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문화축제’ 단죄 대신 고해성사로 감싸주다
버림받을 두려움으로 교회 공동체로부터 멀어진 성 소수자들을 위해 가톨릭 사제들이 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찾아 단죄가 아닌 포용이 실린 고해성사로 격려했다.
가톨릭 성 소수자 모임 안개마을(이장 정이 스테파노)은 7월 1일 서울 을지로2가 일대에 펼쳐진 2023 제24회 서울 퀴어문화축제 중 고해성사가 함께하는 부스를 열었다. 안개마을은 버림받지 않기 위해 정체성을 억누르다 냉담하는 성 소수자들이 신앙을 회복하고 사제들과 신앙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축제 부스 활동 중 고해성사를 마련했다. 예수회, 글라렛선교수도회, 일반 교구 사제 4명이 안개마을 협력사제로서 이날 10여 명 신앙인 성 소수자들에게 성사를 베풀었다. 가톨릭 사제들이 퀴어문화축제에서 성 소수자들을 위해 성사를 집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제들은 2022년에도 퀴어문화축제에 함께했으나 현장에서 성사를 집전한 적은 없다. 사제들이 성 소수자들을 죄인으로 보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고해성사는 그들을 포용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인천 은행동본당 주임 김태영(요한 사도) 신부는 “하느님의 자녀로 남기 위해 애쓰는 성 소수자들을 훈계하고자 성사를 집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