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시노드 의안집, 교회 쇄신 희망 담겨”

입력일 2023-06-27 수정일 2023-06-27 발행일 2023-07-02 제 3350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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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교회 개혁가들
여성 부제서품과 성 소수자 등
다룬 점에서 긍정 변화 기대

【외신종합】 미국의 교회 개혁 단체들과 신학자들은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가 6월 20일 공개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첫 회기 의안집에서 교회 쇄신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미국의 가톨릭 독립언론인 NCR(National Catholic Reporter)이 전했다.

의안집이 공개된 다음 날인 6월 21일 NCR이 보도한 바에 의하면, 이들 진보 성향 단체와 신학자들은 두 차례 회기를 모두 마친 이후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의안집에 대해서는 희망적인 전망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전까지 보편교회 차원의 회의에서 금기시 돼 왔던 다양한 주제들, 즉 여성 부제서품, 성 소수자 신자에 대한 사목적 배려, 기혼 사제 가능성, 성직자 성 학대 문제에 대한 대응 등을 광범위하게 담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 성 소수자 사목 단체인 ‘새로운 길 사목’(New Ways Ministry)의 프랜시스 디버나도 사무총장은 성소수자 문제가 참 교회를 지향하는 가톨릭교회의 여정에서 핵심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번 의안집에서 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의안집이 성 소수자를 의미하는 ‘LGBTQ+’(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or Questioning)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성 소수자 집단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고 있다고 풀이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설치했던 제1기 교황청 여성부제직연구위원회 위원을 지낸 필리스 자가노 호프스트라대학 선임연구원은 교회사 안에서 여성이 부제직을 맡은 바 있다는 증거가 명확하므로 “향후 여성이 다시 부제로 서품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교회가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의 부제, 사제, 주교서품을 주장하는 ‘여성서품회의’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노드가 “모든 서품된 직무를 여성들에게 개방하라는 폭넓은 요청을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면 극도로 불완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케이트 매컬뤼 사무총장은 의안집이 제시하는 여성의 ‘새로운 직무’는 “여성이 식별하고 결정하는 교회 기구들에 실제로 참여할 수단과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8년 10월 9일 세계주교시노드 제15차 정기총회에서 기도를 바치고 있는 주교들. CNS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