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칙의 가장 큰 의미는 피조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
「찬미받으소서」 반포 8주년
실효성·영향력에 관해 탐색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된 지 8년이 지난 지금, 회칙이 이 시대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내리게 했는지 진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이재돈 요한 세례자 신부)는 4월 26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제44회 가톨릭 에코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캐나다 토론토대 생태신학과 데니스 오하라 명예교수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찬미받으소서」의 가르침’을 주제로 강의했다.
오하라 교수는 “회칙이 정말로 영향력이 있었는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가,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회칙을 통해 주고 싶었던 희망의 메시지가 확산됐는가를 탐색해 보고 싶었다”며 포럼의 문을 열었다.
오하라 교수는 먼저 회칙이 발표되고 6개월 뒤 열린 파리기후협약에서 제시한 목표가 2022년까지 얼마나 달성됐는지 IPCC 제6차 평가보고서(2022년)를 통해 살펴봤다. 데니스 교수는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파리기후협약에 서명한 모든 국가가 203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21세기 동안 지구온도가 1.5℃를 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며 “파리기후협약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대중의 인식 달라져 환경을 위한 행동 의지가 높아지고 친환경 에너지와 저배출 기술이 저렴해진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회칙 발표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데이터도 이날 포럼에서 소개했다. 오하라 교수는 “랭스턴대 말콤 연구원의 ‘교황 회칙에 따른 국가별 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조사’에 따르면, 회칙 발표 이후 2년 동안 환경,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에 대한 구글 검색이 유의미 하게 증가했다”며 “「찬미받으소서」가 단순히 정보를 주고 인식을 향상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가톨릭신자들에게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도덕성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가져온 가장 의미있는 변화는 ‘피조물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다. 오하라 교수는 “회칙 이후 우리는 더이상 인간이 피조물과 분리돼 있다고 보지 않으며 그들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인식하게 됐다”며 “회칙이 긍정적 행동과 점진적 회심을 확립하는데 기여했음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칙이 제시하고 있는 방향과 틀을 기억하며 우리가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