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 민화위·정평위, 제26회 ‘교회와 세상’ 강연회

박주헌 기자
입력일 2023-09-12 수정일 2023-09-12 발행일 2023-09-17 제 336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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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70년, 무기 경쟁 넘어 참 평화의 길 찾아야”

제26회 가톨릭 ‘교회와 세상’ 강연회 참석자들이 9월 9일 경기도 파주 민족화해센터 참회와속죄의성당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제공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 이하 서울 민화위)와 사회사목국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하성용 유스티노 신부, 이하 서울 정평위)는 9월 9일 경기도 파주 민족화해센터 참회와속죄의성당에서 제26회 가톨릭 ‘교회와 세상’ 강연회를 열었다. 강연회는 무기 균형으로는 평화가 이룩될 수 없다는 화해와 회개의 마음으로 정전 70주년인 지금 한반도 평화의 길을 찾는 취지로 마련됐다.

서울 민화위 부위원장 정수용(이냐시오) 신부와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위원장 강주석(베드로) 신부가 이날 강사로 초청돼 ‘한반도 정전 체제와 평화의 길 찾기’, ‘한반도 정전 체제와 극복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회는 질의응답에 이어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대리 유경촌(티모테오) 주교가 주례한 ‘정전 70주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 봉헌 순으로 이어졌다.

유 주교는 강론에서 “70년이 넘도록 물려받은 감정과 적대 관계에 밀접하고 있는 남북이 원래의 평화로운 상태를 회복하는 것이 우리 숙제”라고 역설했다. 이어 “화해 분위기가 조성돼도 금방 쉽게 무너져버리는 등 요원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복음의 희망을 붙들고 주님께 도움을 청하자”고 당부했다.

정 신부는 강연에서 “남북한은 상대에게 기만당할 두려움과 생존 불안 때문에 아주 강한 적대심을 품는 심리 기제가 작용해 갈등이 재생산되고 고착화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갈등 메커니즘을 인식하고 강요된 증오와 의심을 극복해야 화해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신부는 강연에서 “살상력이 강한 첨단 무기를 통해 평화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교회 가르침이 있다”며 “선악 흑백논리로 정당화할 수 있는 전쟁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 소환되는 냉전 대결에서 교회는 정전 체제 관련국들 시민사회 및 종교계와 연대해 무기 균형으로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 아님을 선포해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 민화위와 서울 정평위는 10일에는 임진각, 통일대교, 초평도, 임진나루, 율곡습지에 걸친 9.1㎞ 임진강변 생태탐방로를 평화, 생태, 환경을 묵상하며 걷는 제9회 인권생명평화기행(DMZ 평화순례)을 펼쳤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