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 함흥에서 태어나 2015년 선종하기까지 한국사의 참혹한 현장을 지나오며 어쩔 수 없이 내면에 불안과 상처가 새겨진 그는 이를 구도자적인 삶과 따뜻한 인간애로 승화해 표현했다. 서울동성고등학교 미술 교사와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회원·고문 등으로 활동, 제10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2005년)을 수상하는 등 가톨릭 미술계 원로 예술가로서 무엇보다 김 화백은 깊은 종교적 심성을 작품에 꾸준히 녹였다.
특히 김 화백은 가족과 주변 인물을 주된 작품 소재로, 부드럽고 평온, 고요한 형태로 그렸다. 전시를 기획한 대전시립미술관 송미경 학예 연구사는 “그가 겪었던 전쟁의 상흔들을 통해 얻어진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사랑, 종교적 신념이 저변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며 “기교를 배재하고 대상을 솔직담백하게 표현하고, 또 그러한 삶을 살았던 김 화백 삶과 예술 세계가 전시를 통해 오롯이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