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인생길, 우릴 이끌어주는 빛은
성경, 말씀 기록한 ‘거룩한 책’
살아갈 길 알려주고 위로 전해
사람마다 다르게 읽히는 것
성경은 거룩한 책,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이란 의미입니다. 성경은 사람들에게 살아야할 길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역경에 빠진 사람들에게 큰 위안과 힘을 주는 책입니다.
그런데 성경에 대한 오해와 왜곡된 해석이 적지 않고 더욱이 사이비 종교인들이 성경을 멋대로 해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라 마지막 글을 “성경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성경은 글자 그대로 봐야지 다른 책을 보거나 인문학적인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성경 안에 모든 답이 있으니 다른 학문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성경을 그냥 읽어나갑니다. 그리고 자기식대로 묵상을 합니다. 문제는 이런 주장을 가장 악용하는 것이 사이비 교주들이란 것입니다. 이들은 성경에 나오는 내용들이 다 자기들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종말론의 숫자들을 협박용 혹은 금품갈취용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한 이런 식의 성경묵상은 자의적인 해석·편향적 해석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보는 사람의 지적 수준, 결핍 욕구의 내용에 따라서 달리 보이기 때문입니다. 개 눈에 똥만 보인다고 자신의 결핍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내용만 선택적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기는 것이 광신도 혹은 사이비 교주들인 것입니다.
이런 오류 속에 빠진 사람들이 이스라엘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구약성경을 마치 자신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여깁니다. 그리고 그 구약의 내용이 자신들을 선민으로 증언해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심지어 팔레스타인, 오래전 가나안 땅을 가질 수 있는 권한을 마치 하느님께서 주신 양 하면서 침략을 정당화하기도 합니다. 사실 중동지역의 구약은 이사악 계열의 것과 이스마엘 계열의 것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둘은 형제이건만, 그 후손들은 서로 자기들이 장자라고 우기면서 살상극을 벌이는 우매한 짓을 성경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경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가?
오래전 미국 나사(NASA)에서 우주로 두 개의 우주선, 보이저 1호·2호를 쏘아 올렸습니다. 이 두 위성은 배터리가 없어질 때까지 우주의 행성들을 찍어서 지구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작고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 박사가 나사에 부탁을 한 가지 했다고 합니다. 보이저호의 카메라를 한 번만 뒤로 돌려서 찍어달라고. 즉 지구를 찍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나사가 칼 세이건 박사의 청을 들어줘서 찍은 지구의 사진. 그 사진에서 지구는 불그스레한 우주 안개 같은 것 어느 구석에 작은 빛 하나, 먼지 같은 빛 하나였습니다. 이 작은 빛 안에 수많은 사람들, 우주에서 보면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 같은 존재들이 서로 싸우고 죽이고 하는 짓을 저지르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신이 보시기에 경악할 만한 짓을 종교적 명분, 정치적 명분으로 저지르면서도 반성 없이 사는 것이 인간이란 미생물들입니다. 보이저호가 찍은 지구의 사진을 보면 성경이 왜 쓰였는지 깨닫게 됩니다. 성경은 특정 종교, 특정 민족의 전유물이 아니라 먼지 같은 지구에서 사는 미생물 같은 인간들에게 함께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 신의 뜻을 알려주는 책인 것입니다.
※그동안 ‘신약성경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집필해주신 홍성남(마태오)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