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순교’란 어떤 의미인가. 현대인이 실천할 수 있는 순교의 삶이란 어떤 모습인가. 순교자 성월을 맞아 지금 우리 삶에서 드러내야 할 ‘순교’의 의미를 재확인하고, 그 외연을 더욱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순교란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죽임당하는 것만을 뜻하진 않는다. 참된 순교는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해 그 사랑을 전하고 구원 사업에 동참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삶 안에서 구체적으로 복음의 진리를 증거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선 신앙선조들처럼 이른바 ‘피의 순교’를 당할 위험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가치관의 혼돈과 세속화, 다원화된 사회 문화 현상 등에 매몰돼 신앙 위기를 초래하는 모습은 우후죽순 늘고 있다. 좁게는 개개인의 일상이 인터넷·스마트폰·게임·도박·성 중독 등 다양한 행위중독으로 채워지는 사례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는 삶을 가로막는 이 모든 유혹들은 현대사회의 박해와도 같다. 따라서 신앙의 활력을 잃게 만드는 각종 장애물을 뛰어넘어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여정이 바로 이 시대 순교라 할 수 있다. 특히 현대의 순교 개념은 사랑 실천을 위한 순교, 정의와 공동선을 위한 순교 등으로 확장된다. 교회가 별도의 성월을 정해 순교자를 현양하는 이유는, 오늘의 우리가 순교자의 삶과 신앙을 더욱 깊이 본받아 이 시대에 필요한 순교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서다. 순교자 성월 중 특별히 순교자들의 전구를 청하며 매일의 작은 순교, 즉 사랑 실천을 통해 개개인의 삶과 나아가 사회 전반을 복음의 진리로 채워가는데 더욱 힘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