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가난한 지역, 포이펫
캄보디아의 작은 도시 포이펫은 극도로 가난한 사람들이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고 하루하루 연명하는 곳이다. 캄보디아와 태국의 국경지대에 접한 이곳은 지역 특성상 도박장이 많으며, 국경을 오가는 물품도 많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이 물건을 실어나르는 일 등 일용직으로나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몰려든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고통이 심한 곳이다. 이 지역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면 바로 길거리에 내몰린다. 포이펫의 아이들은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방치되거나 길거리에서 빈 캔을 줍고, 도박장과 같은 위험한 곳에서 일하게 된다.
사실 캄보디아의 많은 학부모들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일에 얽매이다 보니 자녀교육에는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한다. 1969~1979년 급진적 공산단체 크메르루주가 주도한 내전과 일명 ‘킬링 필드’(Killing Field) 대학살에 의해 성직자와 지식인들 상당수가 사망했다. 현재 캄보디아 젊은이들 대부분은 문맹률이 높고, 교육에 대한 열정도 그만큼 찾아보기 힘들다.
■ 미래를 바꾸는 교육
이 같은 상황이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교육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돈보스코학교는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무상교육을 하고 있다.
살레시오회는 캄보디아의 긴 내전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위해 2002년부터 포이펫에서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읽고 쓰기 센터로 출발해, 현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까지 12년을 지속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로 자리 잡았다. 현재 초등학생 266명 중학생 122명 고등학생 215명, 총 603명의 학생들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돈보스코학교는 지역의 모든 아이들 집을 방문해 가장 가난한 가정 자녀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학생들 중 고아나 편부모 가정 자녀, 가정폭력이 있거나 집이 먼 아이들을 위해서는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아이들은 가난으로 하루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해, 무상급식도 실시한다.
길거리 대신 학교에서 자라날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의 변화를 의미한다. 부모로부터 버려져 길거리에서 구걸하던 한 소년은 돈보스코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기숙사에서 공부할 수 있었고, 졸업 후 왕립 프놈펜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그는 프놈펜대학 졸업 후 한국에 와서 국가 장학금을 받으며 연세대 법학과에서 계속 공부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 같은 아이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한 아이의 삶뿐만 아니라 캄보디아의 미래까지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