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그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대화가 중요한 이유는 주님께서 대화를 통해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하늘에만 계시고 우리를 땅에 가둬두시지 않으셨습니다. 아들을 보내셔서 하늘과 땅을 연결시켜주셨습니다. 따라서 주님께서는 대화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인도 바사이교구장 펠릭스 마차도 대주교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갈라지고 분열된 세상에서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화는 오늘날 특히 중요하다”면서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전쟁과 갈등, 오해에서 오는 폭력 모두 대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6월 7~9일 경기도 용인 수원교구 영성교육원에서 열린 동아시아복음화연구원 10주년 기념 국제 학술심포지엄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더 많이 대화한다면 이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는 마차도 대주교는 ‘대화’ 전문가다. 1948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바사이에서 태어난 마차도 대주교는 1976년 봄베이대교구 소속으로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프랑스 리옹대에서 철학을 공부했고, 이후 미국 포담대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현 종교간대화부) 사무차장을 역임하며 종교 간 대화에 힘썼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2008년 그를 대주교에 임명했고, 마차도 대주교는 이듬해부터 인도 바사이교구장으로 사목하고 있다. 2010년부터 8년 동안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마차도 대주교는 “대화는 그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이라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그는 “대화의 첫 번째는 경청이며, 침묵 또한 대화의 일부가 될 수 있고, 노래나 춤, 기도도 모두 대화”라면서 “대화는 우리를 풍부하게 하기 때문에 우리는 대화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차도 대주교는 현재 전 세계교회가 진행하고 있는 시노달리타스는 대화를 빼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화와 시노달리타스는 같은 말이고, 대화와 시노달리타스는 항상 같이 간다”면서 “대화를 통해 함께 걸으며, 성령과 함께 예수님과 하늘에 계신 주님께 나아가는 것이 바로 시노달리타스”라고 덧붙였다.
마차도 대주교는 아시아복음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문을 열고 나가 다른 아시아 지역 교회들과 만나 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차도 대주교는 “우리 아시아교회는 서로에 대해 배우고 연대하기 위해 만나야 한다”면서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의 몸인 보편교회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교회가 문을 열고 나와 작은 게토와 같은 공동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선교사 없이 평신도 중심으로 교회를 세워 급속하게 성장한 한국교회의 경험을 알리기를 바랐다. 마차도 대주교는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서 자리매김을 잘 했다”면서 “이런 경험을 다른 아시아교회에 나눠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