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열린 이번 FABC 신학위원회 정례회의에서는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아시아교회의 신학적 전망’이라는 문헌 작성을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향후 이 문헌은 아시아 지역 주교들을 위한 신학 연수 자료로 사용될 것이고,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아시아교회 전체 차원의 실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FABC 신학위원회(이하 위원회) 위원장 아드리아누스 수나르코(Adrianus Sunarko) 주교는 4월 30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영성센터에서 열린 2023년 정례회의를 이같이 평가했다.

수나르코 주교는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의 각 교회를 대변하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신학자들이 동북아시아 한국에서 신학적 성찰을 나눈 것은 매우 의미가 컸다”며 “특히 한국교회 신학자들과 만난 시간은 문헌 작성 과정에 깊은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

위원장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지내는 수나르코 주교는 보편교회가 함께 걷고 있는 시노달리타스 여정과 관련해 “아시아교회는 고유의 아시아적인 방식과 감수성으로 보편교회의 시노달리타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는 어느 대륙보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 그리고 문화가 혼재돼 있는데, 그것이 도전일 수도 있으나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여러 종교와 대화하고 화합을 이루는 노력에서 시노달리타스적인 방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덧붙여 수나르코 주교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아시아교회는 보편교회에 새로운 시노달리타스의 이해와 실천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불교의 ‘자비’와 ‘중용’, ‘조화’ 등의 동양적 의미를 신학적으로 접목하고 계발하면서 시노달리타스 개념을 확장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교회가 공통으로 받는 도전에 대해서는 ‘권위주의’와 ‘성직주의’를 꼽았다.

수나르코 주교는 “이는 유교 문화 등 아시아가 지닌 독특한 문화적인 배경과 연관된 것이기도 하지만, 교회 책임자들의 권력이 남용되는 경우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역동성과 특별한 역사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보게 되면서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귀한 순교 역사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는 수나르코 주교는 신학위원회 정례회의 한국 개최를 가능하게 이끌어 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수나르코 주교는 “한국교회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풍요로움은 더 어려운 이들을 돕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복음 말씀을 삶으로 살기 위해 지위와 명예 목숨까지 모두 내놓은 순교자들의 고귀한 정신에 항상 충실하고 그것을 삶으로 재현해 내는 것이 한국교회의 몫인 것 같다”고 당부했다.