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톨릭미술가회(회장 박혜원 소피아, 지도 지영현 시몬 신부, 이하 서울 미술가회)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의미를 예술로 승화시킨 ‘찬미받으소서 Laudato Si′’를 주제로 ‘한국-바티칸 외교 수립 60주년 기념전’을 6월 14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개막했다.

6월 22일까지 열린 이번 기념전은 서울 미술가회 50회 정기전으로 소속 작가 88명이 참여해 회칙의 의미를 작품에 담았다. 이를 위해 서울 미술가회는 지난 3월 서울대교구 생태영성연구소 소장 이재돈(요한 세례자) 신부를 초청해 특강을 듣기도 했다.

특히 이번 기념전은 우리나라와 바티칸시국의 외교 관계 수립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를 통해 주한 교황청대사관 경당의 청동 십자가, 주한 교황청공사관 설립(1963년)과 주한 교황청대사관 설립(1966년)에 대한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칙서 원본 등 대사관 소장품도 만나볼 수 있다.

개막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를 비롯해 교회 내외빈 70여 명이 참석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축사를 통해 “서울 미술가회에서 한국-바티칸시국 수교 60주년 기념전을 흔쾌히 수락하고 전시회를 열게 돼 기쁘다”면서 “이번 전시회가 한국과 바티칸시국 사이의 특별한 유대를 더욱 굳건하고 확고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이번 전시회는 그동안 서울 미술가회 회원들이 교황님께서 요청하신 생태론적 사고방식과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어떻게 예술로 소화하고 표현했는지 볼 수 있는 기회”라며,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 의미 있는 표현들을 함께 나누고 감상하며, 가슴에 교황님의 뜻을 새기고 생태환경적 삶을 한 번 더 묵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교황청(바티칸시국)은 1831년 조선대목구를 설정했고, 1947년에는 패트릭 번 주교를 초대 교황사절로 임명했다. 이어 1963년 12월 11일 우리나라와 공식 외교관계를 맺었다. 특히 패트릭 번 주교의 교황사절 임명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외교사절이 파견된 역사적 사건으로, 이 시기 교황청 지원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1948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차 유엔총회에서 정부 설립 승인을 받고 국제사회에서 정식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서울 미술가회 박혜원 회장은 “1947년 최초의 교황사절로 한국에 오셔서 1950년 죽음의 행진 중 북한에서 순교하신 패트릭 번 주교님의 고결한 희생과, 우리 선조들의 거룩한 순교를 기억하며 이 전시를 헌정하고자 한다”면서 “그분들의 희생 없이 오늘의 한국교회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시가 한국과 바티칸시국, 더 나아가 (많은 분들의) 활발한 문화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