 통해 사도직을 수행”했다.(「평신도 교령」 12항) 이는 1965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폐막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남긴 메시지에서 드러나는 교회 쇄신과 사회발전을 위한 청년들에게 바라는 희망과 일치한다. 성 바오로 6세 교황은 청년들에게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앞선 세대가 살던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이룩”(공의회 폐막 메시지 ‘젊은이들에게’)할 것을 권고했다. 청년들은 “모두 자신의 안위를 떠나 용기를 갖고 복음의 빛이 필요한 모든 ‘변방’으로 가라는 부르심”(「복음의 기쁨」 20항)에 응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 활발한 사회 참여는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 다른 이들을 향하는”(「모든 형제들」 88항) 삶을 살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세상과 교회의 성화를 위한 충실한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청년은 언제나 교회 중심에 존재…사회·교회 위한 역동적 활동 펼쳐 교회 내 봉사에만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사회 건설 위해 나서길 ‘주인공’인 청년들을 위한 동반 이러한 선배 청년 그리스도인의 모습은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 그리스도인에게 신앙의 모범이 돼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한국교회 역사 안에서 드러난 가톨릭 청년의 주체성은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의 주제로 개최된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젊은이 시노드)의 가르침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젊은이 시노드는 교회와 청년의 상호작용 안에서 세상의 복음화라는 공동책임이 부여됨을 강조했다. 젊은이 시노드는 “교회가 부패하지 않도록, 갈 길을 멈추지 않도록, 교만해지지 않도록, 분파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막고, “교회가 젊은 모습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데 청년의 역할을 강조했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37항) 또한 젊은이 시노드는 청년이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삶에서 구경꾼”이 되지 않고 정의롭고 형제애로 가득찬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회 “변화의 주인공”이자 “미래의 주인공”이 되어줄 것을 요청한다.(「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174항) 따라서 젊은이 시노드는 청년의 역할이 독서자, 복사, 교리교사와 같이 교회 내 봉사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쇄신과 새로운 사회 건설을 위해 앞장서는 것임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를 위해 젊은이 시노드는 청년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그들의 성소의 삶을 강조했다. 여기서 말하는 성소는 사제, 수도자, 혼인 성소와 같은 신원적인 구분을 포함해 “생명으로 부르심, 주님과 나누는 우정으로 부르심, 성덕으로 부르심 등을 다 아우르는 하느님의 부르심”(「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248항)을 말한다. 이를 통해 청년은 하느님의 “창조 사업에 동참하고, 또한 우리가 받은 은사들을 활용해 공동선에 이바지”(「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 253항)하라는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살게 된다. 이것은 곧 다른 이들을 향한 선교 봉사의 부르심으로 이어진다. 청년이 선교 봉사에 참여하는 일은 성소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청년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겨 보고, 자신에게 다른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청년이 선교사로서 친구나 이웃들을 초대하는 경험은 새로운 신앙 체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청년은 자신 안에만 머무르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타인을 향해 개방하도록 도와준다. 이는 세상 밖으로 나가는 교회(Chiesa in uscita)를 몸소 실천하는 길이 된다. 젊은이 시노드가 강조하는 교회의 역할은 청년의 성소 식별 여정을 동반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동반은 그저 청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교회의 동반은 청년이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신의 성소를 발견하고 식별하는 과정에서 자기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젊은이 시노드는 교회 안에 성소의 문화를 형성해 청년이 자연스럽게 신앙 안에서 성소를 발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삶을 함께 살 것을, 교회가 온 마음을 다해 청년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을 권고한다. 이러한 교회의 동반을 통해 청년은 교회와 함께 오늘을 살고 내일을 희망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글_이진옥 페트라 돈보스코청소년영성사목연구소 선임연구원 교황청립 살레시오 대학교(로마) 신학 박사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

발행일 2024-11-10 제3416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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