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신부는 교리 수업을 위해 더 이상 입지 못하는 낡은 제의를 활용했다. 보통 오래된 제의는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가위로 조각내 깨끗한 종이에 싸서 처리하는데, 윤 신부는 제의를 버리기보다 이색적인 교리 수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윤 신부는 “아이들이 제의를 직접 만져보고 그림도 그리며 미사 전례를 친숙하게 느끼길 바랐다”며 “고학년은 다양한 전례 봉사를 하지만, 어린이부는 전례에 가까이 참여해 볼 기회가 없어서 마련한 시간”이라고 했다. 또 아이들과 만든 제의를 보관하다 1일 꺼내 입은 것에 대해서는 “직접 참여해서 꾸민 전례 요소 한 부분을 통해 아이들이 성탄 시기를 기쁘게 기억하고, 신앙생활 속 소중하고 즐거운 추억으로 간직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소은(아녜스·7)양은 “우리가 꾸민 옷을 신부님이 직접 입고 나타나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장예진(미카엘라) 교감도 “교리 때 직접 꾸민 제의를 신부님께서 실제로 미사 때 착용하신 것을 보며 아이들이 뿌듯해하고 즐거워하는 게 눈에 보여서 교사들에게도 의미 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이처럼 재미있고 색다른 교리 수업을 아이들이 많이 접하게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