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우리 모두 사랑받기 충분해요”…나눔과 봉사로 쑥쑥 크는 청춘

박주현
입력일 2025-02-12 09:03:20 수정일 2025-02-10 17:41:35 발행일 2025-02-16 제 3429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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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H] 살레시오수녀회 국제 NGO 자원봉사 단체 ‘비데스 코리아’

살레시오회와 살레시오수녀회는 창립자 성 요한 보스코와 공동창립자 성 마리아 도메니카 마자렐로의 뜻에 따라 남녀 청소년·청년들이 서로 사랑하고 또 사랑받음을 느끼도록, ‘살레시오청소년운동’(Salesian Youth Movement, 이하 SYM)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다양한 SYM 그룹 중에는 도움이 필요한 지구촌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찾아가 해외 봉사 구호연대 사업을 펼치는 그룹이 있다. 살레시오수녀회(사목위원장 김진희 모니카 수녀) 소속 국제 NGO 자원봉사 단체 ‘VIDES KOREA’(대표 조소영 로사·본부장 김경옥 율리아 수녀, 이하 비데스 코리아)다. 젊은이 스스로 주역이 되어, 같은 지구촌 청춘에게 돈 보스코 성인의 ‘감응하는 사랑’(Amorevolézza)을 선사하는 비데스 코리아를 소개한다.

2008년 설립 국내외 봉사활동
아동·청소년 교육 환경 개선…시민사회 연대 프로젝트 진행
섬김의 주역으로 사랑 실천하며 동반 성장 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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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여름 국내 자원봉사 당시 비데스 코리아 회원들과 아이들이 안동교구 문경성당에서 처음 만난 자리에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데스 코리아 제공

■ 같은 청춘을 섬기다

1987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UN 산하 국제 NGO 비데스(Volunteering International Development Education Solidarity, VIDES)는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등 전 세계 49개국에서 아동·청소년, 여성의 권리보호와 교육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 활동하고 있다.

2008년 한국에 세워진 비데스 코리아는 그해 필리핀 해외 구호사업을 시작으로 활동에 나섰다. 올해까지 전국 11개 지부, 청소년·청년을 중심으로 여러 세대에 걸친 120여 명의 회원이 국내외 아동·청소년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권리보호를 위해 함께 움직이고 있다.

비데스 코리아는 ▲국제 봉사활동 ▲시민 사회 등과 연대하는 ‘연대 프로젝트’ ▲국내 봉사활동과 지역 아동문화 사업 등 국내외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봉사활동은 연 1~2회 진행하며, 지난 18년간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베트남, 몽골 등지에서 펼쳐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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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은 나무 심기, 벽화 그리기, 놀이기구 페인트칠 등 인력이 필요한 환경 개선 활동에 팔을 걷어붙일 뿐 아니라 현지 아이들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현지 상황과 준비물 상의 제약을 고려해 주로 만들기나 신체 활동으로 구성된다. 유치원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연령대마다 고려해 프로그램을 짠다. 올해 1월 펼친 캄보디아 봉사에서는 유치원생과는 에코백 꾸미기, 종이비행기 날리기 시합을 했다. 중·고등학생과는 비즈 액세서리 만들기, 키링 제작, 릴레이 미니 올림픽 등을 함께했다.

시민 사회와도 연대하고 전국 지부들이 힘을 합치는 ‘연대 프로젝트’는 해외 봉사와 맞물려 이뤄지는 필수적인 활동이다. 회원들은 해외 봉사 지역 현지에서 필요한 것을 확인한 후, 지부별로 펼치는 프로젝트와 캠페인으로 지원금을 마련한다.

2023년 캄보디아 봉사 때는 전 지부가 함께하는 ‘세상을 여는 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책 읽는 문화를 낯설어하는 현지 아이들을 위해 이동식 도서관 설치 비용을 모으는 프로젝트였다. 제주 어프로처 지부는 ‘BOOK두칠성’ 북키트를 제작·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하며 톡톡히 공헌했다.

■ 섬김의 주역이 되다

비데스 코리아는 회원들이 각자 일상과 지역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회원 양성 교육 사업을 운영한다. 일례로 매년 11월 성인회원을 대상으로 ‘Pro&App 교육’을, 매년 1월 전 회원을 대상으로 ‘트레이닝 캠프’를 운영해 단체의 비전 및 가치를 교육한다. 현시대의 상황과 가치를 연결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회원들이 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을 위해 본부 구성원과 성인 회원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직접 연구 주제를 결정한다. 세부 주제부터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청년들이 직접 기획·운영한다.

이렇게 양성된 회원들은 각 지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주도적 활동을 이어간다. 각 지부 월례 모임에서는 지금 시대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는 ‘세상읽기’ 활동도 한다. 책, 영화 등을 동원해 살레시오 영성을 어떻게 활동에 녹여낼 수 있을지 연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 시대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연대활동을 지부 자체적으로 기획한다. 2024년에는 광주지부에서 쿠키 판매, 수원지부의 묵주 판매, 부산지부의 달력 판매, 서울지부의 천연 비누 판매 프로젝트 등 주도적으로 모금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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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캄보디아 국제 자원봉사 당시 비데스 코리아 청소년·청년 회원들이 이틀에 걸친 돈보스코센터 벽화 페인팅(노력봉사)을 마치고 완성된 벽화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비데스 코리아 제공

■ 사랑받음을 느끼도록

“젊은이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

비데스 코리아는 어린이·청소년들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돈 보스코 성인의 ‘아모레볼레짜’(Amorevolézza)를 바탕으로 공동체적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살레시안의 고유한 개념으로, 단순한 애정 표현을 넘어 말과 행동, 태도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감응하는 사랑’의 정신이다.

이렇듯 회원들은 ‘봉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람’에 국한되지 않고, 회원 중에서도 어린이 그룹과 동반하는 역할을 한다. 가르치거나 돕는 역할을 넘어,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웃고, 놀고, 대화하며 진정으로 가까운 존재가 되어준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하는 경험은 어린 회원들에게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어린이 회원들은 사랑받은 경험을 통해 다른 아이들에게 또 다른 사랑을 실천하고, 스스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존재로 성장하게 된다. 청소년기부터 활동 시작해 직장인이 된 지금까지도 활동하는 회원만 해도 18명이다.

“저 역시 저보다 먼저 활동을 시작한 회원들의 동반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고, 이제는 저보다 어리거나 활동 연차가 적은 회원들을 동반해 주면서 많은 성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성장이란 결국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활동 시작해 취업 후 3년 넘도록 활동해 온 회원 고지수(아가타·27) 씨는 “봉사활동만 하다 보면 타인들 도와주는 일에만 집중돼 정작 역량이 소진되거나 개인적 이유로 쉽게 그만뒀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씨는 “특히 서로의 성장을 애정으로 지켜봐 주는 회원 양성 교육 덕분에, 비데스 코리아 일원으로서 가장 큰 보람은 ‘성장’”이라며 웃었다.

본부장 김경옥 수녀는 “청소년이 청소년을 동반하고 청년이 청년을 동반할 수 있는 더 깊은 사랑의 힘은 이미 그들 안에 있다”면서 “그래서 비데스 코리아 회원들은 더 많은 젊은이에게 이 고귀한 사랑의 활동 안에서 함께하자고 초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