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자력으로 공소 일군 민지공소 신자들

입력일 2011-05-27 수정일 2011-05-27 발행일 1983-07-24 제 1365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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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손으로 공소룰 세웠읍니다”
가민 1백27명중 신자 39명― 천막에서 활동 시작
노름ㆍ술 추방하고 서로 격려하며 힘모아 건물 세워
산업화의 물결이 몰고 온 이동현상으로 농촌공소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이때 공소설립에의 꿈을 이룬 작은 신자 공동체가 있어 어려운 농촌 공소신자들에게 활력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5일 오후 2시 안동교구장 주봉 주교 주례로 축성된 가온본당(주임ㆍ민정식 신부) 민지공소(회장ㆍ조동희)가 바로 그곳. 공소가 설립 축성되던 이날, 12평에 불과한 작은 건물이지만 신자 하나하나의 피와 땀이 깃든 공소를 본 신자들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기쁨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교구장 두봉 주교는 이날 축성식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열심한 노력으로 모범을 보여준 신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이웃공소의 어려움에도 동참해줄것을 당부했다.

가은본당 소속 12번째 공소가된 민지공소 설립의 주축은 현 공소회장인 조동희씨.

74년 이곳으로 이사 온 조동희 회장은 이곳 민지리에서 4km 떨어진 농암공소에 다니며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던 2명의 여자신자들을 보고 그동안의 냉담생활을 청산, 이들과 함께 공소에 나가기 시작했다.

신심서적 등도 열심히 읽어 신앙에 자신감을 갖기 시작한 조 회장은『여기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숙고 끝에 우선 이 작은 마을에 3개나 있는 술집을 마을 청년들과 합심, 몰아내고 노름을 없애고 난 뒤 교회서적들을 돌렸다. 처음에 마을주민들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책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 교리반도 시작되면서 예비자들이 늘어갔다.

장소가 비좁던 차에 본당사도회에서 마련해준 천막을 이용하게 됐는데 어느 날 돌개바람이 불어 책이 날아가고 천막이 찢어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신자들은 궁리 끝에 공소건물을 세우기로 의견을 모았으나 교구에서는 공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꼭 공소를 세울 필요가 있느냐는 애기가 있었고 또 재성 문제 등 모든 것이 난감하기만 했다.

그러나 신자들은 한번 먹은 마음을 그대로 밀고 나가기로 결정, 81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일심동체가 된 신자들은 건물이 중단될 때는 기도를 드리며 용기를 얻고 또 도움을 요청키도 했다. 가고 끝에 신자들의 힘과 은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모아져 3백여만 원을 들인 12평의 작고 아담한 공소를 이날 축성케 된것이다.

현재 이 마을에는 31가구 1백27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이중 신자는 남자 19명 여자 20명 등 39명이고 7명이 예비자교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