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라는 질문, 어릴 적 한번씩은 받아본 질문입니다.
초등학생 때, 저는 늘 ‘선생님’이 되고 싶다 했습니다. 저를 가르친 선생님들이 많은 영향을 주셨지요. 학교 선생님을 비롯하여 주일학교 선생님, 태권도 사범님 등 자애로운 모습으로, 그러나 때로는 단호한 가르침을 주시는 모습.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어서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고, 고등학생 때는 연극배우를 꿈꾸었습니다. 어느날 TV에서 본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 때문에. 솔직히 그때까지 연극을 제대로 본 적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대학에 가서 연극동아리에 들어가려 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대신 ‘사이코드라마’라는 심리학 공부모임을 하면서 연극의 꿈을 달랬습니다. 군제대 후에는 이런저런 고민 가운데 잠시나마 맛있는 빵을 만들어 나누는 넉넉한 빵집 아저씨를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그와 더불어 고등학생 때 인생 시간표를 그려보았는데, ‘대학 졸업, 심리치료 관련 취업 및 공부, 그리고 33살에 동종업계 여학생이랑 결혼한다’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되었을까요?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하나 이루지 못한 듯한데, 사실은 모두 다 이루었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과 이끄심 안에서 모두 다 이루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느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