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3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서 열려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3-09-12 수정일 2023-09-12 발행일 2023-09-17 제 3360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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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듣는 복된 이들” 선교 사명 다짐… 다음 개최지 ‘한국’
가톨릭 농인 ‘사명과 협력’ 주제
아시아 농인협의회 설립 준비

제3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 참가자들이 9월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대교구 주교좌성당에서 환영미사를 봉헌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민서 신부 제공

제3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대교구 주최로 9월 7~12일 자카르타대교구 사마디 피정의집에서 열렸다.

‘사명과 협력’(Mission and Collaboration)을 주제로 열린 제3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에는 아시아 최초 청각장애인 사제 박민서(베네딕토) 신부 등 한국교회 참가자 35명을 포함해 일본, 필리핀, 인도 등 아시아 13개국 농인 150여 명이 참가했다. 개최국 인도네시아를 제외하면 한국교회 농인 참가자 수가 가장 많아 이번 대회에 대한 한국교회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한국이 다음 대회인 2026년 제4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 개최지로 결정돼 한국 참가자들은 많은 축하를 받았다.

제3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 참가자들이 9월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대교구 주교좌성당에서 환영미사를 봉헌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민서 신부 제공

대회 둘째 날인 9월 8일 오후 3시에는 자카르타대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자카르타대교구장 이냐시오 수하료 추기경 주례로 환영미사가 봉헌됐다. 수하료 추기경은 인사말에서 “‘사명과 협력’이라는 이번 대회 주제는 농인 신자들이 교회 내 모든 신자들과 협력해 선교 사명을 강화해야 한다는 우리 희망을 담고 있다”며 “농인 신자들은 교회와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다양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이를 포용하고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며 모든 이에게 선익을 가져다 주는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미얀마 양곤대교구장)은 환영미사 중 영상메시지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안타까워하셨지만, 농인 신자들은 마음에 눈이 있고 귀가 있어 다른 이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복된 이들”이라고 격려했다. 아울러 “여러분이 가톨릭 농인 공동체로서 함께 모일 때 교회도 여러분들의 친교에 시노드적인 방식으로 함께한다”며 “우리는 여러분들이 걷는 희망과 복음, 인간 존엄성의 여정에 동참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대회 참가자들은 환영미사 후 자카르타대교구 주교좌성당 내 박물관(인도네시아 가톨릭교회 역사관), 인도네시아 독립기념관과 박물관 등을 둘러봤다. 지역 본당에서 청인(聽人·청각장애인에 상대하여, 청력 소실이 거의 없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 신자들이 참여하는 모든 활동에 농인들도 똑같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농인들에게 필요한 수어 통역과 문자 통역을 제공해야 한다는 강의도 이어졌다.

9월 10일에는 13개국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 가톨릭 농인협의회’ 설립 준비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2026년 제4회 아시아가톨릭농인대회를 한국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박민서 신부는 “차기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다는 소식을 기쁘게 나누고 싶다”며 “많은 신자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2일 사마디 피정의집에서 봉헌된 이번 대회 파견미사는 역사상 처음으로 인도네시아어 수어 미사로 봉헌됐다. 박 신부는 자카르타대교구 농인공동체로부터 인도네시아 수어를 배워 파견미사를 집전, 인도네시아 농인 신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