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수원교구 구산본당, 등록문화재 지정 기념미사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23-05-09 수정일 2023-05-09 발행일 2023-05-14 제 3343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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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적 가치 인정받은 신앙공동체가 자랑스럽습니다”

5월 6일 옛 구산성당 경기도 등록문화재 지정 기념미사를 마치고 손용창 신부, 문희종 주교, 이용기 신부(왼쪽 세 번째부터)와 내빈들이 옛 구산성당 앞에서 색줄자르기를 하고 있다.

제2대리구 구산본당(주임 손용창 베드로 신부)은 5월 6일 성당에서 옛 구산성당 경기도 등록문화재 지정 기념미사와 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옛 구산성당이 지난 3월 28일 경기도 등록문화재에 선정된 것을 함께 기뻐하면서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교구장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 주례로 거행된 이날 미사에는 하남·양평지구장 이용기(안드레아) 신부, 제2대리구 사무처장 이재웅(다미아노) 신부 등 교구 사제들을 비롯해, 이현재 하남시장, 최종윤 국회의원 등 지역인사들도 참석해 축하를 전했다.

이날 미사 중 마련된 기념식에서는 이현재 시장이 손용창 신부에게 경기도 등록문화재 등록증을 전달했다. 또 문화재 등록을 위해 수고한 이들을 위한 감사패 수여식도 진행됐다. 미사 후에는 색줄자르기와 등록증 제막식도 진행했다.

옛 구산성당은 1956년 세워진 131㎡ 규모의 벽돌조 건물로, 당대 시대상을 잘 보여줄 뿐 아니라 원형 이축의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는 문화재다.

구산공소 신자들은 6·25전쟁 이후 구산 인근 한강변에서 모래, 자갈 등을 수급해 신자들의 손으로 직접 이 성당을 세웠다. 1979년 구산공동체가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성당으로 사용돼왔다.

하지만 2009년 5월 하남시 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사업계획 시범지구에 구산성당 부지가 포함되면서 성당은 철거 위기를 맞게 됐다. 이에 본당은 2016년 성당을 원형 그대로 200여 미터 떨어진 새 성당부지로 옮기는 공사를 진행해 성공적으로 이축을 완료했다. 60년이나 된 건축물을 원형 그대로 옮긴 것은 국내에서 구산성당이 처음이다.

경기도문화재위원회는 “구산성당은 시대상을 잘 반영한 건물로 공소건축물의 토착화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며, 원형 이축이라는 근대문화유산의 보존방법론을 새롭게 제시한 사례로 등록문화재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한 바 있다.

문 주교는 이날 강론을 통해 “1980~1990년대 신도시 개발과 급격한 신자 수 증가로 역사적인 건물들을 보존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례들이 있었지만, 이제 건축사적 가치가 있는 성당들을 보존하기로 했다”면서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된 옛 구산성당은 우리 교구와 한국교회의 자랑거리이며, 지역사회에서는 역사·문화 가치를 지닌 대표적인 근대 건축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주교는 “앞으로 이 성당을 잘 전해줄 수 있도록 하자”며 “건축물뿐 아니라 여기에 배어있는 신앙도 후손들에게 끊임없이 잘 전해줄 수 있도록 보존해야겠다”고 당부했다.

5월 6일 옛 구산성당 경기도 등록문화재 지정 기념미사 중 이현재 시장(왼쪽)이 손용창 신부(오른쪽)에게 문화재 등록증을 전달하고 문희종 주교(가운데)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