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사건’(the Galileo Affair)은 이탈리아 출신의 위대한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1564~1642)에게 총 두 차례(1616년과 1633년) 가톨릭교회의 ‘검사성성’(Congregatio Sancti Officii seu Inquisitonis·현 교황청 신앙교리부)이 행한 종교 재판 및 공식적인 단죄를 포함한 일련의 역사적 사건을 일컫는 말입니다.
갈릴레오에 관한 두 차례의 종교 재판은 형식상으로는 분명히 종교 재판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갈릴레오의 신앙 문제가 아니라 그의 과학적 발견들과 해석들을 성경 및 신학의 잣대를 들이대어 판단, 단죄한 재판으로 비춰져 왔기 때문에, 이 사건은 갈릴레오 사후에 교회와 과학자 집단 간의 갈등의 씨앗이 되는 ‘첫 번째 중대 사건’으로 현재까지도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의 수많은 과학사학자들에 의해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연구되어지고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단적으로, 현재 활동 중인 가장 저명한 과학사학자 중의 한 명인 로렌스 프린시프(Lawrence M. Principe)는 갈릴레오 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습니다:
과학사를 통틀어서 ‘갈릴레오와 교회’ 보다 신화와 오해가 더 많은 에피소드는 없다. 지성적, 정치적, 개인적 사안들이 한데 뒤엉켜서 발생된 이 이슈는 너무나 복잡해서 아직도 역사학자들은 진실을 밝히려 애쓰고 있는 중이다. 이것은 단지 ‘과학 대 종교’의 문제가 아니었다. 갈릴레오는 교회 위계구조 안팎에서 지지자와 반대자를 함께 갖고 있었다. 이 문제는 상처받은 자존심, 정치적인 음모, 누가 성경을 해석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문제들과 얽혀 있었고, 적절치 못한 시기와 장소에서 일어났으며, 교회 내 파벌들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있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교회사적으로나 과학사적으로 그다지 연구된 바가 없었습니다. 특히나 이 사건의 당사자가 바로 가톨릭교회인 만큼 과학에 대한 가톨릭측의 관점을 확립해 나가고 교회와 과학 간의 대화를 증진해 나가기 위해서 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럽게도 국내의 가톨릭교회에서 이 주제에 관해 연구된 것은 제가 쓴 논문(김도현 ‘갈릴레오 사건: 교회와 과학자 집단 간의 갈등의 시발점’, 「신학전망」 201(2018), 119~156)이 현재까지도 유일합니다.
따라서 저는 올해 가톨릭신문을 통해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이 갈릴레오 사건 전반에 대해 연대기적으로 자세한 소개를 하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해서 총 14회에 걸쳐 연재를 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이 사건 안에 담겨있는 주요 쟁점들을 자세히 살펴볼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갈릴레오 사건에 관한 전통적인 견해, 즉 ‘교회가 선량한 한 과학자를 부당하게 박해한 사건’이라는 교회에 부정적인 견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살펴본 다음, 그러한 전통적인 견해와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저명한 과학철학자들이 갈릴레오 사건에 대해 분석한 내용들을 소개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교회가 앞으로 이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제 나름의 언급을 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