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미술 선구자의 생전 흔적들 고스란히 의정부 호원동 백영수미술관 작품에 녹아든 신앙심 바탕으로 사랑과 평화, 행복의 메시지 전해
고(故) 백영수(프란치스코·1922~2018) 화백의 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의정부 호원동 ‘백영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성냥갑 속의 메시지’와 ‘빌라 슐바의 종소리’ 두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현재 열리고 있는 1부 ‘성냥갑 속의 메시지’는 백 화백의 기억을 기반으로 집필된 자서전 제목에서 착안했다. 백 화백의 초반기 작품들 중 아내 김명애(헬레나) 백영수미술관 관장이 남편을 기리며 선정한 유화작품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2부 ‘빌라 슐바의 종소리’는 김 관장의 회고집 제목이기도 하다. 2부에서는 백 화백이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시절의 기억을 담은 작품을 전시한다.
백 화백은 1950년대부터 김환기, 이중섭, 유영국, 장욱진 등과 함께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그룹인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동했다. 이후 프랑스에 정착한 백 화백은 이탈리아 밀라노 파가니 화랑 초대전을 비롯해 유럽에서 100여 회 전시회를 열었으며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다. 타원형의 둥근 얼굴과 녹색을 위주로 사용해 어린아이의 순진함을 표현한 백 화백의 작품들은 단순하고 평온한 느낌을 들게 한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모성애를 표현한 ‘모자상’ 시리즈를 많이 선보였다. 단순한 화면 안에 갸우뚱한 얼굴로 눈을 감고 행복에 젖은 듯한 모습에서 천상의 교감을 느끼게 한다. 또 부드럽고 깊이 있는 색조를 통해 표현한 남자아이, 새, 개, 나무 등 향토적이고 서정적인 소재들에서 그리움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단순하고 함축적인 가족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은 사랑과 평화,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