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쉽게 성경 읽기 위한 도구로 쓰였으면”
「구약 종주」 교재로 주 2회 강의
한 달 만에 구독자 1000명 기록
동영상 제작 과정 배워가며 촬영
성서학 박사 안소근 수녀(실비아·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이하 수녀회)에게 언젠가 지하철에서 행상하는 분이 성경에 대해 질문했다. 개신교 신자였던 그는 막연히 수도복 차림의 안 수녀를 보고 궁금했던 성경 내용을 물었던 것이다. 이후 다시 마주칠 일이 있었는데, 그때 안 수녀가 ‘성경을 가르치고 있다’고 밝히자 나온 대답이 “나도 성경을 공부하고 싶다”였다. 그와의 일화는 안 수녀에게 ‘말씀 공부에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성경을 접하고 공부하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큰 선교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한 계기였다.
이 일화는 지난 4월 15일 선보인 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유튜브(youtube.com/@1984dominico)의 ‘안소근 수녀의 구약 종주’가 시작된 배경과도 맥이 닿는다.
수녀회가 신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유튜브 개설 및 구약 강의 제작을 기획하자 안 수녀는 평소 학생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대면 강의를 선호하지만, ‘성경을 더 알고 싶은 이들 누구나 어디서든 들을 수 있겠다’ 싶어서 적극 동의했다.
안 수녀가 쓴 「구약 종주」를 교재로 매주 2회 열리는 강의는 개설 한 달여 만에 1000명 가까운 구독자 수를 기록하며 구약 성경 공부의 묘미를 알려주고 있다.
매회 30분 정도 분량의 강의는 성경을 알고 싶지만, 끝까지 읽거나 공부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구약 전체의 흐름 안에서 성경 각 권을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42강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 1월부터 영상 제작 준비에 들어가 본격적인 촬영은 2~4월 진행됐다. 후배 수녀들이 촬영과 편집을 맡고 있는데, 처음에는 동영상 제작에 대한 경험이 없어 조명과 녹음, 촬영장 세팅 등 모든 것을 배워가며 준비했다. 수녀원 옆집의 공사 소음 등으로 녹화가 중지되거나 재촬영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관객이 없는 온라인 강의가 익숙지 않은 안 수녀는 돼지 인형을 앞에 놓고 촬영하기도 했다.
안 수녀는 “‘강의를 들으며 「구약 종주」 책을 줄 쳐 가며 읽는다’는 댓글 등 구독자들의 반응 속에서, 여러 이유로 성경 강의를 들으러 갈 수 없는 이들에게 말씀을 나눌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의 진도를 못 따라오셔도 괜찮습니다. 강의를 들으면 그 부분의 말씀을 꼭 읽으시기를 권합니다. 성경 전체를 읽어가면서 지금 읽는 부분 강의를 들으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직접 말씀을 ‘읽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한 안 수녀는 유튜브 강의가 “성경 읽기를 위한 도구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시편을 전공한 안 수녀는 2010년부터 서울 가톨릭교리신학원에서, 2013년부터는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