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하귀본당(주임 정진환 대건 안드레아 신부) 신자들은 요즘 교리공부 삼매경에 빠져있다. 본당 설립 25주년 기념 ‘연간 교리공부’ 덕분이다.
전례, 영성, 교의신학, 성경, 교회사 등 다섯 개 영역을 공부하는 신자들은 본당서 선정한 책을 지정된 달에 스스로 공부한다. 그간 1~2월에는 성경을, 3월에는 영성을, 4~5월에는 전례를 공부했다. 앞으로 6~7월 교의신학, 8~10월 교회사 과정이 남아있다. 각 과목마다 정해진 날에는 종합 정리 차원의 특강도 마련되고 있다. 교회 전례력으로 마지막 달인 11월에는 공부한 내용을 점검하는 교리 경시대회를 연다. 이때 성적 우수자에게는 선물이 수여된다.
본당이 25주년을 맞아 연간 교리공부를 마련한 것은 ‘25주년에 걸맞은 신앙적 성숙’의 필요성 때문이었다. 정진환 신부는 “코로나19 이후 신자들의 교리 상식이 많이 약화됐고, 특별히 사이비 종교의 기세도 맹렬한 시점에서 심화 교리교육이 절실하다고 생각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공부의 특징은 ‘자기 스스로 공부한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반복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교리를 배워도 금방 잊어버리거나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 채 넘겨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본당은 공부하다가 질문 사항이 생기면 직접 주임 신부에게 전화 문자나 SNS 대화를 통해 질문하도록 하는 등 온라인 소통의 장도 열어두고 있다.
이런 교리공부 기회에 신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각자 일상 생활 속에서 바쁜 와중에도 “심화 교리를 공부하게 된 것이 기쁘다”는 반응이다. 서로 교리공부한 것에 대해 토론하기도 하고, 함께 모여 공부하는 사례도 있다.
현재 본당 설립 25주년 기념 묵주기도 50만 단 바치기 운동 중인 본당은 9월 본당의 날을 개최해 기념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정 신부는 “교리공부로 공동체가 하느님과 교회를 더 사랑하고 성숙한 신앙생활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며 “공소로 시작해서 주일미사 참례자 400명이 넘는 규모의 큰 공동체로 성장한 시간과 모든 신자들의 노력에 감사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주님 사랑 안에 모두 하나 되어 영적으로 더욱 성장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본당은 1962년경 설정된 한림본당의 ‘하귀공소’에서 출발, 이후 광양본당 신제주본당 소속으로 변경됐다가 1998년 1월 25일 본당으로 승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