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질서 보전과 기후위기 극복 위해 적극 나설 터”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 요청 특별기구·관련법안 제정 촉구 사태 심각성 알리며 거리 행진
더는 미룰 수 없는 기후 문제 해결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교회 내 조직인 한국 가톨릭기후행동(GCCM KOREA, 이하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김종화 신부, 임미정 수녀, 최경해, 이혜림)이 정식으로 출범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1월 20일 오후 4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층 대성당에서 미사와 출범식을 가진 데 이어 미사 후에는 정동~광화문~덕수궁~정동을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렸다. 200여 명이 참례한 이날 미사는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가 주례했으며, 주교회의 생태환경위 총무 이재돈 신부(서울 대치2동본당 주임),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 신부 등이 공동집전했다. 강우일 주교는 창세기에 나오는 테라와 아브람의 이주, 기원전 2200년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기후변화 이야기로 강론을 시작했다. 이어 강 주교는 “오늘날 자본주의가 장악한 세상은 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시장으로 엮여 큰 재앙이 일어났을 때 떠날 수 있는 땅이 없다”며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이 기후위기에 희생되고 있고, 이후 기후변화의 여파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강 주교는 “우리나라 정부와 사회는 몇 달 안 남은 선거에만 정신이 팔려서 국민 전체, 인류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가장 중차대한 기후위기에 대한 의식과 대응이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을 뽑는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좀 더 예민해지고 지도자들에게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압력을 행사하는 시민들이 늘어나도록 주님께 도우심을 청하자”는 말로 강론을 마무리했다. 미사 중에는 출범식의 의미를 살려 ‘저희가 생명과 아름다움을 보살피게 하소서’라는 문구가 적힌 가톨릭기후행동 배너와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함께 봉헌됐다. 미사 참례자들은 영성체 기도 후 선서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 육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창조질서 보전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 ▲매일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생활양식을 찾고 선택 ▲정부와 기업의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정의에 입각한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미사 후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서 ‘기후위기 진실을 직시하라!’, ‘온실가스 배출 제로(zero) 실시하라!’, ‘기후위기 방관하는 한국 정부 각성하라!’, ‘기후위기 비상상황 선포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 시간가량 행진했다. 한편 가톨릭기후행동은 선언문을 통해 정부, 국회, 언론, 산업계, 교회에 대한 요구안을 내놓았다. 정부에는 기후위기에 대한 지금까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기후위기 비상상황을 선포할 것을 요구했으며, 국회에는 기후위기에 대처할 특별기구 설치와 관련 법안 제정을 요구했다. 특히 교회에 대해 ▲기도생활 ▲생태교육 ▲생활방식 ▲투자철회 ▲정치행동의 5가지 항목을 요구했는데, 교구와 수도회에 대해 화석연료기업에 대한 투자철회(divestment)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했다. ◆ 공동대표들의 한마디 한국 가톨릭기후행동(이하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 4인은 각각 사제, 수도자, 평신도, 청년을 대표하고 있으며, 향후 청소년 대표도 선임할 계획이다. 가톨릭기후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공동대표들의 발언 내용을 요약·소개한다.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