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이 비어가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시골 공소들도 신자들이 없어 텅 비곤 한다. 공소 공동체는 복음적 공동체의 정신과 삶이 보존된 곳이다. 공소는 거대 도시본당들과는 달리 작은 공동체를 이뤄 초대교회의 신앙과 삶을 구현하고 있다.
공소 공동체를 살려내는 일은 신앙 공동체의 모범적 삶을 되살리는 의미와 함께 지역사회, 특히 농어촌 주민들의 공동체적 삶을 활성화하는 의미도 있다. 그런 취지에서 한국교회는 사라지고 있는 공소들을 살려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는 못한 상태다. 그런 가운데 최근 광주대교구 영산포본당 봉황공소의 사례는 공소 살리기가 결코 불가능한 희망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지역적 특성상 공소사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광주대교구는 지난 2008년 ‘1면 1공소 설립’이라는 사목 방침에 따라 74번째 공소로 봉황공소를 설립했다. 이후 15년만에 불과 10명 남짓한 공소 공동체가 100명에 가까운 대식구로 불어났다. 도시본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공소마다 신자 수가 10명이 채 안 되는 현실을 생각해볼 때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교구의 공소사목에 대한 일관된 의지, 뜻있는 사목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지역 사회에 삶의 모범을 보여준 신자들, 이 모든 노력들이 어우러져 일궈낸 열매가 아닐 수 없다. 한국교회 안에는 광주대교구뿐만 아니라 공소사목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많은 교구들이 있다. 광주대교구의 공소사목과 현재 공소를 지키며 신앙의 모범을 드러내는 공소 공동체들은 공소 살리기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