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들이 센터에 찾아와 임금 체불과 같은 근로 문제를 상담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다양한 이주민들을 보면서 그만큼 한국 사회에 이주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는 이주민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의문스럽습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주민들이 한국으로 오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이주민들이 한국에서 일하며 더 나은 삶을 꿈꿉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경제력입니다.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이주민들이 찾아오는 것도 이러한 경제적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점점 커지는 경제·사회적 불평등, 저출산 고령화, 노동시장의 취업난과 고용 불안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은 심각합니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22년 3분기 출산율은 0.79명으로 역대 최저치였습니다. 또한 국내 노동자들이 농업 같은 1차 산업 뿐만 아니라 제조업 같은 2차 산업들을 기피하는 경향도 한 몫을 합니다.
지방의 저출산과 인력 부족 피해는 상상 이상입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지방 이탈까지 심각해지면서 각 지역의 인구는 소멸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 곳곳에선 인력 부족을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이제 한국사회에 있어 이주민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존재입니다. 경제 논리로만 봐도 이주민은 고맙고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오늘날 한국은 외국인 이주자들에게 충분히 품을 내어줄 정도로 발전한 나라가 됐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처우와 복리를 적극 개선하는 것, 나아가 최소한 체류기간 동안이라도 우리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은 일방적 시혜가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상생의 길입니다.
하지만 이주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숙제이지만 이것들을 풀지 않으면 한국 사회는 더 이상 성숙해질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는 경제적 성장만큼이나 중요한 도덕적 가치들을 복원하고 회복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따라 이주민들을 향한 교회의 역할은 점점 커질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이주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