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옷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어디에 살 것인가? 의·식·주는 시작과 끝이 선택이다. 선택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이것이냐, 저것이냐와 같이 서로 대칭적 선택(Choice)이며 다른 하나는 여럿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집중적 선택(Selection)이다. 전자는 양자택일로 단순하지만 결과는 상반되고, 후자는 복잡하지만 최악은 피할 수 있다.
삶에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선택할 수 없는 것은 부모, 자식, 스승이다. 반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배우자, 친구, 신앙 등이 될 것이다. 선택할 수 없는 부모로부터 생명을 부여받고, 자식에게는 사랑을 전달하고 스승에게는 지혜와 지식을 배운다. 생명과 사랑 그리고 지혜와 지식은 삶의 과정에 반드시 필요하고 존재를 보전하는 요소들이다. 반면 선택할 수 있는 배우자로부터 겸손을 주고받고 친구들과는 나눔을 실천하고 신앙을 통하여 굳건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 겸손과 나눔 그리고 믿음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사회생활에 기반을 이루어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한다.
일상생활에서 인간관계는 사랑과 미움, 겸손과 교만, 용서와 복수, 믿음과 불신이 교차하며 화합과 분열, 질서와 혼란, 평화와 전쟁의 원인이 된다. 사랑과 미움, 겸손과 교만, 용서와 복수, 믿음과 불신은 동전의 양면처럼 가까운 경계를 두고 존재한다. 경계를 넘나들며 일방적인 치우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앙적인 인내와 극기가 필요하다. 인내와 극기를 통하여 사랑, 겸손, 용서, 믿음의 테두리 안에서 항상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느님께 기도하며 도움을 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