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봉사하는 참 신앙인 될래요” 안법고등학교 교사로 임용 4월 세례식 앞둔 예비신자 “사랑 실천하는 교육자 될 것”
“아이들의 장점을 발견해주는 교사가, 따듯하게 누군가를 챙겨주는 신앙인이 되고 싶어요. 아직 미숙해서 걱정이지만, 너무 즐겁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새싹이 솟아오르고, 새순이 움트는 봄은 새 기운으로 가득한 시기다. 김민지(31·제2대리구 오전동본당)씨에게 이번 봄은 조금 더 새롭다. 신임교사로 임용됐고, 오는 4월에는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제 안에 그렇게 큰 사랑이 있는 줄 몰랐어요.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게 큰 계기가 됐어요.” 김씨는 안법고등학교 교사로 임용돼 2월 21일 교구장 겸 광암학원 이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에게 임명장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던 김씨가 ‘교사’라는 새로운 길에 눈을 뜨게 해준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다. 늘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갈망이 있던 김씨는 교육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지역 도서관 교육 봉사에 나섰다. 봉사를 통해 아이들을 만나면서 더 많이 나누고 싶은 마음, 사랑의 마음을 느끼게 됐다. 그리고 그 사랑의 마음은 신앙으로도 이끌었다. “아이들이 진짜 사랑스럽고 사랑을 많이 주고 싶은데 제가 인간이니까 사랑을 주는 데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멈추지 않는, 마르지 않는 사랑의 근원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김씨가 성당을 생각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종소리였다. 제2대리구 오전동성당에서 매일 3차례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면서 신앙을 생각했고, 입교하게 됐다. 예비 신자로 성당을 다니면서 사랑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교리반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특히 본당 봉사자들이 김씨를 만날 때마다 손을 꼭 붙잡고 ‘잘 지내는 지’, ‘수업은 들을만한 지’ 안부를 물을 때면 “이렇게 따듯한 곳이면 성당을 꼭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엇보다 기도할 때면 벅차오르는 것이 느껴지곤 했다. 김씨는 “평소 굉장히 이성적으로 사는 편인데 성당에서 기도할 때면 눈물이 자주 난다”면서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가 무엇을 하든 항상 사랑하시고 보살피신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자로, 신자로 첫 걸음을 내딛는 김씨는 교육자로 살아간 ‘마르가리타 부르주아’ 성인의 영성을 따르고자 세례명을 ‘마가렛’으로 지을 생각이다. 마르가리타 부르주아는 학교 교장직을 수행하고 가장 버림받고 가난한 지역에서 사랑을 실천했던 수도자다. 김씨는 “기도할 때마다 모든 아이들을 품을 수 있는 건강한 마음과 지치지 않는 체력을 청한다”면서 “학생들의 잘하는 점을 찾아주는, 그래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는 교사 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