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도주
미사 때에 쓰이는 포도주는 일반적인 포도주와는 다른 방법으로 숙성시키고 오직 미사에만 사용하기에 ‘미사주’라고 부른다. 예수가 행하신 당시 관습대로 적포도주가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미사주로 쓰였으나 16세기부터 성작 수건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백포도주가 널리 이용됐다. 상대적으로 성작 수건에 물든 표시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포도’는 그리스도인들이 믿고 따르는 참된 포도나무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상징(요한 15,1-6)한다. 성찬전례에서의 포도주 역시 의미가 크다. 성체성사를 통해 새로운 계약을 맺기 위해 흘리시는 그리스도의 피에 대한 성사적 표시이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에 참여하고 그분 안에 머무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미사 중 포도주에 물을 섞는 것은 인간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일치 의미를 지닌다. 본래 그리스인이나 로마인이 포도주 농도를 낮게 하거나 맛이 더 나도록 한 것이 유래이지만, 이것이 전례에 도입되면서 깊은 상징적 뜻을 갖게 됐다. 카르타고의 성 치프리아노(?~258)는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피를, 물은 그리스도교 백성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따르면, “성찬례 거행에 쓰일 포도주는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루카 22,18 참조) 것으로, 다른 물질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천연 포도주여야 한다.”(322항) 아울러 포도주는 완전한 상태로 보존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포도주가 시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23항 참조) 다른 열매나 곡물로 만든 술이 미사주가 될 수 없는 근거라 할 수 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2017년 7월 8일 「성찬례에 쓰는 빵과 포도주에 관하여 주교들에게 보내는 회람」을 발표하고 “성찬례에 쓰는 빵과 포도주는 품질을 감독하고 이런 재료들을 마련하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한국교회 경우 미사주는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감독 아래 롯데주류가 경북 경산공장에서 단독 생산한다. 순 국산포도만 사용해 만들며 ‘마주앙’ 상표에 한국천주교회가 인정한 ‘미사주’가 표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