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21차 회의 결과

정리·사진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3-05-16 수정일 2023-05-16 발행일 2023-05-21 제 3344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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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보도 늘어 인상적… 사회현상 잘 다뤘으나 내용 부실 아쉬워
편집 새로워지고 젊어진 느낌
교황을 ‘교종’으로 표기 어떨지
시노드 발맞춰 논의해 봤으면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가 5월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1차 회의를 열고 있다.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위원장 김지영 이냐시오)는 제21차 회의를 열고 기획과 보도, 연재물 등 신문 제작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위원들은 가톨릭신문이 교계 신문이라는 정체성 안에서 개선하고 보완해야 하는 편집 방향과 지향점에 대해 풍부한 의견을 전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제3기 편집자문위가 구성된 뒤 두 번째 회의로, 본지 사장 김문상(디오니시오) 신부도 참석해 위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왼쪽부터 김지영 위원장(이냐시오·동국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김민수 신부(이냐시오·서울 상봉동본당 주임), 김용민 위원(베드로·국경없는 의사회 활동가), 김재홍 위원(요한 사도·시인·전 MBC PD).

왼쪽부터 성용규 신부(도미니코·대구대교구 구미 신평본당 주임), 엄혜진 수녀(헬레나·성바오로딸수도회 기획지원팀), 정다운 위원(안젤라·예수회 마지스 청년센터 청년사목 코디네이터), 최현순 위원(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일시: 2023년 5월 10일 오후 6시30분

◎장소: 한국프레스센터

■ 기획, 보도에 대한 평가

-김지영 위원장: 위원들께서 지면 평가를 해 주시고 앞으로 가톨릭신문이 나아갈 대안도 얘기해 달라.

-성용규 신부: 4월 16일자 신문 1면 장애인의 날 기획 기사에 ‘배리어프리’라는 단어가 나온다. 신자들과 이야기 나눠 보니 ‘배리어프리’라는 단어를 아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1면 기사에 독자들이 알기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같은 날 신문 세계교회 기사 중 교황청에서 ‘발견자 우선주의’(Doctrine of Discovery)를 공식 거부하고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이 아니라고 선언했다는 소식은 감동적이었다. 새로 발견한 영토 소유권은 발견한 국가에 귀속된다는 선언을 21세기에 철회한 것인데 사죄를 해야 함에도 하지 않았다. 이 기사가 가톨릭신문에 났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다.

-최현순 위원: 외부 필진이 기고하는 연재물 중에 가톨릭교회 가르침이나 신학, 교회론에 비춰 볼 때 편향적이라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기고에 실린 내용을 뒷받침하는 근거 제시가 없으면 필진 자신의 치우친 주장이 될 수 있다.

-김용민 위원: 단체 행사 기사를 보면, 행사 주관 단체가 중요시하는 내용이 기사에 반영이 안 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기자가 자기 의견을 중심으로 기사를 쓴다는 지인 독자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다. 행사 주관 단체의 의견이 기사의 중심이 돼야 한다.

-김재홍 위원: 연재물 중에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는 아주 좋다. 필자가 정확히 알고 쓰는 글이다. 3월 12일자에 ‘생명 지키기 위해 거대 자본 맞서 평화의 연대’ 기사가 실렸다.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기사다. 시인으로서 볼 때, 생명과 자본을 대립시킨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논리적 착오 같다. 기사에서 반대 의견을 다루지 않았다. 4월 23일자 ‘흐르지 못하는 강, 4대강을 다시 보다’ 기사도 마찬가지다. 한쪽 의견만 기사에 반영됐다. 포용과 대긍정으로 가는 길에서는 부족한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

-엄혜진 수녀: 두 번째 회의 참석인데 첫 번째 회의 발언 사항들이 신문 제작에 적극적으로 반영된 듯하다. 편집 레이이웃이 새로워졌다. 청년 관련 기사도 늘어났다. 신문이 젊어진 것 같다. 기사 PDF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감사하다. 5월 7일자에 세계주교시노드 투표권을 평신도, 여성, 젊은이들에게도 부여한다는 소식은 반가웠다.

-정다운 위원: 청년 기사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것이 먼저 눈에 띈다. 청년 기사 중에는 단신이 아니라 청년 공동체성이 느껴지도록 비중 있게 보도한 경우가 많아서 좋았다. 5월 14일자 스승의 날 기획으로 쓴 ‘스승의 날에 만나는 스승 예수 그리스도’ 기사는 시작은 흥미로웠는데 단편적인 내용으로 끝난 듯해서 아쉬웠다.

-김민수 신부: 3월 5일자 ‘중독에 빠지는 사회, 사목적 대안은 없을까’ 기사는 사회 현실을 교회 입장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은 좋은데 내용이 부실하지 않았나 싶었다. 피상적으로 언급하고 넘어간 것 같아 아쉬운 감이 든다. 4월 30일자에 ‘한국천주교회 통계 2022’를 다뤘다. 주일미사 참례자가 코로나19로 많이 감소했다. 통계만 다루지 말고 후편으로 사목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취재하면 좋겠다. 타 종교와의 비교도 필요하다.

-김 위원장: 좋은 기획이 많아졌다. 4월 2일자 ‘시노달리타스와 여성’ 기획도 좋았지만 너무 늦게 다룬 것 같다. 만시지탄이다. 문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자주 지적하는 ‘성직중심주의’를 안 다룬다. 신문 제작 자세를 돌아봐야 한다.

-최 위원: 성직중심주의는 모든 사제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수도자, 평신도 모두에게 권위주의는 문제다. 교회 안의 권위에 대한 균형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김 위원장: 부고 기사는 정보 전달 기능과 문상 갈 수 있도록 알려 주는 기능이 있다. 사제 부모님 부고는 주간지 체제상 맞지 않다. 사설을 보면, 보도기사 제목, 내용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 같은 주제라도 다른 표현으로 사설을 썼으면 한다. 세계교회 기사는 ‘외신종합’이라는 표제로 나가는 것은 표절이 될 수 있다. 원 출처와 기자 이름을 밝히는 것도 방법이다. 기자가 외신 현장 취재를 하지 않았는데 현장 취재를 한 것처럼 쓰는 것도 표절 소지가 있다.

■ 개선 요청사항

-성 신부: ‘교황’ 단어 사용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교황과 교종을 다 같이 쓸 수 있는 것으로 주교회의에서 지침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교회의 황제라는 교황은 시노달리타스 정신과는 맞지 않다고 본다. 지금 세계주교시노드가 진행되고 있어 교황, 교종 용어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좋은 기회다. 혼란을 겪는 것도 새로운 길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

-김용민 위원: 코로나19 보도에 관해 말하고 싶다. 고(故) 지학순(다니엘) 주교님처럼 권력 앞에서 바른 소리 하는 것이 가톨릭 정신이다. 코로나19 3년 동안 우리가 받은 피해가 무엇인지 짚는 기사가 필요하다. 정부가 발표하는 대로만 따라가지 않기를 바란다.

-김재홍 위원: 저는 문학 하는 입장에서 가톨릭 예술단체를 가톨릭신문이 적극적으로 소개했으면 좋겠다. 연극, 문학, 미술, 음악 등 장르에 구애되지 말고 가톨릭 예술단체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연재를 검토했으면 한다. 예술 분야는 1회성 스트레이트 기사보다 기획기사가 필요하다.

-정다운 위원: 가톨릭신문을 모바일로 보면 청소년 섹션만 있다. 청년들은 청소년 섹션 기사를 잘 안 보게 된다. 지금은 40대도 청년이라고 한다. 청년 섹션을 따로 만들거나 ‘청소년과 청년’으로 명칭을 바꾸는 건 어떨까 싶다. 기사 자간과 줄 간격이 좁아서 가독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개선해 주면 좋겠다.

-김민수 신부: 1면은 신문의 얼굴이다. 보통 1면에 기사가 두 꼭지 들어간다.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신문이어서 2꼭지로는 부족해 보인다. 3개 이상 넣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

-김 위원장: 음식이나 약 광고의 경우, 의학적 효과가 입증 안 되면 현행법에 저촉될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하다.

-김문상 신부: 귀한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 좋은 말씀들을 해 주셨는데, 당장 바뀌지 않는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계속 질책해 주시길 바란다. 가톨릭신문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

정리·사진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