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장애인선교연합회 권복섭 신임 회장

변경미
입력일 2025-04-22 10:59:28 수정일 2025-04-22 10:59:28 발행일 2025-04-27 제 3439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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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선교회 활동이 삶 통째로 바꿔”
추락 사고로 지체장애 2급 판정…16년간 장애인선교회 활동
부정적 삶에서 벗어나 감사 깨닫고 신앙도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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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지체장애인선교회 회원으로 활동해 온 신임 장애인선교회 회장 권복섭(요한 사도) 씨는 “회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선교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변경미 기자

“비록 몸에는 장애가 있지만 신앙생활에는 장애가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활동과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권복섭(요한 사도·63·제1대리구 권선동본당) 씨는 2009년부터 지체장애인선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6년이 지난 올해 그는 교구 장애인선교연합회 회장으로 임명됐다.

권 씨는 선천적 장애가 아니다. 1993년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추락 사고를 당해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없어 생업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동안 집과 성당만을 오가는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주보에서 장애인선교회 회원을 모집한다는 안내를 보고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 지체장애인선교회 활동에 참여했을 때 사실 많이 놀랐어요. 저보다 장애가 심한 분들도 즐겁게 웃으며 살아가고 있더라고요. 그동안 제 장애만 생각하며 침울한 삶을 살았는데 그분들을 통해 많은 걸 깨닫고 신앙도 더 깊어졌어요.”

권 씨는 “태어나서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는 게 소원이라는 분의 말을 듣고 부끄러웠다”며 “선교회 활동이 자신의 삶 전체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과거에는 불만만 가득하고 소극적이었지만, 지금은 감사와 기쁨을 느끼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지체장애인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레지오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장애의 불편함을 이유로 신앙생활을 소극적으로 하는 분들도 있어요. 회장으로서 회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꾸준히 소통해 나갈 계획이에요.”

권 씨는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선교회 회원은 시각·청각·발달·지체장애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서로 장애 유형이 다르다 보니 함께 활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 특히 지체장애인의 경우 휠체어를 사용하는 회원이 많아 야외활동이나 성지순례에 제약이 크다.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해도 여전히 접근이 어렵고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성당도 적지 않다.

“휠체어를 탄 채 고해성사를 볼 수 있는 곳은 아직 보지 못했어요. 장애인이 성당에 편하게 올 수 있는 환경을 교회가 먼저 만들어주고, 그들을 반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명의 장애인선교연합회 회원이자 신자로서 교회 공동체가 장애인을 위한 시설 마련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사목 방침에도 변화가 생기길 바랍니다.”

변경미 기자 bgm@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