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 "그리스도인 7명 중 1명 고강도 박해 경험”

입력일 2024-01-02 수정일 2024-01-02 발행일 2024-01-07 제 337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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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박해 증가하지만 대부분 언론 보도에서 배제”

【부르클린, 뉴욕 OSV】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박해 대부분이 언론 보도에서 간과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소재 ACN 홍보국 줍 쿱만 국장은 최근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을 기억해야 하지만 메이저 언론사들에서는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의 고통이 기사로 다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1947년 설립된 뒤 2011년 교황청 재단으로 승인된 ACN은 전 세계 어느 지역에 관계없이 박해나 억압을 받거나 물질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돕는 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ACN은 현재 교황의 지도 아래 145개 이상 국가에서 박해받는 교회들을 사목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돕고 있다.

쿱만 국장은 전 세계 70개국 이상의 박해받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성경을 보내고 물질적 후원을 하는 ‘오픈 도어 선교회’(Open Doors U.S.)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26억 명 그리스도인들 중 3억6000만 명 이상, 그리스도인 7명 중 1명이 지금도 신앙을 이유로 높은 수준의 박해와 차별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계 미국인 가톨릭 신자들이 지난 해 8월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파키스탄의 종교 박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OSV 자료사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특히 신앙을 이유로 한 박해가 심각하다. ‘오픈 도어 선교회’가 확인한 결과로는 아프리카 그리스도인 5명 중 1명, 아시아 그리스도인 5명 중 2명이 박해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30년 동안 높거나 최고 수준의 박해를 당하는 나라의 수가 거의 2배로 증가해 76개국에 이르렀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그리스도교 박해 감시단체 ‘국제 그리스도인 연대’(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종교 박해의 직접적 형태로는 생명과 재산에 대한 공격, 암살, 감금, 고문, 교회 예식 참여 금지, 강제 개종, 여성에 대한 폭력, 간접적 형태로는 교육과 취업 차별, 법적 권리 제한과 박탈 등이 있다.

‘오픈 도어 선교회’는 북한을 지난해 종교 박해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꼽았다. 나이지리아, 인도, 이란, 중국,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알제리 등도 최고 수위의 종교 박해 국가에 포함됐다.

2022년 종교 박해로 순교한 그리스도인은 5600명이 넘는다. 순교자 중 90%가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들이다. ACN 최근 통계에 따르며, 2021년 1월에서 2022년 6월까지 나이지리아 그리스도인 순교자는 7600명 이상이다. 나이지리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자행하는 그리스도인에 대한 박해는 계속되고 있으며, 박해자에게 어떠한 법적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ACN 쿱만 홍보국장은 “2023년 5월 29일 취임한 나이지리아 볼라 아메드 티누부 신임 대통령이 그리스도인 여성과 결혼했기 때문에 종교 박해를 금지하는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아무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